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주치는 고단한 택배기사가 있다. 늘 웃는 얼굴이기는 한데 그 웃음이 마치 뾰족한 무엇으로 얼굴에 홈을 파내서 가만히 있어도 그렇게 보이게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웃음이다. 그 택배기사를 한 단어로 표현하지만 낭창낭창이다. 마르고 검고 자신만큼 큰 우편물을 들고 위태롭게 배달을 한다. 앞으로 굽은 등 때문에 곧 넘어질 것 같은데 넘어지지는 않는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기사의 얼굴의 웃음은 잠이 들어도 조커처럼 요만큼 웃으면서 잠들고 그런 얼굴로 잠에서 일어날 것만 같다. 배달을 하느라 바쁜 그가 나와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는 것은 예전에, 오전의 빵집에서 신선한 샌드위치를 2개 사들고 나오다 그에게 하나를 건넸다. 지금 먹으면 신선함이 느껴져요,라는 말과 함께

 

하늘은 같은 색으로 여기에서 저어기까지 이어졌고, 고혹적인 한복의 고름 같은 구름이 있어야 했지만 전혀 없는,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의 색 만이 가득한 하늘이 펼쳐진 날이었다. 그리기에 미쳐있는 작은 요정이 빨리 나타나서 하늘에 채색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날이다

 

그런 하늘 밑을 다니는 수많은 사람 중에 유독 고단한 택배기사가 유리창 밖으로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전 일찍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옷 가게 앞에서 불안한 웃음을 한 채 전화를 하고 있는 고단한 기사가 만약 나와 눈이 마주친다면 시원한 커피를 한 잔 권하고 싶다

 

거의 매일 마주치다시피 하는 고단한 택배기사를 보다 보면 저 사람에 대한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강렬함이 코밑에 난 퉁퉁 불은 여드름을 짜고 싶을 만큼 든다. 양쪽 손톱으로 꾹 누르면 시원하게 터질 것처럼 강렬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든다

 

택배기사는 거의 말이 없다. 늘 비슷한, 조금 모자라는 웃음을 얼굴에 박아 놓은 채 그날의 물량만 배달을 할 뿐이다. 한 번은 그가 어떤 사람에게 욕을 듣는 장면을 나는 보았다. 그때에도 그는 그 판에 박힌 웃음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욕받이가 되어 있었다

 

그는 어딘가에 끊임없이 전화를 해서 이름을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자신의 이름을 들어보지는 못한다. 늘 택배아저씨, 기사 양반으로 자신이 불린다는 것을 안다. 택배기사들의 전유물인 그 흔한 선글라스도 쓰지 않았다. 죽여버릴 듯 내리쬐는 강한 해가 떠 있는 여름에도 그는 선글라스 없이 그런 얼굴에 그런 웃음이다

 

회사에서 받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한 청승이 도사리고 있어서 오랫동안 그와 함께 머물러 있지 못한다. 청승은 그에게 붙어있는 낭창낭창에게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은 늘 먼지와 때로 조금은 플라스틱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기가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빠져나가 버린 것 같다

 

특별히 그런 손이라도 불편한 것은 없다. 특별히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도 불편한 것은 없다. 다리가 낭창낭창 움직이고 시간 내에 배달을 하면 그의 삶이 어떤 무엇인가로 채워지는 것이다. 트럭의 뒤 바퀴로 가서 엎드려서 자동차를 끙끙거리며 건드렸다. 일어났을 때 그의 손은 검은 기름이 묻어서 더러워졌다

 

바지에 대충 닦은 그가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어 놓은 채 내가 건넨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을 봤다. 그때 얼굴에 붙어 있던 그 모자란 웃음을 떼어내서 차에 내려놓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는 오늘도 수줍게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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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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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이거그리는데마우스로한시간이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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