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 방황하지 않고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기
자회독서회 엮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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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에는 모두 에너지가 있습니다. 물리학에서는 특이점에 관한 한 한 가지 정리가 있는데, 바로 모든 물체가 특이점을 찾기 전에는 조용하고 고요하며 심지어 가라앉아 잇습니다. 하지만 일단 특이점을 찾으면 바로 폭발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일생 동안 계속해서 특이점을 찾습니다. 그렇다면 특이점은 무엇일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총 5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삶의 궤도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성들을 위한 인생 지침서다. 사막 같은 각박한 도시의 삶 속에서 다른 사람과 발맞추려 애쓰지 않고 굳건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엮은 자회慈懷독서회는 6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지닌 미디어 공유 플랫폼으로, 좋은 글을 선정해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수많은 여성의 삶에 도움을 줬다. 지금까지 다룬 글 중에서 회원들의 열렬한 공감을 이끌어냈던 작품만 모아 인생의 성장, 직장에서의 꿈, 연애와 결혼, 마음 다스리기 등 다양한 내용을 모아 따스한 위로와 격려, 살아갈 용기를 건넨다.


결국 이 책이 우리 모두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해 보라’는 화두를 제시하는 셈이다. 책 속에서 감명 깊었던 장면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밝은 면을 바라보자


성인이 되어 부딪힌 현실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고, 해낼 수 없는 것 투성이지만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면 부정적인 면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좋은 면이 1%뿐이더라도 밝은 쪽을 바라보면 그만큼 밝아진다.


누구에게나 삶은 쉽지 않다.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왜 안 되는가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때, 인생은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점점 더 힘이 날 것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인생과 악수하며 자신과 화해해야 한다.


결혼과 삶에 대한 단상


둘이 하나가 되겠다는 불가능을 꿈꾸는 것이야말로 바로 결혼의 환상이다. 세상에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다. 행복한 결혼은 두 사람이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였을 때 가능한 것이다. 즉 부부는 연리지連理枝가 될 수 없다. 둘이 나란히 같은 곳을 향해 걷는 사이다. 같은 이상을 향해 어깨동무하는 동지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잘못을 보듬어주고 부족을 보완해 줄 때 사랑이 끈끈해진다.


인생엔 자기만의 색깔과 지로움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삶에서 작은 마찰이나 좌절을 겪으면 곧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쏫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처럼 또 어떤 사람은 생이별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근사하게 산다.


후회와 원망도 평생을 가고, 가장 어두운 밤을 겪었음에도 햇빛에 대한 기대를 품는 마음도 평생 간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인생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자리 잡게 할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당연한 인생은 없다


인생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살아 있는 한 곤란한 일은 늘 벌어진다. 크고 작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보노보노의 말처럼 말이다.


“곤란하지 않게 사는 방법 따윈 결코 없다. 그리고 곤란한 일은 결국 끝나게 돼 있다!”


걸림돌은 나 자신이다


많은 이들은 실패의 이유로 자신의 출신, 즉 흙수저 탓이라고 말하는데, 그들은 팔자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변화시킬 용기와 힘이 부족한 것을 깨달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자아를 깨뜨리고 익숙한 환경을 떠나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어렵다. 이를 위해선 비상한 결단력과 의식,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지 않으면, 세상이 당신에게 모질게 굴 것이다. 운명의 사나움을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스스로 재정립하고 계발하는 것이 낫다.”


자신과 대화가 잘 통하는가?


세상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과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말이 통하는 사람을 찾아 평생을 함께하는 것은 복이다. 철학자 니체는 오랜 결혼생활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그것들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며, 어느 사이엔가 세월 뒤로 흘러간다고 이렇게 말했다.


