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아직 아가였을 적,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 집에서 예방접종이며 피부과며 다 했다. 동생은 아무래도 엄마가 있는 집에서 딸내미를 케어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지 조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와서 몇 달을 그렇게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그때에는 동네에 소아과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거짓말처럼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한 여름이었다. 폭염의 중간에 조카의 피부과 예약이 있었다. 오전 10시 20분이 예약시간이었다. 나는 40분 정도 일찍 주차장에 내려가서 차 안에서 에어컨을 2단으로 틀어놓고 에어컨 주둥이를 조금 위로 올려놓은 다음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카의 아빠는 집에 있고 동생과 조카만 내려왔다.


두 사람이 준비하는 동안 폭염이라 여름날의 차 안을 시원하게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장점이라 함은 기다리는 걸 군말 없이 잘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린다고 해도 큰 불만은 없다. 노력도 아니고 어느 날 번개를 맞아서 머리가 돌아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저 본디 그렇게 생겨먹은 것인지도 모른다.


동생과 조카가 나올 때까지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 하권을 읽고 있으면 지루함 따위는 전혀 없다. 에어컨을 켜고 기다렸던 최초의 시간은 오전 9시 40분이었다.


애완동물 공동묘지 하권이 시작하자마자 주인공 아들인 게이지가 죽는다. 이제 두 살 배기인데. 이야기는 점점 재미있어간다. 이 소설은 영화로 두 번이나 만들어졌다. 83년의 오래전 버전이 있고 얼마 전 2019년에 만들어진 최신 버전이 있다. 나는 전부 다 봤는데 다 재미있게 봤다. 소설도 재미있고, 영화도 원작과 리메이크 전부 재미있게 봤다.


그러니까 그 공동묘지에 시체를 묻으면 안 되는데 묻으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죽기 전의 모습이 아니라 좀 더 테러블 하게 변한 채 살아나는 것이다. 몸에는 썩는 냄새를 풍기며. 그런 내용이다. 공포 대가답게 스티븐 킹은 요리조리 잘 도 돌려가며 썼다.


고개를 드니 택시 승강장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타는 모습이 보였다. 조카만 한 여자아이를 안고 있는 아빠가 보였다. 그는 택시를 잡았다. 택시의 뒷 도어를 열었다. 아이를 안고 택시를 타고 문을 닫는다. 이것이 보통 택시를 타는 사람들의 전말이다. 다른 건 없다. 택시가 오면 택시를 타는 것이 목적이니까. 오른손을 들고 택시를 잡고 타면 되는 것이다. 택시를 타는데 그 중간에 무엇인가 끼어 들 거리는 없다.


그런데, 무심결에 보니 택시의 뒷좌석에 아이를 안고 타는데 택시 뒷문의 윗부분에 아빠의 머리가 닿을 듯 하지만 닿지 않고 거의 빈틈없이 아슬아슬하게 택시 안으로 들어갔다. 또 다른 사람이 택시를 잡고 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다. 어째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지 물어본다면 그저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여성은 꽤 높은 힐을 신고 있었고 여름용 시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한 손은 4살 정도 된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택시를 잡고 아이를 먼저 태우고 택시를 타는데 또 머리가 뒷문 윗부분에 아슬아슬하게 닿을락 말락 하며 택시 안으로 들어갔다.


책 읽기를 포기하고 택시를 잡아타는 사람들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의 어른들이 택시 뒷좌석에 타면서 머리가 닿을 듯하며 들어갔다. 머리를 콩 하며 박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사람은 아이를 안은 대로 택시의 문을 열고 뒷좌석에 들어갈 때 머리가 닿을락 말락 하며 탔다. 머리와 뒷문 윗부분의 유격은 거의 나지 않았다. 마치 종이 한 장 정도의 틈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정밀한 기계처럼 잘도 그 간격을 지키며 머리를 콩 박지 않고 택시를 잘 탔다.


그러다가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택시를 잡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학명도 알 수 없는 심해의 물고기를 비춰주는 화면을 응시하는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손을 들었다.

택시가 앞에 섰다.

할머니는 머리가 하얗고 파마를 했다.

알록달록한 난해한 색의 남방을 입었다. 표현하기 힘든 색이다.

패션블루라든가, 카마인 레드, 오페라 바이올렛, 퍼머넨트 옐로 딥이 전부 섞인 컬러 같았다.

