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말만으로도 행복 충만한 이 시리즈는 정말 첫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1998년 세계적으로 메가히트를 친 우타다 히카루의 오토매틱 앨범의 ‘퍼스트 러브’와 '하츠코이' 두 곡으로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이렇게 노래로 영화를 만들어 흥행을 한 건 줄리아 로버츠의 ‘귀여운 여인’이다. 귀여운 여인은 너무 좋아서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요즘에도 케이블에서 하면 채널 멈춤 해서 또 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첫사랑 그녀와 헤어진 후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녀와 헤어지게 된 건 사고로 야에가 기억을 잃었기 때문이고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하루미치와 야에. 그러나 야에는 하루미치가 누군지 모르지만 그를 사랑하게 된다. 마치 첫사랑을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동안 각자의 가정과 생활이 있다. 야에는 중학생 아들이 있고 아들은 이혼한 전 남편과 살고 있다. 하루미치는 곧 결혼할 사람이 있다. 기억이 나지 않는 야에와 온통 그때의 기억만이 가득한 하루미치. 야에는 외모가 조금 변했을 뿐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에 하루미치는 야에에게 다가가려 한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과거의 이야기가 나올 때 우타다 히카루의 퍼스트 러브가 왕왕 나온다. 나도 우타다 히카루의 노래를 엄청 들었다. 조성모가 인기를 독차지할 땐데 그 사이로 우타다 히카루의 오토매택 앨범을 들었다. 정말 좋았다.

이 감독은 아마 이와이 슌지를 굉장히 좋아하지 않나 싶다. 과거 장면은 마치 하나와 엘리스, 오갱끼데스카를 보는 듯한 영상과 음악 때문에 착각마저 든다. 이와이 슌지를 답습하는 것 같은 화면이라 개인적으로 더 좋더라고.

현재의 야에는 드라이브 마이카의 주인공처럼 택시 기사다. 음악과 기억, 잊을 수 없는 추억,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없어진 말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첫사랑에 불행이란 없다. 첫사랑에 빠지면 온통 찌릿하고 전류는 그쪽으로 흐르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시가 되고 소설이 된다. 잠들 때 빼고 온통 불안하기만 한 우리에게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와 번갈아가며 같이 봐도 좋을 것 같다. 여기에도 수어가 가끔씩 등장한다. 둘 다 사랑을 표현하는데 온 마음을 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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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리틀 포레스트의 할아버지 버전 쯤 되려나. 주인공이 어린 시절 사찰에서 동자승으로 지내면서 배우고 먹던 자연의 보물을 혼자서 산속 마을에 살면서 지내는 이야기다.

주인공(사와다 켄지)은 작가로 편집장의 압박을 받지만 원고를 받으러 오는 미치코(마츠 다카코)에게 자연에서 채취한 보물을 가지고 깨끗하고 정갈한 음식을 대접하며 쓰지 못한 원고에 대한 잘못을 용서받는다.

이 영화는 나가노현의 싶은 산속 마을에서 입춘부터, 동지까지 12달 동안 자연의 변화에 그 속에서 나는 자연의 보물을 가지고 음식을 해 먹으며 지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일본의 나는 자연인이다 판이라고 소개하는데, 나는 자연인이다,를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비교하기는 좀 그래. 이 영화는 불교계의 음식을 먹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어서 고인이 된 방랑식객 임지호 요리사처럼 음식을 한다.

임지호 요리사의 매화차를 보면, 손님이 온다는 소리에 하루 전날 매화가 만발한 곳에서 매화를 딴다. 임지호는 그곳에서 하루를 묵는다. 매화는 해가 뜨기 전에 향을 잘 간직하기에 하루를 묵은 다음 이른 새벽 해가 뜨기 전 해무를 머금은, 욕심을 제거하고 소량의 매화를 자연에게서 빌린다는 마음을 지니고 딴다. 그리고 해무 머금은 매화를 구들 위에 올려 천천히 물기만 살짝 날려 차를 만들어 손님에게 내어준다.

이런 식으로 이 영화의 모든 음식이 진행된다. 몹시 정갈하고 깔끔하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풀과 열매를 먹을 만큼, 소량만 채취해서 조리를 해 먹는다. 인간이 먹는 음식은 삶과 죽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것에 대한 고찰이 있다.

