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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육아 법칙 - 하루 10분, 내 아이와의 놀이로 행복해졌다
윤정란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9월
평점 :
몇해 전 만우절이던 4월 1일, 거짓말처럼 우리 부부에게 한 생명이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눈이 내리는 그해 12월 어느날, 마침내 작고 소중한 아기를 품에 안았다. 첫 몇 달 간은 이 세상 모든 것이 낯설 아기에게 온 정신을 집중해 아이의 요구에 적절히 반응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별안간에 시작되는 아기의 울음 소리에 아직 채 적응도 못했는데,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다양한 이유식들을 매일 만들기 시작해야 했다. 반면, 누워만 있던 갓난 아기는 어느새 뒤집고, 앉고, 걷기 시작하며 온 집안의 위험 요소로부터 아이를 지키느라 애를 쓰는 시간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아이가 돌을 지나도, 두돌을 지나도, 세돌을 지나도 언제나 그 월령에 맞는 허들이 존재한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이가 밤에 깨지 않고 오래 자준다면 덜 힘들 것 같았고, 이유식이 끝나 얼른 어른하고 같은 밥을 먹는다면 조금은 편할 것 같았고, 아이가 말을 할 줄 알게 된다면 아기의 요구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육아는 그런 것이 아님을 영아기의 아이를 키우는 나만 빼고는 모두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육아에 대한 어떤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 기술한 그 시간들을 모두 똑같이 겪어내고 깨달은 것에 대한 유대감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행복하지만 힘이 든 육아, 또 아이에게서 몸이 자유로울수록 마음은 더욱 불편한 그런 시간을 오랜동안 지나왔다고 말하고 있다. 끊임 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세상에 내 육아만 이렇게 힘든 것처럼 느껴져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 고된 마음을 자신만의 방법 즉, 적극적으로 육아서와 자기계발서를 읽음으로써 자신만의 육아 법칙을 만들었고 그후 그것을 아이에게 적용함으로써 보다 수월한 육아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술회하였다.
약 15년의 경력을 가진 보육교사이기도 한 저자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접목시킨 하루 10분 틈새 육아가 바로 그 법칙이라 하였다. 이 책에서는 간단히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놀이로 파라슈트 놀이 혹은 점토나 물감, 신문지, 풍선, 각종 재활용품, 못 쓰는 화장품 등을 활용한 놀이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 예를 들면, 달력을 활용해 주차장을 그려 보기도 하고, 과자를 가지고 도화지에 그림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상자로 집을 만들어 보기도 하는 등 편리하고 간단하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놀이를 다수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엄마와 아빠가 아이와 함께 하는 MDB(Mom, Daddy, Baby의 약자) 육아법을 월령별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 또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거울이나 신문지 등의 소품을 활용하거나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 즉,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꼬리잡기 놀이를 하는 등의 활동을 소개하며 놀이를 함께하며 가족 간의 유대감을 쌓고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이 책을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컸다. 그 이유는 아이가 심심해 하거나 지루해 보일 때 언제나 새로운 장난감을 더 사야하는지, 그렇다면 무엇이 지금 우리 아이에게 적절한 교구인지를 찾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조금 먼저 읽었더라면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엄마와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에는 새 장난감이 아니라 그 무엇이어도 상관 없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나의 육아는 오늘도 현재진행형이고,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책에 소개된, 그러나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수많은 놀이들을 하나씩 해보며 아이와 즐거운 추억, 그리고 우리 가족만의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어 보려고 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