
6.
석 달 전 그
일을 계기로 그녀는 그와 만나게 되었다. 경찰서에 조서를 받는 것부터 뒤 일처리까지 그가 그녀를 도와주었다. 그는 과일을 차에 싣고 다니며
지정된 곳을 일주일에 한 번씩 다니며 팔았다.
가끔씩 그녀를
보았다고 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말이 없다는 것이다.
들리지 않아서
말을 못 하는 이와 날 때부터 어눌하게 말을 하는 이는 서로 마주 보며 앉아서 커피 잔을 움켜쥐었다가 커피를 마셨다.
그의 머릿속
생각을 조금만 길게 구어체로 풀어내면 모든 것은 어눌하게 튀어나와 버렸다.
“저도 벽은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가위는 잘 알지 못해요”라도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고개를 조금 숙였다.
“조금 더 집 밖으로 나오는 건 어떨까요? 그러니까....” 남자가 어눌하게 말했다.
“저 이제 더 그럴 수 없을 거 같아요.” 여자가 억양 없이 대답했다.
“그렇군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도 그녀를 따라서 시선을 창밖으로 던졌다. 겨울의 모습이 펼쳐진 카페의 밖은 휑한 모습이었다. 가끔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춰 버린 듯 보였다.
“저기 바람이 은행나무의 잎을 흔들고 있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카페 밖의 풍경 속에는 바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공복감에 허기가 밀려와요. 밥을 먹으러 가고 싶어요”라고 그녀가 말을 했고, 그는 알았다며
일어났다.
“오늘 아침에도 먹지 못해서 몸에 힘이 없어요. 좀 잡아 주세요”라는 그녀의 말에 그는 망설였지만
이내 그녀의 옆으로 가서 팔짱을 끼었다. 그녀의 굽은 팔은 그의 팔을 감쌌다.
그들은 가까운
굴 요리 집으로 들어가서 굴 소스가 발린 스파게티를 막고, 굴국을 먹고, 굴튀김을 먹었다. 그는 그녀에게 술을 권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