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도 매킨토시를 좋아해서 작업실 내부를 보면 사과농장이다. 애플은 이미 우리 삶을 깊게 파고들었다. 이제 곧 안경이나 입는 옷까지 애플사의 기기가 들어간 물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 간에는 80만 원 정도의 맥북이 나온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그것이 사실이건 루머이건 매킨토시는 우리의 삶에 대한 질을 평균에서 높여주는 건 확실하다. 물론 돈이 많이 들긴 하지만.


하루키도 에세이에서 매킨토시에 대해서 글을 썼다. 에세이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원래 미국의 매킨토시라는 사과는 가장 저렴한 사과라서 샐러드를 해서 먹거나 잼 같은 걸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사과 매킨토시는 스펠링이 Mclntosh이고, 컴퓨터 애플의 스펠링은 Macintosh이다. 상표 관계로 철자가 조금 다르다고 하루키가 말했다.


상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스펠링을 다르게 만든 사람이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만들 때에도 픽셀과 아트라는 단어에서 픽사를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만들었을 때는 위기였다. 애플 사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사에서 쫓겨나기 전 83년에 자신이 만든 매킨토시 1호 ‘리사’를 들고 한국으로 온다. 누구를 만나러 오느냐 하면 바로 호암 이병철이다.

아이폰과 갤럭시는, 그러니까 애플과 삼성은 초반에 서로 죽기 살기로 물어뜯고 전투를 하던 사건을 생각하면 잡스가 호암을 찾아갔던 일화는 신기하기만 하다. 그 이야기를 하자면 몹시 기니까 궁금하면 검색하면 알 수 있다. 많은 곳에서 잡스가 호암을 찾아온 배경과 이야기를 많이 해놨기 때문에 검색하면 알 수 있다. 그때 호암은 젊은 잡스에게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았다고 한다. 잡스는 호암을 찾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서 애플사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리고 85, 6년도쯤 픽사를 만든다. 그때 회사에 조지 루카스 필름의 그래픽 부서에서 당시에 스타워즈에 삽입할 그래픽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천재 존 라세티를 데리고 오면서 픽사의 모양새를 갖춘다. 존 라세티는 당시에 디즈니 사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그래픽과 만화의 조합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잡스는 라세티와 손을 잡고 가장 먼저 한 작업이 ‘토이 스토리’였다. 토이 스토리가 나오기 전에 3D 단편 영화 ‘룩소 주니어’를 선보이게 되는데 평단에 반응이 좋았다.


이 룩소 주니어가 후에 픽사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등장하는 마스코트가 된다. 애기 애기 전등이 픽사 영화의 마스코트가 되었지만 디즈니사로 흡입되고 나서도 룩소 주니어는 언제나 픽사 영화 앞에 등장한다. 잡스는 우디와 버즈의 이야기 ‘토이 스토리’ 하나에 10년을 투자한다. 10년 동안 기술자들이 잡스 하나를 믿고 지치지 않고 척박한 애니메이션 세계에 3D 애니메이션을 위해 노력을 한다.


당신들이 창조해내는 우디와 버즈는 비록 생명이 없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지만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다. 세계의 아이들은 우디와 버즈를 좋아하게 될 것이며 언젠가 우리의 이 허황된 노력을 전 세계가 알아주는 날이 올 것이다. 잡스는 기술자들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신념을 전했고 우디와 버즈를 만드는 이들의 감성이 10년 동안 이어져 그들의 감성이 주인공에게 스며들었다.


잡스의 신념 하에 애니메이터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10년 동안 토이스토리에 매달리게 된다. 잡스는 자신을 믿어준 직원들을 위해서 10년간 월급을 꼬박꼬박 주었다고 한다. 잡스는 직원들에게 투자를 했던 것이다. 마침내 95년 ‘토이스토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미국의 평단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와 비교해가며 곧 망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사람들은 우디와 버즈를 보기 위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극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열광 그 자체였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픽사는 벌어들인 자본으로 토이스토리 2, 3을 제작한다. 잡스는 픽사를 디즈니사에 넘기게 된다. 그리고 다시 애플로 돌아온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고 아이패드를 만들었다. 디즈니사의 픽사 영화가 시작할 때 룩소 주니어가 등장하는 건 잡스와 디즈니의 약속이었다. 토이 스토리 3에는 멋진 대사가 우르르 나오는데,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바비가 이런 말을 한다.


Authority should derive from the consent of the governed, not from the threat of force!


이 대사는 분명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며 그 누군가는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토이스토리 3에서 마지막에 대학생이 된 앤디는 우디와 버즈를 두고 떠나게 된다. 우디는 일어나서 떠나는 앤디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So long partner


이 대사는 픽사가 떠나간 잡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루키의 작업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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