“결혼 생활은 긴 대화이다. 결혼하기 전, 당신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라. 나는 이 여자와 늙어서도 여전히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


소유에 대한 단상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지 않더라고 우리들은 종종 지나친 과소비와 구매욕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한다. 월던 숲의 현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삶에 깊이 파고들어 삶의 진수를 찾고 싶다. 그래서 충실하고 단순해지고, 삶에 불필요한 모든 것을 깨끗이 제거하고, 삶을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고,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삶을 사랑하지만, 삶과 물질에 속박당하지 마라. 날개를 가지고 날아오르길 원한다. 가벼운 날개와 적당한 물욕만 갖기를, 물건의 역사와 사용 가치를 따지고, 각각의 물건에 담긴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소중히 생각하고,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어디든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


중용의 길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에서 처럼,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말을 초래한다. 만약에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한다면 일단 감정부터 잘 조절하는 게 최우선이다. 말을 할 때 ‘중용의 길’을 걷는 게 무척 중요하다.


중용이란 중간의 도를 따른다는 의미이다. 사사로운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도를 넘어 상대를 폄훼하거나 지나친 과장이나 허세를 부리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자질이 떨어지는 정치인들에겐 반드시 명심해야 할 덕목이다.


말은 그 사람의 격이다. 자기감정에 입ㅇ 놀아나려 한다면 침을 삼켜라. 진중해야 한다. 감정을 다스리면 말이 정제되어 나온다.


삼십이립三十而立


공자는 나이 삼십에 이르러 비로소 어떠한 일에도 움직이지 않는 신념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떤 신념을 세워야 할까? 결혼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요즘은 과거에 비해 결혼한 여성도 직장에서 자신의 일을 계속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거엔 미혼 여성 근로자가 결혼을 하면 직장을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불문율(심지어 인사 규정에 정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게 있었다. 이처럼 여성들이 직면한 직장 환경은 악의적이었다.


더구나 기혼자들은 임신, 출산 휴가, 육아 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래서, 30세를 넘긴 미혼 커리어우먼은 결혼을 엄두도 못 낸다. 직장 생활은 경쟁이기 때문이다. 젊은 여사원과 말이다.


누구나 각자 인생에 리듬이 있다. 아무도 당신의 서른 살을 정의할 수 없다. 세상의 말에 굴하지 않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란다. 어떤 나이든 당신은 자신이 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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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 1 - 왕의 목소리
임정원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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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침전 밖으로 나섰다. 무관들이 앞장서고 그 뒤에 정중금 홍정택이 섰다. 효명과 재운은 행렬의 끄트머리에 가서 섰다. 대열이 갖추어지자 홍정택이 주위를 살피고는 목을 가다듬은 뒤 낮고 깊게 외쳤다. ‘행차行次’ - ‘32쪽’ 중에서




중금들의 수장은 정중금이다. 한번은 이재운이 왕의 아침잠을 깨우는 일에 효명과 함께 했는데, 효명이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하, 기침하시옵소서”라고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효명의 연속되는 ‘전하’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재운은 옆구리를 찔리자 “아야!”를 외쳤다. 효명이 잠을 깨우려고 살짝 팔꿈치로 찔렀기 때문이다. 이에 왕의 음성이 들려왔다. “무엇이냐?”, 입직 내시는 기쁜 나머지 재운을 탓할 새도 없이 문을 열어보니 보료에 누운 채로 왕은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전하, 기침하시옵소서.”

“진즉에 기침하였다.”

“기척이 없으셔서 걱정하였사옵니다.”

“눈을 뜬다는 것이 괴로워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비명은 신선했다.”


왕의 말을 들은 재운은 효명에게 눈을 찡긋하고선 고개를 들어 침전 안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이밀었다. “전하, 그러면 어떤 것이 전하를 깨울 수 있사옵니까?” 감히 중금 따위가 왕에게 질문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상선내시는 얼굴에 노기怒氣를 띠었다. 왕은 재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마치 쩍쩍 갈라진 메마른 땅에 내리는 이슬비처럼 풋풋했다. 묘한 매력을 갖춘 젊은이였다.


“매일매일 네 얘기가 듣고 싶어 아침이 기다려진다면야 어떤 상인들 못 내리겠느냐.”


