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를 봤다. 대단히 충격적이다. 뉴스와 유튜브를 도배하는 어른들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어른이었다.

어른이란 무엇인가, 뭐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보는 중간중간 들판이나 보리밭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여준다. 나비의 날갯짓은 중력을 무시한 비행이다. 강하게 끌어당기는 지구의 엄청난 힘에 대항하는 나비는 힘은 없지만 저항을 하며 자신만의 비행을 한다.

그 모습이 어른 김장하의 모습처럼 보여서 울컥했다. 그는 국회의원의 청탁을 받아서 교사채용 부탁을 거절했더니 교육청에서 감사가 내려왔다. 그는 말했다. “비교적 깨끗하게 살아 왔다는 것. 그게 가장 큰 힘이었다.”

“옛날에는 약값을 기술료라고 해서 엄청 많이 받았거든. 나는 기술료보다는 수가를 줄이겠다. 내가 돈을 벌었다면 결국 아프고 괴로운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다. 다른 직업을 선택했더라면 내가 그 돈으로 호의호식할 수도 있었고 호화방탕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중한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어서 차곡차곡 모아서 사회에 다시 환원하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었다.”

영화는 초반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김장하의 표정이 점점 변하더니 영화가 끝날때는 밝아져서 끝난다. 감탄보다는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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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마니아로 찾아서 보게 된 중국 영화다. 처음에는 공포영화로 시작하더니 스릴러로 진행이 되고 드라마로 끝난다.

보기 드물게 너무 재미있게 봤다. 영화는 총 네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네 개의 이야기라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네 명이 기억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 마치 라쇼몽 같은 구조다.

초반 종이 인형(가위로 갈라서 가지고 노는 그런 종이 인형이 아님)에 눈을 그리면 살아서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가 무섭게 진행되지만 이건 네 명 중 한 사람의 시각이었다.

영화를 보면 슬프다. 영화는 욕심과 남아선호사상이 강하게 박혀있는 무지와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 의해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저지른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다가 반전을 준다. 공포로 시작하여 스릴러로 내내 진행되다가 슬픈 마무리로 끝내려는 찰나, 마지막 장면에서 돌아서면 그 예전 어린 시절로 둘 다 돌아간다.

꼭 쿵푸 허슬의 마지막 장면 같다. 주성치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첫사랑 황성의에게 다가가서 카메라가 한 바퀴 돌아가니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장면. 아주 좋았다. 행복하게 보였다. 어릴 때는 전쟁터라도 같이 놀 누나, 친구만 있으면 행복하니까.

훅 빠져서 본 공포영화를 표방한 드라마 ‘귀 종이 인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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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경을 내세운 아시아인들이 주인공인 미국식 코미디 액션 시리즈다. 삼합회 대장 가족을 위협하는 악랄한 빌런들에게서 미국에 있는 가족을 지키는 코믹 액션 시리즈다. 코믹이라고 해서 액션도 힘이 덜 하고 과장되고 뭐 희한하지만 머리를 자르는 장면도 있을 만큼 잔인하다.

모나크 고질라 시리즈도 그렇고, 이번 시리즈도 그렇고. 아시아가 미국의 드라마, 미드 시리즈의 중심으로 들어와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간의 흐름을 보면 한국은 겉돌고 있는 느낌이다.

모나크 고질라의 주인공들은 당연하게도 일본인들이다. 한국이 잠깐 등장한다. 포항이. 이상하게 나온다. 포항의 군부대의 지프카도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이 선브라더스는 삼합회의 이야기인 만큼 중국인들이 주인공이다. 여기에 한국이 등장한다.

그런데 불닭볶음면이 나온다. 불닭볶음면이 한국의 명물로 나온다. 여자 검사가 한국의 불닭볶음면을 생으로 계속 먹는다. 보면 알게 된다. 찜질방이나 한국인들도 나온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미국 영화판에서도 잘나가는 배두나 역시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어쩐지 레벨 문에서 갓 쓰고 나와서 스타워즈식 검술 하는 검객으로 소비가 된다. 갓 쓴 모습이 서구인들에게는 신선하게 받아들일지 모르나 오히려 우리가 보는 그 모습이 좀 이상하다.

