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를 보는데 조마루 감자탕 광고가 하더라고. 감자탕은 음식이니까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감자탕 앞에서 웃거나 마지막에는 윤종신 닮은 남자가 맛있다는 표정인데 슬로로 보여줘서 그런지 몹시 인상을 쓰고 있다.


안 그래도 요즘 영화에서 쓸데없이 슬로 장면이 너무 많아서 짜증 나는데 감자탕 광고에 전부 슬로 모션이다. 맛있게 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먹는 음식 광곤데 먹는 장면이 없다. 집에 가서 티브이를 켜면 늘 그 시간에 조마루 감자탕 광고가 나온다. 그래서 이 광고를 매일 보다 보니 광고가 광고 같지 않고 어설프게 영상미를 살리려는 영상이었다.


먹는 음식의 광고는 황정민이 하는 라면 광고처럼 먹는 장면이 나오는 게 티브이 광고로는 좋다. 황정민은 맛있게도 먹는다. 후루룩 정말 맛있게도 먹는다. 이게 라면 광고야 라고 보여주는 것 같다. 강호동도 그렇고, 케이블의 한우곱창전골 광고에도 다이어트 성공한 김형일이 후루룩 밥 말아서 떠먹는다. 맛있게 먹는다. 슬로 모션은 전부 없다.


한때 병맛 광고가 유행이었다. 그 스타트는 명륜진사 갈비다. 광고모델로 조현이 뚱딴지같은 춤으로 명륜진사갈비를 광고했는데 춤과 노래가 엉망진창인데 빵 터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광고모델이었던 조현은 평생 갈비를 공짜로 먹게 되었고 여러 지점을 돌면서 직접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광고를 했다. 그 뒤로 땅스부대찌개도 비슷한 콘셉트로 광고를 했고 하고 있다. 땅스 부대찌개의 병맛 광고는 콘셉트가 괜찮다. 왜냐하면 100% 포장이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먹는 부대찌개가 아니니 굳이 먹는 모습으로 광고를 찍을 필요가 없다.


라디오를 매일 듣고 있어서 그런데, 교촌치킨이 언젠가부터 라디오 광고를 한다. 요즘 사람들에게 두드려 맞고 있어서 그런지 광고가 심하게 감상적이다. 라디오에서 하는 교촌치킨 광고는 애절하다 못해 억지 춘향도 울고 갈 정도의 광고다. 뭘 그렇게 감성을 앞세워 라디오 광고를 하는지. 광고 얘기가 나온 김에 원빈 얘기도 사람들이 많이 한다. 왜 광고만 하고 연기는 하지 않느냐고 어쩌고 저쩌고.


근데 광고만 하는 게 뭔 문제야? 광고하지 말고 연기를 해 연기를,라고 말하는 사람들아 그냥 연기를 하는 다른 배우를 봐. 그러면 되잖아. 원빈이 광고만 한다고 해서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한때는 광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은 홈쇼핑 광고 때문인지 다른 광고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바카스 광고나 한화 광고는 재미있게 봤었다. 광고에 유명 연예인이 나오면 일단 재미가 떨어진다.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재미있었던 광고는 니들이 게맛을 알아! 였다.


유튜브로 오래된 광고, 8,90년대 광고를 보는 재미가 있다. 코카콜라 광고가 요즘 광고보다 재미있다. 모튼 하켓이 있던 아 하의 뮤직비디오를 따라한 조용필 형님의 맥콜 광고도 재미있다. https://youtu.be/a32RQOFVh40?si=940Ut4QAwdERScbt <= 조용필 맥콜 광고


근래의 광고 중에서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 광고는 일본의 포카스스웨트 광고였다.  이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그래픽이 없고 오로지 세트와 원테이크로 촬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멋지고 아름다운 광고가 탄생했다. 이 광고 감독이 원테이크로 유명한 감독이다. 이 감독의 광고를 찾아서 보면 전부 재미있고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https://youtu.be/gn5lk6isyGc?si=RaHMcIKzG0laXswr <= 포카리스웨트 일본 광고


이 청량감 어쩔 거야 ㅠ


이 짤막한 광고 한 편을 담아내는데 엄청난 세트가 등장한다. 주인공 나카지마 세나가 복도를 뛰쳐나가 구불구불한 꽃길의 세트는 파도처럼 표현을 한 장치 세트다. 파도가 밀려오는 표현을 위해 80미터가 넘는 길이를 고무 재질로 만들어서 구불구불 출렁이는 효과를 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위를 주인공 세나가 위태롭지만 뛰어가야 한다. 그 뒤를 촬영기사 두 명이 카메라를 양쪽으로 들고 뛰어가며 촬영을 한다. 세나가 친구를 만나 공중으로 올라가는 장면은 위에서 사람들이 줄을 매달아 잡아당긴다.


