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각의 박물학이라는 제목답게 여섯 가지 감각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공감각)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감각의 문화적 상대성과 역사적 유사성을 살펴보는 책이다.

서문에서부터 방대한 정보가 쏟아지는데 신기하게도 매혹적이다. 문장이 감각적(감각을 자극하는 것)이랄까.

📚감각을 즐기는 방식은 문화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머리를 손질할 때 배설물을 이용하는 마사이족 여인들은 박하 향 체취를 풍기고 싶어 하는 미국 여자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감각을 이용하는 방식은 정확히 똑같다. 가장 신기한 것은 감각의 지리적, 문화적 양상이 아니라 시간적 양상이다. 감각은 우리를 과거와 밀접하게 이어주는데 이는 아무리 주요한 사상도 수행할 수 없는 일이다. 예를 들면, 고대 로마의 시인 프로페르티우스는 아르노의 제방에서 애인 호스티아가 사랑을 나눌 때 보여준 성적 반응을 아주 자세하게 시로 남겼다. 그리고 나는 그 시를 읽을 때마다 사랑의 유희가 기원전 20년 이후 얼마나 변하지 않았는지 감탄한다. (중략) 수천 년의 세월 동안 육체는 변하지 않았다. 호스티아의 섬세하고 우아한 몸 '구석구석'은 현대 여성의 육체와 마찬가지로 매력적이고 예민하다. 그녀가 그 감각을 다르게 해석했을지도 모르지만, 감각으로 전달된 그리고 그 감각에 의해 전해진 정보는 똑같다.-p.8~9

📚인간은 감각과 함께 살아간다. 감각은 인간을 확장시키지만, 구속하고 속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랑 또한 아름다운 구속이다.-p.12

✨️키스의 유래, 사향노루 냄새의 호르몬 효과, 영국의 사디즘적인 요리법 등 자극적이면서도 놀라운 이야기가 많은데 가장 의외였던 건 시각이 가장 주관적인 감각이란 내용이었다.

우리는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눈이 하는 일은 그저 빛을 모으는 것 뿐이라고. 보는 것은 눈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뇌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약간 납득이 안 됐었는데 생생하고 자세하게 보는 일에 눈이 꼭 필요하진 않단 얘기에 현실보다 더 생생했던 꿈들이 떠올랐다. 눈으로 보지 않았으나 내가 분명히 본 장면들. 감각의 신비로움이 와닿는 대목이었다.

어쨌거나 감각을 제대로 이해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데 오늘밤의 난 브아걸의 명곡 <식스센스>로 충분할 것 같다! 무려 11년 전 노래인데 지금 들어도 쾌감 쩔👍

🤔 근데 요즘에도 노래방 마지막 곡은 찬휘언니의 tears인가요? 스트레스 풀기 좋은 노래, 공유합시다😉 좋은 건 같이 해야죠🤭🤭

❤️ #SixthSense 를 능가할 노래여, 어서 오라!❤️

#도서협찬 #작가정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똘레랑스 독서토론 - 몽선생, 프랑스식 ‘관용 수업’에 도전하다,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우수 추천 도서
배진시 지음 / 일리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저자에게 2019년 2월은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비싼 일제 책가방이나 명품 코트 또는 50만원 대 게임기를 사주는 게 유행한 때였다.

저자는 그런 것보단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어서 1년 월세가 루이비통 가방 하나 가격인 사무실을 계약해 아이에게 '공간'을 선물하고 이를 동네 아이들에게도 개방했단다.

이윽고 동네 놀이방이 된 그 공간을 '아지트'라 부르던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로 한다. '가르치지 않는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이수한 저자의 수업은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교재가 없다. 필요한 건 다름을 인정하고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똘레랑스 정신을 기반으로 아이들을 배려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는 자세 뿐.

예를 들면 글쓰기를 배우러 온 아이에게 개요짜기나 글 구성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카페처럼 꾸민 아지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음으로써 글 쓸 기분이 날 만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물어보는 게 있으면 답해주는 말동무로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이해하면서 아이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그 과정에서 독서와 토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나 교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면
🌸아이 교육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면
🌸좀 더 나은 부모 또는 교사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내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일독해보길, 후회 없을 것이다.

