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말글 감각 - 빨리감기의 시대, 말과 글을 만지고 사유하는 법
김경집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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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말과 글을 제대로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을 말하는 책이다. 읽기와 쓰기 다음은 '만지기', 글의 가장 큰 매력이자 글의 힘을 기르는 방법은 '낱말 만지기'라는데 퇴고를 말하는 걸까? 아니다.

📚 낱말 만지기란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기호로서의 문자에 담긴 정보를 머리에 집어넣는 것과는 다르다. 나의 모든 이성과 감성, 그리고 감각을 총동원해 입체적으로 알고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다.-p.121

만지기를 굳이 다른 단어로 표현하자면 '사유'와 가깝다. 저자는 '언어 만지기'를 해야 콘텐츠 생산자로서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며 구어가 아닌 문어에 주목한다. 아무나 쉽게 쓰는 구어 말고, 사유하는 자만이 쓸 수 있는 문어. 당연히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구구절절 옳다. 내게 오히려 물음표가 되어버린 건 앞으로 생산해야 할 콘텐츠 부분인데… 이론만 잔뜩 쌓이는구나… 인풋을 줄이고 아웃풋을 늘려야 하는데... 어른이 만진 언어로 가득한 콘텐츠...🤦‍♀️

📚전문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정보가 충만한 상황에서 (사실상 범람하는 상태에서) 필요한 것들을 명확하게 골라내고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한다. 바로 '생각'이다.-p.13

📚감각이 느끼는 모든 것, 지성이 깨닫는 모든 것을 고정시키고, 이 고정된 것들이 무한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 언어의 매력이다. 여기에 탐구, 직관, 영감, 통찰, 상상력 등이 가미되면 폭발적인 잠재력이 분출되고 구현된다. 그게 바로 콘텐츠의 핵심이다.-p.40

📚콘텐츠를 키우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각 요소를 뜻하는 영어 머리글자가 모두 'C'로 시작되기 때문에 '4C요소'라 부르기로 하자. 바로 '비판적 사고 (Critical thinking), 소통과 공감 (Communication), 협업 (Collaboration), 창의력 (Creativity)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알찬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p53

📚사람들은 원하는 일, 잘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가려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이 셋을 일치시켜 사람에 집중하고 비전을 공유하도록 의지를 깨우는 콘텐츠에 반응한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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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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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을 본 이상, 안 읽을 수 없었습니다. 추악한 권좌에 눈이 멀어버린 그의 죽음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실현 가능성 있는 방법이 제시될지 궁금했거든요. 그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지금, 작중 바이든과 같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네요.

📚 "터무니없어. 자네는 이상주의자야. 어쩌면 공상가이고, 도대체 누가 이런 생각에 찬성하겠나? 파멸이야, 한 걸음이라도 삐끗하는 순간." -p.82

그럼 작가님의 '완벽한 방법'을 지지하지 않는 거냐고요? 아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 문제에 있어 전 완벽한 이상주의자에 공상가네요. 아마 저뿐 아니라 여러분도 이 전쟁이 끝나길 바랄 때마다 이미 떠올리셨을 그 방법이 '딱 여섯 글자'로 드러난 부분을 발췌해 두니 스포를 원치 않으신다면 지나쳐주세요.  #스포주의 

📚 "우리는 모스크바에 5킬로톤의 핵 탄두를, 이어서 빈 미사일을 쏘았습니다.(중략) 벼랑 끝까지 내몰린 푸틴이 핵을 쏘면 무슨 일이 생길까, 모든 이들이 굴복이냐, 파국이냐를 생각할 때 나는 러시아의 자각을 생각했습니다. 그 두 발의 미사일은 그런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였습니다. 그 이상을 원하는 자는 오직 푸틴뿐이라고. 그의 손을 놓고 화해의 손을 잡으라고."-p.403~404

➡️ 찾으셨나요? 어쩌면 푸틴 한 명을 제외한 전 지구인의 염원 아닐는지요. 러시아가 대체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지, 이 전쟁의 실체는 무엇인지, 푸틴이 핵을 발사할 가능성, 혹여 발사한다면 각국의 예상 반응은 어떠할지, 무엇보다 푸틴의 죽음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다면 일독해 보세요.

