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스 - 기만의 시대, 허위사실과 표현의 자유 Philos 시리즈 17
캐스 선스타인 지음, 김도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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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난무하는, 그리고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허위사실의 영향력이 우리의 정치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상호작용을 점점 더 왜곡하는 이때, 우리가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방식으로 고민하는 데 이 책은 필수적이다. - ‘편집자 서문’ 중에서




총 9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리의 법이 ‘거짓’과 ‘허위사실’의 해악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시민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주제를 다룬다.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관점을 지녀야 하는지를 고찰한다.


거짓말을 말할 수 있는 권리


출발부터 매우 자극적이다.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사건을 인용해서 각각의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첫째는 스스로 주장이 틀렸음을 알면서도 누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80세 이상이 아니라면 코로나19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면, 둘째는 허위 주장임을 알면서도 어느 공직 후보자가 TV방송국이나 웹사이트에 상대 후보의 여직원 성폭력을 광고했다면, 셋째는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 어떤 이가 지역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함으로써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거부함으로써 심각한 보건 위기가 발생했다면, 이와같은 사태의 문제점을 고민해보자는 제안이다.


우리는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까? 이또한 ‘표현의 자유’임을 내세워서 거짓말을 용인해야 할까? 허위사실에 대해서 어디까지 보호될 수 있을까? 진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조치를 해야 할까?


이에 관하여 저자는 ‘일반적으로 허위사실은 설령 거짓말일 경우에도 검열이나 규제의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평생을 착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이 이 주장을 들으면 마치 피가 역행逆行하는 것처럼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사회는 허위사실도 보호한다. 공직자가 진실 순찰대처럼 행동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참’과 ‘거짓’을 구분할 공직자들의 판단을 우리가 신뢰할 수 없고, 그들의 편견이 오히려 일반인들의 판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공직자들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처벌 권한을 부여한다면, 그들은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처벌하려 할 것이다. 이런 현실이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이미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 다수당의 횡포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자 소위 ‘검수완박’이라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쳤다.


그렇다면 허위사실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뭘까? ‘바로잡는 일’이다. 하지만 이미 공중파 또는 신문 등 매스컴을 통해 널리 퍼져버린 ‘거짓’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그래서 ‘바로잡기’는 오랫동안 존중받아 왔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수세守勢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허위사실이 심각한 해악을 초래할 위험이 있고, 표현의 자유를 좀 더 보장하면서도 그런 해악을 막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정부가 증명할 수 있다면, 그 허위사실은 헌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또 분명한 거짓말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해악의 위험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입증 수준은 고의성 없는 허위사실을 규제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보다는 낮아도 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정부는 지금도 허위광고를 규제할 수 있다. 정부는 공중보건과 공공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한 종류의 거짓말과 허위사실을 제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적 절차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거짓말과 허위사실의 경우 명예훼손 요소가 없더라도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부는 조작된 영상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명예훼손인 경우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시청자들이 그 영상은 조작된 것임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는 검열이나 처벌을 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정부는 정정 표시나, 허위사실이 유포될 가능성을 줄이는 일정한 형태의 선택 방식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또한 방송국, 잡지, 신문,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같은 민간기관이 거짓말과 허위사실 유포를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상당한 여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가짜뉴스


만약에 거짓말 모두를 일일이 금지하거나, 이를 완전히 뿌리 뽑는게 가능하다면 우리들의 삶은 괜찮을까? 얼마전 법무장관을 술집에서 보았다는 한 피아노 연주자의 거짓말이 한 정치인의 입을 통해 발표됨으로써 이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심지어 이 가짜뉴스를 제공했다는 유튜브의 조작 사실까지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왜 이런 가짜뉴스가 발표될 수 있었을까? 맨 처음의 원인 제공자는 강남 모처의 한 술집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알리바이 조작이 필요했고, 거짓으로 시작된 일이 동거남을 통해 정치권 뉴스를 다루는 유튜브에 제공됨으로써 일이 더 확산되고 말았다.


나아가 유튜브를 통해 이런 가짜뉴스를 제공받은 한 정치인은 팩트의 검증조차 없이 이를 국회에서 퍼뜨림으로써 진실공방이라는 2차전이 벌어졌다. 추후 경찰에서 조사받은 그 여성은 거짓말이었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점이다.


이처럼 도가 넘는 가짜뉴스와 허위사실은 허용될 수 있을까? 허용될 수 있고 없고의 여부를 구별하는 기준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 작업을 위해 우리는 표현의 자유라는 체제의 토대를 살펴봐야 한다. 그 체제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무엇을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인지 이해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늘 중요하기도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시급하다. 왜 그럴까? 한 가지 분명한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짜뉴스와 허위사실은 순식간에 확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전이나 보건, 유명인사에 대해 거짓말을 손쉽게 퍼뜨릴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처럼 말이다. 어쩌면 대중들은 진실보다 거짓말에 더 현혹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허위사실은 개인의 명예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뒤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표현의 자유’ 운운할 것인가?


