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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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원숭이, 사자, 고래 등 수많은 동물을 30여년 간 연구한 동물학자가 인간과 야생 동물이 공통적으로 행하는 10가지 의례를 탐구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 : 케이틀린 오코넬
✅️번역 : 이선주
✅️출판 : 현대지성

전쟁 관련 책들을 보면서 잠시 인간혐오에 빠졌던 나를 건져낸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혐오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그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인간이 있기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짚어주신 인친 님…

다른 하나는 "살아있는 생명체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고귀한 재능이다."란 찰스 다윈의 명문장을 빌려 인간이 인간을 사랑해야하는 이유를 일깨워준 이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의례를 함께할 때 심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인사를 해야하며, 함께 행동해야 하고, 기다리지 말고 주도적으로 구애해야 하며, 선물로써 감사함을 표현해야 한다.

또한 엔도르핀, 옥시토신의 분비를 돕는 음악과 언어로서 소통해야 하며 몸짓 언어를 파악해 원만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제대로 잘 놀줄도 알아야 하고, 이별의 슬픔으로부터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애도 의례를 행해야 하며, 스스로를 잘 돌보기 위해 좋은 습관들을 만들고 여행도 해야 한다.

현실에 매몰돼 나 자신을 위해 정말로 해야할 것들을 잊고 살진 않는가. 슬프게도 난 그랬다... 세상만사 다 맘에 안 들고, 비뚤게 보고, 나 자신을 보살필 줄 몰랐던 요즘을 반성한다.

이제 그만 정신차리고 할 거 해…

📚"잃어버린 의례를 되찾는 순간,
삶은 훨씬 평화롭고 충만해진다."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는) 죽은 친구 바로 옆에 서서 냄새를 맡고 만져보면서 함께 탐색했다. 이들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갔다. 절대 죽은 친구를 혼자 누워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앗다. 갈 때마다 각자 주기적으로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어주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죽은 친구의 몸에는 최소한 5밀리미터 이상 두께의 흙이 덮였다. -p.240~241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함께라면 정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헬렌 켈러

📚"우리는 늙어서 놀지 못하는 게 아니다. 놀지 못해서 늙는다." -조지 버나드 쇼

#도서협찬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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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인입니다 - 전쟁과 역사와 죄의식에 대하여
노라 크루크 지음, 권진아 옮김 / 엘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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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독일어 원제는 하이마트(Heimat)로 맨 처음 우리의 존재를 형성하는 장소, 한 세대의 감수성과 정체성이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장소를 말한다. 정신적 뿌리가 되는 곳이랄까.

저자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의 당사국인 독일 태생으로서 죄책감을 느끼고 물려받은 죄(독일인들이 '원죄'를 칭하는 말), 다른 세대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하는 한편, 자신들이 받은 교육의 빈 곳에 의문을 품었다.

이를 테면 수만 명의 독일인들이 나치 정권에 맞서다 죽었단 사실이나 국가의 가사조차 배우지 않는 것. 그리고 누구나 나치가 될 수 있었던 시절에 대한 가족의 함구까지…

📚"독일인은 독일에서 한 발짝 떨어지자마자 단박에 자신의 근원이자 뿌리이자 고향인 ‘하이마트’에 대해 혼란스러운 감정과 마주해야 한다. 국적이 독일이라는 대답에 바로 ‘하일 히틀러’라는 무신경한 농담을 던지는 사람들, 혹여나 대화 상대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가 아닐까 싶어 영어 발음에서 독일 억양을 지우려는 일상적인 노력들. 그들은 괴테나 실러를 낳은 아름다운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조차 갖지 못한다. 독일인들은 11학년 때 이미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을 분석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아야 하고, ‘영웅’ ‘승리’ ‘긍지’라는 단어 사용은 삼가고 최상급은 피해야 하며, 오래된 민요들도 배우지 못한다"

자신의 하이마트를 찾고싶었던 저자는 결국 가족들이 말하지 않거나 그들조차 모르는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기억과는 다른 가족사, 나치당에 입당했던 할아버지의 행적을 마주하다 보니 무거운 내용임에도 마냥 무겁지 만은 않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뉴욕파슨스 디자인스 부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역사 자료와 일러스트, 콜라주, 만화 등을 활용하여 미적으로도 빼어난 스크랩북 형식의 그래픽 노블로 엮어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용면에선 높은 평가를 줄 만큼 깊이 공감하진 못했는데 만듦새만큼은 탐날 만한 듯.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독일군 자녀가 늘 고민했던 문제가 "아빠와는 절대 정서적으로 가까워질 수가 없다"였다는 것…

희생자였던 유태인의 자녀도 그랬겠지. 세상에 가족만큼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가 없거늘,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족을 떼어놓을 뿐인 전쟁을 대체 왜 하는가. 수많은 관계와 목숨을 희생시켜도 되는 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를 봐도 현재를 봐도 인간 참 필요악인 듯.