숯불에 구운 토란을 먹고, 생강과 양하를 넣어서 뭉친 주먹밥을 먹고, 된장이 버무린 시금치와 죽순을 잘 삶아서 호로록 먹는 장면이 정감을 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주인공 사와다 켄지는 배우보다는 가수로 더 알려졌는데 일본에서는 일본의 데이빗 보위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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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유와 미를 구분할 수 있는 건 오직 얼굴에 난 점이다. 점의 유무 빼고는 모든 것이 똑같은 쌍둥이 유와 미. 아직 첫 생리도 하지 않은 파릇파릇 십 대 쌍둥이 소녀는 둘이 붙어 다니는 것이 좋다. 엄마는 돈이 두 배로 든다며 늘 잔소리고, 엄마가 그렇게 하는 것에는 너무나 좋은 아빠가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유와 미는 그래서 쌍둥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시험도 대신 치고, 식당에서 밥도, 극장에서 한 장의 표로 어째어째 들어가서 먹거나 관람한다.

나, 이 쌍둥이가 극장에서 보는 공포 영화도 봤다는 사실. 예전에 리뷰를 했을 텐데. 태국 공포 영화는 무섭지만 대부분 슬프다. 내가 본 태국 공포 영화는 그렇다. 머리만 동동 떠다니는 태국 귀신도 참 힘들어.

영화 속에서 다마고치를 해서 뭐야? 도대체 언제야? 했는데 영화 속 배경은 1999년이다. 그래서 이 순진한 쌍둥이는 세계 종말의 뉴스를 보고 할머니 이름으로 외상 해서 비상식량을 엄청나게 사 왔다가 엄마에게 혼나는 그런 십 대 소녀들이다.

반짝반짝 상큼한 과즙 같은 유와 미, 이 쌍둥이 중 유가 마크라는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마크를 만나는데 유 대신 미가 나갔다가 물에 빠지기도 하고, 마크는 쌍둥이 악마에게 속는 기분이 이런 거라며 즐거워한다.

커플이 친해질수록 쌍둥이는 조금씩 멀어지고 마크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과연 이 쌍둥이는 어떻게 될까.

영화 속 모든 배경이 전부 예쁘다. 학교며, 동네며, 강이나 가정집 모든 배경이 아주 예쁘다. 점 빼고는 모든 것이 똑같은 유와 미의 다른 점을 알아가는 마크. 파릇파릇 십 대 성장 스토리는 나라를 막론하고 재미있다. 모든 일들이 재미있고 평범한데 생리를 겪게 되고 사랑을 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이야기 ‘유앤미앤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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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해가 구름 저 너머로 숨어 버려 흐리고 쎄 하다. 시멘트 바닥은 마치 표백된 것처럼 푸석푸석 새 하얗다. 딱성냥으로 쓱 그으면 그대로 불이 온 세상에 다 붙어 버릴 것처럼 마른하늘에, 마른날이다. 이런 날의 오전에 표백된 마당을 보며 컵라면에 팔팔 끓는 물을 부어 호로록 먹고 싶다. 그러면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느낌일 것 같다. 그 느낌은 천국이지 않을까. 천국을 몹시 알고 싶었던 알피.


라디오 헤드의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가 영화 초반에 흘러나올 때 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것을 제 자리로 되돌리고 싶었던 조슈아. 조슈아는 마야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공허한 자신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마야를 다시 만나는 것,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상실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오직 마야뿐이기 때문이다.


Radiohead -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https://youtu.be/6JDqZpIahoQ?si=9P8Tq-Ybadx-wHlV


키드 에이 앨범의 수록곡으로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아, 하는 그 기분을 크리에이터를 볼 때, 영화 안에서 라디오 헤드의 음악이 흐를 때 그 기분이었다. 마치 달의 뒤편 같은 앨범 키드 에이. 그런 느낌을 영화에서는 두 번째다. 처음은 톰 크루저의 ‘바닐라 스카이’다. 초반에 톰이 오픈 유어 아이즈 배경에도 흐른다. 다. 시. 제. 자. 리.로. 돌. 아. 가. 야. 한. 다. 는. 것이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 15세의 터프한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 녀석이 숲 속에서 홀로 며칠을 보낼 때 그의 곁에서 외롭지 않게 위로해 준 음악이 라디오 헤드의 ‘키드 에이’ 앨범이었다. 고독하고 고독할 때,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독의 끝에 다다랐을 때 고독을 받아들이게 된 15세의 다무라 녀석은 키드 에이 앨범을 들으며 그것을 깨닫는다.