역설적으로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그 자체가 가짜일 때도 많다.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은 몹시 헷갈리게 된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도대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자신과 관련된 성추행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위기를 넘기곤 했다. 최근에 그는 미국 대통령 최초로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었다. 특히, 정치판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엇이 중요한가?


책은 구체적 논의를 위한 기본적인 틀을 제시한다. 발언자의 의식 상태, 해악의 규모, 해악의 가능성, 해악의 발생 시기 등 4가지 문제를 먼저 확인하고 이를 각각 구분해서 살펴보자는 의견이다. 먼저 의식 상태에 대해선 발언자의 경솔, 부주의, 실수라면 거짓말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책임의 문제로, 도덕적 관점에서 거짓말쟁이는 악의가 없는 발언자(경솔, 부주의, 실수)에 비해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는 자신의 사고와 말, 행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 모든 범위에서 절대적이다. 국가의 법률이나 일반적인 도덕적 판단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법으로 거짓말을 제한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 장치가 아니라 대체로 사회규범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정직을 미덕으로 삼는 규범이 있다면 이를 어길 경우 스스로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즉 법이든 규범이든 어차피 인간들이 이를 준수해야 비로소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강제하기 보다는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인간성을 존중하는 셈이다.


해악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작다면 굳이 정부가 나서서 표현(설령 허위사실일지라도)에 대해 규제해야 할까? 다만 허위사실로 인해 해악 발생의 위험성이 있을 경우라면 정부는 이에 대해 여러 종류의 수단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중지를 명령하거나 징역형 또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거짓말의 윤리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이다. 표현의 자유만을 내세운다면 트럼프는 물론이고 그의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이 하는 거짓말도 보호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연 보호해야 할까? 이에 답하려면 ‘거짓말은 과장과 다르며, 허위사실은 인간의 삶에서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아마도 수많은 허위사실을 들어야 할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신뢰를 파괴한다. 신뢰가 파괴되면 인간관계의 형성과 유지는 어려워질 것이다. 철학자 시셀라 보크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회 구성원이 진실한 메시지와 거짓된 메시지를 구별할 수 없게 된 사회는 붕괴할 것이다. 식량과 피난처를 찾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우물에 독이 있다는 경고나 사고를 당해 도와 달라는 요청은 별도의 확인이 없다면 무시될 것이다.


허위사실이 진실보다 빨리 퍼진다


새로운 정보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은 합리적이다. 허위사실이 상대적으로 더 널리 퍼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트위트의 새로운 정보성에 관해 조사했던 연구자들은 “유언비어가 진실한 소문보다 훨씬 더 새롭다”라고 결론 내렸다. 또 심리학자들은 소문이 혐오 같은 것을 만들어 낼 경우 더 널리 퍼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허위사실이 퍼진다는 사실 자체가 허위사실에 영향력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허위사실은 확실히 매력적이고 생생하다. 왜냐하면 허위사실은 새롭고 흥미로우며 예상을 벗어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또 허위사실이 분노와 혐오를 비롯해 어떤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경우, 곧 수많은 사람이 그 허위사실에 접하게 된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런 점이 진실 편향과 만나게 되면 상당한 문제가 일어난다.


만약 허위사실이 특히 더 퍼지기 쉽고,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의 편향이 있다면, 사람들이 허위사실을 믿을 위험은 극적으로 커진다. 이는 허위사실을 보호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관한 존 스튜어트 밀의 생각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사회규범에 의한 것이든 법에 의한 것이든, 위축효과가 전혀 없는 사회는 너무나 추할 것이다. 사회에 필요한 것은 ‘위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위축이다. 이런 결론은 명예훼손법에 특히 유효하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이룩할까’이다.


나무만 보느라 숲을 놓치지 말자. 명예훼손법은 표현의 자유라는 체제를 심각한 방식으로 침해하는 데 쓰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 체제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명예훼손적인 허위사실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중대한 피해를 입는 사람의 보호뿐 아니라 함께 피해를 입게 되는 여러 이해관계인들을 위해서도 시급하다.


해악


만일 누군가 고의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그 허위사실이 민주적 절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면, 정부가 어떤 종류의 제재나 대응책을 강요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실제로 옳을까?


우리는 보건과 안전에 관한 수많은 허위사실 그리고 거짓말을 보아 왔다. 첫 번째 문제는 정부 공직자가 그것을 규제할 권한이 있는가이다. 두 번째 문제는 민간기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다시 말해서 첫 번째 문제는 헌법과 관련이 있고, 두 번째는 그렇지 않다.