죄 지은 놈들은 뉘우치질 않는데 그들의 후손이란 이유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대단하다기보단 안쓰럽다.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죄책감에서 해방되기를...

#도서협찬 #나는독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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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시대 -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니라 진심으로 지쳤을 뿐이다
로라 판 더누트 립스키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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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은 '거대한 폭풍'은 영원하지 않다. 그렇다고 내게 닥칠 마지막 폭풍은 물론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폭풍이 들이닥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을 피워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서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다. 이런 불 (우리가 쌓아온 일상과 습관과 인간관계와 대처능력)이 있으면 내리는 비를 홍수가 아니라 거름으로 볼 수 있다." #팀페리스

현대인은 다양한 요인으로 과부하 상태에 이르는데 스스로 알아채긴 어렵고, 알아챈다 해도 현실에 쫓겨 잊어버리기 쉽다.하지만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 심한 경우, 세상을 살아갈 능력까지 잃어버리기 때문에 꼭 해소해야 한다.

이 책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외상치유계최고 권위자가 현대인을 갉아먹고 있는 과부하 상태, 즉 '피로감'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수면 부족이나 정크 푸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심각해진 외로움 등이 현대인의 피로 원인이란 얘긴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전염병, 기아, 전쟁으로 인한 상실 등의 환경적 요인이 다음 세대에게 과부하에 걸리는 성향을 물려주고, DNA에도 영향을 미친단 사실은 좀 충격적이었다.

참고로 무의식적인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자가치료와 약물 남용, 해로운 양육 방식, 폭력 등으로 고통이 성인에게서 아이에게 직접 전이된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늘고 있다고.

저자는 이처럼 우리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유전적 원인이나 환경적 원인에 집중하면 피로감만 극심해질 뿐이라며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사소한 것에 집중하라고, 개인 영역을 통제할 수 있어야 집단 영역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해결책 6가지를 제시한다.

✅️ 해독
: 삶에서 해로운 독소 (술, 약물, 설탕, 카페인, 니코틴, 가공식품, 각종 디지털 화면)을 없애거나 제한하고 물을 많이 마셔라. 한번에 하나씩만 실천해도 충분하다.
✅️ 호흡 관찰하기
: 과부화 해소 및 완화에 가장 효과적이다. 명상 또는 요가를 해보자.
✅️ 적극적인 자세
: 머리, 몸, 마음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쓰는 건 언제나 유익하다. 일단 운동을 최우선에 두고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한 루틴을 만들어 보라.
✅️ 좋은 잠
: 잠이 부족하면 독소를 제거하고 뉴런 경로에 쌓인 체액을 청소하는 뇌가 제기능을 못한다. 숙면이 어렵다면 수면 센터 등 외부에 도움을 구하고 계획적으로 정해 놓은시간에 잠을 청하라.
✅️ 밖으로 나가기
: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마음이 정화되는 효과가 있다. 잠시 바깥의 나무와 나뭇잎 사이로 새어드는 햇살을 보기만 해도 신경계가 조절되고 활력이 생긴다.
✅️ 동물과 시간 보내기
: 생리적으로도 활력이 생기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며 베타엔도르핀과 옥시토신과 도파민 수준이 높아진단 사실이 입증되었다. 동물들과 교감하며 활력을 되찾아라.

