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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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이야기가 스티븐 킹만의 느낌으로 몰입감있게 다가오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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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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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찰리의 모험은 보디치씨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보다 앞서 찰리가 일곱 살 때 치킨을 사러 나갔던 엄마가 집 앞 다리에서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평범한 가장이었던 찰리의 아빠가 알코올중독으로 일과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며 찰리는 어린 시절부터 아빠의 토사물을 치우고 혼자 밥을 챙겨 먹으며 성장한다. 그 후 지인의 도움으로 아빠가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고 다시 손해사정사 일을 재개함으로써 찰리네는 점차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 후 집으로 돌아오던 찰리는 동네에서 '사이코 하우스'라 불리던 보디치씨 집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게 되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감지한다. 이윽고 보디치씨가 사다리 낙상사고로 뼈가 골절된 것을 발견한 찰리는 911에 연락해 보디치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게 보디치씨의 사고로 빈자리가 생긴 사이코 하우스에 홀로 남은 대형견 레이더에게 밥을 챙겨주던 찰리는 소문대로 어마 무시한 개가 아닌 늙었지만 사랑스러운 암컷 레이더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어릴 적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면 모든 하겠다는 신과의 맹세를 홀로 지키기 위해 보디치씨의 허름한 집을 수선해 주는 등 선행을 하기 시작한다.

인근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아 정확한 나이는 물론 기본 정보조차 알 수 없고 평소 괴팍한 인상의 보디치씨였지만 그가 애완견 레이더를 대하는 모습을 본 찰리는 동네에 퍼져있던 보디치씨의 집에 관한 소문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고 다리에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한 보디치씨가 집으로 돌아와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 과정에서 보디치씨의 신임을 얻은 찰리는 금고안에 금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당부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을 수행한다. 하지만 얼마 후 보디치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찰리는 금고 안 금덩어리보다 더 큰 비밀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듣게 되는데...

어디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보디치씨의 실제 나이와 그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은 찰리는 나이가 들어 약해진 관절 때문에 반가워도 펄쩍 뛸 수 없는 레이더를 위해 보디치씨가 들려준 동화 같은 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지금껏 무겁거나 기괴했던 그간의 소설 제목과 다른 제목에 고개가 갸우뚱해졌더랬다. 스티븐 킹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워낙 출간되는 소설마다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눈에 띄는 데다 미처 소설은 못 읽었더라도 영화로 제작되어 낯설지 않을 정도라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을 담은 소설인지 감도 안 왔는데 예상하지 못한 레이더와의 애정과 보디치씨와의 이야기 등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서 엄청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2편으로 이어질 내용에서는 또 어떤 예상하지 못한 모험들이 등장할지 너무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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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정세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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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제목만 보면 치열하게 사는 젊은이가 쓴 에세이로 보이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단편집이다. 처음 접해보는 작가님의 글이라 어떤 예상도 할 수 없었기에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의 판을 어떻게 깨줄 것인가가 제일 흥미로웠던 지점인데 비슷한 구도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숲을 벗어나려면 다른 길로 가라>는 방 두 칸의 반지하 방에 사는 주인공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중학생 딸과 임신 중인 아내, 주인공의 남동생에 치매를 앓는 아버지까지 모시고 사는,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팍팍한 삶에 일단 숨통이 조여오는데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던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며 남긴 부동산으로 말미암아 가족들은 활기를 되찾는다. 하지만 고생이 끝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아버지가 물려주신 부지에서 시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두 번째로 등장하는 <안티 바이러스>는 도박빚을 진 부모님 때문에 호적에 이름도 올리지 못한 주인공 무명의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소설이 떠올라 이야기가 계속 겹쳐져서 다가왔는데 다른 점이라면 결말이 우울하지만은 않다는 점이었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무명으로 인해 세상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 기억에 남았다.

