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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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만난 후 존재의 본질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유와 욕망, 생각을 비우면 비울수록 삶이 더 충만해진다는 역설을 노자에게서 배웠다. <도덕경>에 ‘거피취차去彼取此’라는 구절이 있는데, 나는 채움이라는 저것을 버리고 비움이라는 이것을 취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인생 후반전이 편하려면 전반전에 짊어졌던 마음의 짐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자책하는 마음과 회한을 내려놓아야 자유로워진다. 하늘 나는 새가 배낭을 메지 않듯 먼 길 떠나는 여행자는 무거운 짐을 지지 말아야 한다. ‘한 발만 더’ 하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명과 섭리의 현실적 규범으로서 ‘지지知止’와 ‘신퇴身退’를 제시했다. 나이가 들수록 욕심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몸을 뒤로 물리는 게 지혜로운 처신이라는 가르침이다.


책은 ‘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살았다’,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등 5부에 걸쳐서 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사는 삶(순리)


“도도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임금도 크다.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게 있는데 왕도 그 가운데 하나다. 사람은 땅을 법으로 삼고 땅은 하늘을 법으로 삼고 하늘은 도를 법으로 삼고 도는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 - <도덕경> 25장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그래서 노자는 ‘도(道)’가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고 했다. 순리대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자연을 통해 깨닫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서두르지 않고, 분수와 자리에 맞게 하루하루를 여유롭고 너그럽게 살아가는 게 자연을 닮은 삶이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허허롭게 사는 게 순리대로 사는 삶이다. 아등바등 살아봐야 키 한 자도 늘릴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이다. 인생 후반전에 이르러 동네 근처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보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는 선불교의 화두가 마음에 절로 스며든다.


오십부터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서행)


미하엘 엔데가 쓴 소설 <모모>에는 이발사 호지씨의 이야기가 나온다. 호지씨는 마음씨 좋은 동네 이발사인데, 단골손님들을 상대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느긋하게 가위질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어느 날 ‘시간관리회사’ 영업사원들이 찾아와 호지씨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를 들은 호지씨는 가위질 속도를 높인다. 단골손님들과 대화할 시간도 없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바쁘기만 하다. 바쁘게 가위질을 하면 할수록 시간에 더 쫓기는 것이다.


이렇게 호지씨처럼 시간에 쫓기면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소설가 미하엘 엔데는 소설에 등장하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느리게 가는 게 더 빠르게 가는 것이다.”


지난 일을 돌아보고 오늘 일을 샆핀다(반추)


“태고의 도를 가지고 오늘의 일을 살피면 태고의 시초를 알 수 있으니 이를 일러 도의 실마리라고 한다.” - <도덕경> 14장


책의 저자는 인생의 반환점을 훌쩍 지나서 나이 육십이다. 지난날을 바둑판 복기하듯 찬찬히 돌아보니 보람차고, 가슴 벅찼던 환희의 순간들보다 후회되고 아쉬웠으며 가슴을 아리게 하는 그런 장면들이 더 많이 떠올랐다.


그의 집 거실에는 에어컨이 한 대 놓여 있는데, 어지간해선 리모컨 보튼을 작동하지 않다 보니 한여름에도 먼지를 막기 위해 비닐커버를 뒤집어쓴 채 거실 모퉁이에 우두커니 서 있기 일쑤다. 이 대목에선 나와 닮은 꼴임을 느끼게 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비닐커버에는 프로스트가 쓴 시詩 ‘가지 않은 길’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고 한다. 살면서 만났던 그 많은 길 중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이 가득한 내용을 시는 담고 있다. 그렇다. 어제를 돌아본 후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도모하기 위해 이렇게 반추하는 일이 바로 노자가 말하는 ‘도’의 실마리를 캐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도道는 곧 길이기 때문이다.


어제가 오늘을 이루고 오늘이 내일을 이룬다(연결)


“천하가 다 아름답다고 하는 건 이미 추한 것이다. 천하가 다 착하다고 하는 건 이미 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유와 무는 서로를 생성시키며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뤄준다. 길고 짧음은 서로를 비교하고 높고 낮음은 서로를 견준다.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 - <도덕경> 2장


노자는 우주 만물을 하나로 연결된 통합체로 인식한다. 노자에게서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존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름다움은 추함으로 바뀔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는 역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선善과 악惡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게 아니라 가변적可變的이고 상호교환적이다. 오늘의 선이 내일의 악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악이 내일의 선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물과 현상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유와 무, 난이難易, 장단, 고하, 전후 등은 꼬리를 물 듯 서로를 뒤따르며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유와 무는 서로를 생성시키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루고, 길고 짧음은 서로를 비교하고, 높고 낮음은 서로를 견주고,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


자연을 닮으면 다툴 일이 없다(평화)