근데 이 작품을 크렘린궁에선 모르려나요? 알아도 안 보려나요? 푸틴이 보면 우리 작가님 어쩌죠... 제정신이 아닌 그놈이 소설을 소설로 보지 않을까 봐 걱정입니다. <고구려> 완간하셔야 하는 우리 작가님... 부디 몸조심하셔요🥲

👩‍💻 난 그 와중에 니체에게 반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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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 - 당신을 혼란에 빠뜨리는 마음과 행동의 모순
아르민 팔크 지음, 박여명 옮김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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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행위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슈퍼히어로가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함은 공짜가 아니다."-p.26

✔️저자 : 아르만 팔크
✔️옮김 : 박여명
✔️출판 : 김영사

무엇이 옳은 지 알면서도 선택하지 않고, 그런 내가 못마땅하면서도 매번 옳은 선택을 하진 못하는 모순을 이해하고 싶었는데 위 문장에서 부끄럽고 뼈아픈 답이 나와버렸다. 그놈의 비용... 

하지만 부자라고 해서 모두 베푸는 삶을 살진 않는다. 가진 것을 나눌 줄 알아야 함을 모르지 않을 텐데 대체 왜 그럴까?

이 책은 행동경제학으로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는 여섯 가지 이유를 알아보고, 선한 사람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알려준다.  그  모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선한 사람이 되는 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p.308

선은 없지만, 사람이 선을 행할 순 있다는 말도 뇌리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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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성장시키는가 - 성장을 위한 경험과 성격의 변화에 대한 연구
에바 아셀만 지음, 박성원 옮김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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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mbti를 너무 맹신하지 마라...
는 얘길 하려는 건 아니고~
성격 형성 및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성격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다섯 가지 주요 성격(두번째 사진 참고)에 주목하라며 성격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우리를 성장시키는 경험은 무엇인지 등을 알려준다.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 자신의 성격을 좀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이 책의 최장점은 뒷부분에 수록된 '성격테스트'와 성격 변화를 위한 퍼스널 코칭 같다. 질문이 한두 개가 아니므로 반드시 여유 시간을 확보하고 읽어야 한다.

일단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등을 배울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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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책 - 사람과 사람 사이를 헤엄치는
정철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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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에 앞서 '저지르다'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의 반의어를 찾는다면 '수습하다'일 것이다. 저자 정철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일의 시작 지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 저지름 아니면 망설임이지 않냐며 자신이 생각하는 반의어는 '망설이다'라는 견해를 밝힌다.

같은 맥락으로 '사랑하다'의 반대말은 '싫어하다''증오하다'가 아니라 '사랑했다'인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어폐가 없진 않으나 익숙한 조합을 거부하는 35년 차 카피라이터의 남다른 내공이리라.

프롤로그 제목도 '다르게, 낯설게, 나답게'를 추구하는 정철답다. '동사에겐 감정이 없을까'라니…. 정철은 이러한 의문을 품고 몇몇 동사를 관조하다가 감정이 없는 건 동사가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었단 결론을 내렸다. 그리곤 미안했는지 60가지 동사를 때로는 따스한 눈으로, 때로는 명랑한 눈으로 바라보며 긴 글을 썼고 첫 산문집 <동사책>으로 엮어 우리에게 소개했다. 이제 본론이다.

📚 이 책에는 수많은 동사가 등장하지.
그중엔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동사도 있어. -p.47

무엇일까?
정답은 '죽다'이다.

📚그래, 죽어본 사람은 없어.
죽으면 끝이니까.
그대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아직 끝이 아니라는 거야.
그대에게 능력이 있는데,
의지도 있는데, 시간도 있는데
가진 것을 다 소진하지 못하고
그것들과 함께
관에 들어가 나란히 눕는다면,
이보다 슬픈 끝은 없을 거야.-p.48

➡️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신해철... 인생을 뜨겁게 살다 간 네 분이 우린 알 수 없는 어느 작은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계신다면, 음악을 핑계로 매일 만나 술잔을 주고받다가 살아서 못다 한 이야기를 노래로 쓰지 않을까. 그래서 신곡을 발표한다면 살아서 꼼지락거리는 인생들에게 바치는 노래일 거라며 한 마디 덧붙인다.

📚 노랫말을 요약하면 이 말이었어.
차가운 시간을 맞는 그날까지
뜨거운 시간을 누릴 것.
제목은, 그대.-p.48

많은 책과 글이 현재에 살라는 메시지로 수렴하지만 '죽은 이들은 같은 말을 한다' 이 글은 내게 평생 남을 것 같다. 누군가 <동사책>의 추천여부를 묻는다면 이 글 한 편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할 거고.

정철의 글을 폄하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다. 나 역시 공감하는 바가 아주 없진 않지만 마음에 울림을 느낀 적이 훠얼~~씬 많은 사람으로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들려주고 싶다.

👩‍💻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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