택시가 멈춰 서고 택시의 뒷도어를 열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뒷좌석에 타면서 머리를 콩 박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게 타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택시 안으로 빨려 들어가서는 문을 닫았다.

그 모습은 며칠 전 모친이 차 뒷문으로 타면서 머리를 콩 박고는 아무렇지 않게 타는 모습과 흡사했다.


또 방학을 맞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오늘은 모두 택시를 타는 날인 모양이다. 두 사람은 무척이나 더운 길에 서서 택시를 잡고 있었다. 택시가 왔다. 설마 했지만 손자를 먼저 태운 할아버지도 뒷좌석에 타면서 머리를 콩 박았다. 나이가 든다는 이데올로기는 무엇일까. 젊은 시절에 비해 택시 뒷좌석에 탈 때 머리를 콩 박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


시간을 보니 10시 17분이었다. 3분 있으면 예약시간인데 지금이라도 그녀들이 나와야 하는데 나오지 않고 있다. 예약시간도 하나의 약속인데 병원에서는 조카의 진료시간에 맞춰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8분이 되었다. 하지만 저쪽에서는 그녀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책에서 본 문구가 생각이 났다. 그러나 약속은 약속대로 중요한 구실을 갖고 있다. 약속은 한쪽의 일방적인 언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쌍방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약속이다. 약속은 아마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관념이 아닐까. 서로 믿음 같은 것들. 나는 병원입장을 고려하니 조금 초초해졌다. 지금 출발을 해도 예약시간에 맞추어 갈 수는 없다. 19분이 되었다. 1분은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올림픽에서 잘 알 수 있다. 펜싱 경기에서 그 사실을 더 잘 알 수 있다. 1초 만에 경기가 뒤집어진다. 1초에 자동차가 4대나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1분은 정말 상당한 시간이다. 어떤 이는 짜장면을 1분 만에 먹는다. 1분 동안 만두달인은 만두를 몇 개나 빚어낸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며 1분 만에 그녀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내 생각을 묵사발로 만들었다.


더욱 초조해졌다. 난 초조해지면 괄약근이 느슨해지며 그 사이로 방귀가 시종일과 나오지는 않지만 초조함이란 아주 묘한 감정이다. 밖에는 사람은 바뀌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택시를 잡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의 택시는 도대체 몇 대나 있는 것일까. 택시에는 왜 이름이 없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 건 순전히 초조함 때문이다.


그날 점심에는 생선구이 집에서 열심히 생선을 뜯어먹었다. 조카는 냠냠 잘도 먹었다. 현실로 돌아와서 요즘도 거의 매일 생선을 먹고 있지만 조카가 아가아가였을 때처럼 신나게 생선을 먹을 수 있는 마음이 줄어들어 간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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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오늘이 일요일이고 시험이 내일인데 시험공부는 하기 싫고, 시간은 계속 가고 공부는 해 놓은 게 없고. 독서실을 끊어 놓고 내일 시험 칠 거 밤새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시간이 가는 게 내내 불안했다. 그렇지만 아직 저녁 7시밖에 되지 않았고 친구와 한 시간만 이야기를 하며 놀다가 공부를 해야지.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9시가 되었다. 친구는 집에 가고 10시부터 공부해야지 생각하며 소설이나 읽었다. 시간이 가는 게 불안했지만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하는 이상한 마음이 양립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렇게 책상이 앉은 시간이 11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오전에는 책을 펼쳐 놓고 하루 종일 시험범위 내 공부를 하면 어째 어째 되겠다 싶었는데 책상에 앉아서 멍하게 있다가 오전이 지나가 버렸다. 점심을 먹고 소화를 시키고 공부해야지. 그러나 오후가 금방 되어 버리고 한 과목은 포기하게 된다. 저녁이 되면 요즘 정리만 공부하자 그러면 60점은 맞을 것 같다. 저녁밥을 먹으면서도 나는 나와 타협을 하느라 아버지가 구워주는 삼겹살의 맛도 느끼지 못했다.