“성인은 쌓아 놓지 않고 사람들을 위해 베풀지만 더욱더 많이 가지게 되고 사람들과 더불어 쓰지만 더욱더 많아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할 뿐 해롭게 하지 않는다. 성인의 도는 일을 도모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 <도덕경> 81장


<도덕경>은 총 81개 장, 5천여 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로 시작해 ‘부쟁’으로 끝난다. 그래서 <도덕경>의 문장으로 판단할 때 노자의 사상은 ‘도위부쟁道爲不爭’, 즉 ‘도란 다투지 않는 것’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도란 곧 평화라는 게 노자 사상의 핵심이다. 다투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닮는 것이다. 자연은 무위無爲하고 다투지 않는다. 가까운 산이나 식물원을 찾아 산책해 보라. 산책길에서 만나는 식물들은 서로 각자의 위치를 지키면서 남의 영역과 애써 다투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아라(방하放下)


“천하를 취하고자 하지만 내가 보건대 필경 성공하지 못한다. 천하는 신령한 그릇이니 함부로 취할 수가 없다. 하고자 하면 실패하고 잡고자 하면 잃는다.” - <도덕경> 29장


나이 들었다고 집 안에만 있지 말라. 걷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마치 관 속에 누워 있는 것처럼. 반면에 길을 걷는다는 건 생명의 확인이다. 걸음으로써 일상이 생겨나고 그것이 모여 삶을 완성시키므로 삶의 ‘도’는 걷기에서 비롯되는 셈이다.


길은 손에 쥘 수 없고 발 아래 놓아야 한다. 길을 내려놓지 않으면 길을 걸을 수 없다. 길을 걷는 사람은 마음의 짐도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속의 짐이 무거우면 발걸음은 천근만근이 되고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올바른 도를 걸을 수 있다.


복잡한 마음을 홀가분하게(초연超然)


“그러므로 성인은 하루 종일 다닐지라도 짐수레를 떠나지 않는다. 화려한 경관이 있을지라도 초연함을 잃지 않는다. 만승지국萬乘之國의 군주가 어찌 자기 몸을 가볍게 놀릴 수 있겠는가.”- <도덕경> 26장


노자가 활동하던 때인 춘추시대는 혼란이 극에 달했다고 알려진다. 각 제후들은 한 뼘의 영토라도 더 늘리려고 밤낮없이 전쟁에 몰두했고, 귀하고도 화려한 전리품을 챙기는 일에 취하면서 살았다. 이 시절에 ‘완벽完璧’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조趙나라엔 ‘화씨지벽’이란 옥구슬이 있었다. 밤이나 어두운 곳에선 스스로 빛을 발해서 수십 보를 환하게 비출 수 있었다. 이는 우연한 기회에 무현이란 인물이 얻어서 혜문왕에게 상납했고, 궁궐에 보관되었다. 진귀한 보물의 소문은 널리 퍼졌다.


소문을 들은 진晉나라 소왕이 구슬이 탐나서 진나라의 15개 성城을 줄테니 맞교환하자고 제안하자, 난처한 혜문왕은 거절하자니 강대국의 보복이 두렵고 수용하자니 보물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긴급 참모회의를 열게 됐다.


이때 신하 인상여가 자신이 직접 구슬을 갖고 진으로 가서 소왕과 담판을 짓겠다고 나섰다. 예상대로 욕심많은 소왕은 구슬을 받아 구경하고선 15개 성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인상여는 약속이 이행될 때끼지 구슬을 보관하겠다고 돌려받은 후, 후환이 두려워 재빨리 조나라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렇게 안전하게 구슬을 조나라로 가지고 왔다는 이 고사에서 ‘완벽完璧)’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인상여가 소왕에게 구슬에 흠이 있다며 다시 보여달라고 했을 때의 흠을 뜻하는 ‘하자瑕疵’도 이 고사에서 유래했다.


화씨지벽 고사가 말해주듯 완벽한 보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도한 욕심을 갖게 한다. 욕심은 분쟁을 불러오고 다툼이 있는 곳에선 평화가 사라진다. 옥구슬은 인생 전반기에 누구나 탐했던 화려한 불꽃놀이나 벚꽃놀이, 달콤한 꿀이 묻은 권력이나 명예 같은 것이다. 완벽한 것보다 오히려 조금 모자란 게 낫다.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유연)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는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말라비틀어진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꺾이고 만다.” - <도덕경> 76장


노년의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부러진다. 아니 폭삭 고꾸라진다. 생명의 기운은 사라지고 죽음이라는 그림자와 마주하게 될 수 있다. 인생이란 모두 그렇다. 결정적인 순간과 마지막 순간엔 혼자 있을 뿐이다. 비록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순 있겠지만, 남이 결코 내가 될 수는 없다. 고독을 견디며 혼자만의 삶을 즐겨라.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기(단순)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스스로 으스대는 사람은 공이 오래 가지 않는다. 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은 먹다 남은 밥이나 군더더기 행동으로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깨우친 사람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 <도덕경> 24장


한때 유행했던 우문현답이 있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 넣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미 현답을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를 반복하자면 ‘냉장고 문을 연다 - 코끼리를 냉장고 속으로 집어넣는다 - 냉장고 문을 닫는다’는 해결책이 정답이다.