#도서협찬 #배진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톨스토이와 행복한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항재 옮김 / 에디터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가 공자, 부처, 노자,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도스토옙스키, 존 러스킨 (되게 많이 등장하는데 영국의 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라 함) 등의 글을 가려 읽고 엄선해 엮은 잠언집인데 단순히 발췌해 엮기만 한 게 아니라 톨스토이 본인의 재해석을 자유롭게 더했다고 한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인생독본>의 초간본을 처음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1910년 10월 톨스토이가 주치의와 단 둘이 떠난 마지막 여행길에 유일하게 챙겨간 책이었다고.

매일 한두 장 정도 읽게 구성되어 있는데 아직 일력 보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고 할 것도 많으니 생각나면 한번씩 들춰보기로 한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문장이 많은 건 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어차피 모든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중에서 몇 문장만 기억하면, 그것들이 어쩌다 한 번씩만 날 바로 잡아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나저나 톨스토이 소설은 언제 읽어보려나🤦‍♀️

📚"내가 이 책을 엮은 목적은 여러 저자들의 책을 그냥 직역하여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훌륭하고 풍부한 사상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보다 좋은 사상과 감정을 일깨워 주고, 매일 유익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 나는 내가 이 책을 엮을 때 경험했던 고귀한 감정 그리고 지금도 매번 읽을 때마다 경험하는 고귀한 감정을 독자들도 경험하기를 바란다."- 레프 톨스토이

📚"개인의 삶과 전 인류의 삶은 육체와 영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영혼이 항상 승리자가 된다. 그러나 이 승리는 결코 최종적인 것이 아니다. 이 끝없는 싸움이 바로 삶의 본질이다."-레프 톨스토이

📚"최상의 언어는 신중히 억제된 것이고, 최상의 말은 신중히 생각된 것이다. 당신이 말할 때, 당신의 말은 침묵보다 더 좋아야만 한다."-아라비아의 속담

📚"고통도 삶이다. 삶에서 고통이 없다면 어떤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는가!"-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실제의 운명이 어떤가보다는 사람이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확실히 더 중요하다."-빌헬름 훔볼트 (독일의 철학자이자 언어학자)

📚"당신이 한 일의 결과는 다른 사람들이 평가할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깨끗하고 정직하도록 있는 힘을 다하라."-존 러스킨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한 말을 잘 실행하지 않는다. 현자는 자신의 말이 행동에 앞설까 봐 늘 걱정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면서 빈말을 하지 않는다."-공자

📚"자기와 가까운 사람의 입장에 서게 될 때까지 그를 판단하지 마라."- 탈무드

📚"많이 알지만 자신의 앎을 과시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도덕이다. 조금 알면서 앎을 과시하는 것은 병이다. 이 병을 알기만 하면 우리는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노자

-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혜씨 덕분입니다 - 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찐모녀 블루스
장차현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희경 작가님의 최신작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의 쌍둥이 언니, 영희 역을 멋지게 소화한 배우 정은혜 님.

기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드라마 최초의 다운증후군 배우'로 관심을 모았던 그녀는 극중에서 빼어난 그림 실력을 보여준 바 있는데 실제로 배우이기 이전에 현역 화가다.

그런 정은혜 님의 조금은 특별한 성장기를 그림으로 담았다는 이 책의 저자는 뜻밖에도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엄마 장차현실 님.