그때는 삼겹살이 최고였다. 특히 아버지가 구워주시는 삼겹살. 정말 맛있었다. 그러나 시험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하루를 그냥 보낸 것 때문에, 또 나는 나와 타협을 하느라 그 맛있는 삼겹살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자정에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쳤는데 그때부터 머릿속은 온통 상상의 세계.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책 속의 빽빽한 글자가 보일 뿐이었다. 시간은 새벽 두 시. 몇 글자 공부를 하다가 그냥 내일 커닝이나 하자. 아니다 내 주위에 앉은 놈들은 커닝해 봐야 점수가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이번 시험은 포기하지 뭐. 그렇게 새벽을 맞이하고 독서실 책상의 불빛이 확 밝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엎드려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저녁 시간의 기분. 시간이 가는 게 싫지만 빨리 시간이 갔으면 하는 기묘한 마음. 그런 예전의 기분을 오늘에 저녁에 느꼈다. 기시감이 이렇게나 강하게 느껴지다니.


예전에는 아버지가 늘 가는 식육점에서 삼겹살을 사 오셨다. 그 동네에 가면 아직도 식육점이 깔끔하게 단장을 해서 장사를 하고 있다. 대학교 때부터 내 입맛은 냉동 삼겹살 쪽으로 기울었다. 삼겹살은 소주와 함께 먹지만 잘 구워진 냉삼을 뜨거운 밥에 싸서 먹는 맛에 빠져들었다. 가격도 저렴하니까 좋았다. 오랜만에 냉삼을 방울토마토와 함께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구웠다. 구우면 다 맛있다.


가열하면 분자구조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다 맛있어진다. 맛있게 먹는 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일단은 맛있게 먹고 보자는 식이 되어 버린다. 살이 찌는 근본적인 이유는 신체는 더 이상 영양가 듬뿍 들어있는 음식은 필요 없어!라고 하는데 뇌가 음식을 먹었던 행복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계속 서번트 물질을 뿜어내서 자꾸 꼬신다. 그러면 결국 설득당하게 된다.


도파민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해야지라고 마음먹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나기를 한 달 정도 한 다음에, 어느 날 주말 아침 알람 소리를 듣고 한 시간 일찍 일어나려다 다시 누웠는데 평소보다 더 잠이 달콤하고 침대가 포근하고 푹신한 것이다. 그때 뿜어져 나오는 도파민이 평소의 두 배가 된다고 한다. 뇌는 그 느긋함, 편안함, 편함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도파민의 중독이라는 건 의지로 쉽게 무너뜨릴 수가 없다. 도파민의 맛에 가장 쉽게 빠져는 게 맛있는 음식이다.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먹방, 맛있는 음식 프로그램은 온통 자극적인 음식들뿐이다. 그건 분명 몸에 좋을 리 없다. 연예인들이 매일 그렇게 먹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이라는 게 그들을 그렇게 보이게 만든다. 우리 같은 일반인처럼 매일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서는 부예 보여야 하는 티브이 속 브라운관 속에서 날씬하게 보일 수가 없다. 보이는 먹방에서 우리는 연예인들의 진실의 미간에 혹 해서 튀기고, 끓이고, 굽는다. 맛있게 먹는다.


괜찮아, 닭은 살 안 쪄! 그래 맞는 말이지 닭이 살이 찌는 건 아니지 먹는 사람이 살이 찌는 거야.


우리도 진실의 미간을 만들자. 마트에 가면 친정한 봉투 팩에 냉삼이 곱게 들어있다. 프라이팬에 김치를 넣고 지글지글 굽다가 삼겹살을 넣고 방우리를 넣고 굽는다. 삼겹살과 김치가 익어가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가히 환상적이다. 맥주와 먹어도 좋지만 뜨거운 밥에 올려 고로 씨처럼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고 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밥과 함께 먹고 나면 배가 빵빵하니 배부른 포만감이 드는 순간 후회를 한다. 분명 후회할 것이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봤는데, 90살 넘어 산 사람들이 다시 예전 시절로 돌아간다면, 후회하는 것에 대한 영상이다. 시간이 지나 보면 일에 대해서 대체로 후회를 한다. 못했으면 잘했으면 하고 후회를 하고, 잘했으면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한다. 후회에도 건강한 후회가 있고 건강하지 못한 후회가 있다.


어젯밤 공원 벤치에서 그녀와 뽀뽀를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집에 와서 뽀뽀만 하고 들어온 걸 후회한다. 이건 건강한 후회일까 건강하지 못한 후회일까. 인간은 지나간 일에 대해서, 시간이 꽤 흐르고 나면 대체로 후회를 한다. 살이 찌는 건 너무나 싫지만 후회가 들더라도 일단은 맛있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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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란 자고 나면 하루만큼 더 아름다워져,라고 성시경은 노래를 불렀다. 추억이란 그렇다. 추억을 떠올리는 일은 참 따뜻하기도 하지만 고통스럽기도 하다. 추억과 시간은 일맥상통하고 시간은 자꾸 나를 타이른다.