진실은 중요하다


결국 진실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방송사, 신문 등의 민간부문은 명예훼손, 그밖의 허위사실과 거짓말을 통제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원칙이 현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가로막는 데 이용되어선 안 된다.


#사회학 #라이어스 #가짜뉴스 #허위사실 #표현의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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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끌리는 사람들, 호감의 법칙 50 - 그 사람은 왜 또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까?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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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호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심리학이나 교육학에 나오는 막연하고 이론적인 인간의 매력 ‘호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호감에 대한 실전을 다룬다. 나름대로 깊이 있고 체계적인 호감 실용서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신용준은 라더십, 협상, 설득, 소통, 인간관계, 영업마케팅 등 비즈니스 분야에서 수강생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최고 명강사인데, 인간관계로 인해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위하여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들을 책에서 소개한다.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방법, 관계를 발전시키는 법, 좋은 인상을 남기는 대화법 등 실전용으로 손색이 없는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삶은 90퍼센트 이상이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인간관계로 상황이 유리해질 수도 불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삶에 있어서 ‘호감’이라는 전략무기를 갖출 수만 있다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좀 더 좋은 혜택을 얻을 수도 있고 좀 더 깊은 만족감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등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최종 선택이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호감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책은 끌리는 호감을 만드는 하루 습관, 스스로에게 호감 가는 사람이 되는 짧고 사소한 기술들, 호감형 인간의 10가지 스타일, 호감을 만드는 마인드 리셋 8가지, 호감을 부르는 실전 전략1, 2 등 6개 파트에 걸쳐서 총 50가지 법칙을 담고 있다.


세상사는 관계로 시작해서 관계로 끝난다


“당신 회사의 아이디어도 좋았고, 우리가 선택한 회사의 아이디 어도 좋았습니다. 어느 아이디어가 채택되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솔직히 우리가 다른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단지 그 회사 사람들이 더 좋아서였습니다.”


이 장면은 어느 유명 광고인의 일화 중 한 장면이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잠재력이 강한 광고제작팀이 다른 어떤 경쟁 팀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그야말로 독창적인 개념과 전략이 완벽했다고 자부했고 자신만만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궁금증을 참다못한 이 팀은 광고회사를 찾아가 물었을 때 얻은 답변은 ‘그 회사 사람들이 더 좋아서였습니다.’뿐이었다.


성공의 성패成敗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건 사실 ‘호감’이다. 우리는 세상에 불평한다. 성공한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이다. 여기에도 호감의 법칙이 존재한다. 호감이 가기 때문에 같이 일하고 싶어지고, 일을 맡겨도 마음이 편하다. 실력이 비슷해지면 호감 가는 사람이 더 잘나간다.


호감 때문에 판결을 뒤짚은 일이 있다. 바로 미국의 유명 흑인 미식축구 선수이자 영화배우 O.J. 심슨의 이야기다. 그는 전 부인과부인의 남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는데, 현장의 혈흔이 이를 충분히 입증했다. 흑인사회에서 영웅이었던 그는 경찰의 흑인에 대한비호감 태도를 대대적인 여론몰이와 동시에 배심원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막대한 돈을 뿌렸다. 결과적으로 확실한 증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나는 호감 가는 사람일까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임에도 이성異性에게 인기있는 사람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를 사랑하는 자애심自愛心이 강하다는 사실이다. 연애컨설턴트는 연애를 잘하려면 먼저 자신과의 데이트를 하라고 조언한다. 호감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호감을 받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호감을 느껴야 한다.


혹자는 이런 자신감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신감과 자만감은 분명히 다르다. 자신감은 나를 사랑하는 것인 반면에 자만심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만 최고이고 남을 깔보고 무시하는 행위는 호감 대신에 반감 또는 비호감을 불러온다.


자신감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매우 추상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진지한 공부가 있어야 한다. 공부를 통해 이상理想을 갖고 미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저명한 기업인이자 성공한 부자로 평가받는 마커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등도 모두 그러했다.