고질라에 나오는 포항의 모습이 좀 이상하다. 선브라더스에 나오는 불닭볶음면이 좀 이상하다. 더 마블스의 박서준 역시 좀 이상하다. 이걸 비틀어 말하면 미국 사람들이 보는 한국 수장에 부르는 아메리칸 파이는 이상하고 웃음거리다.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

불닭볶음면으로 빌런의 얼굴을 문질러서 쓰러트린다. 그것도 생걸로. 하하하. 마치 이 정도로 한국을 등장시켜주면 한국인들도(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에 속하는) 많이 보며 좋아해 주겠지. 좋아요, 라이킷 부탁해.라고 하는 것만 같다. 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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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나온대서 본 거지 뭐 특별히 잭 스나이더 감독이래서 보거나 그런 건 없다. 액션에 몰빵한다는 잭 스나이더답게 거미 인간의 다리가 배두나 머리 가까이 갔을 때 확 슬로우로 바뀌는 건 플래시가 주먹을 휘두를 때 슬로우로 슈퍼맨이 천천히 피하면서 그런 장면이 많이 보인다.

배두나는 인터뷰 때 남자들만이 휘두르는 칼을 휘둘러서 좋았고 문인들만의 갓을 쓰고 나와서 괜찮았다는 말을 했다. 네메시스는 최고의 무사 내지는 엄청난 킬러? 같은 존재인데 사실 거미인간과 싸울 때 그 전투력은 - 이 영화 세계관 파트 1에서 최고들만 모이는- 그다지 멋지지 않았다. 광선검은 스타워즈의 오마주 같기도 하고 그 모습은 꽤나 멋있는데 그 후의 네메시스의 액션을 보면 좀 그래.

파트 1을 본 결과 질소 과자 같은 느낌이다. 굉장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서사가 너무 없네. 불러 모으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너무 없으니까 이 사람의 상태나 장점 같은 걸 알 수가 없다. 마치 저스티스 리그처럼 그저 대사로 이 사람은 이러쿵저러쿵해서 이렇게 되었네? 같다.

이 이야기, 이 광대한 서사는 분명 스페이스 오페라다. 듄이나 스타워즈처럼 인기를 가지려면 이야기를 마구 구멍 안으로 욱여넣어서는 안 될 텐데. 암튼 배두나 나온대서 봤다. 코라 역의 부텔라는 운동 많이 한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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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있는데 저 멀리 유조선이 보인다. 점 같던 유조선이 조금씩 커진다. 13살 딸이 유조선이 점점 이쪽으로 오는 것 같다며 시선을 떼지 않고 보고 있다. 다른 가족은 해안에서 태닝을 하고 책을 읽고 잠을 자는데 딸은 유조선을 보고 있다. 유조선이 크다며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어쩐지 유조선은 해안으로 오는 것 같다. 점점 커지더니 아파트 몇 백 채를 합쳐 놓은 것처럼 거대한 유조선이 해안으로 올라오며 강렬하게 영화는 시작한다.

이 영화는 아주 영리하다. 테러로 인해 인터넷이 전면 중단된 미국은 와이파이가 끊기면서 하나씩 망가지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상상으로 보게 된다. 유조선이 항로 장치가 고장 나서 바닷가로 올라오고 비행기가 추락하고 테슬라의 자동차들이 운전자 없이 몇 십대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부 가고자 하다가 엄청난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은 긴 영화 속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

그 속에서 휴가를 즐기는 줄리아 로버츠 가족이 점점 두려워하면서 이런 테러 현상으로 인해 망가지는 현대사회를 이야기할 때 영화를 보는 이들은 이 참극을 상상하도록 영화는 끌고 간다. 곧이어 이 장면 뒤에 어떤 일이 터질 것이다,라는 상상을 계속하게 한다. 음산한 음악과 주인공들의 대사, 연기력으로 관객을 홀린다.

영화는 마치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초현실적 공포를 느끼게 한다. 특히 사슴 떼가 와서 쳐다볼 때는 그 공포가 확대된다. 이 영화의 테러는 총 들고 와다다닥 하는, 밖에서 안으로 테러를 하는 옛 방식이 아니라 전자 펄스 같은 것으로 중요한 공급원을 끊는다. 즉 전기나 인터넷이나 전화망을 끊어 버려 내부에서 밖에서 퍼지는, 자기네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테러를 한다. 영화에서 이런 방식으로 국가 소멸을 꿰한 영화가 다이하드 4.0이 그랬다.

이 영화에서 테러의 주범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영화에서 나와서 읭? 했지만, 영화는 정말 영리하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한 주인공들이 연기력으로 조져 버리니까 빠져서 보게 된다. 얼마 전 카카오 먹통과 유튜브 먹통 때가 생각난다. 고작 몇 시간이었는데 난리도 아니었다. 영화에 서처럼 며칠만 먹통이 된다고 하면 현대국가는 정말 그대로 피폐해질 것이다. 그나저나 아예 방송국처럼 지어놓고 유튜브로 생방송하고 매일 그 시간에 영상 송출하는 곳들은 유튜브가 먹통 되면 어쩌나. 유튜브 먹통 한 번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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