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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표 5세/6세 한글공부 1 : 자음 - 1달 만에 읽고 쓴다!, 부록 : 한글 교구 카드, 따라쓰기 노트 ㅣ 아빠표 한글공부
황의민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21년 12월
평점 :
아이가 두 돌이 지났을 무렵 어느날 밤, 갑자기 영어 알파벳 노래를 모두 외워 불러주어 무척이나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또한, 그 무렵 아이는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한글로도 영어로도 읽을 줄 알게 되고, 색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세 돌이 가까워져서는 마침내 알파벳의 대소문자를 구분하고 각각의 알파벳을 어떻게 읽는지도 정확히 알게되었다. 이 무렵 혹시 한글도 노출을 시켜준다면 아직 이르긴 하지만 한글도 읽을 수 있게 되는 건가 싶어 한글음절표를 구입해서 붙여두었지만 알파벳과 숫자만큼 큰 흥미를 가지지 않았고 그렇게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처음으로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건 바로 자동차 번호판에 적힌 글자들이었다. 그전부터 아이는 숫자를 좋아해서 자동차 사이사이를 지나다니며 번호판에 적힌 숫자 읽기를 좋아했는데, 어느날은 숫자 뿐만 아니라 받침이 없는 쉬운 글자들을 읽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 때가 왔나 싶어 다시 한글 음절표를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 붙이고, 아이와 한글을 매개로 글자 찾기나 한글 노래부르기 등의 시간을 보내보았지만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는 듯 했다.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우연히 아빠표 한글 공부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한글의 창제 원리인 소리 조합의 방식으로 5세, 6세 아이들이 한달만에 읽고 쓰기가 가능하도록 집필되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먼저 1권은 자음을 다루고 있고, 2권에서는 모음, 3권은 받침, 마지막 4권에서는 쌍자음과 이중모음, 겹받침을 다루고 있다. 또한, 한글을 쉽게 익힐 수 있는 노래를 총 4곡 수록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이 책의 저자가 직접 작곡, 작사, 편곡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QR 코드를 통해 직접 자신의 아이들과 부르고 익히는 모습을 공개해 두었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깊었다.
또한, 이 책은 흡사 교안에 작성된 선생님의 말처럼, 아이에게 직접 한글을 가르치는 대상이 가르침을 받는 아이에게 어떻게 모음과 자음 등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지를 긴 대사로 서술해 놓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설명이 끝난 후에는 수 많은 예시 단어들을 통해 한글을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단어카드가 첨부되어 있는데, 저자는 앞서 소개한 노래들과 이 단어 카드만 활용해도 한글을 무리 없이 뗄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아이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 색연필을 들고와서는 이 책의 글자들을 따라 쓰기 시작했다. 가끔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아서 골라준 책도 어떤 경우 아이는 되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은 아이가 본능적으로 재미있는 책이라고 느끼게 된 건지 무척 좋아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 이유가 무엇이지를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이 책은 이미지가 그림이 아닌 실사 사진으로 삽입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사진이 지면의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는 점, 그리고 아이들이 따라 쓰는 페이지의 글자 또한 큼직큼직하게 인쇄되어 있다는 점 등이 아이들에게 쉽고 재밌는 책으로 여겨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집에 있던 세이펜을 활용해서도 이 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아직 이 책을 다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의 한글 떼기도 모두 완성이 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이렇게 즐기며 한글을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글떼기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을 마칠 즈음에는 아이가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언젠가 어떻게든 익히게 될 한글일테지만 그 과정이 조금 더 재밌었으면, 좋은 기억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 책이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