한편, 비록 보잘것없다고 느껴지는 일일지라도 스스로 자신의 일을 사랑해야 한다. 즉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라는 것이다. 이승을 떠날 때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물질적인 집이나 자동차가 아니라 내 삶의 성취감, 사랑하던 이와의 좋은 추억일 것이다. 그렇다. 의도적으로 자신감을 높이면 사람들도 나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호감형 인간 스타일

리더형 호감~ 카리스마(잔 다르크)

유머형 호감~ 개그맨(찰리 채프린)

겸손형 호감~ 편안함(배우 황정민의 수상소감)

아이디어형 호감~ 만나면 새로움을 얻는다

동경형 호감~ 꿈에 대한 도전(한비야)

순진형, 백치미형 호감~ 순수함(코요태 김종민)

리액션형 호감~ 경청과 맞장구

마당발형 호감~ 인맥 연결

세계평화주의형 호감~ 뒤에서 후원(슈바이처)

문제해결형 호감~ 영화 <홍반장>의 주인공


호감을 만드는 마인드 리셋


분위기를 장악하라(긍정성)

자주 보면 호감이 간다(친숙함)

감동은 매너에서 나온다(배려심)

화려한 미사여구를 이기는 힘(진솔함)

지루함을 잊게 하는 반전매력(낯섦)

언제든지 떠날 수 있음을 어필한다(긴장감)

본능적으로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동질성)

호감을 위한 필살기(전문성)


상대방과 빠르게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자기 공개’다. 이는 자신의 실체를 밝히는 일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솔직함’ 이다. 반면에 남에게 잘 보이게하려고 거짓으로 포장한다면 이는 최악수最惡手일 것이다. 진실은 드러나기 때문이다. 연예계에 활동하는 인물 중에 이런 부류들이 제법 많다. 물론 인기를 먹고 살아가기에 한편으론 이해되기도 하지만 곧 들통날 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애처롭게 느껴진다.


나의 대학생활에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다. 늘 어두운 색감의 복장에다 장발은 기본이라서 다가가기엔 쉽지 않은 복학생이 있었다. 나 또한 짧은 신입생 추억을 뒤로 한 채 1학년 여름에 군에 입대해서 만기 전역 후 복학한 처지라 풋내 풀풀 풍기는 오리지널 프레시맨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았기에 이 복학생에 접근해서 말을 걸었다.


교정 잔디밭에 앉아서 나는 시골 상고 졸업생으로, 어렵게 입학한 삼수생 출신임을 밝혔다. 초급 행원으로 입행했지만 적어도 대학 학력을 가져야 출세할 수 있을 것 같아 은행을 사직하고 단과반 학원을 다니며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과정과 집안 형편 등등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첫 날은 내 얘기만 하다 수업 시간 때문에 헤어졌다.


이후 이 친구는 막걸리 주점으로 나를 초대했다. 권커니 자커니 하면서 흥이 차오르자 그의 얘기가 시작되었다. 명문 경기중학교 출신임에도 경기고에 진학하지 못한 중동고 졸업생으로 자신도 삼수생이었다고 밝혔다. 가세가 갑자기 기울어 이로인한 우울증에 많이 시달렸다고 했다. 그의 부모님은 함경도 출신으로 남으로 피난한 케이스였다. 내가 호감을 갖게 된 것은 불편한 내용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한 친구는 대성학원 동기생으로 가깝게 지내던 터라 입학식 날 하숙집도 함께 구해 2인 1실의 하숙방 동료로 지냈다. 잦은 하숙비 연체를 내가 대납하기도 했기에 군 입대 전에 갯냄새 풍기는 그의 부산집에 초대받아 부산 시내 관광도 즐길 수 있었지만, 사실 이때 그에 대한 믿음에 틈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거짓말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어서다. 


내가 복학했을 때 카츄사 군인이었던 이 친구는 나의 원남동 하숙집에 찾아오곤 했지만 결혼 사실조차 숨기고 급한 용돈도 빌려가곤 했다. 이후 이 친구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모두 허위임을 알게된 후 자연스레 멀어졌다. 그렇다. 진실성이 결여된 호감이란 있을 수 없다.


호감을 부르는 실전 전략


책은 미소, 공감, 아이콘텍트, 칭찬, 선물, 리액션 등 19가지의 실전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나에게 깊은 감명을 준 전략을 소개하려 한다.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에는 이런 유명한 말이 나온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열정이 많은 사람들은 뭐든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힘에 겹다고 느끼면 바로 포기해 버리는 그런 부류와는 천양지차를 느끼게 한다. 나 또한 열정적인 사람이었기에 회사생활 때 그냥 두손 두발 놓고 있는 부하직원들을 자주 나무라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 마술가 스티브 코언이 발견한 카리스마 패턴에서도 제일 첫 번째가 바로 ‘열정적이다’라는 점이다. 흔히 카리스마는 태생적인 것이라고 이해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즉 후천적인 노력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포기해선 안 된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 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詩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연습을 많이 하면 운이 좋아진다


세계적인 골프선수인 잭 니클라우스와 아놀드 파머는 미국인으로 신장이 180cm가 넘는 훌륭한 체격을 가졌지만, 남아공 출신의 게리 플레이어는 키가 170cm밖에 안되는 불리한 체격임에도 세계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으며 총 우승 160회가 넘는 위대한 선수이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연습을 많이 할수록 운運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다. 호감을 높이는 훈련을 많이 하면 운도 좋아진다.


