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있는 영화라면 그 원작이 특히나 책이라면 무조건 책을 먼저 읽게 된다. 책을 읽으며 상상한 장면이 영화로 실현된 모습을 보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이 책이 영화가 된다면 어떨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같은 면과, 현실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같은 면과, 쳇바퀴 도는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면까지! 꽤 높은 별점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은 억울하게, 서글프게, 쓸쓸하게 이름도 없이 죽었던 자들이 ‘시랍화’ 되어 도심 곳곳에 ‘말뚝들’로 출몰한다는 기이한 설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말뚝들이 왜 나타났을까? 평범하지만 최근 들어 서글픈(?) 일에 휩싸인 주인공 ’장‘은 점점 그 말뚝들의 정체에 가까워져 간다. 모든 말뚝은 죽음을 경험했다. 다만 그 죽음이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이 죽음이 어떤 종류였는지 말하고 싶지만 말하면 소설을 읽으며 느낄 감정이 반으로 줄 것 같기 때문에… 꼭 말뚝들이 경험한 죽음에 대해 읽고 같이 슬퍼하고, 공감해주길 바란다. 이 책은 사회문제를 말뚝들의 죽음에 담아 독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 반면에 풍자를 섞어 사회문제를 잊기 힘들게 만들었다.많은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반가운 소설이었다. 그리고 지나간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여전히 슬퍼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알려줘서 고마운 소설이기도 했다. “모두 다 그렇게 살아.” 라는 말이 가장 무서워지는 이 소설… 견뎌왔던 불합리가 모조리 떠오르는 이 소설… 이게 맞나? (그 무엇이든!) 하는 생각을 요즘 자주 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