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옆의 아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의 얼굴을 매만져 주었고 볼에 입맞춤 해주었다.

“으응, 당신 또 그 꿈을 꾼 거예요?”

나는 응,라고 대답을 하고 땀에 젖은 속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했다. 총에 맞아서 죽는 꿈을 언제부터 꾸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혼자 살 때에는 꿈을 꾼 후에도 다시 잠들었지만 결혼을 하고 난 후에는 꿈을 꾸고 나면 으레 속옷은 땀에 절어 있었고 땀에 젖은 속옷을 입고 아내 옆에서 다시 잠들기가 싫었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다 보면 그 시간이 새벽이든, 아침이든 잠에서 완전하게 깨어나게 된다. 샤워를 하면서 흘린 땀의 잔재를 비누칠과 함께 하수구 구멍에 쓸어버린다. 하수구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비눗물을 보면서 조금씩 하루하루 빠져나가는 내 삶의 작은 부분을 본다.

 

 

아내와 나는 3년 전에 결혼을 했다. 아직 아이는 없다. 아내는 회사를 다니다가 일 년 전에 그만두었다. 사내에게 여사원들의 손톱을 취미로 다듬어 주다가 본격적으로 배우더니 회사를 뛰쳐나와서 지금은 네일숍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곳은 백 퍼센트 예약제로 운영이 되는 곳으로 아내는 늦은 밤까지 손님들의 손톱을 다듬어주다가 들어왔다. 그 일이 자신과 맞는지 늦게 끝나서 집으로 와도 늘 재미있어했다.

 

 

“오늘은 정말 손톱이 못생긴 손님이 왔는데 제가 하는 관리 시스템을 받아 보더니 1년 치를 예약하던걸요”라며 웃었다. 나도 그런 아내의 즐거움에 불만은 없다. 나는 아내보다 늘 일찍 일어난다. 꿈 때문이기도 했지만 총에 맞아서 죽는 꿈을 꾸기 훨씬 이전의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했을 당시에도 나는 주말에 일찍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양치질을 하고 로션을 바르고 가족들을 대했다.

 

 

친구들은 왜 가족들 앞에서 마저 그러냐고 했지만 나는 그게 편했다. 자면서 콧등에 쌓인 지성의 기름이 보기 싫었고 부스스한 내 상태가 단지 싫었던 것뿐이었다. 살아오면서 그 습관이 쌓이고 쌓여서 하나의 체재를 이루었다. 아내도 일어나서 말끔한 모습의 남편이 옆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나쁘지 않다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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