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 후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고 커피를 한잔 내려 받아서 마신 다음 집을 나섰다. 아내와 나는 집에서 밥을 같이 먹는 시간이 저녁시간밖에 없다. 둘 다 이 점 역시 불만이 없다. 저녁을 같이 먹어도 다른 집처럼 거창하게 국을 끓이고 밑반찬을 냉장고에서 전부 꺼내서 접시에 담아두고 하얀 쌀밥을 갓 지어 내어서 식탁에 앉아서 먹는 그런 류의 식사를 하지 않는다.

 

 

고작 해먹어봐야 샐러드 정도다. 냉장고에는 코스트코 같은 대형마트에서 사 넣은 치즈가 한가득 있고, 나토와 고구마를 하루하루 삶아서 두고 방울토마토가 떨어지지 않게 냉장고에 들어있을 뿐이었다.

 

 

두 사람 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니 칼로리 섭취는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옴으로 집안에서 떠들썩하게 식사를 하지 않았다. 아내가 집에 들어올 시간이면 나는 먼저 퇴근을 해서 스타세일러의 노래를 틀어놓고 소설이나 산문집을 읽고 있었다.

 

 

소설은 소파 위에 여러 권 있는데 집에 들어와서 샤워를 한 후 눈에 띄는 책을 집어 들어서 읽는 편이라 집중해서 읽어야 할 소설들은 아니다. 번개를 맞는 사람의 이야기나 대도시에서 생존하는 남녀의 단편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식탁 위에는 큰 유리그릇에 덜어서 먹을 수 있게 샐러드를 드레싱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꺼내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냉장고를 열어서 꺼내 먹거나 집으로 들어올 때 밖에서 구입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음식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와인이 떨어지지 않게 싸구려 와인을 많이 재어놓고 홀짝이고 있으면 아내가 집으로 들어온다. 아내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물기 어린 머리를 한 채 식탁 위에서 와인을 마시며 그날의 소소로움을 이야기해 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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