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콤한 상자 - 앤틱 샵에서 찾아낸 달콤한 베이킹 레시피
정재은 지음 / 소풍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았다. 더더욱 단것은 거의 먹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커피의 매력에 빠지면서부터 조금씩 달콤한 디저트의 맛을 느끼게 되었다.
빵이라고 하면 식빵 밖에 모르던 내가 베이커리에 들어가 빛나는 자태의 빵과 쿠키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아내가 직접 집에서 만든 것들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하지만 무작정 어느날 빵 만들어 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예전부터 베이킹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아내에게 베이킹 관련 책을 주며 은근히 말을 꺼내볼 참이었는데 제목에서 뭔가 다름을 느끼게 하는 정재은 씨의 나의 달콤한 상자가 눈에 띄였다. 보통의 요리 레시피 책이라고 보기엔 꽤 두툼한 두께와 요즘 책에서 보기 힘든 작은 글씨들로 꽉 채워진 책을 보자 무슨 내용이 저리도 빼곡히 담겨 있을까 궁금해져 아내에게 보여주기 전 책을 잠깐 열어 본 것이 내가 먼저 읽었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책의 저자는 자신은 베이킹 전문가는 아니라고 말하며 단지 달콤한 디저트가 좋아 베이킹을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인과 결혼한 인연으로 미국의 베이킹 레시피에 도전하고 알아가는 중인 그녀는 중고 요리책 전문 책방이나 벼룩시장에서 혹은, 직접 만난 미국인들에게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를 받아와 한장 한장 모으다 보니 레시피의 양이 많아지고 그 레시피들과 그 안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관심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져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간단히 자신의 소개와 베이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개한 뒤 본격적으로 베이킹 입문이 시작되고 있다. 재료와 주방용품에 대해서도 아주 꼼꼼히 소개하고 있는데 주방일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별나라 이야기인듯 했다. 두번째 장인 '나의 이야기'에서는 베이킹에 관련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절로 공감이 되었다. 특히 '달콤함을 대하는 나의 개똥 철학'이라는 제목으로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버터나 설탕의 양을 줄이기도 보다는 레시피대로 달콤하게 만들고 그만큼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자는 내용에서 소박하면서 진솔한 주인공의 면모를 볼 수 있었으며 나의 같은 생각를 하고 있는 것이 반가웠다. 오래된 레시피를 모으게 된 연유, 레시피를 보관하게 된 상자, 레시피를 읽는 자신만의 방법 등 보통의 요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져 있어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게 초입부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베이킹 관련 레시피들이 쿠키/ 머핀,브라우니, 스콘, 비스킷/케이크/ 파이의 주제로 소개되어 있다. 요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각각의 레시피를 소개할때마다 저자의 생각이나 유래들이 재미나고 무엇보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사진들이 함께 하고 있어 더욱 좋았다

그 중 기억하는 유래가 재미있어 기억나는 레시피가 있다면 '초기 미국인들의 정통 디저트'라고 불리우는 허미트 쿠키(Hermits)이다. 이 레시피는 수백년 전 매사추세츠 즈의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독특한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기록이 따로 남아있지 않지만, 쿠기 반죽을 베이킹 팬에 올렸을 때 그 모양이 은둔자(hermit)들이 입던 갈색 가운과 비슷했기 때문에 허미트라는 이름이 지어졌을 거라고 추측되며, 다양한 향신료와 재료 덕분에 향이 풍부한 이 쿠키는 점심 도시락이나 피크닉 바구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디저트였다고 한다.

디저트에 관해 문외한이였던 내가 이 책 한권을 읽고나니 제법 디저트에 대한 상식이 생긴 듯 하다. 디저트에 관해 진솔하고 소박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달콤한 나의 상자는 보는 내내 달콤하여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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