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가 주는 매력은 정말 굉장하다. 색채는 빛이 고통으로 빚어낸 것이라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고 괴테는 말했다. 정말 밖에 나가면 다양한 컬러가 온 세상에 꽃처럼 피어있어서 보는 맛이 있다. 컬러의 미학 1에서는 단색에 가까운 컬러의 아름다움을 말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905


컬러의 기묘함은 눈으로 보이는 컬러가 사진으로는 똑같이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야에 들어온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면 생각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컬러가 눈으로 보는 것만큼 사진으로 표현이 안 되기 때문이다. 카메라 안의 ccd라는 것이 아무리 발전을 해서 빛을 그러모아 jpg로 만들어도 인간이 눈으로 보는 것만큼의 색표현은 하지 못한다.


멋진 풍경사진에는 안 그렇던데요?라고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선 보이는 사진은 후보정 작업이 들어간 사진들이다. 디지털이 세상에 도래하기 전 필름 사진도 다 후보정을 했다. 명부와 암부에 스프레이를 칠하거나, 필름에 연필로 색을 일일이 넣기도 했다.


다양한 색채를 잘 볼 수 있는 것이 꽃이다. 꽃은 정말 각양각색이다. 문어도 자신의 몸을 오만가지 색으로 바꿀 수 있다. 게다가 문어는 모양도 자기 마음대로 바꾼다. 그래서 바다뱀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넙치로도 보이기도 한다. 속임수의 대가라고도 한다. 속임수는 문어의 특허라고 할 만큼 감쪽같다. 문어가 어떻게 속임수를 쓰는지 한 번 보자. https://youtu.be/TH3nUCzioNo

와 정말 끝내준다. 문어의 변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은 치열하고 잔인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자연 속에는 파란색이 없다. 파란색은 파랗게 보일 뿐 파란색이 아니라고 한다. 그건 문어도 마찬가지다. 문어가 파란색을 가지고 있다면 더 감쪽같이 변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말이다.


사진에서 컬러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사진작가가 니나가와 미카다. 한 번 보고 올까. https://brunch.co.kr/@drillmasteer/555


니가나와 미카의 사진을 보면 컬러가 보는 사람을 얼마나 기분 좋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컬러의 미학은 꽃이 지니는 수많은 컬러를 담아봤다. 꽃은 인간 생활에 전혀 쓸데없다. 그런데 아주 쓸모가 있어서 꽃이 있는 집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축하나 병문안을 갈 때에도 꽃을 들고 간다. 추모할 때 역시 국화를 놓는다.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 엘리스에도 환상적인 컬러가 관객들을 유혹했다. https://youtu.be/NQvUSAzUtWk

채도가 빠진 듯한데 진한 컬러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영화 속 미술이 돋보이는 건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이 그렇다. 미장센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도 고개만 몇 도 돌리면 아름다운 색채가 곳곳에 있다. 그러한 색채를 발견하고 기록하는 사람 역시 색채가 다양한 사람일 것이다. 하루키의 장편 소설에도 색채가 옅은 다자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소설은 마치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 첫 부분의 스산함과 위대한 게츠비에서 게츠비가 마지막에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데이지를 기다리는 부분의 분위기가 전반에 걸쳐 깔려 있는 것 같았다.


이 사진과 밑의 사진은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담았다. 빛과 그림자를 받는 부분에 따라 색채의 차이가 있다. 또 꽃과 꽃잎은 보색으로 대비를 이룬다. 그게 참 신기하다. 꽃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역시 아름다울 것이다. 인간이 죽고 나면 꽃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만.

조화(造花)로운 컬러의 조화(調和).


장미만 엄청 담은 포트폴리오가 있는데 찾기가 귀찮다. 장미가 흔하다 하지만 장미만큼 예쁜 꽃은 없는 것 같다. 너무 많고 흘러넘쳐서 자칫 대수롭지 않은 대접을 받는데 장미는 그래서 도도할 것 같아도 늘 우리 곁에 머무는 꽃이다. 근데 이 사진의 꽃이 장미가 맞나.


벌이라도 날아들면 더 좋은 사진이었을 텐데.


요즘 빨강 머리 앤을 다시 보고 있어서 그런지 붉은색을 보면 앤의 우당탕탕 대환장파티의 일상이 떠오른다. 여차여차해서 남자애 대신 앤이 집으로 오고, 직설적인 옆 집 아줌마가 와서 앤에게 못생겼네, 이런 애가 왔네, 이리 좀 오거라, 해서 앤이 뿔이 나서 아줌마도 뚱뚱하고 무례하다고 하면 기분이 좋겠냐고 시원하게 할 말 한다. 대신 마릴라 아줌마에게 혼나고 방에서 못 나온다. 방에서 나오려면 옆 집 아줌마네 가서 사과를 해야 하는데 앤은 죽어도 하기가 싫다. 그러다가 사과를 하겠다고 하며 마릴라와 옆 집 아줌마에게 간다. 거기서 뭐라고 했기에 옆 집 아줌마가 앤에게 홀딱 반했을까.


앤이 집으로 오면서 마릴라의 손을 잡는다. 그때 처음으로 마릴라는 움찔한다. 그리고 앤은 말한다. 집에 돌아간다는 건 기쁜 일이에요, 좌우간 내 집이에요, 아주머니 전 정말 행복해요.


앤의 가냘픈 작은 손이 자신의 손에 닿았을 때 마릴라의 가슴속에는 뭔가 따뜻하고 유쾌한 것이 끓어올랐습니다. 그것은 마릴라가 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어머니와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 몽고메리는 어쩜 이렇게 별 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별 거 있게 적었을까. 빨강머리 앤은 미드 시리즈도 재미있다. 보기 바람요.

그리고 사진으로 출력을 해 본다. 사진은 손으로 만져야 비로소 완성이다. 파일로만 존재한다면 그건 사진이라기보다 jpg 파일인 것이다. 다양한 컬러는 손으로 만져보자.


그런 의미? 에서 오늘도 내 마음대로 선곡 https://youtu.be/Y-u7KBjJdww 김광석의 '너에게'를 들어보자.

김광석의 '너에게'를 로이 킴이 같이 부른 버전이 있다. 김광석의 노래에도 꽃들이 잔뜩 나온다.


나의 정원을 본 적이 있을까

국화와 장미 예쁜 사루비아가

끝없이 피어 있는

언제든 그 문은 열려 있고

그 향기는 널 부르고 있음을

넌 알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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