바람, 꽃, 배경, 건물, 인물과 같이 움직이는 커튼의 휘어짐, 이 모든 게 주인공 세나, 장치, 감독, 스태프들이 합을 맞춘 다음 원테이크로 해버린다. 큐 하는 순간 광고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스태프가 화면 밖에서 일사불란하게 바람을 만들고, 꽃을 뿌리고, 커튼을 흔들고 줄을 들어 올리고 카메라를 들고 주인공을 따라 달려간다. 그래야 원 테이크로, 한 번 촬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카지마 세나의 달리는 폼도 정말 여고생이 달리는 특유의 포즈를 잘 집어낸 것 같다.


일본의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매년 한 편씩 나오는데 이 광고를 보는 재미가 있다. 광고는 이렇게 만들어야 해, 하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15초의 광고의 세계로 사람들을 잡아끌려면 잘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광고를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배추가 오르는 광고. 응산 금쪽이가 화내고 짜증 내고 해서 사탕이 필요한 거죠 노래 불러주며 배추가 하늘로 오르면서 박절하게 생닭을 움켜쥐는 광고. 티브이로 안 된다면 유튜브에서 하나 제작해서 광고 하나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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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NKxAoi-MTc?si=bEUhjrsx2EiZoWRU


영상: 코오롱스포츠 KOLON SPORT


서래를 닮은 말러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에 이렇게 탕웨이와 바다 그리고 아다지에토로 한 번 코오롱에서 제작을 했었지

이때 탕웨이를 봐, 탕웨이가 얼마나 예쁜지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아다지에토는 참 많이 들었던 곡인데

여자에게 관심도 없고 작곡만 하던 41살의 말러가 19살이나 어린 알마 쉰들러에게 빠져들어 사랑을 담아 작곡한 아다지에토

음악이, 그리고 그 울림이 당신을 향한 나의 열망을 더욱 이끌어낸다면,

당신은 매일 아침 이 곡을 듣게 될 것입니다

당신을 향한 당신을 위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알마 – 말러로부터

아아, 정녕 사랑을 고백을 할 때에는 온 마음을 다 해야 한다고

아다지에토는 수많은 모순의 소랑을 담아내는 영화에 등장했지

알마에 의하면 말러는 늘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사람이라고 했지

이 곡이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쓰이면서 명작이 되었지

아다지에토는 미칠 것 같은 추락과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할 용기와 마음속에서 요동치고 멈추지 못할 것 같은 사랑의 감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헤어질 결심에 아다지에토가 계속 흘러, 아다지에토는 서래를 닮았거든

12월 31일이 끝나면 1월 1일의 시작이야

나의 사랑이 끝남과 동시에 너의 사랑이 시작되는 이 모순,

박 감독님은 10년 전 코오롱 광고 속 탕웨이를 보며 내내 헤어질 결심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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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그림


만약 거짓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이 진실만 이야기한다면 과연 살기 좋을까. 진실만 있는 세상에서 진실의 가치는 똥과 같다. 우리가 진실을 바라고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건 도처에 거짓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매일 거짓말을 수십 번은 할 것이다. 거짓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의 대척점에 있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거짓이란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에서 확대되거나 축소된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과 글을 거짓이라는 양념이 묻어있다. 모임에 나갔는데 돈 잘 번다며 얼마 벌어?라고 물었을 때 똑바로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광고에는 거짓이라는 양념이 다 묻어 있다. 먹으면 다 낫고, 먹으면 다 좋다고 하지 별로 안 좋다고 말하는 광고는 없다. 장사하는 사람들 역시 손님을 향해 대부분 거짓의 양념이 묻는 말을 한다.

살면서 하는 선의의 거짓말도 거짓의 범주에 속한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배우지만 얼굴을 보며 못 생겼다, 뚱뚱하다, 재수 없다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건 어린이들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어린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어린이들이 내뱉는 말은 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똥인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은 진실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진실을 말하여 가장 가까이 있는 엄마와 아빠에게 상처를 주는 빈도가 높다.