더 아름다워져 https://youtu.be/RAUTM4dIGmY?si=OCIau7qIjRmFkDnC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인데 등장부터 천재가수가 나타났다, 천재 아티스트의 등장 같은 소리를 들으며 시작을 알렸던 가수들은 그 생명의 끈을 죽 끌고 가지 못했다. 또는 수면 위에서 노는 건 나의 스타일이 아니야 하며 수면 밑으로 들어가서 음악 작업을 하는 천재들도 있다. 어떻든 대중들에게서 조금은 멀어지는 것이다.


김사랑의 등장이 그랬다. 천재가 나타났다고 했다. 말 그대로 천재였다. 작사작곡은 물론이고 기타, 드럼까지 혼자서 다 해치웠다. 가요계에 떠들썩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그 타이틀이 김사랑을 날아오를 수 있는 발목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18살이다의 첫 앨범은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김사랑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3집까지 했다. 실험적인 음악이라는 건 예술가로서는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음악은 예술이지만 음반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2805


임정희와 휘성의 등장도 그랬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는지 모르겠지만 떠들썩했다. 대중가요에 이런 가수가 라며 술렁술렁했다. 하지만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건  그리 천재 가수에 속하지는 않는다. 노래 잘하는 일반인들도 고음을 내며 노래를 부른다.


요즘을 봐도 그렇다. 아일리시나 올리비아 로드리고, 위캔드나 찰리 푸스는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과 좋은 음악으로 빌보드를 꿰차고 있다.


음반을 듣자마자 이건 천재구나라고 생각했던 가수는 휴일이, 조휴일이었다. 블랙스커트, 검정치마의 조휴일. 뭔가 대중가요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검정치마는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라고 불렸다. 빅뱅의 지드래곤도 조휴일의 팬일 정도로 노래를 잘 만들고 잘 불렀다. 그러나 조휴일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인디신에서 활동을 죽 했다. 그의 현재 음악을 들어봐도 다르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달라. 그리움을 만져주는 기분도 들고 약간 공중에 살짝 떠서 앞으로 공종부유해서 가는 기분도 들고.


검정치마(The Black Skirts) - 'EVERYTHING' https://youtu.be/Aq_gsctWHtQ?si=qkFI962rBEj2WN6G


지금은 천재라는 수식어는 건 좀 무색하다. 좋은 노래 한 곡을 내려면 많은 전문가들이 붙어서 곡을 만들고 그에 맞는 안무를 짜고 스토리를 형성하고 무대 의상을 만들어서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가능성 있는 가수를 오디션을 통해 발굴해서 열심히 훈련해서 하나의 노래에 전문가 여러 명이 붙는 구조다. 천재라는 말 자체가 이상하다.


아이돌의 노래들 중에도 한 번 들으면 귀에 딱 박히는 노래가 있고 몇 번을 들어도 잘 모르겠네 하는 노래가 있다. 로켓펀치, 잇지의 노래는 자주 듣지만 이상하게 입에 붙지 않는다. 하지만 뉴진스나 르세라핌의 노래는 한 번만 들으면 귀에 박한다.


요즘 가장 핫한 뉴진스의 ETA 같은 경우 작곡은 뉴진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250이 만들었다. 뽕의 대가라고 해야 할까. 250의 앨범을 들으면 ‘한’이라고 불리는 기운까지 든다. 외에 해외 작곡가 한 명이 더 있다. 작사는 무려 세 명의 작사가가 붙어서 만들었다. 임성빈은 우리가 잘 아는 빈지노의 본명이다. 가사 중에는 혜진이가 엄청 혼이 났던 그날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혜진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헤어지니로도 해석해 되어서 양가적 의미가 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3651


성시경이 초반 윤종신 그 짝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에는 스타리다담 같은 허밍도 많았는데 회사를 옮기고 자신의 자작곡이 들어간 노래를 부르는 이후로는 허밍이 좀 없어진 것 같다. 성시경은 초기 때 불렀을 때처럼 고음과 저음의 높낮이 변동이 유연하게 흐르는데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다는데도 요즘도 노래를 부를 때 변함없이 그렇게 부른다.