#자기계발 #인간관계 #호감 #호감의법칙50 #괜히끌리는사람들 #리텍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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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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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만난 후 존재의 본질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유와 욕망, 생각을 비우면 비울수록 삶이 더 충만해진다는 역설을 노자에게서 배웠다. <도덕경>에 ‘거피취차去彼取此’라는 구절이 있는데, 나는 채움이라는 저것을 버리고 비움이라는 이것을 취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인생 후반전이 편하려면 전반전에 짊어졌던 마음의 짐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자책하는 마음과 회한을 내려놓아야 자유로워진다. 하늘 나는 새가 배낭을 메지 않듯 먼 길 떠나는 여행자는 무거운 짐을 지지 말아야 한다. ‘한 발만 더’ 하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명과 섭리의 현실적 규범으로서 ‘지지知止’와 ‘신퇴身退’를 제시했다. 나이가 들수록 욕심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몸을 뒤로 물리는 게 지혜로운 처신이라는 가르침이다.


책은 ‘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살았다’,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등 5부에 걸쳐서 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사는 삶(순리)


“도도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임금도 크다.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게 있는데 왕도 그 가운데 하나다. 사람은 땅을 법으로 삼고 땅은 하늘을 법으로 삼고 하늘은 도를 법으로 삼고 도는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 - <도덕경> 25장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그래서 노자는 ‘도(道)’가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고 했다. 순리대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자연을 통해 깨닫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서두르지 않고, 분수와 자리에 맞게 하루하루를 여유롭고 너그럽게 살아가는 게 자연을 닮은 삶이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허허롭게 사는 게 순리대로 사는 삶이다. 아등바등 살아봐야 키 한 자도 늘릴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이다. 인생 후반전에 이르러 동네 근처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보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하는 선불교의 화두가 마음에 절로 스며든다.


오십부터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서행)


미하엘 엔데가 쓴 소설 <모모>에는 이발사 호지씨의 이야기가 나온다. 호지씨는 마음씨 좋은 동네 이발사인데, 단골손님들을 상대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느긋하게 가위질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어느 날 ‘시간관리회사’ 영업사원들이 찾아와 호지씨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를 들은 호지씨는 가위질 속도를 높인다. 단골손님들과 대화할 시간도 없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바쁘기만 하다. 바쁘게 가위질을 하면 할수록 시간에 더 쫓기는 것이다.


이렇게 호지씨처럼 시간에 쫓기면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소설가 미하엘 엔데는 소설에 등장하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느리게 가는 게 더 빠르게 가는 것이다.”


지난 일을 돌아보고 오늘 일을 샆핀다(반추)


“태고의 도를 가지고 오늘의 일을 살피면 태고의 시초를 알 수 있으니 이를 일러 도의 실마리라고 한다.” - <도덕경> 14장


책의 저자는 인생의 반환점을 훌쩍 지나서 나이 육십이다. 지난날을 바둑판 복기하듯 찬찬히 돌아보니 보람차고, 가슴 벅찼던 환희의 순간들보다 후회되고 아쉬웠으며 가슴을 아리게 하는 그런 장면들이 더 많이 떠올랐다.


그의 집 거실에는 에어컨이 한 대 놓여 있는데, 어지간해선 리모컨 보튼을 작동하지 않다 보니 한여름에도 먼지를 막기 위해 비닐커버를 뒤집어쓴 채 거실 모퉁이에 우두커니 서 있기 일쑤다. 이 대목에선 나와 닮은 꼴임을 느끼게 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비닐커버에는 프로스트가 쓴 시詩 ‘가지 않은 길’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고 한다. 살면서 만났던 그 많은 길 중에서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이 가득한 내용을 시는 담고 있다. 그렇다. 어제를 돌아본 후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도모하기 위해 이렇게 반추하는 일이 바로 노자가 말하는 ‘도’의 실마리를 캐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도道는 곧 길이기 때문이다.