이 일은 내명부와 내시들, 중금들, 궁녀들, 금군들, 그리고 궁을 출입하는 신료들 사이에 엄청난 화제거리가 되고 말았다. 결국 눈 밖에 난 행동으로 인해 재은은 중금 업무에서 한달 동안 배제되는 근신 처분을 받았지만 평소 홀로 연모하던 상의원 궁녀 향안을 실컷 볼 수 있을 것 같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재운은 그동안 궁궐 내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하는 처지가 되었다. 잡일은 오히려 재운의 적성에 잘 맞았다. 그중에서도 사냥매를 사육하는 북악산의 응방과 늙은 내시 고우익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근신 처분 기한이 종료되고 재운은 중금에 복귀했지만 평소답지 않게 말이 적고 신중한 행동을 했다. 이런 재운의 변화를 단짝 효명은 금새 알아 차렸다. 어느 날 효명이 재운에게 ‘국금國禁’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이 오래된 서고에서 필리핀 책을 접했는데, 책 속엔 이에 대한 서찰이 있었다는 거다. 이런 얘기에 재운이 놀라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재운 중금, 국금이 되어라.”


왕이 이렇게 말했다. 근신 처분이 해제되는 날, 재운은 응방을 찾았다가 늙은 내시 고우익이 사육장 청소를 부탁하길래 심란한 마음도 달랠 겸 사냥매의 똥을 치웠다. 이후 평소에 절대 부탁하지 않던 매의 먹이까지 주라고 하니 무슨 꿍꿍이가 있음을 간파하고 응방에 더 머물러 있었는데, 갑자기 주변이 소등되고 어둠 속에 서 왕이 나타났던 것이다.


왕은 또 말했다. 국금이란 왕이 남긴 비밀을 목숨까지 걸고 지키는 사람이라고. 이에 재운은 놀란 눈으로 어둠 속의 용안을 올려다보았다. 이런 비밀스런 하명을 받고 깊은 고민에 빠져 보름 정도 지내던 그에게 단짝 효명이 국금 얘기를 꺼내니 도대체 무슨 예기를 할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중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어성御聲을 대신하고 왕명을 통갈通喝하는 것이었으나, 왕을 지금거리에서 모시는 사람으로서 비상시엔 호위 무사 역할까지 해야만 했다. 이를테면 문과 무를 겸비한 왕의 최측근 호위병인 셈이다.


인정전 앞 마당에 연회가 열렸다. 매년 입춘이면 지방 관리들을 초대했다. 인정전 소속 나인들에겐 곤욕을 치르는 연중행사였다. 이렇게 왕이 대중 앞에 용안을 드러낼 때면 내금위 무사들뿐만 아니라 중금부에서도 비상이 걸린다. 왕의 신변 보호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금위 군교들은 연회장 입장객의 신원을 일일이 파악한 후 들여보낸다. 이대 일부러 말을 걸기도 하는데, 이는 중금들이 목소리를 기억하며 이 음성이 담고 있는 특징을 머리 속에 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실 중금들은 목소리만으로도 대충 위험인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었다.


중금부 소속인 효며와 재운도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말석ㅇ[서 상석으로 이동하며 관찰하던 중 효명은 전혀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 눈짓으로 재운에게 신호를 보냈다. 둘은 함께 발설자를 찾아 나섰지만 실패했다. 왕이 지방 관리들에게 줄 하사품인 도자기를 궁으로 들이는 잡역부들은 초데장을 확인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자객이다’


결국 사건이 발생했다. 악공 한배하와 모리배들이 벌인 짓이었다. 이미 효명의 사전 파악 덕분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기에 이들을 모두 현장에서 체포했다. 추국 끝에 배후자는 끝내 밝히지 못했지만 한배하의 진술은 확보했다. 그는 가족들이 인질로 붙잡혀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어서 이런 짓에 가담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보고를 접한 왕은 지난 번 사건과 동일한 케이스임을 직감했다. 배후자는 밝혀내지 못한 채 애꿎은 금위군과 나인들만 줄초상을 당하고 말았다. 또 계속 제기되는 연잉군 연루설, 이는 왕을 겁박하려는 노론이나 연잉군을 모함하려는 소론 모두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만 두드리는 그런 씁쓸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지금껏 왕의 신변에 위협되는사건들은 음식에 독을 넣은 일, 침전 기둥에 화살이 박힌 일, 이번 발생한 악공의 살수殺手 기용 등이 모두 연잉군과 연루되었다고 조정 대신들이 압박하니 왕으로선 역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판의금부사가 올린 혐의자 명단엔 중금 이재운이 포함되어 있었다. 왕은 뭔가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들이 노린 것은 ..... 국금이다!’


