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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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분의 청소년 소설 되게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작품은 일반 소설이군요. 궁금해서라도 조만간 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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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8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병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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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집 시리즈에 마쓰모토 세이초 작품이 나오다니 반갑군요.ㅎ 사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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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안 -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9인의 단편집
미야베 미유키 외 지음, 한성례 옮김 / 프라하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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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안>>은 추리소설 팬이라면 익히 들어왔을 일본의 유명 추리작가 아홉 명이 쓴 글을 모은 단편집이다. 작가들은 각기 자신의 평소 특기를 잘 살리면서도 숨겨져 있던 뜻밖의 모습도 보여 팬이라면 아주 즐겁게 읽을 만하다.
맨 처음 실린 미야베 미유키의 <혈안>은 그녀 팬이라면 아주 친숙할 특유의 시대물이었다. 일본의 시대물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엔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야베 미유키를 알고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은 퍽 반가워하며 읽으리라. 배경은 에도 시대로 시대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옛날 옛적이라면 있을 법한 요괴도 등장한다. 동글동글한 눈알들이 무더기로 달라붙은 거적때기(?) 요괴 퇴치담이다. 퇴마물치고는 조금 싱겁게 요괴를 물리친 감도 있으나 주요 인물인 두 일곱 살짜리 꼬맹이와 사투리로 말을 거는 고마이누 상이 귀여워 읽을 맛이 났다. 클라이맥스라 할 요괴 퇴치 부분에서도 종이 멍멍이들이 왕창 나와 무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되레 아기자기하여 <<백귀야행>>이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같이 무섭지 않고 귀여운 기담 만화들이 떠올랐다.
아야쓰지 유키토의 <미도로 언덕 기담-절단>은 주인공의 거주지 근처 뇨로즈카 호수에 서식하는 괴물 탓에 발생한 사건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괴물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땡땡이로 처리하여 더 기괴했다. 원래 이름이 붙여진 것들은 정체가 어느 정도 확실하여 사람의 이성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이름 붙여져지 않은 것들이야말로 정체를 모르기에 더 공포심을 자아낸다. 그래서 앞서 <혈안>은 마음 편히 읽었으나 이 단편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게다가 시대도 과거가 아닌 현대라 어쩌면 내 주위에도 이런 일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 더 무서웠다. 괴담과 도시 전설이 발달한 나라 일본의 작가다웠다. 시체 토막 숫자로 시체의 정체를 파악하는 부분에선 절로 무릎이 쳐졌다.
그리고 다음으로 내가 아끼는 작가 시마다 소지의 단편 <신신당 세계 일주-영국 셰필드>에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명탐정 미타라이가 나온다. 데뷔작에선 좀 촐랑맞은 미청년이었는데 어느새 나이를 먹어 '나'라는 고등학생에게 자기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아저씨가 되었다. 이 단편은 그가 세계를 여행하는 도중 들른 영국에서 겪은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화자인 '나'에게 하게 된 계기는 둘이서 교토 대학 근처의 한 식당에서 식사할 때 종업원이 복잡한 주문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미타라이가 도와준 일이다. 그 종업원은 정신 지체 장애인으로 간단한 주문은 잘 처리하나 복잡한 주문은 잘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미타라이가 아무렇지 않게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이나 그 방식에서 사람됨됨이가 보였다. 그가 풀어놓는 영국 여행담에서는 개리라는 학습 장애 청년과 그 아버지가 나온다. 개리가 완력이 센 사실을 안 아버지가 아들의 재능을 키워주고 당시 장애인이 운동을 하기 어려웠던 사회 환경을 일일이 격파하는 부분에선 아버지의 사랑을 절절히 느꼈다. 그리고 개리가 마침내 역도 선수로 성공했을 때는 그들과 같이 내 일처럼 기뻐했다. 작가는 그 에피소드를 풀어놓으면서 사회 문제를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자세를 잃지 않고 다룬다. 이 단편에서 나는 신본격 미스테리의 대부인 시마다 소지의 일면을 엿보았다. 그와 동시에 어쩌면 본격과 사회파는 그리 거리가 멀지는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미래의 꽃>은 한 살인(?) 사건을 통해 평범한 한 가정이 어떤 식으로 꿈과 희망을 잃고 몰락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종신 검시관>>을 읽은 사람이면 당연히 알 구라이시 검시관이 이마무라 경찰이 들고온 사건을 이야기와 사진만으로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것이 주된 전개다. 추리물로서 갖춰야 할 논리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파 미스테리로서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잘 꼬집어냈다. '미래의 꽃'이란 제목이 붙은 이유를 끝부분에서 알고 마음이 아팠다. 이 가정의 비극은 까딱 잘못하면 밑바닥 인생로 떨어지기 쉬운 현대 사회를 웅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또한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나카 요시키의 <오래된 우물>은 영국의 정통 미스테리의 향기를 풍기는 단편이었다. 그의 대표작인 <<은하영웅전설>>과 달리 정통 미스테리라 뜻밖이었다. 무엇이 진실인지 결말에서도 도무지 풀리지 않아 작가분께 직접 묻고 싶을 정도였다. 아마 물어봐도 독자 마음이라는 말밖에 안 하실 테지만 말이다.