마찬가지다. 단순한 삶도 이와 같은 원리다. 복잡하고 번잡한 일상에 익숙해지다 보니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내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게 불가능한 일로 여겨지지만 군더더기 버리기를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단순한 삶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다. 삶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일의 능률도 더 높아진다.




나이 오십에 꼭 기억해야 할 여덟 글자


노자는 말한다. ‘지지불태知止不殆 가이장구可以長久’ 이는 ‘멈출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고 오래 간다.’는 뜻이다. 건강백세의 전반전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전력투구했다면 이제 남은 인생 후반전을 ‘느리게 천천히 살아가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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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미국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 적은 투자금으로 미국 부동산을 살 수 있는 방법
고미연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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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금리 인상이 한국의 실물 경기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연준의 강경한 금리 인상 의지로 인해서 2022년 6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연준의 고강도 긴축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했고, 2009년 4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2022년 9월 30일). 현재 한국인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기에 우호적인 시기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한국 자산가로부터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문 의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은이의 말’ 중에서




저자 고미연은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 자문회사인 ‘글로벌프론티어에셋’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1천여 명에게 미국 부동산 투자 강연을 했고, 300여 명에게 일대일 자문을 했으며, 100여 명이 미국 부동산을 매수하도록 컨설팅했다. 실제 투자자의 입장을 꼼꼼하게 헤아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출간했다.


1장에서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2장은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한 기본 개념을 정리해 미국 주택의 유형과 장단점, 콘도 구입 시 꼭 알아야 할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3장~5장에선 실전 투자법을 다루는데, 미국 부동산 구매 절차,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미국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알려준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으로 임장을 떠나다


2014년부터 재건축, 재개발, 분양권, 상가투자, 꼬마빌딩 신축까지 활발한 부동산 투자를 해오던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잦은 부동산 정책 변경과 대책 없이 쏟아내는 규제책으로 인해 심신이 매우 지친상태에서 해외 투자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7년 친구 2명이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찌민으로 임장臨場을 떠났다. 부동산 투자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함을 느끼던 때라 친구의 추천으로 현지 부동산 개발사와의 미팅과 건설현장 및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주의 국가의 한계성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은 해외투자자에게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단지 투자자에게 임대해주는 개념이므로 비록 그 기간이 최대 100년일지라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안전장치로는 매우 미흡하다고 판단해서다.


더구나 동일한 투자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분양가가 이중적으로 매겨지는 불합리성까지 내포하고 있었다. 즉 현지인(내국인)과 외국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분양가는 이중가격 형태로,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에겐 훨씬 비싼 가격을 매기고 있었다.


하와이는 동가홍상同價紅裳


2019년, 일중독자로 알려진 회사 선배가 하와이로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천국같은 그곳으로 이민가서 살 계획을 갖고 있다길래 저자도 그해 연말 남편과 함께 하와이로 놀러갈 계획을 짰다. 당연히 이 계획 속엔 부동산 임장을 포함했고, 현지 부동산중개사와도 사전 연락해 두었다.


이미 하와이는 수많은 글로벌 자산가들이 투자를 실행한 곳으로, 항상 전 세계인의 투자 수요가 있는 ‘글로벌 마켓’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하와이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미국의 정중앙 최고의 입지에 위치하고 있고, 천혜의 자연을 가진 블루칩 휴양지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었다.


또한 미국 땅인 하와이의 수요자는 글로벌 자산가라는 점에서 특정국의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위기가 닥칠지라도 자산가들의 꾸준한 수요로 인해 시세 하락에도 덜 영향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실제로 2009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그런 현상을 보였다. 즉 하와이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적었고 미국 내 타지역보다 빠른 가격 회복세였다.


멀티유닛, 미국의 수익형 부동산


멀티유닛은 다소 생소한 용어로 들리겠지만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자면 ‘다가구주택’을 말한다. 미국의 ‘수익형 부동산’인 셈이다. 멀티유닛은 보통 2~4가구로 구성되어 있고 4가구까지는 주거용 부동산으로 해석된다.

겉모양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처럼 보이는데 실제 소유주는 1명이다. 물론 다가구가 살 수 있도록 각각 출입문을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가구별로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의 주거비용이 각각 부과된다.