국금 노출이 두려운 왕은 정중금 홍정택을 불러 이재운을 즉결 처분하라고 살생부에 표식을 했다. 사실 재운은 왕의 국금 요청에 한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궁녀 향안을 자신의 여인으로 삼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런 비화는 왕과 재운 사이의 비밀이었다.


왕의 명을 받은 정중금은 효명을 불러 이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재운과의 은밀한 만남을 권유했다. 이대로 출중한 벗 재운을 보낼 수가 없다고 판단한 효명은 친구의 사랑을 위해 모사를 꾸민다. 즉 재운의 목을 칠 때 몽두를 씌워서 단칼에 처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재운의 시신이 없고, 중금 효명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재운보다 네 살 연상인 내금위 군교 고경찬은 재운이 궁녀 향안을 엿보는 현장을 여러 번 목도했다. 응방내시 고우익의 친자인 그는 휴가를 내어 궁궐 밖에서 활동했다. 그는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재운이 전라도 고흥 독골마을로 간 향안을 만날 수 있도록 길잡이에 나섰다.


몸도 성치 않은 재운은 관아의 검문을 피하기 위해 객관에 머물지 않았다. 벌써 산중 모처에서 떠난지 이레가 지나고 있었지만 강한 체력을 보이는 재운에게 고경찬을 혀를 내 둘렀다.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 였다. 재운은 홀로 해안을 따라 남하해 영광에서 나주 쪽으로 방향을 틀어 월출산에 올랐다가 다시 하산해 보성 땅과 고흥을 잇는 지협에 도달했다. 이제 사나흘 정도면 그리운 향안을 만날 수 있으리라.


고흥에 들어선 재운은 부상負商행세를 하며 장을 떠돌며 독골마을을 물어 보았다. 운 좋게 독골 촌로를 만나 물질하는 남원댁 집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거지꼴의 재운은 절뚝거리ㅣ는 ㄱ걸음을 내딛으면서 마침내 남원댁 집 앞에 도착했다.


“계시오!”


방문이 벌컥 열리며 한 여인이 마루에 올라섰다. 사방이 어두워 분별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여인은 득달같이 달려 나와 마당에 섰다. 머리를 올린 향안이었다. 이제 효명이 죽엇음을 인지한 재운은 향안은 만나 반가움보다 오히려 절친을 잃은 슬픔에 울음을 터뜨렸다. 이런 재운을 향안은 가만히 안았다.


남도의 바닷가 독골마을에서 심마니 이용술로 위장해서 살아가던 재운은 마을 유지와 시비가 붙으면서 신분이 드러날 위기에 처한다. 재운이 궁중 출신이라는 사실을 간파한 마을 유지는 공을 세울 목적으로 평소 뒷줄을 대던 고위급 환관에게 이를 고발, 곧 의금부 도사와 나장들이 파견된다. 


재운은 국금이 위기에 처했음을 직감하고 여섯 살 난 아들 지견에게 경종으로부터 받은 국금을 전수하고 반드시 궁에 들어가라는 유언을 남긴다. 의금부 관원들과 대치하던 재운은 결국 먼저 간 향안과 효명을 만나러 자결하고, 아들 지견은 자신이 국금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소금 장수의 손에서 자란다.


세월이 흘러 열일곱 살이 된 지견은 한양으로 상경하여 갖가지 인연을 맺으며 아버지를 이어 중금이 되고, 세자 이선과 가까워진다. 그리고 비로소 지견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유지가 경종이 남긴 국금임을 알게 된다. 