이밖에도 모리무라 세이치, 오사와 아리마사 등 쟁쟁한 추리작가분들이 나온다. 인상 깊은 작가, 애정도 순으로 적느라 미처 쓰진 못했으나 그분들 작품도 즐겁게 읽었다. 각 작가분의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작가분들 유명 시리즈의 주인공이 활약하는 단편들이 있어서다. 그러므로 각 작가의 전작 주의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단편집이다. 그렇지만 그분들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 해도 즐겁게 읽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그 인물들을 알면 배로 재미있을 테지만 몰라도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고 즐기는 데에 불편함은 없고 새로운 나의 작가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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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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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 2탄이다. 앞권 <스트로베리 나이트>를 읽은 덕분에 인물 관계도가 머릿속에 들어 있어 좀 더 편히 읽었다. 히메카와의 과거를 알면 그녀가 형사로서 갖는 마음가짐과 다짐에도 공감하기 쉬우니 가능하면 앞 권은 꼭 읽기를 당부한다. 시리즈의 묘미는 한 권 한 권 나아가면서 고정 등장인물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여 <소울 케이지>부터 손에 든 분이 있다면 그런 즐거움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 권도 읽으시라.
이번 편은 전편에선 히메카와와 내내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던 쿠사카를 조금은 새로운 눈으로, 애틋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히메카와 시리즈라고 공식적으로 명명된 만큼 히메카와가 주인공이지만 이번 평은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잡아서인지 자식을 둔 중년남인 쿠사카가 많이 부각되었다. 덕분에 그가 차가운 피의 냉철하기만 한 형사가 아니며 히메카와의 발목만 잡을 생각을 하는 비열한 라이벌도 아님을 알았다.둘은 단지 수사 방식이 달라서 충돌했을 뿐 기본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사건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은 같았다. 둘의 대치는 형사 간 수사 방법의 갈등일 뿐 선과 악의 갈등은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고 할까. 작가는 시종일관 균형 잡힌 시선으로 각각의 등장인물을 조명한다.
히메카와 시리즈를 2탄까지 보니 어떤 구조로 짜여 있는지도 더 눈에 잘 들어왔다. 용의자와 가까운 사람들의 시점과 히메카와를 비롯한 형사들의 시점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각 장마은 앞의 시점이 먼저 나온다. 그것은 이 시리즈는 단순히 히메카와의 직관적인 수사 능력을 뽐내는 원맨쇼를 보여주기 위한 작품이 아님을 방증한다. 둘의 시점을 적절히 배합하고 교차시키면서 독자가 용의자와 주변인들의 심정에 감정을 이입하고 사건의 심층 배경에 들어가게 하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독자가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한다. 이런 부분은 훌륭한 사회파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형사들의 시점에선 추리물의 묘미라고 할 수수께끼 풀이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또한 두 시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다중 시점 소설이 갖기 쉬운 약점을 넘어섰다. 그런 면에서 균형감각이 아주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번 편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키쿠타와 히메카와의 지지부진한 로맨스가 아닐까. 어쩐지 시리즈 마지막 권에 가서야 둘이 제대로 이어질 것만 같아 불길하다. 줘도 못 먹냐는 소리가 입에서 튀어날 뻔했다. 한편 로맨스가 잘 성립하면서 전개가 산으로 간 많은 작품들을 떠올리면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잘 짜여찐 추리소설을 읽는 일은 무척 즐겁다. 거기다가 감동까지 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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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존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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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나 SF를 읽을 때는 작가가 구축한 세계를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그 세계만의 규칙을 발견하고 사건마다 적용하는 재미를 느끼곤 한다.
이 소설 역시 그런 재미를 안겨줬다. 바둑이나 장기에 대해서는 만화 같은 데에서 슬쩍 맛만 봤을 뿐 잘 모르는지라 초반엔 고생하며 읽었지만 읽다 보니 어느 정도 세계관이 이해되면서 정신없이 사건의 본질과 전개를 더듬어가며 읽었다.
그리고 이러한 장르의 특별한 재미 중 하나라고 할 힌트 모아 퍼즐 맞추기를 즐겼다. 작가가 하나씩 던져주는 암시들을 모아가면서 이리저리 궁리했다. 처음엔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려나 추측했고 종반 부분에 다가갈 즈음 등장인물들의 머리만 두둥실 떠오르는 장면에서는 뇌만 따로 떼어 냉동시킨 냉동 인간들이 머릿속으로 구축해낸 세계를 대입하기도 했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루프물이었는데 어째 한때 SF를 지독하게 읽은 탓에 해답에서 비켜났다 생각하니 슬쩍 웃음이 났다. 물론 결말은 웃음을 이끌어내는 종류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과연 루프물답게 남자 주인공은 한심하고 여자의 마음을 영 몰라줬다. 이 작품에서 완벽하게 나쁜 사람은 주인공과 여자친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이간질한 여자 정도였고 나머지 사람들 그중에서도 오쿠모토는 끄트머리에서 비열한 짓을 잠깐 하기는 했어도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는 인상은 받지 않았다. 그는 주인공에게 책임 전가를 당해 인생 종친 불쌍한 사람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결국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소심하고 나약해 빠진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 자기 문제에만 빠져 주위를 돌아볼 줄 모르던 한 남자가 잃고 나서야 진정 자신에게 소중한 게 무엇이었는지 깨닫는 이야기라고 정리된다. 가련한 남자는 끝없이 허무하지만 나름대로 행복한 전장에 끝없이 나설 뿐이다. 그래 봤자 잃었던 것을 되찾을 가능성은 없는데 비록 허상일지라도 한 가닥 희망을 움켜잡고. 이 세상은 그런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그런 세상에서 자신의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행복들을 잊지 말라며 넌지시 충고를 던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가혹한 전쟁터를 그리는데도 따뜻하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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