부모 역시 아이들에게 매일 거짓말을 한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은 많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수많은 이야기가 생각 속으로 밀려들어온다. 딸은 집으로 와서 친구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확인받고 싶어 아이는 어떻게 생기냐고 물어 온다. 부모는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축소하거나 확대해서 이야기를 해준다. 또는 완전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하는 거짓말은 진실을 돋보이게 한다. 빛을 발하게 만든다. 일상의 거짓말은 일탈 같은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치인들이다. 국민의 입이자 국민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니까. 무엇보다 서민들을 위하는 정치지인들이기에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들이 서민을 대표하기에는 일단 보유한 재산의 차이가 너무 크다. 추운 곳에서 벌벌 떨며 일하거나 장사해보지 않은 엘리트가 정치인이 되어서 무슨 서민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것인가. 그저 거짓말을 할 뿐이다. 월급도 굉장히 많이 받는다. 나라가 어렵거나 곤경에 빠져도 정치인들의 월급은 내려갈 줄 모른다. 그들의 사무실에는 보좌관이 6명에서 9명까지 있다.

이 세상에 [절대]라는 말은 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절대적인 건 없기 때문이다. [영원]과 결이 비슷하다. 영원히 사랑할게 하는 말은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절대가 그렇다. 그러나 절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다. 아쉽게도 가장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사회에서 촉망받고 명망 높은 학자, 변호사. 교수들이 정치지인이 되면 어째서 아이큐 50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정치인이 되어서 그 생활이 일상이 되어 시간이 흐르면 권력의 맛을 한 번 보고 빠져버려 헤어 나올 수가 없다. 관료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는 국민에게 관심이 없다.

정부는 국민에게 간섭만 한다.

우리는 현 대통령이 창피하다.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건 우리 편의 장점과 잘하는 것을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잘못된 점을 거짓으로 욕을 하는 게 훨씬 낫다. 나쁜 거짓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이는 하루키의 단편 [침묵]을 보면 잘 나온다. 소설 '침묵'은 주인공에게 회사 동료인 오자와가 고등학교 때의 일을 들려주는 이야기다. 오자와는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책을 좋아했다. 아이가 집에만 있는 것이 걱정이 된 부모님이 친척이 운영하는 복싱장에 보내게 된다. 복싱을 배우면서 오자와는 권투라는 운동은 상당히 고독하고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게 되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복싱을 배우는 사람은 링 밖에서는 사람을 때려서는 안 된다는 철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복싱을 배우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오자와가 다른 사람을 때리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동급생인 아오키라는 친구를 때리게 된다. 아오키는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아이였다. 하지만 친해지기 전에도 오자와는 아오키에게 느껴지는 부담감 같은 것이 있었다. 그건 아오키가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것이 딱 집어낼 수 없지만 거짓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아오키는 진짜로 하지 않고 허울과 껍데기뿐인 위선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오자와는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복싱을 하면서 학교의 어떤 시험이든 일등을 하면 무엇인가를 사주겠다는 부모님의 약속 때문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어시험에서 오자와는 일등을 한다. 영어 시험은 아오키가 늘 일등을 하던 과목이었다. 일등을 빼앗긴 아오키는 그 뒤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오자와가 커닝을 한 것이라고. 소문은 돌고 돌아 오자와의 귀에 들어왔다. 화가 난 오자와는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아직 수련이 덜 된 오자와는 아오키와 말다툼을 하던 끝에 때리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 뒤로 생활은 조용하게 흘러갔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떨어져 있다가 다시 같은 반이 된 아오키와 오자와. 어느 날 같은 반의 마쓰모토라는 친구가 지하철에 몸을 던져 자살을 하게 되었다. 학교의 분위기도 안 좋아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오키는 오자와에게 맞았던 그 일을 잊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아오키는 몇 가지 ‘사실’만을 이야기한다.

첫째, 마쓰모토는 왕따를 당했고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둘째, 오자와는 오랫동안 복싱을 배워왔다.

셋째, 나는(아오키는) 중학교 때 오자와에게 맞은 적이 있다.

이런 몇 가지 사실을 흘리게 된다. 그 뒤로 사실이 진실에서 벗어나게 된다. 마치 복싱을 배운 오자와가 마쓰모토를 때리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차가운 시선과 냉대,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오자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날 오자와는 아오키를 같은 지하철에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친다. 오자와는 제대로 아오키의 눈을 쳐다봤다. 후에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내가 정말 무섭다고 생각하는 건, 아오키 같은 인간이 내세우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그대로 믿어버리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주제에, 입맛에 맞고 받아들이기 쉬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놀아나 집단으로 행동하는 무리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한 무의미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결적정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고는 짐작도 못하는 무리들이지요. 그들은 그런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정말 무서운 건 그런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진실이란 늘 모호하고 진실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실이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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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는다는 건 그 사람의 온기를 나눠 갖는다는 것인데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그냥 수족냉증인 걸까.