지견으로부터 국금을 전해 받은 세자 이선은 왕권을 위협하고 백성을 유린하는 노론 관료들의 횡포로부터 왕권을 지키고 아들인 세손 이산(정조)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계획은 세운 뒤 부왕父王 영조와 거래를 한다.


과연 경종이 전한 국금은 무엇인가?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사도 세자는 어떤 계획을 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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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 20세기 한국사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이름들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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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스물여섯 명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참기 힘든 일을 잘 견뎌내며, 어려운 이웃에게 손 내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20세기 한국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마련되길 바란다. - ‘들어가며’ 중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띠며 은은하게 빛난 자들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은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황금만능주의로 혼탁했던 20세기 한국을 맑게 정화시켰다. 공의公義로운 이상과 진취적인 사상을 품고 출세와 성공, 부와 명예보다 자유와 해방을 선택했다.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방면에서 활동하며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감정이 피어오르게 했다. 많은 이가 그들에게 의존했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다.


책은 ‘스스로 빛난 찬란한 별들’, ‘약자들의 편에 선 친구들’, ‘시련을 견뎌낸 존재들’ 등 총 3부에 걸쳐서 스물여섯 명의 삶을 소개한다. 이들은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라기보다 은은하게 자신을 드러낸 밤하늘의 별빛이다. 그래서 위인전이라기보다 오히려 다정하고 친근한 이웃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조선 최고의 무용수


최승희는 자신이 지닌 재능과 대중이 자신에게 투영하는 기대를 슬기롭게 배분하고 조절할 줄 아는 현명한 예술가였다. 또한 춤을 향한 욕망만은 양보 없이 견실하게 지켜내기 위해 사력을 다한 외골수이기도 했다.


그녀는 대중의 ‘판타지 스타’이기도 했지만, 공교롭게도 한국 현대사의 길목을 통과하며 끊임없이 부침을 겪은 ‘곡진曲盡한 인물’이기도 했다. 각자가 생각하는 최승희의 이미지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또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낙차 큰 삶의 궤적을 보여준 위태로운 예술가의 삶은, 그녀야말로 진정 ‘근대의 여성’ 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최승희의 삶과 춤은 우리 현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곡진한 판타지’였다고 말하는 편이 지금으로선 가장 타당해 보인다.


청춘들을 몸살 앓게 만든 시인


기형도가 생을 달리하자 대학 시절 친구들과 신문사 동료들이 힘을 합쳐 그를 기리는 유고시집을 만들기로 했다. 그는 완전히 외울 정도가 될 때까지 머릿속에 시를 익혀뒀다가 완성되고 난 뒤에야 노트에 단정한 글씨로 적거나 타자기로 쳐놓았던 덕분에 유작 시를 모으는 건 어렵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살아생전 곧 발표할 시집의 작품 배치와 순서까지 설계도로 그려뒀다. 정리벽이 있었던 그의 유품이 수습되자 시집은 수월하게 발표될 수 있었다. 그가 죽은 뒤 발표된 유고시집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청년 시인의 대명사 ‘윤동주’가 재림했다거나 1960년대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소설가 ‘김승옥’이 쓴 시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요절한 젊은 시인의 짧은 생애와 불안한 마음이 기록된 시집 한 권이 1990년대 독자들로 하여금 ‘청춘의 몸살’을 앓게 했다.


항상 신인이고 싶은 45년 차 음악가


김창완은 자신과 산울림을 ‘천재’ 혹은 ‘레전드’로 평가하고 대우하는 것도 내켜 하지 않는다. 자신을 ‘신인新人’처럼 대하는 방송국과 팬이 가장 좋다고 여러 자리에서 말했다. 새롭지 않은 음악이 가장 부끄럽고 남과 비슷하다는 소리가 가장 싫다고 했다.