어제가 오늘을 이루고 오늘이 내일을 이룬다(연결)


“천하가 다 아름답다고 하는 건 이미 추한 것이다. 천하가 다 착하다고 하는 건 이미 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유와 무는 서로를 생성시키며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뤄준다. 길고 짧음은 서로를 비교하고 높고 낮음은 서로를 견준다.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 - <도덕경> 2장


노자는 우주 만물을 하나로 연결된 통합체로 인식한다. 노자에게서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존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름다움은 추함으로 바뀔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는 역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선善과 악惡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게 아니라 가변적可變的이고 상호교환적이다. 오늘의 선이 내일의 악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악이 내일의 선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물과 현상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유와 무, 난이難易, 장단, 고하, 전후 등은 꼬리를 물 듯 서로를 뒤따르며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유와 무는 서로를 생성시키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루고, 길고 짧음은 서로를 비교하고, 높고 낮음은 서로를 견주고,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


자연을 닮으면 다툴 일이 없다(평화)


“성인은 쌓아 놓지 않고 사람들을 위해 베풀지만 더욱더 많이 가지게 되고 사람들과 더불어 쓰지만 더욱더 많아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할 뿐 해롭게 하지 않는다. 성인의 도는 일을 도모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 <도덕경> 81장


<도덕경>은 총 81개 장, 5천여 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로 시작해 ‘부쟁’으로 끝난다. 그래서 <도덕경>의 문장으로 판단할 때 노자의 사상은 ‘도위부쟁道爲不爭’, 즉 ‘도란 다투지 않는 것’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도란 곧 평화라는 게 노자 사상의 핵심이다. 다투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닮는 것이다. 자연은 무위無爲하고 다투지 않는다. 가까운 산이나 식물원을 찾아 산책해 보라. 산책길에서 만나는 식물들은 서로 각자의 위치를 지키면서 남의 영역과 애써 다투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집착을 내려놓아라(방하放下)


“천하를 취하고자 하지만 내가 보건대 필경 성공하지 못한다. 천하는 신령한 그릇이니 함부로 취할 수가 없다. 하고자 하면 실패하고 잡고자 하면 잃는다.” - <도덕경> 29장


나이 들었다고 집 안에만 있지 말라. 걷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마치 관 속에 누워 있는 것처럼. 반면에 길을 걷는다는 건 생명의 확인이다. 걸음으로써 일상이 생겨나고 그것이 모여 삶을 완성시키므로 삶의 ‘도’는 걷기에서 비롯되는 셈이다.


길은 손에 쥘 수 없고 발 아래 놓아야 한다. 길을 내려놓지 않으면 길을 걸을 수 없다. 길을 걷는 사람은 마음의 짐도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속의 짐이 무거우면 발걸음은 천근만근이 되고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올바른 도를 걸을 수 있다.


복잡한 마음을 홀가분하게(초연超然)


“그러므로 성인은 하루 종일 다닐지라도 짐수레를 떠나지 않는다. 화려한 경관이 있을지라도 초연함을 잃지 않는다. 만승지국萬乘之國의 군주가 어찌 자기 몸을 가볍게 놀릴 수 있겠는가.”- <도덕경> 26장


노자가 활동하던 때인 춘추시대는 혼란이 극에 달했다고 알려진다. 각 제후들은 한 뼘의 영토라도 더 늘리려고 밤낮없이 전쟁에 몰두했고, 귀하고도 화려한 전리품을 챙기는 일에 취하면서 살았다. 이 시절에 ‘완벽完璧’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조趙나라엔 ‘화씨지벽’이란 옥구슬이 있었다. 밤이나 어두운 곳에선 스스로 빛을 발해서 수십 보를 환하게 비출 수 있었다. 이는 우연한 기회에 무현이란 인물이 얻어서 혜문왕에게 상납했고, 궁궐에 보관되었다. 진귀한 보물의 소문은 널리 퍼졌다.


소문을 들은 진晉나라 소왕이 구슬이 탐나서 진나라의 15개 성城을 줄테니 맞교환하자고 제안하자, 난처한 혜문왕은 거절하자니 강대국의 보복이 두렵고 수용하자니 보물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긴급 참모회의를 열게 됐다.


이때 신하 인상여가 자신이 직접 구슬을 갖고 진으로 가서 소왕과 담판을 짓겠다고 나섰다. 예상대로 욕심많은 소왕은 구슬을 받아 구경하고선 15개 성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인상여는 약속이 이행될 때끼지 구슬을 보관하겠다고 돌려받은 후, 후환이 두려워 재빨리 조나라로 돌아갔던 것이다.


이렇게 안전하게 구슬을 조나라로 가지고 왔다는 이 고사에서 ‘완벽完璧)’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인상여가 소왕에게 구슬에 흠이 있다며 다시 보여달라고 했을 때의 흠을 뜻하는 ‘하자瑕疵’도 이 고사에서 유래했다.