이런 주거 형태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한국의 다가구와 거의 유사하다. 집주인도 본인 소유의 부동산에 거주하면서 여유 공간을 수익화하려는 의도 하에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래서 여러 층이나 각 층을 2~3가구로 쪼개 임대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이처럼 멀티유닛은 싱글하우스의 변형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세대 분리를 위해 가구마다 독립적인 출입문, 주방, 욕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 부동산 취득의 관련 업무들


해외 부동산에서 발생된 소득에 대해선 세무 신고·납부 절차가 뒤따른다. 이는 한국의 외국환거래법의 규정에 따라 국내 거주자가 주거 이외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거주자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외에서 체류할 목적으로 주거용 주택을 취득하거나 해외 부동산을 임차하는 경우(보증금 1만달러 초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 앞으로 신고해야 한다.



저자강연회 참석시 찍은 사진(3월 24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이란 쉽게 말해 개개인의 주거래 은행의 은행장을 말하는 것이고, 법인일 경우 주채무 은행의 은행장을 말하는 것이다. 신고·수리 의무가 있는 대상은 한국의 국민인 거주자(개인과 국내 기업 포함)이며 자격 요건은 신용불량자, 조세체납자가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 해외 부동산의 취득 금액은 현지 금융기관 및 감정기관 등에서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문서를 검토한 뒤 적정하다고 인정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해외 부동산 취득 신고·수리를 할 때 해외 부동산의 감정평가서나 분양 가격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참고로 신고 대상 부동산은 아래 사진 참고 요망.




미국 부동산엔 양도소득세가 없다?


미국에는 1031 Exchange라는 제도가 있다. 1031 Tax Deferred Exchange라고도 불리는데, 미국 국세청 내 코드번호 1031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이를 활용하면 부동산 판매시에 발생할 수 있는 양도소득세의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다. 만약 계속해서 1달러라도 더 비싼 집을 사면 횟수에 상관없이 마지막 집을 파는 순간까지 양도소득세가 유예된다는 장점이 생긴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느라 재투자를 원해도 더 작은 부동산으로 규모를 줄이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1031 Exchange 제도를 통해 납부유예가 가능하므로 다음 부동산을 구매할 때 부동산의 매도대금 전체를 재투자할 수 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의 꿀팁


부부 중 1명 또는 2명 다 받을 수 있다

직전 2년간의 소득을 관리하라

퇴사, 휴직, 이직을 피하라

부동산대금 인출한 달의 직전 3개월간 큰 입금/지출 피하기

소액이라도 신용카드 3개를 꾸준히 사용하라


한국의 경우 부부 공동명의의 주택일 경우 공동명의자 중 한 사람만이 차주로서 대출받을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의 경우 부부, 부모, 직계가족 간에는 명의와 상관없이 공동자산으로 취급하므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때 소득이 없는 아내도 소득이 있는 남편의 연대보증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미국의 시중 은행에서는 미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매달 일정한 소득(근로, 사업, 금융소득 등 상관없음)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할 때 직전 2년간의 소득금액증명원을 요구한다. 소득이 급감하거나, 승진(또는 이직)으로 소득이 급증하는 경우에도 그 사유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직전 2년간의 연간 소득을 점검하기 때문에 아무리 소득이 높더라도 신입사원이나 오랜 경력 단절 이후에 소득이 발생한 경우 대출을 받을 때 불리할 수 있다. 한국은 육아휴직, 자기계발휴직 등 휴직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저자도 대출받기 직전 연도에 육아휴직을 했기에 직전 연도 소득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의 육아휴직 제도를 은행에 설명함으로써 무사히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깐깐한 원칙주의자를 만난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집을 사기 전 직전 2년간 소득을 유지하는 게 좋다.




#재테크 #미국부동산 #나는당신이미국부동산으로부자가되면좋겠습니다 #고미연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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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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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원하는 리더라면 일을 계획하고 준비해서 결과물을 만들기까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귀곡자>를 펼쳐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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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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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경영하거나 기업의 CEO와 같은 사람들은 이 책에서 남에게 제어당하지 않는 법, 즉 허수아비처럼 경영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임운이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담당자라면 계획을 세우고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는 기본에 대해 깊은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중국 현지의 대형서점엔 귀곡자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이는 협상과 설득, 그리고 일의 도모에 관한 한 타 도서들의 비조鼻祖격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협상 전문가들은 거의 대부분 이 책을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곡자鬼谷子는 귀곡에 은거했던 실존인물로, <사기史記>에 따르면 기원전 5~4세기 경의 사람이다. 그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여러 제후국諸侯國들이 서로 공격하며 패권을 겨룬 시기로, 제후국들은 천하의 주인이 되고자 부국양병富國養兵에 몰두하고 그 이상이 되려고 했다.


그래서 천문과 수학에 능통하고, 선견지명이 뛰어나 상황에 대처하는 결정적인 책략에 능숙한 귀곡자 문하에서 수학修學하는 게 일종의 통과의례에 비할만 했다고 한다. 또 그는 출사出仕를 원하는 제자들에게 유세, 병법, 음양, 술법 등 맞춤형 교육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책은 총론, 준비 단계, 실행 단계, 최종 단계 등 4부에 걸쳐 총 10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는 패합捭闔 - 반응反應 - 내건內揵 - 저희抵巇 - 오합忤合 - 췌마揣摩 - 비겸飛箝 - 권權 - 모謀 - 결結 순서로 소개된다.