탐욕에 가득 찬 저항도 없고 고통에 의한 굶주림도 없는 세상, 욕심에 찌든 사람들의 눈이 점점 따뜻한 자신들의 마음에 동화되어 가는 세계. 바로 알피가 알고 싶은 하는 세계, 바로 달의 뒤편 같은 세계, 바로 그런 형이상학적인 노래가 영화에 흐른다.


인간이 고독한 이유는 군중 속에 나의 편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의 가장 크나큰 고통은 여자가 사라지고 나면 고독의 빛이 당신의 몸 깊숙이 배어든다는 점이다. 조슈아는 마야가 떠난 후 진정한 고독을 알게 되었다. 라디오 헤드의 음악이 흐른다. 조슈아는 마야를 찾아야 한다. 마야가 살아있다. 마야를 찾으면 다시 되돌릴 수 있다.


이 영화는 사실 길을 찾아 떠나는 로드무비가 아닐까. 그 길이란 사랑하는 마야를 찾아가는 길이다. 조슈아는 알피에게 어떻게든 천국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다. 그래야 천국에 있는 마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알피가 눈물을 흘릴 때 조슈아는 알피를 꽉 안아준다. 알피에게 진정한 사랑을 알려주고 싶은 조슈아.


Am I going to heaven? 알피는 조슈아에게 묻는다.


그리고 조슈아는 알피에게 웃음이라는 걸 알게 해 주고 떠난다.


천국에서 만나자. 조슈아는 멀어지는 알피에게 말한다.


마지막 엔딩곡 한스 짐머의 ‘진정한 사랑’이 흐를 때 천국이란 사랑을 알고 있는 알피 네가 있는 바로 그곳이라는 것, 천국이란 사랑하는 것, 서로 모르는 너와 내가 만나 사랑하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라는 것이다.


True Love https://youtu.be/MrOMHLYcIyg?si=rYI7Gl141VuNZVxj Hans Zimmer


바닐라 스카이 버전의 라디오 헤드.  https://youtu.be/99Wn774kdeA?si=1V5UPFxIWx4Y6-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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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평민? 제목이 별로라 다시 바꾼 제목으로 영화가 나온 것이 ‘로마의 휴일’이었다. 희대의 천재 글쟁이 달튼 트럼보는 로마의 휴일 각본을 영화사에 판매할 때에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판다. 정부의 탄압 때문이었다.

당시 정부는 민주주의를 표방한다는 명분하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진보 성향의 각본가들을 탄압한다. 여기에 레이건 (당시 배우협회 회장) 대통령부터 당시 최고의 인기 배우 존 웨인, 로버트 테일러 등 많은 배우들이 정부 쪽에 서서 탄압에 가담한다. 하지만 그레고리 팩 같은 배우는 트럼보 같은 진보주의자들을 응원하며 반미활동 조사위의 만행과 정부를 비판했다.

자신들의 편에 섰던 판사가 뇌출혈로 사망하게 되자 정치 스캔들에 휘말려 감옥에 가게 되는 트럼보. 그때가 1950년 6월이었다. 감옥에서 수모를 겪으며 수감 생활을 하는 트럼보. 수감 생활은 힘들기만 하다. 그래도 클레오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서 두려움을 잊고 잠시 행복하다. 가장 운 좋은 불행아라고 말하는 트럼보.

할리우드의 천재 극작가 달튼 트럼보.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시작하는데. 달튼 트럼보의 이야기를 한 영화 ‘트럼보’는 정말 재미있다. 당시 여러 영화인들이 동료들을 정부에 고자질하여 달튼을 포함해 10명이 증언을 거부함으로 1960년대 초까지 영화계를 떠나야 했다. 이들을 ‘할리우드 10’이라 불렀다.

그러나 강력한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달튼 트럼보의 창작 욕구를 누를 수 없었다. 달튼은 수모, 고통, 고욕 모든 것을 짊어진 채 10개가 넘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존재가치를 증명해낸다. 좌절하고 쓰러지고 넘어져도 주저앉지 않았던 트럼보. 결국 그는 미국의 최고 극작가가 된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대한민국 탄생이래 난생 처음 겪는 탄압으로 폐지된 KBS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다시 방송되는 그날까지.



예고편

https://youtu.be/gnOOgJv4k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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