화씨지벽 고사가 말해주듯 완벽한 보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도한 욕심을 갖게 한다. 욕심은 분쟁을 불러오고 다툼이 있는 곳에선 평화가 사라진다. 옥구슬은 인생 전반기에 누구나 탐했던 화려한 불꽃놀이나 벚꽃놀이, 달콤한 꿀이 묻은 권력이나 명예 같은 것이다. 완벽한 것보다 오히려 조금 모자란 게 낫다.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유연)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는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말라비틀어진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꺾이고 만다.” - <도덕경> 76장


노년의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부러진다. 아니 폭삭 고꾸라진다. 생명의 기운은 사라지고 죽음이라는 그림자와 마주하게 될 수 있다. 인생이란 모두 그렇다. 결정적인 순간과 마지막 순간엔 혼자 있을 뿐이다. 비록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 순 있겠지만, 남이 결코 내가 될 수는 없다. 고독을 견디며 혼자만의 삶을 즐겨라.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기(단순)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스스로 으스대는 사람은 공이 오래 가지 않는다. 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은 먹다 남은 밥이나 군더더기 행동으로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깨우친 사람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 <도덕경> 24장


한때 유행했던 우문현답이 있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 넣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미 현답을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를 반복하자면 ‘냉장고 문을 연다 - 코끼리를 냉장고 속으로 집어넣는다 - 냉장고 문을 닫는다’는 해결책이 정답이다.


마찬가지다. 단순한 삶도 이와 같은 원리다. 복잡하고 번잡한 일상에 익숙해지다 보니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내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게 불가능한 일로 여겨지지만 군더더기 버리기를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단순한 삶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다. 삶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일의 능률도 더 높아진다.




나이 오십에 꼭 기억해야 할 여덟 글자


노자는 말한다. ‘지지불태知止不殆 가이장구可以長久’ 이는 ‘멈출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고 오래 간다.’는 뜻이다. 건강백세의 전반전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전력투구했다면 이제 남은 인생 후반전을 ‘느리게 천천히 살아가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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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미국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 적은 투자금으로 미국 부동산을 살 수 있는 방법
고미연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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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금리 인상이 한국의 실물 경기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연준의 강경한 금리 인상 의지로 인해서 2022년 6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연준의 고강도 긴축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했고, 2009년 4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2022년 9월 30일). 현재 한국인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기에 우호적인 시기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한국 자산가로부터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문 의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은이의 말’ 중에서




저자 고미연은 미국 부동산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 자문회사인 ‘글로벌프론티어에셋’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1천여 명에게 미국 부동산 투자 강연을 했고, 300여 명에게 일대일 자문을 했으며, 100여 명이 미국 부동산을 매수하도록 컨설팅했다. 실제 투자자의 입장을 꼼꼼하게 헤아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출간했다.


1장에서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2장은 미국 부동산 투자에 관한 기본 개념을 정리해 미국 주택의 유형과 장단점, 콘도 구입 시 꼭 알아야 할 체크리스트를 제시한다. 3장~5장에선 실전 투자법을 다루는데, 미국 부동산 구매 절차,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미국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알려준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으로 임장을 떠나다


2014년부터 재건축, 재개발, 분양권, 상가투자, 꼬마빌딩 신축까지 활발한 부동산 투자를 해오던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잦은 부동산 정책 변경과 대책 없이 쏟아내는 규제책으로 인해 심신이 매우 지친상태에서 해외 투자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7년 친구 2명이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찌민으로 임장臨場을 떠났다. 부동산 투자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함을 느끼던 때라 친구의 추천으로 현지 부동산 개발사와의 미팅과 건설현장 및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주의 국가의 한계성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은 해외투자자에게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단지 투자자에게 임대해주는 개념이므로 비록 그 기간이 최대 100년일지라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안전장치로는 매우 미흡하다고 판단해서다.


더구나 동일한 투자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분양가가 이중적으로 매겨지는 불합리성까지 내포하고 있었다. 즉 현지인(내국인)과 외국인(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분양가는 이중가격 형태로,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에겐 훨씬 비싼 가격을 매기고 있었다.


하와이는 동가홍상同價紅裳


2019년, 일중독자로 알려진 회사 선배가 하와이로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천국같은 그곳으로 이민가서 살 계획을 갖고 있다길래 저자도 그해 연말 남편과 함께 하와이로 놀러갈 계획을 짰다. 당연히 이 계획 속엔 부동산 임장을 포함했고, 현지 부동산중개사와도 사전 연락해 두었다.


이미 하와이는 수많은 글로벌 자산가들이 투자를 실행한 곳으로, 항상 전 세계인의 투자 수요가 있는 ‘글로벌 마켓’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하와이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와 미국의 정중앙 최고의 입지에 위치하고 있고, 천혜의 자연을 가진 블루칩 휴양지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었다.


또한 미국 땅인 하와이의 수요자는 글로벌 자산가라는 점에서 특정국의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할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위기가 닥칠지라도 자산가들의 꾸준한 수요로 인해 시세 하락에도 덜 영향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실제로 2009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그런 현상을 보였다. 즉 하와이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적었고 미국 내 타지역보다 빠른 가격 회복세였다.


