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누구도 정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사회에 누구를 받아들이고 누구를 거부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정상‘이라는 개념을 썼으며, 이제 정상이라는 것이 유해한 허구임을 깨달을 때다. - P16

낙인은 문화사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든 배척의 형식을 띤 사회적 과정이다. 정신 질환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 이상적인 사람에 대한 정의에서 나온다. 낙인은 특히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개인의 책임에 대한 이데올로기 그리고 전쟁과 인종주의, 식민주의의 복잡한 유산처럼 뿌리 깊은 구조적 조건의 결과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정신 질환에 대한 우리의 역동적인 개념은 더 폭넓은 문화적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며, 과학이나 의학이 정신 질환의 수치심을 줄여 주는 듯 보일 때도 사실은 문화의 종으로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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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 다양한 몸 사이의 경계를 허물기 위하여 땅콩문고
백정연 지음 / 유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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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잠시 생활했을 때, 거리에서 장애인과 마주칠 일이 많았다. ‘이곳은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지?‘라고 생각했는데,나중에서야 독일에 장애인이 특별히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의 장애인들은 이동이 쉽지 않아서 잘 돌아다니지 않으니 마주칠 일이 없었던 것 뿐이었다. 한국은 아직은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충분히 익히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현실을 에세이 형식으로 표현한다.

1부는 주로 자신의 일과 관련이 있는 발달장애인, 2부는 척수장애인인 가족이 겪은 편견과 차별을 다루고, 3부에서는 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를 언급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들을 생각했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은 부분이 있었다. 휠체어 사용자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 걷게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부분에서였다. 화장실에 가는 거나 식당에 가는 것,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추체험 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불편함과 소외, 부당함의 원인은 결코 장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처한 환경에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학생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니, 장애와 관련한 주제를 다룰 때 여러 모임에서 읽고 이야기 하기에도 좋은 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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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다가가 소통하기를 어려워하는 비장애인들은 흔히 이야기한다.

"제가 장애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요.....…."

그런데 그들이 모르는 것은 장애 혹은 장애인이 아니라 그 사람이다. 장애인과 함께 살고 함께 일하는 나도 그 사람에 대해 모르고, 그 사람도 당신에 대해 아는게 없다. 우리는 똑같이 모두 다르며 서로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 당신과 내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 P35

이렇게 혼자 반복하는 말을 ‘반향어‘라고 한다. 아마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혼잣말을 하며 왔다갔다 하는 발달장애인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향어도 도전적 행동과 마찬가지로 행동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말을 반복하려는 목적으로 내뱉는말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 이유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처한 상황이 불안해서 친숙한 표현을 되뇌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어떤 사람은 특정상황에서 반복해서 들은 말이 기억에 남아서 그 말을 내내 웅얼거린다. - P72

우리는 사랑해서 결혼했고 사랑해서 함께 사는 건데, 우리 삶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자극적인 제목과 슬픈 감정선을 억지로 뽑아내는 것이 불편하고 싫었다.

불편함과 소외, 부당함의 원인은 결코 장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처한 환경에있다. - P123

휠체어 사용자들이 기술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되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장애인의 관점이다. 많은 척수장애인들은 다시 일어나 걷는 삶이 아니라 훨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삶을 바란다. 걷는 로봇을 입는 삶이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면서도 대변과 소변을 좀 더 편하게 보고 뭐든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삶을 바란다. 기술이 아니라 기술 만드는 사람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 이런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이 발전하려면.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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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다정한 법 - 동물을 변호합니다
동변(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지음 / 날(도서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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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이 실제 맡았던 사건 위주의 간략한 에세이집입니다. 동물권과 관련이 있는 현행법의 한계와 개선해야 될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대략 파악할 수 있는 책입니다.

대부분 뉴스에서 다뤘던 사건이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산천어 축제와 관련이 있는 내용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주제를 환기시키는 데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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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스위스·노르웨이·네덜란드·덴마크는 중고교에서 동물 해부 실험을 금지하고, 타이완은 중학교 이하 학생들의 동물실험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대학에서 동물 해부 실험을 금지하는 대신 시뮬레이션으로 관련교육을 진행하며, 영국의 경우는 대학생 이하 학생들이 척추동물에게 통증· 고통을 줄 수 있는 학습 행위 자체를 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해부와 같은 동물 실험이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비교육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 P91

감금 행위는 동물원수족관법 제2조에서 규정한 "적절한 서식 환경"이 아닙니다. 돌고래는 지능 지수가 높고 자의식이 있으며 집단생활을 하는 등 인간과 유사점이 많고, 하루에 100~160킬로미터를이동하고, 수심 500미터 이하(흰돌고래는 최대 900미터)까지 잠수합니다. - P99

실제로 많은 나라가 동물원 대신 ‘생추어리(Sanctuary, 안식처)’를 운영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생추어리는 자연 서식지에 최대한 가까운 환경을 갖추어 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을말합니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생추어리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초원 면적이 무려 약 96만 평(319헥타르)에 달하는데, 여기에서 보호받는 동물들은 개방된 서식지에 살며 사람들에게 전시되는 것을 강요당하지 않습니다. 이 생추어리는 10년넘게 뜬장에 갇혀 죽을 날만을 기다리던 국내 사육곰 22마리를 받아들여 유명해지기도 했지요.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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