그럼 서태지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데 추락이 없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혹평이 쏟아졌다. 지금도 유튜브에 들어가면 그 영상이 많다. 하광훈, 전영록 등 나온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들었다. 이런 이상한 음악은 일단 대중들이 받아들이느냐 같은 의미의 소리를 들으며 출발했다. 거기 평점도 7점인가 그랬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중이 받아들여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https://youtu.be/Zr-9NlWLr5g?si=BD8Y3B_YyvdFqVrf


개인적으로도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을 들었던 그때가 행복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들고 하루종일 듣고 있으면 날아다녔던 엄마에게 공부 안 한다고 한 소리 듣고, 아버지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실 때 통닭 사들고 오시고.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때가 떠오른다. 건강했던 어머니의 모습도, 살아계셨던 아버지의 모습도,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노래나 듣고 있던 나도.


음악적으로 천재라는 소리 속에는 노력이 아마도 9할을 차지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조용필이 그렇다. 예전 조영남이(방송에서 종횡무진할 때) 나와서 가끔 세시봉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전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뿐인데 조용필만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이번 조용필의 공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조용필은 노래를 부르다 마이크를 관객에게 넘기는 법이 없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법도 없다. 무대 위에서의 소명은 노래를 하는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듯 스무 곡을 지치지 않고 끊어지지 않고 마이크 관객에게 넘기는 법 없이 꿋꿋하게 노래를 부른다.


요즘은 노래를 듣지 않거나 영화를 보지 않으면 너무 생각할 것들이 많다. 쟤는 미국사람이다. 쟤는 어딜 봐도 한국 사람인데 미국사람이라고 해버렸다. 그러면 잘못 알았다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데 그러기가 싫어서 계속 쟤가 미국사람이라고 하는 먼지 같은 이유를 찾아서 변명에 변명을 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사람이라고 한 이유는 이념 때문이다 라며 억지춘향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경제를 살리는데 역량 좋은 공무원들이 매달려도 모자랄 판국에 한국 사람인 쟤를 미국사람이라고 해버려서 미국사람이라고 해야 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는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참 기가 막힌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의식적으로 얼마나 불안하고 초초하면 요즘 연일 그런 소리를 할까 싶다. 권력이 떠나는 순간 자신이 바로 버려질 거라는 두려움이 정신 나간 소리를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다르지만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이 요즘은 힘겹다.


생각을 하기 싫을 때는 불 앞에서 노래나 들으며 음식을 조리하면 된다. 아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조깅을 할 때에도 거의 멍 하게 달리지만 저만치 가고 나면 쓸데없는 상상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불 앞에서 조리하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다. 열심히 조리만 할 뿐이다. 맛은 없을지 몰라도.


중국집 가지튀김이나 엄마표 거지무침은 참 맛있는데 가지전은 맛이 그냥저냥이다. 개인적으로 가지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신선한 가지를 생걸로 우걱우걱 씹어 먹는 맛이다. 가지를 생으로 처음 먹었을 때 놀랐다. 이렇게 맛있다니 하며. 그래도 가지전에 맥주 한 잔 홀짝이며 성시경, 김사랑, 검정치마, 뉴진스, 250, 서태지, 조용필의 노래나 들으며 추억이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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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을 먹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오늘 이전처럼 그냥 아무렇지 않게 아무 생각 없이 앞으로는 이 전복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매일 새로운 일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반기는데 새로운 일들이 호러블 한 일들뿐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수월하게 방류하게 되었을까. 나는 물고기 회보다 전복이나 멍게를 아주 좋아하는데 오늘 이전처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내내 사로잡혔다.


아이들은 김도 아주 잘 먹는데 이제 김밥도, 김도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을까. 5일 전에는 코로나 때 지원했던 지원금을 환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고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세수부족에 소상공인을 잡기로 한 모양이다.


여기는 바닷가라 바닷가에 적을 두고 먹고사는 사람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떻게든 생선은 먹어야겠지만 지금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말을 하면 가짜뉴스라고 하려나. 이 정도는 괜찮잖아.


미국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너무 조용한 것 같다. 어? 뭐지? 할 정도로 그냥저냥 막 넘어가는 것 같다. 피프티 사태와 주호민 사태는 그만 듣고 싶어! 할 정도로 시끌시끌한데 동해 표기 문제는 고요의 바다와 같다. 적막하게 그대로 흘러가는 기분이다. 홍범도 흉상 철거 문제도 그렇고 매일 새로운 일들이 아침에 눈 뜨면 일어나고 있다.