멀티유닛, 미국의 수익형 부동산


멀티유닛은 다소 생소한 용어로 들리겠지만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자면 ‘다가구주택’을 말한다. 미국의 ‘수익형 부동산’인 셈이다. 멀티유닛은 보통 2~4가구로 구성되어 있고 4가구까지는 주거용 부동산으로 해석된다.

겉모양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처럼 보이는데 실제 소유주는 1명이다. 물론 다가구가 살 수 있도록 각각 출입문을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가구별로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의 주거비용이 각각 부과된다.


이런 주거 형태의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한국의 다가구와 거의 유사하다. 집주인도 본인 소유의 부동산에 거주하면서 여유 공간을 수익화하려는 의도 하에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래서 여러 층이나 각 층을 2~3가구로 쪼개 임대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이처럼 멀티유닛은 싱글하우스의 변형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차이점이라면 세대 분리를 위해 가구마다 독립적인 출입문, 주방, 욕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 부동산 취득의 관련 업무들


해외 부동산에서 발생된 소득에 대해선 세무 신고·납부 절차가 뒤따른다. 이는 한국의 외국환거래법의 규정에 따라 국내 거주자가 주거 이외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거주자 본인 또는 배우자가 해외에서 체류할 목적으로 주거용 주택을 취득하거나 해외 부동산을 임차하는 경우(보증금 1만달러 초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 앞으로 신고해야 한다.



저자강연회 참석시 찍은 사진(3월 24일)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이란 쉽게 말해 개개인의 주거래 은행의 은행장을 말하는 것이고, 법인일 경우 주채무 은행의 은행장을 말하는 것이다. 신고·수리 의무가 있는 대상은 한국의 국민인 거주자(개인과 국내 기업 포함)이며 자격 요건은 신용불량자, 조세체납자가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 해외 부동산의 취득 금액은 현지 금융기관 및 감정기관 등에서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문서를 검토한 뒤 적정하다고 인정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해외 부동산 취득 신고·수리를 할 때 해외 부동산의 감정평가서나 분양 가격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참고로 신고 대상 부동산은 아래 사진 참고 요망.




미국 부동산엔 양도소득세가 없다?


미국에는 1031 Exchange라는 제도가 있다. 1031 Tax Deferred Exchange라고도 불리는데, 미국 국세청 내 코드번호 1031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이를 활용하면 부동산 판매시에 발생할 수 있는 양도소득세의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다. 만약 계속해서 1달러라도 더 비싼 집을 사면 횟수에 상관없이 마지막 집을 파는 순간까지 양도소득세가 유예된다는 장점이 생긴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느라 재투자를 원해도 더 작은 부동산으로 규모를 줄이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1031 Exchange 제도를 통해 납부유예가 가능하므로 다음 부동산을 구매할 때 부동산의 매도대금 전체를 재투자할 수 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의 꿀팁


부부 중 1명 또는 2명 다 받을 수 있다

직전 2년간의 소득을 관리하라

퇴사, 휴직, 이직을 피하라

부동산대금 인출한 달의 직전 3개월간 큰 입금/지출 피하기

소액이라도 신용카드 3개를 꾸준히 사용하라


한국의 경우 부부 공동명의의 주택일 경우 공동명의자 중 한 사람만이 차주로서 대출받을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의 경우 부부, 부모, 직계가족 간에는 명의와 상관없이 공동자산으로 취급하므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때 소득이 없는 아내도 소득이 있는 남편의 연대보증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미국의 시중 은행에서는 미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매달 일정한 소득(근로, 사업, 금융소득 등 상관없음)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할 때 직전 2년간의 소득금액증명원을 요구한다. 소득이 급감하거나, 승진(또는 이직)으로 소득이 급증하는 경우에도 그 사유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직전 2년간의 연간 소득을 점검하기 때문에 아무리 소득이 높더라도 신입사원이나 오랜 경력 단절 이후에 소득이 발생한 경우 대출을 받을 때 불리할 수 있다. 한국은 육아휴직, 자기계발휴직 등 휴직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저자도 대출받기 직전 연도에 육아휴직을 했기에 직전 연도 소득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의 육아휴직 제도를 은행에 설명함으로써 무사히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깐깐한 원칙주의자를 만난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집을 사기 전 직전 2년간 소득을 유지하는 게 좋다.




#재테크 #미국부동산 #나는당신이미국부동산으로부자가되면좋겠습니다 #고미연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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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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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원하는 리더라면 일을 계획하고 준비해서 결과물을 만들기까지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귀곡자>를 펼쳐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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