정은혜의 엄마이기 이전에 만화가였던 그녀가 그리던 미래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은 없었다. 딸의 장애는 그녀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지만 마침내 털고 일어난 장차현실 님은 앞으로의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곤 사랑스러운 은혜와 때로는 세상을 사랑하고 때로는 세상과 싸우며 살아온 34년을 한 권의 에세이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아니,  나 스스로도 내가 좀 희한한가 싶었는데 난 가정의 소중함을 잘 알면서도 내 아이를 낳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은 30대 중반까지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다. 한 생명을 잘 키워낼 자신도 없었지만 솔직하게 내면을 직시하면... 지독히 많은 겁이 더 문제였다. 출산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그 고귀한 일을 내 사전에서 철저히 지웠었다. 그랬던 내가 조카를 보면서 달라졌으니... 이제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이룰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이제 출산이란 것은 나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더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남얘기가 아닐 수 있단 생각에 더 많은 상념에 빠졌지만 이제 걱정 대출은 그만 받기로 한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난 장차현실님과 정은혜 모녀처럼 끝내 잘 헤쳐나갈 사람이니까.

조금 다르다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기대하며 내일도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아자아자!!!

#도서협찬 #한겨레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과형의 만만한 과학책 - 과알못도 즐겁게 만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 멘토
이과형(유우종)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용고시 합격 후 중학교 과학 교사 및 영재교육원 지도교사로 활동하다 현재는 구독자 45.2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이과형>을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과학이야기꾼 유우종 님의 저서다.

계란프라이하는 법부터 상대성 이론까지 재미있고 쉽게 알려준다는 데 혹해 읽었는데 역시 난 진정한 과알못😂

다행히 part.1 <단번에 이해하는 지구생활자의 만만한 과학 이야기>는 대부분 이해했는데 part.2 <한 번 들으면 계속 빠져드는 스펙터클 과학 이야기>는 내 문해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래서 내 영혼의 무게가 얼마라는 건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여럿임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줄다리기 필승법을 알려줘서...는 아니고🤭

단순히 과학적 원리를 비교적 쉽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생에 대한 통찰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과거의 연금술사들이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란 이름으로 납을 금으로 바꾸는 데 끝끝내 성공했듯이 세상에 바뀌지 않는 건 없지만 고작 10원 어치의 금을 만들어내는 데 자그마치 6만 달러란 비용이 들어간 것처럼 우리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단 사실을 다시 일깨워줬다.

또한, 여름이 덥고 겨울이 추운 이유는 태양과의 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태양을 바라보는 지구의 기울어진 '각도' 때문임을 알려주면서 이런 말도 한다.

📚지금 사랑하는 연인, 소중한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가? 그렇다면 명심해야 한다. 마음이 식는 이유는 거리가 아니라 바로 상대를 대하는 각도라는 사실을.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각도를 바로 할 때 마음은 결코 차갑게 식지 않는다. -p.42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단 말은 그저 더이상 상대를 사랑하지 않게 된 이들의 핑계일 뿐일지도.

유튜브에서 이과형을 검색해보았더니 '<댓글토론> 모두가 바람을 피는 것이 더 이롭다?' 란 최신 동영상이 뜬다. 어떤 댓글들이 달렸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고만! 구독ㅎ

📚우리가 진짜 신뢰해야 하는 것은 '무조건 맞다'가 아니라 '아직 틀리지 않았다'이다. 이것이 과학이다.-p.116

📚삶이 어둡다면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라. 어두운 그곳에 빛은 가득하다. 당신이 보지 못한 그 빛을 찾자. 찾지 못했는가? 그래도 괜찮다. 우리에겐 새로운 빛이 오고 있으니까. 그러니 우리 조금만 더 버티자.-p.179

📚99.95%가 탄소인 다이아몬드의 다양한 형태와 색을 결정하는 것은 0.05%의 불순물이다. (중략)우리 세계는 국가, 사회, 단체, 모임 등의 커다란 덩어리로 이루어졌지만 그곳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결정되고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항상 매우 작은 부분에서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곳에 비록 0.01%도 안 되는 매우 작은 불순물일지 모르지만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다. 나의 작은 행동은 바람이 되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나의 작은 아이디어가 회사를 살릴 수 있다. (중략) 당신의 존재가 전체를 결정하고 특별하게 만든다.-p.218~219

📚시공간의 모든 순간은 누군가의 지금이 된다.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순간이 지금이라면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려야 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p.257

#도서협찬 #토네이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