사실 저들이 부럽다. 요즘 얼마나 좋을까. 원하는 대로 되니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매일이 행복한 하루일 것이다. 예쁘게 차려입고 환호하는 곳만 다니며 멋있게 사진 찍히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얼마나 신날까. 사소한 부분에 신경 쓰며 나를 가장 멋지게 보일 수 있게 주위 사람들이 받쳐주는 삶을 살고 있으니 요즘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세수를 왕창 걷어 권력자들이 살기 좋아지면 일반 국민은 힘들어진다. 끈 하나 겨우 붙잡고 있는데 살기 힘들어지면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유가 없거나, 또는 그저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눈빛이 싫다, 쳐다본다는 이유로 사람을 공격하게 된다. 내가 당하지 않아서 아직 안전하군, 하고 생각하지만 만약 피해자가 내가 되었다면 세상이 지옥처럼 보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은 집에 문 밑으로 주사기를 통해 화학테러를 하여 그 집의 아내, 생후 10개월의 딸이 두통과 매스꺼움, 호흡곤란, 구토 증상을 보였다. 너무 무서운 일이다. 이웃이 이런 테러를 한다는 것이.


며칠 전에는 통닭을 포장해 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매장 안에 혼자 온 한 아버님 손님이 닭과 맥주를 마시며 트림을 너무나 크게 꺼어억하는 거였다. 정말 듣기 싫었다. 나야 포장해서 나가면 그만이지만 매장에 앉아서 닭을 먹는 손님 중에 성질이 더러운 사람이 있었다면 바로 욕이 날아갈 정도로 큰 소리로 트림을 몇 번씩 하면서 먹었다. 어째 일부러 그러는 것 같기도 했고, 혼자서 뭔가 말을 하는 걸 보니 세상에 불만이 많아 보였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라면 뭐랄까 약자에게 칼날의 방향을 겨누고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킬러라고 불리는 유투버가 있는데 이 유튜버가 장사하는 곳에 앉아서 방송을 켜고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기 위해 엄청난 짓을 저지르며 장사하는 사람들을 몰락의 길로 빠지게 만들었다. 신고한 경찰이 왔음에도 방송으로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경찰과 언쟁을 벌이며 자극적인 방송을 했다. 심지어 동물을 학대하는 모습도 방송하고, 식당에서 옷을 벗거나 음식을 집어던지는 일들을 했다. 그러나 법원에서는 형사 처벌의 기록이 없고 조현병으로 인해 징역 4년밖에 선고하지 않았다.


이런 악질적인 사람들에게 무방비로 당하는 사람들은 그저 하루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나쁜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는 가지 않는다. 당하고 죽는 사람들은 평범한 약자들 뿐이다. 배상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이들의 범죄를 딱 집어서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서 죽은 사람들만 너무나 그저 불쌍할 뿐이라고 한다. 도심지에 장갑차를 배치해 봐야 폭염이라 그 안에 경찰들이 들어가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그저 보여주기 식이라 예비 범죄자들이 직접 장갑차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며 사람들과 공유하며 재미있어할 뿐이다.


전복을 먹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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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3-08-29 1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많은 부분이 변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교관 2023-08-30 12:27   좋아요 0 | URL
걱정으로 끝나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불안불안합니다

jeonare 2023-08-29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ᆢ이젠 고민하지 않고 얘기합니다.정치가 이렇게나 중요하다고ᆢ
바닷가여행가서 뭘 먹을지 고민하는 ᆢ슬픔ㅜㅜ

교관 2023-08-30 12:29   좋아요 0 | URL
고민많이 되지요 그럼요, 정말 정치가 중요하다는 걸 정작 정치인들이 모르는 것 같아요
 


초코파이가 맛있을까 오예스가 맛있을까. 뭐 둘 다 맛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떻든 요즘은 잘 먹지 않다가 오랜만에 먹었다. 오예스는 단 맛이 초코파이보다 덜 하네. 초코파이는 오리온 초코파이지만 롯데 초코파이도 있었다. 롯데 초코파이는 오리온 초코파이보다 맛이 좀 떨어져서 일부러 사 먹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주로 군대 같은 곳에 납품한다. 롯데 초코파이의 그 알 수 없는 특유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초코파이 하면 떠오르는 군대 고참 새끼가 하나 있다. 신병 때 밥 먹고 오면 몰래 불러 내서 초코파이 한 박스를 다 먹게 했던 아주 고약한 놈이었다. 밥을 먹었는데 초코파이가 들어갈 리가 없다. 군기가 바짝 들어서 대여섯 개는 먹게 되지만 바로 오바이트다. 그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흡족해했던 고참새끼였다.