그는 젊은 후배 가수들이나 심지어 아이유 등 인기 아이돌과의 협업도 즐거워한다. 어린이 드라마 <5학년 3반>의 주제가 <청개구리>를 공연 하이라이트에 꼭 배치하고, 인생의 페이소스가 짙게 묻어나는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주제곡도 만들어 불렀던 우리 곁의 아티스트 였다.


한국 야구계의 영원한 불꽃


최동원은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경기에 등판해 4승 1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원투 펀치’ 김일융과 김시진이 번갈아 나오면 되었지만, 롯데는 최동원 하나뿐이었다.




1차전 완봉승, 3차전 완투승, 5차전 완투패에 이어 6차전에선 5회부터 구원 등판해 구원승, 그리고 마지막 7차전에서 완투승.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 한 투수가 다섯 번 출전한 것도 기가 막힌 일인데, 혼자서 4승을 책임지고 우승까지 이뤄낸 것이다. 전무후무한 괴물 투수였다.


노동자들의 예수


가난한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청년 전태일은 열일곱 살 때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피복점에서 재단 보조로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다. 당시 일당이 50원 정도였는데, 하루 열네 시간 넘도록 일을 하면서 한 달에 딱 두 번 쉬었다.


이후 재단사가 된 그는 2만 3천 원 정도의 월급을 받았지만 함께 일하던 여공들의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네 명이 함께 생활하는 단칸방 하숙비도 월급에서 쪼개 내야 했고, 작업 때 필요한 장갑과 골무 등도 사비로 충당해야만 했다.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재봉질을 하다가 졸음을 못 이겨 손가락이 바늘에 찔려 피 흘리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다. 실수로 비싼 옷감의 손질을 망치면 변상까지 해야만 했다. 이런 여공들에게 전태일은 늘 붕어방과 풀빵을 사다주었던 이타적인 인간이었다.


이런 열악한 노동 환경을 해결하고자 전태일은 대통령과 서울시장 등에게 노동자 실태를 알려주며 이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편지를 계속 보냈다. 하지만 묵묵무답이었다. 그래서 그는 온건한 방식으론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음을 깨닫고 투재 방식으로 전환했다.


마침내 1970년 11월 13일에 전태일은 분신을 시도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했으며 반공주의를 제일 중요한 가치로 삼았던 소시민이었기에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도 아니며 애초에 과격한 폭력주의자 역시 아니었다.


오랫동안 숱하게 외친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 문제에 대해 어느 곳에서도 답을 주지 않았기에 마지막으로 극단적인 충격요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그가 자신의 몸에 석유를 붓고 불을 붙이기 전에 한 사람이라도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함께 기울여보자는 답장을 했더라면 그는 결코 분신이라는 과격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선 최고의 문화재 수집가


훈민정음 본문에 해당하는 세종이 직접 지은 ‘예의例義’는 언해본으로너마 전해졌지만, 집현전 학자들이 집필했다는 ‘해례解例’는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1940년 해례본이 경북 안동의 한 고가古家에서 출현했다는 소식을 들은 전형필은 당장 소장자를 찾아 나섰다. 전형필이 해례본을 원한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조선 최고의 갑부가 찾는다니 값은 천정부지로 오를 수밖에 없었다.


전형필의 배포와 품성은 여기서 드러난다. 해례본을 손에 넣을 때, 거간 노릇을 한 사람이 애초에 부른 값 1천 원(당시 기와집 한 채 값)은 수고비로 따로 떼어주고 원주인에게 그의 열 배에 해당하는 1만 원을 값으로 치렀다.


이렇게 값을 치뤘던 이유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였기 때문이다. 이는 가치 있는 물건은 반드시 자신이 매긴 값을 주고 산다는 전형필의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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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레벨 - 상위 1% 투자자로 진화하기 위한 필수 스텝
스티븐 클래펌 지음, 안진환 옮김, 이현열 감수 / 알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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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창적 아이디어의 탐색에서부터 주식 매수의 결정 그리고 매수한 주식을 추적 관찰하는 방법과 매도 시점을 결정하기까지, 투자의 생애 주기 전반에 대한 나의 연구 조사 프로세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 '들어가기에 앞서' 중에서




지난 30여 년간 최상급 애널리스트로 활약해온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구체화시켜 투자할 산업과 회사를 ‘선별’하고, 그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 대차대조표, 경영진, 해자 등을 ‘평가’하여 투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선별 작업


선별 작업은 이례적 평가를 식별하고 과대평가되거나 저평가된 주식을 발견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특히, 주류에서 벗어난 가치 평가 매개변수를 사용할 때 그렇다. 저자는 종종 선별 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걸러내고, 잠재적으로 흥미로운 일련의 주식을 발굴한다.