상황 분석 후 시작을 결정


<귀곡자>의 맨 처음은 패합捭闔으로 시작한다. 우선 어려운 한자의 뜻풀이부터 해보자. 패捭는 ‘연다’는 뜻이고, 합闔은 ‘닫는다’는 뜻이다. 즉 문짝을 열고 닫는다로 해석되겠다. 이는 시작을 결정하는 단계다.


귀곡자가 제시하는 출사의 요점은 ‘반드시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도적이란 의미는 일에 휘둘리지 않고 일을 장악하는 것을 뜻한다. 일을 장악하려면 먼저 할 일이 있다. ‘과연 할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하고 일 전체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결국 일 전체를 먼저 가늠한 후 주도적으로 진퇴를 결정하는 것이 패합이다.




귀곡자의 가르침

형세의 파악

비전 공유(함께하는 사람과의)

주도면밀과 은밀함

변화를 거스르지 말라


귀곡자의 가르침은 위의 4가지로 요약되는데, 이 중에서 네 번째가 제일 중요한 핵심이다. 상황이 극極에 달하면 반드시 변화가 발생히는데, 이 변화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대부분 사람들은 일이 성사되고 나면 교만에 빠진다. 이를 경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일의 준비 단계


일을 준비하는 단계에선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즉 주변의 진심을 파악하라는 ‘반응’, 마음을 얻어 굳게 결속하라는 ‘내건’, 틈이 생길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라는 ‘저희’ 등 세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말을 잘해서 어디에 쓴단 말이오?

말솜씨로 남을 막고, 자주 미움이나 받을 뿐인데 어디에 쓰겠소.

- 공자


‘반응’ 편에서는 일을 도모하기 전에 상대의 말을 통해 본심을 파악하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남의 말을 ‘정확히 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뜻을 정확하게 알아내려면 건승건승 대충 듣지 말고 온 신경을 곤두세워 그 말에 경청하는 자세를 강조한 셈이다.


나에게 공명孔明이 있다는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다

- 촉한 유비


‘내건’ 편에서는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공동운명체 관계를 결속하는 것을 말한다. ‘내內’란 안으로 들어간다는 뜻과, 안에 위치한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그리고 ‘건揵’이란 매우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다는 뜻인데, 운명을 함께한 사람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 빗장을 채우듯이 잠근다는 것이다. 즉 내건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과 공동운명체 같은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대저 일이란 터럭발처럼 작은 곳에서 시작해서

태산의 뿌리를 휘두를 만큼 커지는 것이다

- 귀곡자


일을 함께 도모하는 사람과의 신뢰 관계가 구축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 ‘저희’ 편에서 귀곡자는 사전에 먼저 균열의 조짐을 없애라고 가르친다. 거대한 댐도 실 같은 틈의 발생으로 인해 큰 틈이 되고, 마침내 거대한 구조물일지라도 붕괴되고 만다.


희巇라는 것은 틈이니, 틈은 곧 아주 작은 금을 말한다. 작은 금이 커져서 큰 틈새가 된다.


때때로 여럿이 모여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구성원 간에 형성된 신뢰에 작은 틈의 벌어짐으로 인해 망가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막대한 비용 손실이 발생될 수도 있음이다. 따라서 먼저 어디에서 틈이 벌어질지 알아챈다면 이 프로젝트는 더욱 주도면밀해짐으로써 향후 발생될 수도 있는 노력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실행 단계


이제 일을 실행하는 단계다. 귀곡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대세를 살피고 방향을 결정하는 ‘오합’, 정보에서 우위를 점하라는 ‘췌마’, 상대를 높여 장악하라는 ‘비겸’, 말의 힘으로 상황을 주도하는 ‘권’, 그리고 사람을 따로따로 사용하는 방업인 ‘모’ 등 다섯 가지를 설명한다.


내가 하늘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꼴이 되었는가? 아니다. 니는 죽어 마땅하다. 장평 싸움에서 조나라의 항복한 장졸 수십만을 속여서 묻어 버렸으니 죽어 마땅하다. - 진나라 장군 백기


오합이란 천시天時를 제대로 살펴 그 천시가 변하는 형세를 타고, 일단 그 형세를 탄 후에는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이다. 즉 일단 천시를 살피고, 그 천시에 자신이 부응할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살핀 후, 자신이 있을 때 방향을 정해서 일을 성취하라는 뜻이다.