집에서 첫 면회를 왔을 때 음식을 잔뜩 해왔는데 초코파이도 몇 상자나 보였다. 나는 바로 들고 가라고 했다. 초코파이는 여기도 흘러넘치고 차마 한 박스씩 억지로 먹인다는 말을 하지 못해서 부모님은 의아해하며 다시 들고 갔다. 그 고참 새끼는 외박 나가는 날의 새벽 근무를 하고 있는데 초코파이 한 박스를 들고 와서 다 먹게 했다. 아주 악질이었다.


후에 말년 휴가 때 그 고참을 찾아서 인천으로 갔다. 뭐 만나서 해코지를 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잘 사나 보려고 했는데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 고참 새끼만큼은 아니지만 악명 높았던 고참들을 찾아갔는데 다른 고참들은 만나서 술을 한잔씩 하며 재미있게 보냈다. 연락이 되면 초코파이나 몇 박스 주려고 했는데.


그런데 그렇게 악질적인 놈들은 왜 그럴까. 사람들이 좋아할 리 없을 텐데 사람들 틈에 섞여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요즘도 주위 사람들 중에 나쁜 인간들이 참 많다. 고참 새끼만큼은 아니지만 악독한 사람들 천지다. 사람들 등쳐먹고, 쳐다보면 덤벼들고, 안 좋은 재료로 비싸게 팔려하고, 이간질은 물론이고 차는 명찬데 주인은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참 많다. 그 고참 새끼는 잘 살아가고 있으려나.


주위를 둘러보면 기분이 태도가 되고, 악독하고 악질적인 인간은 대체로 잘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지언정 자신은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아마 그 고참 새끼도 잘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이런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나르시시즘이 강할지도 모른다. 자기애가 왜곡되어서 자신의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것이 막힌다면 불행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보다 더 힘이 있고 권력이 강하고 부를 가진 사람 앞에서는 개처럼 엎드린다.


다른 사람들이 초코파이를 잘 먹지 않는 이유와 다르게 나는 초코파이를 보면 오바이트할 때 역류하는 그 초코의 맛과 초코파이 사이에 낀 마시멜로의 맛이 떠올라서 잘 먹지 않았다. 으 였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 초코파이는 그렇게 악독한 간식이었다.


그러나 신병 시절이 지나고 한창 개고생 할 막내 시절에는 늘 배가 고파서 그런지 새벽 근무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몰래 먹는 초코파이는 또 맛있었다. 가장 애매한 근무가 02시부터 04시까지 근무다. 취침시작 하고 나서 바로 잠이라도 들면 괜찮지만 인간이라는 게 그렇게 바로 잠들 수가 없다. 아무튼 새벽 4시는 군대도, 종합병원도, 주택단지도 다 고요한 시간이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그 시간에 들어와 초코파이 하나를 먹었다. 독한 고참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괜찮다. 누구나 배가 고프니까.


군대에서 생일자가 있으면 케이크를 따로 준비하지 않고 오예스나 초코파이를 쌓아서 그 위에 요플레를 뿌리고 초를 꼽아서 생일을 축하했다. 이번 마스크걸에도 김모미의 딸 김미모가 김경자 할머니의 생축을 위해 초코파이로 케이크를 만들어서 축하를 했다. 마스크걸에서 염혜란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염혜란은 문동은의 조력자에서나, 지금 경이로운 소문에서도 뛰어났지만 이번 마스크걸에서의 김경자는 마스크걸의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사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조이자 중심축이었다. 의지 하나만 있는 사람을 무섭게도 잘 그렸다. 의지만 있는 사람을 좀비에 비교하기도 한다. 오직 그 하나를 위해 잠도 자지 않고 다가가는 존재. 바로 김경자였다.


군에서 초코파이가 떨어질 일은 없었는데 한 번 초코파이 대신 오예스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 작은 변화에도 큰 물결을 일으키는 곳이 군대이니 만큼 아이들이 오예스의 맛에 빠졌었다. 먹는 것으로 고통을 주는 일만큼 악독한 것이 또 있을까. 굶기는 것도, 너무 많이 먹여 다 토하게 하는 것도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 비록 안 좋은 추억이 있지만 오예스와 초코파이는 만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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