이는 투자기회를 매력도魅力度 순서대로 계층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별 작업을 여러 차례 수행하면 다수의 상대적 측정값에 따라 가격의 높고 낮음과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매력적인 기회가 절로 나타난다.


즉 우리들이 종종 한창 뜨는 테마나 미시경제적 이유로 관심을 가졌던 주식이 수차례의 선별 작업을 통해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돋보이게 드러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더욱 많은 선별 과정을 거쳐서 발견된 회사에 더 높은 투자순위를 부여해야 한다.


사실상 주식시장의 초보와 고수는 ‘투자 종목’을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상승장세인 불마켓의 흐름에 올라탄 채 제대로 된 가치 평가 없이 맹목적으로 투자해선 예기치 않은 순간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반대로 하락장인 베어마켓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내지 못한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없으며 잘못하면 바둑판의 악수에 버금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저자는주식투자의 시작이자 끝인 ‘종목 선정’의 모든 것에 대해 알려준다. 즉 ‘일상생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구체화시켜 투자할 산업과 회사를 ‘선별’하고, 그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 대차대조표, 경영진, 해자 등을 ‘평가’하여 투자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이제 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일상에서의 투자 아이디어


전설적인 투자자는 피델리티마젤란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로서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었다. 주식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가도 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정말 대단한 책을 쓰기도 했던 피터 린치이다.


이 책에 나오는 한 장면을 소개하려 한다. 피터 린치는 스페인계 백화점 엘코르테잉글레스에서 쇼핑하던 중 이탈리아 제조사 피콰드로에서 출시한 매력적인 노트북 가방을 발견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였다.


그는 피콰드로에 관심을 갖고 샘소나이트의 경쟁 업체, 그리고 잠재적 인수 합병 대상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추후 검색해보니 이미 상장된 기업으로 조만간 런던의 리젠트 스트리트에 매장을 출점할 예정이었다. 런던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조만간 주가를 올리는 데 열을 올릴 것으로 판단, 이 종목엔 투자하지 않았다. 해당 주식은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었다.


개인적 관찰은 자신에게 훌륭한 보상을 안겨준다. 오늘날은 피터 린치의 전성기에 비하면 훨씬 더 복잡하면서 정교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결론은 모든 투자 아이디어가 좋은 것으로 판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이디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나 조사는 최소 일주일 이상 어쩌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이 세운 가설에 대해 테스트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업계에 대한 이해


투자 대상 종목을 연구 조사할 때 경쟁사, 고객, 공급 업체, 수요 및 공급 추세 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업계에 대해 평가해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퀄리티’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과 그의 동료 찰스 멍거는 집착적으로 이를 중요시한다. 업계의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관점을 구축하는 첫 번째 단계다.


사업체의 퀄리티란 바로 워런 버핏이 거론한 ‘경제적 해자’를 평가하는 것인데, 투자 대상 회사가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행위이다. 해자의 강점을 계산하는 간단한 방법은 회사의 각 사업 부문에 대해 시장점유율별로 해당 부문의 경쟁사를 나열해보는 것이다. 시장점유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이는 바로 실제적 진입 장벽인 셈이며 높은 자본이익률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해자를 넓히고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진


경영진은 회사의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영역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해당 주식에 투자한 전과 후에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게 필수적이다. 경영진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창업자가 이끄는 회사도 종종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된다.


