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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버넘숲 #엘리너캐턴 #열린책들 #도서협찬
<버넘 숲>이라고 일컫는 활동가 집단의 설립자인 미라 번팅은 가짜 계정까지 써가며 매물을 찾고 있다. 공식적으로 버넘 숲이 경작하고 있는 곳은 열여덟 군데로 땅과 수돗물을 사용하는 대가로 주인에게 수확물의 반을 주고, 나머지는 회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미라가 버넘 숲에 품은 야심은 급진적이고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사회 변화였다. 널려 있는 비옥한 땅에 지식과 자원을 모으기만 하면 이 세상에서 훨씬 더 많은 일이 이뤄질 수 있을 터였다. 버넘 숲에는 두개의 파가 존재하고, 이론가 파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수치스러워했다.
미라의 숨은 조력자 셸리가 버넘 숲을 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시간을 주기로 한다. 오언 다비시의 작위 수여식 기사를 보고 농장에 다비시 부부가 없을 거라 확신하고 손다이크로 향한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집 능선을 따라 오르니 생각지도 않은 수륙 양용 비행기가 있다.
기함한 미라가 숲을 향해 달려간 곳의 집을 살핀 후 비행기를 다시 보려 언덕에 오른다. 비행기 뒤에서 한 남자가 나타나고..거짓말이 안통하자 냅다 뛰어 도망친다. 미라의 이름을 알고있는 남자를 두려워한 것조차 부끄러워지기 시작한다. 검색 결과 그 자는 오토노모의 공동 창업자 로보트 르모인이다.
다비시 부부는 목장과 집을 편하게 지내라고 권했지만 르모인은 단순히 피난처를 찾는 억만장자가 아니다. 그는 선견지명을 갖춘 도둑 정치인, 자기 이익을 주구의 화신, 철두철미한 부적응자, 천재, 독재자...
역사상 최고의 부자로 만들어줄, 바로 그가 묻으려는 트로이의 목마가 벙커다.
르모인은 미라의 핸드폰을 추적해 뭘 검색했는지 알아보고 드론으로 밴을 감시한다. 미라에게 급관심이
생긴 르모인은 버넘 숲에 투자할 예정이었다. 미라의 믿음을 배신하려 했던 셸리는 미라가 손다이크로 오면 토니의 귀환을 알리기로 결심한다. 토니의 환송파티에서 있었던 일은 사랑일까.
버넘 숲의 회의에 참석한 토니와 앰버가 신경전을 벌이고, 뒤늦게 도착한 미라는 토니를 보고 놀란다. 로보트 르모인의 10만 달러 기부에 토니는 억만장자의 석연찮은 부인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드론은 테러 무기고 피묻은 돈이라고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조마조마하다.
오토노모와 다비시 방데의 제휴에 대한 기사가 한층 냉소를 자극하자 버로니카에게 차를 빌려 손다이크로 간 토니는 배낭을 메고 국립공원을 향해 간다. 경비에게 조사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들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다. 미라와 르모인이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정보를 찾으러 다닌다.
오언 경에게 보낸 메일이 반응을 보인다. 토니가 이러는 동안 미라는 르모인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제 늪에 빠질일만 남았다. 누구의 잘못일까? 그저 운명일까? 악한 기운이 악한 운명을 만든다고 본다.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진작 말했더라면, 진작 알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버려진 땅에서 작물을 가꾸는 게릴라 가드닝 단체 <버넘 숲>의 일원들과 억만장자인 로보트 르모인이 모종의 사건으로 얽히며 자본과 계급, 테크놀로지와 환경 등 동시대의 이슈를 치밀하게 해부하여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끊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선 등장인물들의 심리 스릴러다. 평범한 인간적 감정에 휘둘리며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신적 존재의 악당이 엮이면서제목 버넘 숲이 상징하는 바를 잘 표현하고 있다.
버넘 숲이 움직이지 않고서야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자신한 맥베스처럼 지구 종만의 날이 와도 자신은 건재하리라고 오만하게 자신하던 르모인. 그의 야욕을 의도치 않게 좌절시키며 예측 불가능한 힘을 보여 주며 탐욕의 끝을 보여준다.
버넘 숲을 움켜쥔 손이 그려진 책 표지가 깔끔하다.
벽돌이지만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아 인물들에 집중할 수 있다. 스티븐 킹의 추천, 최연소 부커상 수상자의 10년 만의 신작답게 심리 스릴러의 한수를 보여줘서 기대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