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법 -김경미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 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 것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을
잘 넘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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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비명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에만 귀 기울여 본 사람은 안다
한 번도 같은 소리 아니라는 거
그저 몸 뒤척이는 소리 아니라는 거
바다의 절체절명,
그 처절한 비명이 파도소리라는 거

깊은 물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야멸치게 말하는 사람아
생의 바깥으로 어이없이 떠밀려 나가본 적 있는가
생의 막다른 벽에 사정없이 곤두박질쳐 본 적 있는가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어쩌면 더 처절한 비명인지도 몰라
깊은 어둠 속 온갖 불화의 잡풀에 마음 묶이고 발목 잡혀서
파도칠 수 없었다고 큰 소리 내지 못했다고
차라리 변명하라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저 파도소리 때문인 것을
너를 사랑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박선희 / 시인 시각, 200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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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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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공감가는 부분이 많…타
예를들면 .. 샀지만 읽지 않은 모든 책들에게 ㅋㅋ

작가가 뽑은 명작 중 공감가는 책은
천개의 찬란한 태양(보면서 여러번 눈물흘린 책)
연금술사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레 미제라블
페르세폴리스

읽고 싶은 책은
작은 것들의 신
작지만 위대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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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북원 칭찬해!!!

https://home.pen.go.kr/siminlib/cm/cntnts/cntntsView.do?mi=13256&cntntsId=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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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판사 김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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