‘오忤’는 ‘거스른다’, ‘배반한다’는 뜻이고, ‘합合’은 ‘따른다’, ‘함께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합이란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어떤 이와 함께하거나 헤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사태의 추이와 함께하든지 아니면 거스르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진정한 ‘오忤’, 즉 ‘거스른다’는 의미를 깊게 숙고해야만 한다. 아무때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귀곡자는 변화의 큰 물결을 반복된 관찰로 읽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뜻이 있고 능력도 있을 때, 또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을 때 바로 방향을 ‘비틀’ 수 있다.


귀곡자의 제자 장의는 진나라가 6개국을 병합할 능력이 있다고 읽었기에 진나라를 위해 유세를 했고, 결국 진나라는 이를 성공했다. 반면에 초나라의 재상 굴원은 장의의 제안을 물리치고 진나라와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마침내 축출당한 후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었다. 물론 굴원도 천하의 정세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단순한 유세객인 장의와는 달리 초나라의 왕족과 같은 성씨의 명망가였기에 초와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코끼리는,

“큰 무같이 생겼습니다.” - 코끼리의 상아를 만진 장님

“곡식을 까부리는 키같이 생겼습니다.” - 귀를 만진 장님

“커다란 절구공이처럼 생겼습니다.” - 다리를 만진 장님

- <열반경> 중에서


큰 추세를 읽고 이에 대응하는 법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내가 공략하려는 상대를 직접 파악해야 할 차례다. 간단히 말해 상대가 처한 객관적인 정황과 그의 의지를 파악하는 테크닉이 췌揣와 마摩다.


‘췌’란 헤아린다, 즉 추측한다는 뜻이다. 물론 추측을 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마’란 추측을 위한 방법으로서, 그 본뜻은 만져본다는 것이다. 앞서 열반경에서 읽었듯이 세 명의 장님은 코끼리를 만져본 느낌이 다 달랐다. 왜냐하면 전체라는 실체를 볼 수 없기에 부분만 만져보고 판단했다. 그렇다. 상대에게 지혜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상대를 면밀하게 탐색하는 것이 ‘췌마’ 편의 핵심이다.


그도 장부요, 나도 장부인데

내가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는가

- 맹자


‘비겸’은 띄워서 꽉 잡는다는 뜻인데 그 의미가 무척 강렬하다. 그래서 비겸 편은 예부터 유학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말을 조금만 바꾸면, 상대의 입에 맞는 말을 하고 추켜세워서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뜻이 아닌가? 이 비겸술을 맹렬하게 비난한 사람이 유가의 대부 맹자다. 맹자는 대장부다운 처신을 하지 않고 말의 위력을 믿는 종횡가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대장부라면 남의 입에 딱맞는 좋은 말만 해선 안된다는 거다.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갖고 상대가 붕붕 뜨는 기분이 들도록 칭찬만 늘어놓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하는 셈이다. 맹자의 판단으론 간신배나 하는 짓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이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가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면 그를 높여 긍지를 심어주고, 더 나은 사람이라면 이를 인정해서 마음의 벽을 넘어선다는 것이 바로 ‘띄운다’는 개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쓰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의 장점을 사용하며, 자신의 못난 부분을 쓰지 않고 어리석은 사람이 잘 하는 부분을 이용한다. - 귀곡자


마침내 우리들은 귀곡자의 필살기를 만났다. 상대방을 꺾지 말고 넘어서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실력과 본심을 파악했으니 이젠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야 한다. ‘권權’이란 원래 ‘저울추’를 뜻하는 말인데, 주위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자 상황에 다른 임기응변을 가리키는 말이다.




귀곡자가 강조하는 말의 핵심은 상대방의 말을 꺾으려 해서 힘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을 할 때는 일단 상대방을 피로하게 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은 유세를 펼치는 자신 못지않게 바쁘기 때문에 일단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 정말로 원하는 것을 준다면 상대방은 피로감을 결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때 더 많은 말을 해도 늦지 않다.


만물이 함께 일어나 변하는데, 나는 그 되풀이됨을 보네.

대저 사물은 무성하게 일어나지만 모두 그 뿌리로 돌아가네

- 노자


일을 성사시키는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다. 전 단계까지 착실하게 밟아왔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일의 절반 이상은 완성된 셈이다. ‘모謀’란 실제로 지략을 써서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이제 장애를 제거하고, 사람들과 경쟁하고 화합하면서 일을 이룰 차례다.


귀곡자는 항상 상대방을 꺾으려고 하지 말고, 흐름을 타서 일을 도모하라고 말한다. 우리들이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 일을 한다’는 점이다. 먼저 객관적인 형세를 살펴서 일의 얼개를 잡아야 한다. 얼개도 없이 임시방편으로 일을 진행하면 목표를 잃기 쉽다.


