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작가가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 그리 공감이 안된다. 현재 문제를 장황하게 써놓았고, 그것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과거인데, 과거가 어떠했다는 설명은 굉장히 추상적으로 써놓아 현재에 비해 과거가 어떠한 점에서 좋았는지 이 책만 보고서는 알기 어렵다. 게다가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을 읽기가 쉽지 않게 써놓아 읽기 불편했다.
해외 화랑이 유명작가의 작품 몇 점을 국내 화랑의 전시를 위해 제공할 때는 대부분 전시할 작품 중 몇 점을 선판매하는 조건이 붙으며, 그럴 경우 어마어마한 가격의 해당 작품을 살 수 있는 건 개인 컬렉터를 제외하고 사립미술관 중에는 삼성미술관뿐이어서 화랑의 입장에선 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 P268
예술 감상-또는 소비-이 미디어화 되었다는 것은 감상의 주체들이 자신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전문가 집단에 위임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최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기만 하면, 그들의 인식을 통제하는 일이 평상에 누워 떡 먹는 것처럼 쉬워졌음을 의미한다. 첫째는 영향력 있는 바로 CNN 같은 미디어 그룹이고, 둘째는 전문가 그룹이다. 즉 ‘신뢰받는 미디어에 실린 전문가의 논평‘은 미디어 소비자들의 인식을 통제하는 데 충분하다. 이 수월한 통제술에 의해 전문가의 추천과 함께 유력지에 의해 다루어진 것은 필요한 모든 평가와 검증을 마친 탁월한 것으로 둔갑한다. - P232
성공이란 언제나 최대의 기만자였다. ‘업적‘ 그 자체만이 성공인 것이다. 위대한 정치가, 정복자, 발견자 들은 종종 그 참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이 창조한 것들에 의해 다르게 꾸며진다. 예술가나 철학자의 업적은, 그 업적을 창조했거나 창조했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다시 꾸며낸다. 존경받는 ‘위대한 인물‘이란 후일에 조작된 졸렬하고도 하찮은 픽션에 불과하다. 역사적 가치의 세계에서는 위조품들만이 횡행한다. - P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