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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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편견이라는 평원 위로 날아오르려는 새는 강한 날개를 가져야 해요.

약한 새들이 상처 입고 지쳐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지상으로 낙하하는 모습은 서글픈 광경이에요.

p174

피아니스트 라이즈 양

그녀는 에드나의 생각을 꿰뚫어 본다.

에드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누구를 사랑하는지를 알고 있다.


라이즈는 독신으로서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인물이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관습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남편 퐁텔리에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정을 소홀히 하는 에드나에 대해

상담을 받는다.

그 의사는 에드나가 지적인 척하는 신여성들과 어울리지 않았느냐를 묻는다.

이런 한심한 인간들

여자를 한 인격체가 아닌,

남편에게 순종하고, 집안일 잘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면 되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으니....


에드나는 꿋꿋하게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한다.

여동생의 결혼식에도 참가하지 않았고,

남편이 출장간 사이 '비둘기 집'으로 불리는 자신만의 공간으로

이사를 간다.


알세 아로뱅이라는 인물에 살짝 본능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녀 머릿 속에는 온통 로베르 뿐이다.

그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을 라이즈 양에게서 듣고

그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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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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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자신이 알던 이전의 아내가 아니었다.

즉 에드나가 세상 밖으로 나설 때 차려입던 옷처럼

자신을 포장하던 거짓 자아를 매일 벗어던지고 자기 자신이 되려한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P122


에드나와 로베르의 하루.

미사를 드리기 위해 섬에서 배를 타고 나와 보낸 하루.

그랜드 아일에서 있었던 이번 여름의 일들은

에드나에게는 다른 여름과 분명 다르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전의 자신과 현재 자신이 다르다는 사실을......


에드나는 사랑이라는 열병에 빠진 것이다.

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에드나와 로베르는 분명 전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으리라.....


멕시코로 떠난 로베르와 휴가를 마치고 뉴올리언스로 다시 돌아온 에드나.


에드나는 분명하게 전과 달라졌다.

화요일마다 손님을 맞이했던 일을 등한시했고

가정을 돌보는 일보다 그림을 그리는 일에 몰두하는 등

마음 내키는 대로 외출하고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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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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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텔리에 부인은 우주 속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하나의 개인으로서 자신이 자기 내면과 주변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다.

P 61


아직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확립되지 않았던 19세기 후반 미국의 남부 지방

그 당시의 여성은

자식을 우상처럼 따받들고, 남편을 공경하며,

한 개인으롯의 자신을 없애고

가정의 수호천사가 되어 날개 펼치는 걸 신성한 특권으로 여겼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 에드나 퐁텔리에는

미묘하지만 자신의 내면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두 아이의 엄마, 퐁텔리에의 아내로서 살아온 에드나

너그러운 친절과 한결같은 헌신을 보여주는 남편

그러나 그녀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눈물을 흘린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되었다.

행복하고 완벽한 삶처럼 보여지지만

마음 한가운데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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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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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우사미 마코토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로 만났던 '어리석은 자의 독'은 나에게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한 방을 날려준 소설이었다. 이번에 읽은 '전망탑의 라푼젤' 역시 묵직함이 있는 작품이다. 아마도 그것은 아동 학대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설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전개함으로써 몰입감을 더욱 높게 만들고, 뭉클함을 주며 이야기를 끝낸다. 이 작품은 2019년 '책의 잡지가 선정한 베스트 10'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 제33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최종 후보작으로 오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감을 주었다. 제목의 라푼젤은 그림 형제의 동화 라푼젤을 연상시킨다. 탑에 갇혀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살았던 동화 속의 라푼젤이 소설 속에서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도 궁금하다.



소설은 크게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동 상담소 직원 유이치와 아동 지원 센터의 시호가 이시이 집으로 소타의 행방을 확인하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배경인 다마가와시 남부 지역은 유흥 도시로 추잡하고 혼란스러움이 가득하고 빈곤, 황폐, 폭력 등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곳이다. 이곳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가 세웠다는 전망탑이 있다. 두 번째는 열여덟 살의 카이와 나기사, 일곱 살 남자 아이 하레의 이야기이다. 카이는 필리피노로 놀림받으며 어릴 적부터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며 살아왔다. 나기사는 어느 누구보다 가장 큰 아픔을 갖고 있는 소녀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지옥 같은 이곳을 떠나기로 한 두 사람 앞에 창고에 쭈그려앉은, 초라한 행색의 어린 아이가 보게 된다. 말 못하는 아이에게 하레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보살핀다. 왜 하레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것일까? 세 번째는 불임 치료를 받는 이쿠미와 그녀의 남편 게이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간절히 아이를 갖기 원하는 이쿠미. 이들 부부의 건너편에 사는 어린 아이. 이쿠미는 늘 아버지에게 혼나고 어머니도 신경쓰지 않아 바깥을 어슬렁거리는 어린 아이를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



세 가지 이야기는 '아동 학대'라는 공통된 화제로 연결된다. 소타와 하레 그리고 이쿠미의 건너편에 사는 어린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학대와 방치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며, 친오빠에게 어릴 적부터 성폭행을 당한 나기사 역시 부모의 방치에서 오빠의 학대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서로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있는 세 이야기는 어느 순간 다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연결선상에 놓이게 됨을 알고 깜짝 놀란다. 세 이야기가 이렇게 연결될 줄이야. 그리고 소설은 결말로 향하며 작가 우사미 마코토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메시지를 읽게 된다.