이밖에 수많은 원인에 상응하는 해결책들을 다양한 사례(저자의 일화 포함)를 들어 처방해주니 본인의 상태를 진단해보고 싶다면, 무기력감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해보길

#도서협찬 #더퀘스트 #과부하시대 #번아웃 #우울증 #무기력 #피로감 #읽고싶어질지도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삶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의지야말로 자존감의 원천이다"-p.21

📚"온전하다는 것은 완벽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깨진 부분도 오롯이 수용한다는 뜻입니다."-p.104

📚"자기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을 '줄이고', 지탱해주는 일을 '많이'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과부하가 줄어들고 균형감과 안정을 찾고 다가올 일을 탐색할 여유가 생긴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에게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는 힘이 내 안에 남으면, 나중에는 노력을 적게 해도 된다."-p.110

📚'무엇에, 언제, 어떻게 관심을 보일지 의식적으로 고민하면서 집중하는 태도야말로 과부하에서 벗어나는 가장 핵심적 방법이다."-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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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만화라서 더 재밌는 역사 이야기 1
살라흐 앗 딘 지음, 압둘와헤구루 그림 / 부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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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멍청이...같은 우두머리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스물 네 번의 전쟁 (기원전 333년의 이소스만 전투부터 십자군 전쟁, 미국 독립전쟁, 2차 세계대전,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을 만화로 알려주는 책이다.

소위 '역사 덕후'라는 저자가 펨코라는 커뮤니티에 연재할 당시 누적 조회수 100만을 넘길 정도로 인기였다더니 과연 드립력이 남다르다. 난 역사 무지렁이라 판단불가지만 팩트체크도 훌륭하다고.

내용만 보면 남녀노소 누가 봐도 좋을 책인데 대사나 드립이 간혹거칠다보니 (요즘 애들 욕하는 거 들어보면 이 정도는 욕도 아니겠지만) 아이들이 보는 데는 지도가 필요하겠고, 성별에 따라 호불호도 꽤 갈릴 듯하다.

지도자들은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단 생각이 들 정도로 역사상 정말 이해 안 되는 판단, 막무가내식 전진이 많았는데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이 예상치 못할 기동을 하겠답시고 굳이 북해로.. 영국을 한바퀴 돌아서 퇴각하려한 게 지금까지도 이해가 안 된다.

십자군 전쟁,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 전쟁의 맥락은 확실히 알게 됐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계속될 것이란 사실 역시 절감했으니 마지막 책장을 덮는 마음이 무겁다.

게다가 이제는 눈 먼 지도자만 욕할 수도 없다. 우리 손으로 그 자리에 세워준 거니까. 이 대목에서 제가 지금의 대통령에게 투표했단 얘기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한때 나라를 구할 뻔했던 삼프로tv를 보고도 (안 봤어도 안 뽑았지만) 그런 표를 행사할 만큼 멍청인 아니거든요. 하아…

다음엔 제발 잘 뽑자요.

#도서협찬 #부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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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시간표 전쟁 - 제1차 세계대전의 기원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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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권위있으면서 논란도 가장 많다는 역사가가 '제1차 세계대전은 기차 시간표에 따라 시작되고 진행됐다'고 주장한 책이다.

저자 : A.J.P. 테일러
번역 : 유영수
출판 : 페이퍼로드

📚19세기 후반의 문명은 확실성과 그에 따른 안전이 쭉 지속되리라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가장 분명한 예가 기차 시간표다. 기차 시간표 덕분에 사람들은 한 달 뒤 혹은 일 년 뒤에 어디에 있을지 분 단위까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었다.-p.12

당시 유럽 강대국의 실전 경험 없는 전략가들이 이 말도 안 되는 믿음에 눈이 멀어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다 의도치 않게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초래했단 얘긴데 솔직히 이 책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 주장은 이거다.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면 그런 사건에는 엄청난 원인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찾아내려는 것이 요즘 세태다. 그러나 1914년에 발발한 전쟁은 어쩌면 엄청난 원인이 없을지 모른다. 이전이 30년 동안 국가 간의 외교, 세력균형, 동맹체제, 군사력 증강이 평화를 낳았다.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 오랜 기간 평화를 가져온 바로 그 요인들이 이제 대규모 전쟁을 가져왔다. 매우 비슷한 사고방식인데, 30년동안 사고를 내지 않기 위해 안전운전을 해 온 운전자가 한번 실수를 해서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1914년 7월, 일이 잘못되어 버렸다. 역사에서 어떤 일이 왜 일어났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어떤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말밖에 없을 것이다."-p.81

몇년 전, 인류 역사 이래 요즘만큼 평화로운 시대가 없었다고 말하던 이가 있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면서도 수긍했었는데 불과 5년만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는 다시 위태로워졌다.

사람들은 원인을 찾는다. 단순히 궁금해서라기보단 글로벌 경제 전망...투자...결국 우리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이라 찾아야만 하는 거겠지. 침공을 최종결정한 그놈이 가장 문제다.

하여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 인간의 흑역사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참 불편한 진실.

#도서협찬 #페이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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