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청명한 공기가 가득한 날에는

눈을 감아도 바로 어두워지기 않고

잔상이 하얀 빛으로 남아서

몇 번 이리저리 흔들리다

앗 하는 순간 검게 변한다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해봤니

라는 가사처럼

청명한 날에 데자뷔처럼

상실의 상태에 빠져들곤 한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따라다는 하얀 빛

나비 같은 하얀 빛

러시아워의 혼잡 속에서 나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걸음을 멈춘 채 눈을 감는다

나는 혼자일까

5초 동안에 많은 일이 일어난다

이를테면 사념이 짙고 궤변적이고 모호성이 많은 일들

하얀 빛은 그것들을 동반한다

성실하게 말하려고 할수록 불성실한 하얀 빛이 그것을 방해한다

입구로 들어왔는데 출구가 없다

인간의 본질은 복합성에 있다는데,

대상은 객체가 아니라 신체 속에 에워싸인 주체에 있다는 말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하고 또 고민한다

저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살아가라는 소리

어쨌든 살아가라는 소리가 하얀 빛을 동반한다

나비 같은 하얀 빛 사이로 소리는

그것뿐이라 말한다

이것은 단지 사소한 일일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