그다음은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 후 사람들을 쓸 방법을 택해야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강점과 특징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적재적소適材適所’라는 인사 원칙과 일맥상통하다. 그리고 자신을 믿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최종 단계


이제 모든 자원을 준비하고, 사람을 모으고, 상대방을 설득해서 프로젝트를 정상까지 끌고 왔다. 그렇다면 결실을 맺어야 한다. 그래서 귀곡자는 결단을 위한 마지막 장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 바로 ‘결結’ 편이다. 귀곡자는 결단의 목적을 이렇게 제시한다.


대개 남을 위해 결단을 내릴 때는 반드시 상대가 의심하는 바를 해결해야 한다. 상대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잘 이용하고, 걱정거리와 손해를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유혹이 와도 시종 흔들리지 않아 이익이 있다.


결단을 하는 것은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 즉 의심을 정리해서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단의 기준은 구체적인 이익이다. 구체적인 이익을 보장하지 못하는 결단은 정세의 변화에 취약하다.


최고결정권자의 결단은 객관적인 관찰에 명분이 더해져야 하고, 거기다가 반드시 할 수 있는 것을 하되 아랫사람을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라고 결단은 한 번 내리면 주워 담지 못한다. 이렇게 무언가를 결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귀곡자는 종횡가 이론의 비조격이다


귀곡자는 사마천의 <사기> ‘소진열전’과 ‘장의열전’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전국시대에 유세객으로서 큰 활약으로 함으로써 종횡가를 이룬 소진과 장의 두 사람은 귀곡자의 문하생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실존인물이냐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있지만, 중국에선 지금도 귀곡자가 쓴 이 책을 정치계나 비즈니스계의 필독서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성공적인 리더의 꿈을 꾼다면 필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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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식투자로 250만불을 벌었다 - 당대 최고의 무용가에서 세계적 주식투자자로 거듭난 니콜라스 다비스의 성공투자기, 개정신판
니콜라스 다비스 지음, 권정태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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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발해낸 방법은 전혀 손실을 보지 않는 방법은 아니다. 손실이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주식들은 시간이 지나면 수익을 내기 마련이므로 당장 이익이 나지 않는 주식을 3주 이상 보유하는 것이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니콜라스 다비스‘박스이론’의 창시자이자 기술적 펀더멘털리스트 이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주식 고수다. 그는 헝가리 태생으로 나치 독일을 피해 23살에 미국으로 망명했는데, 무용가로 명성을 날렸다. 1952년 나이트클럽에서의 공연 사례금으로 주식을 수령한 것이 계기가 되어 주식투자의 세계에 입문했다고 한다.


책은 ‘투자가 아닌 투기’, ‘원칙주의자 시절’, ‘기술적 분석가가 되다’, ‘기술적 펀더멘털리스트가 되다’ 등 4개 파트에 걸쳐 총 10개 장으로 구성되었다. 내용은 주식초보자인 저자가 1950년대엔 매우 큰 돈인 250만 불을 벌 수 있었던 투자성공기를 다루고 있다. 비록 70년이나 지난 투자 경험을 담고 있는 오래전의 베스트셀러였을지라도 주식투자자들에겐 유효한 투자 마인드를 제시한다.


투자가 아닌 투기


주식 투자자에게는 소위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게 찾아온다. 쉽게 말하자면 ‘소 뒷다리에 쥐가 밟히는’ 격이다. 무용가인 저자는 팀을 꾸려 토론토의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펼쳐 행사료를 받는데, 한번은 사정이 생겨 공연을 할 수가 없어서 페널티를 받기로 했다. 이는 행사를 주관하는 스미스 형제가 돈 대신에 주식을 지급하려는 계획에 동의하는 것으로, 광산회사인 브리런드 주식 6천주를 3천달러에 샀다.


적어도 주식 가격은 오르고 내린다는 것 쯤은 알기에 공연 계약을 처음 추진할 적에 공연 행사비를 현금 대신에 주식을 지급하려는 스미스 형제의 제안을 조건부로 동의했는데, 그 내용은 주가가 50센트 아래로 하락할 경우 그 차액을 보상받는 것이었다. 6개월간은 이렇게 공연비가 지급되는 계약이었다.


2달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신문 주식란에서 브리런드 주가가 1달러 90센트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에 저자는 기매수한 6천주를 즉각 매도해 약 8천달러의 순수익을 거두었던 것이다. 마치 돈벼락을 맞은 기분이 들었던 저자는 주식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주식에 대한 정보가 어두웠던 그는 공연 때 만나는 부자들에게 좋은 주식에 대한 정보를 묻곤 했다. 이렇게 들은 정보로 그는 소위 ‘묻지마 투자’를 겁없이 시행했던 것이다. 이후 믿을 만한 증권중개인을 소개받아 대박주 발굴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즉 금광을 캐는 회사의 주식일 경우 생산지표, 기업평가, 재무제표 등을 검토한 후 종목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중개인의 추천종목을 1천주 매수했는데, 시세가 계속 하락하자 손해를 보고 몽땅 팔아치웠다. 이것이 바로 주식의 세계에 발를 내딛는 사람들에게 징수하는 소위 '수업료'인 셈이다.