잘 시간은 지났고, 잠도 쏟아지는데 잠들기 싫은 밤이다.

눈이 감기고 졸다 깨고 잠들었다가 놀라서 깬다.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면 너무 피곤하겠지.

나는 왜 이 밤을 잠으로 채우지 못하는 걸까 – 새벽 3시에.



그는 밤일이 시원찮아서 아내에게 꽉 잡혀 산다. 안 그래도 화가 많은 아내가

근래에 더 화가 났다. 아내는 그를 벌레 보듯 밤일도 시원찮은 놈아 나가서 

빨리 어떻게 좀 해봐.라고 해서 추워서 나가기 싫어 죽겠는데, 눈까지 펑펑 

내려서 너무 나가기 싫은데 결국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좀 더 나이 들어 아내에게 버려지지 않을까 오직 그 생각뿐이라 아내가 하는 

말은 다 들어야 했다. 아내가 회사에 늦게 나가라고 하면 개처럼 바짝 엎드려 

그렇게 했고 그러면 그럴수록 회사 직원들에게는 강압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덕분에 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말았다.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 이건 그냥 이야기야.



저녁 8시가 예전 같지 않다.

붐벼야 할 시간인데 다운타운이 썰렁하고 허전했다.

모두가 잠들어야 할 새벽 한 시 sns 세상은 너무나 떠들썩하고 활발하다.



진지하고 진지해서 너무 진지해도 괜찮아.

심각하지만 않으면 돼.

진지한 건 환영이지만 심각해지면 답이 없어.



부어도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술병이 있잖아.

그런 술병이 있어.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지.

계속 부어도 누군가 자꾸 마셔 버려.

채워지지 않는 술병은 매일 밤 추위에 내몰리는 거야.

추위에 떨다 떨다 참지 못하면 몸을 던져 깨지는 수밖에 없어.



하루키가 그런 말을 했는데 사람에게는 자신의 분수령이 있다고.

하지만 그 분수령이라는 게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10대에 찾아오는 사람이 있고 60대에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분수령에 도달하면 내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직 나의 분수령이 아니라도 

생각되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기보다 오늘 하루 그냥 존나게 열심히 살자.



창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랫소리보다 더 크게 들린다.

바람소리는 꼭 억울하게 죽은 마녀의 울음소리처럼 들린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라는 말은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은 정말 무책임한 말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하는 

말은, 한국이 망할 때까지 듣지 못하겠지.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고 싶은 건 우리 음악이지 허벅지가 아니잖아 – 더 런어웨이즈



상처가 다 낫지 않고 흉터가 생기더니 흉터는 꺼끌꺼끌 심술이 되어 나를 

찌르곤 한다.

상처가 다 낫지 않은 이유는 상처를 받았을 때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피하려고 했기 때문에 흉터가 깊게 상흔을 남기고 

결국 심술이 되어 버렸다.



어제 외계침공 영화를 또 봤다.

지구에 머틀리 크루가 살아 있는 한 침공한 외계인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떠날 거야.



포근하더니 제주도에는 벌써 매화가 피었다고 한다.

이렇게 어수선해도,

이렇게 시끄러워도,

이렇게 지랄 맞아도 봄은 오고 있다.



오늘을 어제에게 반납하고 내일을 오늘로 받아들이는 시간.

지나간 하루의 미련을 버리고 꿈속으로 들어도 좋을 시간.

너는 너의 세계를 살고 나는 나의 세계를 살아야 할 시간.

받았던 상처는 조금씩 흉터로 남아도 되는 시간.

우리는 전부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시간.

이제 격렬한 결락으로 떨어져도 괜찮을 시간 – 밤 열두 시(밤 열한 시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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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 먹기 참 좋은 음식이다. 시래기와 동태의 콜라보. 집에서 거의 해 먹지 않기 때문에 주로 얻어먹는다. 음식 잘하는 옆집에서 겨울이 어울리는 이런 음식을 하면 먹어보라고 준다. 어떻든 이런 음식은 겨울에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계절에 맞는 음식이 있다. 제철음식이라고 해서 그 철에 나는 식재료는 신선하고 몸에 좋다고 한다. 당연히 제철에 나기 때문에 수확이 많이 되어서 가격도 저렴하다. 그래서 이래저래 제철음식을 먹는 건 이득이다. 손해 보는 일이 아니다.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정수라의 노래 중에도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라는 가사도 있다. 그리고 사계절이 있어서 우리는 복 받은 곳에 살고 있다는 말을 어른들 또는 뉴스 앵커나 여러 곳에서 늘 들어왔다.