그림 동화 속에 등장하는 라푼젤은 나기사에 의해 재구성된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카이와 나기사를 찾아온 하레에게 나기사는 말해 준다. - 라푼젤은 불쌍한 아이를 보면 자기 머리카락을 내려서 탑 위로 끌려주며, 탑 꼭대기에 올라가면 그뒤로는 아무도 데려갈 수 없기에 불쌍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장소라고.... 나기사 자신도 지옥 같은 곳에서 학대를 당하며 살고 있지만 언젠가 라푼젤이 자신을 끌어 올려 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살았던 것이다. 나기사에게 이런 희망이 없었다면, 전망탑의 라푼젤이 없었다면 아마 하루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아동 학대..... 소설 속에서 가해진 아동 학대도 그렇지만 아동 학대는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며, 아동 학대의 가해자는 대부분 아동의 부모라고 한다. 소설 속의 이시이와 소타 부자의 이야기는 가장 충격적이다.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며 살았던 이시이가 어른이 되어 자신이 겪었던 불행을 다시 아들에게 안겨주었던 것이다. 잘못된 행동임을 부모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잘못된 생각과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학대는 우리 사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숙제임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누구보다도 가장 큰 아픔을 지닌 나기사이지만 그녀는 어린 하레를 따뜻하게 품어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나기사는 그 도시를 떠나지 않고 가게를 운영했으며 어린이 식당을 열었다. 나기사가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전망탑의 라푼젤이 언젠가 자신을 불행으로부터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기사에게 라푼젤은 과연 누구일까? 그녀를 구하다가 죽은 카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폐창고에서 떨고 있는, 말 못하는 하레에게 나기사와 카이가 라푼젤이었으며. 소타에게 라푼젤은 이쿠미였을 것이다. 작가 우사미 마코토는 아동 학대라는 고통을 안겨 주는 것도 인간이지만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인간의 사랑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망탑의 라푼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식 변화와 관심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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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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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표지를 장식한 어마어마한 수상들을 보면서이다. 제153회 나오키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 서점 대상 등 일본 3대 문학상을 동시 석권한 전대미문의 걸작. 거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심사평 -'내가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이 한 몫을 더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흥미진진한 소설일까?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욱 이 작품이 끌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뭔가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을 것이고 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인물이 나와 사건을 진행시켜 나가겠지..... 나름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야기가 기존에 내가 읽었던 미스터리 작품들과는 완전 성격이 달랐다. 뭐랄까 할머니가 옆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1975년 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1975년 대만의 총통 장개석의 사망을 시작으로 하고 있다. 열일곱 살의 예치우성은 그해 할아버지 예준린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채 죽어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할아버지 예준린을 왜, 누가 죽였을까? 형사도 밝히지 못하는 범인.... 손자 치우성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마음속에 둔채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고자 한다. 이 소설을 미스터리 작품으로 말하는 이유는 아마도 할아버지 예준린의 미스터리한 죽음 때문일 것이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들.... 치우성은 과연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열일곱 살의 예치우성이다. 치우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의 가족들, 학교 친구들, 치우성의 첫사랑 마오마오와의 연애, 군대 생활, 직장 생활..... 치우성의 이야기는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몰입감도 최고다. 이 소설은 삼 대에 걸친 이야기다. 할아버지 예준린의 삶. 그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살짝 중국 근현대사를 알고 읽는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중일전쟁, 국공내전, 대륙을 떠나 대만에 정착한 예준린의 대륙에서의 행적.... 그리고 아직도 대륙에 살아있는 할아버지 예준린의 의형제 마 할아버지로부터 듣는 치우성이 알지 못했던 할아버지의 행적들....이야기는 전혀 지루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할아버지 죽음에 다가간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현재 우리의 상황과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그래서일까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심리에 충분한 공감을 느끼며 읽게 된다. 본토로 돌아갈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국공 내전으로 전쟁과 상관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할아버지 죽음은 결국 중국의 아픈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우성의 10대 시절은 삶의 희로애락을 다 겪은 것 같다. 이런 성장통을 겪으며 어른이 된 치우성. 아버지, 할아버지와 다른 모습으로 멋진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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