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싫어하던 것들이 좋아지는 유일한 계절이다. 후덥지근한 게 싫지만 뜨끈한 삼계탕이 자꾸 생각나고, 끈적이는 것도 안 좋아하는데 달큰한 수박의 과즙이 흘러 끈적해진 건 견딜 수 있다. 축축하고, 젖는 건 정말 싫다. 다만 물에 풍덩 빠져 온몸이 미역 마냥 축 늘어지도록 노는 건 참을 수 없다. (positive)내게 여름은 그렇게 싫어하는 것마저 좋아지게 만드는 이상한 계절이다. 평소 처음 만난 사람과 스몰토크를 어려워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이들의 계절기억이나 계절이야기를 물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하지만 유독 그 계절엔 용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지, 여름에는 꼭 해야하는 나만의 여름나기 비법(?)이 있을지 그런 것들 말이다. 일단 나는 엄마한테 20년 전의 여름기억, 10년 전의 이야기까지 물어보고 싶다. 엄마가 낯선 사람은 아니지만 한 번도 나눠본 적 없는 주제기에! 밤에 수박 잔뜩 먹고 이불에 지도를 그린 어린 시절의 나때문에 그 시절 엄마의 여름 기억이 이불 빨래일까봐 겁난다. 엄마가 조용히 하고 수박이나 먹으라고 하지는 않겠지? 여름을 사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람, 여름의 매력는 전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집에서 편~ 하게 누워 여름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분명히 여름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