    그런데 정말 사계절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뚜렷하면 살기 좋은 게 맞나? 하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근래에는 더 들었다. 나는 여름이 아주 좋다. 그래서 여름만 있는 나라가 부럽다. 그냥 일 년 열두 달 반바지 하나만으로 보낼 수 있다. 춥다고 난리 떨면서 패딩을 꺼내서 입을 필요도 없다.


    여름에는 기온이 30도를 넘어 올라간다. 겨울에는 추운 곳은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기온차가 심하게 나는 곳이 과연 살기가 좋은 곳이냐 한다면 글쎄다. 겨울에 한파만 오면 얼어 죽는 사람이 생겨난다. 세상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얼어서 죽는 사람이 생기다니. 한파가 오니 주의하세요.라는 뉴스가 뜨면 공무원들부터 해서 잠도 자지 못하고 비상근무다.


    도시에 눈이 쌓이면 심각한 상황이다. 교통난에, 자동차 사고에, 동파에, 낙상 사고에. 겨울이니까 두꺼운 옷을 꺼내 입어야 한다. 도대체 옷장에 옷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작년까지 잘 입던 그 비싸게 주고 산 롱패딩을 이제 입지 않는다며 숏패딩을 아이들은 사달라고 한다. 난방을 해야 하지만 가스비와 전기세는 계속 오르기만 한다. 옛날처럼 혹독한 추위가 몰아쳐도 으쌰으쌰 하며 그냥저냥 넘어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인구의 노령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장마기간에 늘 흘러넘치는 하수구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또 흘러넘친다. 온열질환자 역시 매년 속출한다. 그렇다고 은행이나 건물이 시원하게 해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전기세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우에 시장상인들이 전부 물폭탄을 맞기라도 하면 어디서 어떻게 보내야 할지 깜깜하기만 하다.


    마찬가지로 눈에 내리는 폭설에 불이라도 시장에 나서 전부 홀라당 타버리고 나면 어디에서 어떻게 손을 대야 하는지 너무나 깜깜하다. 그 과정에 추운 곳에 그저 내몰리게 된다. 추위 때문에 얼굴이 벌겋게 된 상태로 그저 기다리고만 있어야 한다. 손과 발이 얼마나 시리고 추울까. 여름에도 물 폭탄으로 모든 것이 떠내려가 간 사람들은 에어컨도 없는 곳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잠들어야 한다.


    하나의 계절만 있다면 열심히 그 계절에 맞는 피해복구를 하고 경계를 해서 또 영차영차 재발방지는 될지도 모른다. 요즘은 겨울에 살기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초딩 때에는 학교에 가면 재미있고 좋았는데, 학교도 요즘은 전부 힘들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얼마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우울하고 춥다. 게다가 교사와 학생들의 경계가 허물어져서 장점도 있지만 단점들이 더욱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여름만 있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었다. 더운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추운 건 참을 수가 없다. 추운 건 정말 싫다. 지금까지 여름에 더우면 더울수록 밖에서 한 시간 열심히 조깅을 하면서 땀을 있는 대로 뺀다. 그러면서 태양의 빛을 받는다. 그러고 나서 샤워를 하고 나면 어지간한 더위는 더위 같지도 않다. 그러면 에어컨 바람보다 선풍기 바람이 훨씬 시원하고 야들야들해서 선풍기 바람만으로 잠을 잤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이번 여름에는 또 모르겠지만 아마 이번 여름에도 그렇겠지. 여름은 옷도 여러 겹 입을 필요도 없고, 겨울보다 마시는 물도 몸속으로 잘 들어가고.


    마블리가 나오는 이번 영화 황야에서 이희준 같은 미친 박사가 라면 나는 기후를 바꾸는 연구를 해서 우리나라 사계절을 없애고 여름만 있는 나라로 만들어 버리겠다. 하늘에 여름을 만드는 위성을 띄워서 겨울을 밀어내 버리고 오직 여름만 가득한 나라. 아니, 여름 보다 봄, 가을이 좋잖아요.라고 하는데 나는 봄, 가을도 싫다. 봄은 죽음의 계절이고 가을은 늙은 계절이다. 만고 나의 생각이지만 나는 그렇다. 그냥 해가 쨍 한 더운 여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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