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에게 필요했던 것은 마티스의 예술성이 아니라 피카소의 명성이었다. 그리고 마티스가 되기 위해서는 마티스 같은 화가가 될 필요는 없으며, 스스로를 마티스와 같은 작가로 만드는 기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작가가 작품의 창작 과정에만 몰입하는 영혼이라는 전통적인 견해를 따르자면, 워홀은 작가라기보다는 기획자에 가깝다. 창작 이후, 그러니까 전시되고, 감상되고, 매매되는 단계까지 총괄해 관리하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기획자의 업무영역이기 때문이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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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취향에 자신이 없는 것 같다. 그림을 살 때도 어느작가가 전망이 좋다는 세간의 평에 따라 산다. 눈으로 사지 않고 귀로 사는 것 같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 전체도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아직도 서구의 취향에 의해 모든 것이 좌우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생산자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소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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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베니스비엔날레의 본 전시에 초대되는 것보다 어려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데서 국제적인 거물급 컬렉터의 눈에 들어야 나중에 국제적인 미술관의 컬렉션에 작품이 들어가게 되고, 그래야 나중에 미술사의 일부가 될 수 있답니다. 국제적인 미술관들에 영구 소장품으로 전시되지 않으면, 아무리 유명해되야 나중엔 결국 망각되는 법이거든요. 루이스 부르주아가 그런 시장 관리를 잘해서 ‘말년에 인생역전‘ 한 케이스잖아요. 현재 한국 작가들에게 <아트 언리미티드> 보다 더 중요한 국제전이라면 카셀도쿠멘타 정도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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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했듯, 하나의 객관적 실체로서의 ‘미‘와 같은 개념은 오늘날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에 대한 어떤 입장도 타인에게 권장되거나 강요될 수 없다. 그러나 특히 지난 십수 년간 어떤 취향이 보편적인 미의 대변자라도 되는 듯한 선동이 줄을 이었다. 현대미술의 어떤 작품의 가치도 어떤 형이상학이나 보편 미학에 의해 객관적으로 평가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초점은 허스트의 명성이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화 된 시대에 있어 각각 상이한 취향의 소유자들인 지구촌 주민들을 설득하는 가장 유효한 기제는 바로 ‘국제적 명성‘이다. 레이몽 물랭에 따르면,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화 된 현대미술품들의 가치 평가는 그 작가들의 국제적 명성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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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은 열광적인 과시적 소비와 관련된 일종의 사치품목 같은 것이 되었다.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들, 경매회사나 아트페어 주관자들의 관점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미술품에 대한 정의 또한 더욱 세속적인 것이 되었다. 그들에게 예술은 최우선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서 소통된다. 시장주의가 만개하면서 예술품을 만들게 했던 ‘보이지 않는‘ 동기는 상업적 기대감과 영리적 동기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늘날 글로벌 미술시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에 귀속되어 있고, 따라서 전자는 후자의 문제들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이는 최근의 미술시장 호황과 불황의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미술시장은 내부 요인에 의해 침체와 회복을 겪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 경제 일반의 영향을 받으며, 경기에 따라가는 후행성을 보이기 때문에....."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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