또 한번은 1만주를 매수한 주식의 가격이 1센트 오르자 즉각 팔아서 100달러를 벌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중개인 수수료라는 게 부과되었다. 매수할 때 50달러, 매도할 때 50달러가 부과되며 또 추가로 거래세가 부과되었기 때문에 실제론 손해를 본 거래였다.


아무튼 이렇게 7개월 간의 주식거래를 한 성적표는 약 3천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브리런드 주식으로 벌었던 8천달러 중 3천달러를 까먹었다는 사실이다. 눈 앞의 사소한 이익에 사로잡혀 손실만 보고 있었던 셈이다. 이를 총정리한 내용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




박스이론의 개발


손해를 보았음에도 그는 주식투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뉴욕 월 스리트로 진출한 그는 주식중개인의 조언을 받아 투자 행위를 이어나갔다. 많은 실패를 통해 한 가지 얻은 수확은 ‘나만의 이론 정립’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어떤 회사의 재정 상태가 호전될 뉴스가 발생된다면 이는 곧 주가와 거래량에 반영되므로 이것만 봐도 사람들의 매수 심리를 읽을 수 있었다. 따라서, 주가 상승의 초기 단계에 주식을 매수한다면 비교적 훌륭한 수익을 거둘 수 있으리란 판단이 생겼다. 그렇다면 주가 상승이 발생될 조짐이 보이는 이런 변화를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흥미로운 설명을 한다. 즉 주식을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만일 야성미 넘치는 미녀가 테이블 위로 올라가 격렬한 춤을 춘다면 어느 누구도 크게 놀라지 않는 반면, 나이가 지긋한 점잖은 부인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사람들은 이를 비정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별일도 다 있군. 대체 왜 저럴까.”


마찬가지다. 늘 변동이 없던 주식이 갑자기 활발한 거래량을 보인다면 누구나 뭔 일이 있다고 감지한다. 이때 가격 상승이 수반된다면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갑자기 거래량이 수반되는 것은 누군가가 미리 이런 조짐을 먼저 알고서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때 이 주식을 매수한다면 선방을 지른 사람들과 같은 편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저자는 열심히 투자정보지와 주식시세표를 탐독하면서 수많은 차트를 연구했다.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즉, 주가변동이란 결코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가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 아니라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한동안 그 방향으로 계속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며, 일정한 틀 안에서의 움직임을 반복하는데, 그는 이를 ‘박스’라고 명명했다.


2백만 달러를 벌다


저자의 ‘박스이론’은 시장에서 먹혀 들었다. 그는 오랫동안 지켜봐 온 주식 네 종목 중에서 두 종목으로 압축 선택하기로 했다. 선택의 기준은 시장에서의 힘이었다. 이는 그가 수립한 기술적 원칙주의자 이론에 기본적으로 적합했다. 이에 네 종목을 모두 매수한 후, 각 종목 모두 10% 하락할 때 손절매하기로 했다.




매수 후 벡맨 인스트루먼트가 손절매 기준에 도달하자 전량 매도하고, 움직임이 나쁜 리튼 인더스트리 또한 손해보고 모두 팔아치웠다. 나머지 두 종목에 집중,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제니스 라디오에 5500주(약 57만 4천불 투자), 페어차일드 카메라에 4500주(약 56만 7천불)였다.


이후 여섯 명의 중개인 중 세 명과는 거래를 끊었고, 약간의 투자 대상을 전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다. 마치 잘 만들어진 미사일 처럼 끊임없이 오르는 동안 이를 지켜보는 과학자 신세가 될 정도였다. 몬테카를로에서 공연 요청을 받고 유럽으로 떠나는 날, 계좌 현황을 점검했더니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한다면 225만 달러 이상을 회수할 수 있었으며, 유럽에 체류하는 동안 주가 하락시 자동 매도되어 최소 200만 달러를 회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박스권에 갇힌 주가


주가의 움직임은 다양한 여러 요인에 따라 움직인다. ‘예측불허’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에 이기는 투자법을 개발코자 많은 고수들이 나름의 방법들을 고안해 낸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에 활동했던 전설적인 투자자 니콜라스 다비스는 주가의 움직임이 일정한 박스권 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세웠다. 정말 심플한 방법이다. 지난 주가의 그래프를 보면 일정한 박스권 패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주식시장에 관여하는 나의 경험에 의하면 첫째 비교적 안정된 주가 흐름을 보이는 대형주에서 찾을 것, 둘째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본 종목 중에서 선택할 것만 지킨다면 ‘박스 이론’으로 성공 투자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물론 이때에 반드시 손절매 원칙을 견지해야만 한다. 박스권 하단이라고 판단해서 매수했지만 하단 아래엔 지하실도 있음을 경험할 수 있기에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본 도서를 재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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