대차대조표


두세 개의 대차대조표를 동시에 살펴보면 이전 연도 대비 현재의 변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과거 5년 이상의 기간은 사업체의 성장성을 살피면서 성장 달성 과정을 읽어낼 수 있다. 이런 대차대조표의 분석은 해당 업체가 현 매출을 올리는 데 요구된 자산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는 목적이다.


고정자산이나 재고在庫, 부채 등이 얼마나 필요하고 여타 자산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서의 여타 자산은 투자자에게 숨은 가치가 될 수도 있고, 영업권의 형태로 나타낼 수도 있다.


부채는 모두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층당금, 이연 수익, 연금 부채 등에 관해서 주석까지도 모두 읽어야 한다. 물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꼼꼼한 조사는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사실상 재무제표의 분석은 해당 기업의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분석 기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에 확실한 자세를 견지하는 투자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하나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적어도 대차대조표를 한 줄 한 줄 검토해야만 한다.


가치 평가


가치 평가엔 다양한 매개변수가 수반된다. 모든 변수가 모든 회사의 상황에 적합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척도를 찾는 것이다. 주식별로 척도에 맞춰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자신이 선호하는 가치 평가 비율이 있으며, 이는 다양하다. 대체적으로 가치 평가 도구를 하나만 사용해야 한다면 P/E일 것이다. 이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투자 대상 기업을 평가하는 가장 간단하고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때 EV/EBITDA를 함께 사용한다면서 이를 권하는데, 이는 기업가치를 이자와 세금 공제 전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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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소심 유령 탐정단 1 - 도서관 유령 소동 엉뚱소심 유령 탐정단 1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오로르 다망 그림, 이은선 옮김 / 한빛에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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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기론 사람들은 유령을 무서워한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유령이 어디 있어!”라고 큰소리를 친다. 그런데, 사람과 바람을 무서워하는 유령이 있다. 엉뚱하고도 소심한 꼬마 유령 카즈는 오래된 학교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카즈는 벽을 통과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아니 무서웠다.


엄마는 카즈의 손을 잡고 하나, 둘, 셋을 세고 벽을 통과했지만 순간 카즈는 엄마의 손을 놓았다. 대신 문 쪽으로 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몸을 얇게 줄이고 또 줄인 후 밑으로 슉 내려가 문 아래 틈으로 빠져나갔다. 카즈는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복도를 헤엄쳐 가족들이 기다리는 옆 교실로 건너갔다. 엄마와 아빠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유령의 필수 기본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바깥세상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가 없어.”


평화롭기만 하던 카즈 가족에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커다란 노란색 트럭 여러 대가 학교에 들어서더니, 쇳덩이를 하늘 위로 들어 올려 카즈 가족들의 은신처 꼭대기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천장과 벽이 부숴지면서 카즈의 가족, 반려견 코즈모까지 모두가 바깥세상으로 날아가 버렸다. 강한 바람에 떠내려가던 카즈는 겨우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유령이 출몰한다고 소문이 난 도서관이다. 이곳에서 유령이 보인다는 한 소녀를 만난다.




“너······, 진짜 내가 보여?”

“응, 보여.”

“내 말소리도 들리고?”

“그럼 당연하지.”

“으아악!”


카즈는 비명을 질렀다. 빛을 내지 않는 유령을 보는 솔리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유령 소리를 듣는 솔리드에 대해서도 마찬가진데, 이 아이는 둘 다 할 줄 안다. 혹시 마법 소녀인가?


꼬마 유령 카즈가 보인다는 인간 소년는 바로 ‘클레어’이다. 자주 마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카즈는 자신의 가족을 찾을 방안을 모색하다가 클레어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바로 도서관 유령 사건을 해결하는 유령 탐정단에 합류하라는 것이다.


“훌륭한 탐정은 증거를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 베켓 아저씨가 도서관 유령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때까지 우리 같이 이 사건을 파헤쳐 보자.”


이렇게 카즈와 클레어는 잃어버린 카즈의 가족을 찾으면서 도서관 유령 사건을 파헤쳐 보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꼬마 카즈는 도서관 유령의 실체를 파헤치고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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