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에서 세계는 근래에 유행하는 평행우주나 다중우주에 대해서 부정한다. 부정한다기보다 1Q84년으로 들어와 버린 순간 1984년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세계가 된다.


최근 영화 ‘에브리띵~~~’이나 마블 시리즈 '로키’에서 말하는 다중 세계는, 1Q84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쪽에 1984년이 있고 이쪽으로 갈라진 가지에 1Q84년이 병렬적으로 나란히 진행되지 않는다. 다른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면 더 이상 1984년의 존재는 없다.


덴고에게도 아오마메에게도 1Q84년이라는 시간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오마메는 그 레일 포인트가 수도 고속도로 비상계단에서 내려왔을 때라고 생각했지만 장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문제다.


1984년에서는 덴고와 아오마메가 서로를 생각하거나 두 개의 달을 보며 그 오랜 시간 그리워하지 않는다. 성인이 되어서 길거리에서 옆을 지나쳐 간다고 해도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1984년은 그런 세계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당장 눈앞에 것에 매달리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세계일 뿐이다.


그러나 지금이 1984년이 아니라 1Q84년이기 때문에 아오마메는 덴고를 강하게 생각하고 덴고 역시 아오마메를 극도로 그리워한다. 하지만 1Q84년의 세계는 냉혹하다. 리틀 피플들이 아직은 힘을 내지 못하지만 그 힘을 막으려고 후카에리와 덴고가 힘을 합쳐 활자로 소설의 형식을 빌려 세상에 터트렸고 그 포인트의 전환이 아오마메가 후카에리의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교단의 집요한 추적 끝에 아오마메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덴고는 살아남는다. 만약 후카에리의 아버지를 죽이지 않으면 아오마메는 평소처럼 살아갈 수 있지만 리틀 피플의 비밀의 열쇠를 열어 버린 덴고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아오마메는 평생 덴고의 죽음 앞에서 속죄하듯 괴로워하며 늙어 가야 한다.


아오마메는 듣게 된다. 자신이 죽는다면 덴고는 그 사실을 알게 된다고. 아오마메가 덴고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알게 되며,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덴고는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영화처럼 만나게 된다. 사랑하는 이를 간절히 바라는 두 마음의 양극이 서로를 끌어당기게 된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이 간단하지 않은 세계, 아오마메에게는 1Q84년, 덴고에게는 고양이 마을(자신을 상실하는 세계)인 이 세계를 벗어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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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3-01-3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도, 여전히 아이큐84로 읽히네요.ㅎ

교관 2023-01-31 11:41   좋아요 0 | URL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