세 번째 이야기 <죽어도 좋아>는 노총각인 응수가 선애라는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로 볼 것 없는 자신과 다르게 시골 마을 남자들이 침을 흘릴 정도로 매력 있는 선애에게 추파를 던지지만 결국 선애는 응수를 선택하여 결혼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결혼 전 그녀의 곁을 맴돌던 의문의 남자의 정체가 보험조사관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들은 전 남편과의 사별 사연은 사별한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 세명이라는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뒤이어 등장하는 <조작된 기억>은 최근의 사건부터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로 안갯속 아리송한 느낌을 마구마구 뿜어내는 소설이다. 느닷없는 구도와 예견된 줄거리 흐름이 예상되어 쫄깃한 느낌은 덜했지만 기억을 조작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나는 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할까란, 소설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던 소설이고 뒤이어 등장하는 <우리 별에 왜 왔니?>, <지극히 사적인 세계>,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아이돌을 목표로 했던 주인공이 아이돌이 되지 못하고 현실에 내몰렸을 때의 이야기가 너무 생생하게 다가왔던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까지 대체로 단편들이 어둡거나 불우하여 암울함을 뿜어내는 이야기였으나 의외로 예상 밖의 결말을 내며 기대 이상을 주었던 작품이 있는가 하면 조금 아쉬웠던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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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너는 자유다
손미나 지음 / 코알라컴퍼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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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활동을 하며 TV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아나운서 손미나, 하지만 언젠가부터 TV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그녀가 유학을 떠났다는 사실을 한참이 지나 출간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것도 당시로서는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스페인이라는 나라여서 아나운서가 되기까지 치열한 경쟁이 있었을 테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긴장 속에서 살아왔을까 싶어 놓는 게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과 그렇게 달려왔으니 지칠 만도 하겠다는 생각 속에서 아무튼 멋진 결정을 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게 된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처음 출간됐을 당시엔 꽤 화제가 됐었음에도 당시 읽어봐야지 하면서 못 읽어봤던 책이기에 뒤늦게나마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방송일을 하며 지냈던 그녀가 더 이상은 미루면 안 될 것 같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것도 스페인에서! 자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타국에서 그 나라 언어로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수시로 진땀 나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 상상은 가지만 솔직히 피부로 느껴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걱정 속에서도 나라는 다르지만 스페인 또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것에는 국경을 넘는 차이는 크지 않은 듯하다. 그 나라의 문화적 성향 등이 다를 수 있겠지만 소개되는 에피소드 속에 함께 공부했던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의 친밀감은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신선하고 즐겁게 보였다. 이런저런 아찔한 상황들이 많았겠지만 많은 경험들을 손미나식 유쾌하고도 긍정적인 문체로 담아냈기에 글을 따라가는 발걸음도 즐겁고 가벼웠던 것 같다.

고집이 세서 단점인 점도 있지만 서양 문물을 마구 받아들여 뒤섞여버린 우리의 문화와 비교했을 때 해외 영화를 들여오면서도 자신들 언어로 더빙하여 영화로 상영하는 스페인의 방식은 참 독특하고 강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국의 음식도 맛있는데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을 들여올 필요가 없다는 인식은 멈춰 서서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었다.

시간 개념이 달라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늦게 나와도 미안해하기는커녕 유쾌한 그들의 방식 또한 조급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문화와 상당히 달라 개념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가 얼마나 시간에 쫓기며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문하게 되는 대목이어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겠지만 그로 인해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다양한 생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겠구나 싶어서 부러운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선택한 스페인에서의 생활을 묵묵히 즐기는 그녀의 일상들이 생각보다 재미있고 가슴 찐하게 다가와졌던 건 생생하게 전달되는 그녀의 문장력도 한몫했지만 영화 속에서나 만나봄직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운명 같은 만남이 점점 각박해져 고립돼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일깨워주기에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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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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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이스라엘 전쟁까지 미디어로 접하는 전쟁의 실상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으리라. 미디어나 글로 접하는 것도 이렇게 참담하고 처참한데 바로 눈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이 팔, 다리가 잘려나가 신음하다 죽음에 이르는 것을 목격한다면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싶다. 언젠가 6.25 전쟁을 겪으신 분들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전쟁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시면서 자신이 겪은 것 중에 제일 무서운 것이 전쟁이었노라고 말씀하셨다.

실로 전쟁영화나 소설이라 하면 피부로 와닿는 정도가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최근 불거진 전쟁 상황이 더해져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다른 소설보다 더 깊게 와닿았던 것 같다.

40여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작은 마을 이바노프스카야, 아버지를 사진으로만 보고 자란 세라피마는 정규 교육은 물론 독일어까지 공부한데다 어릴 적부터 엄마에게 배운 사격 솜씨 또한 나무랄 데 없는 소녀이다. 작은 마을이기에 가족같이 지내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기 위해 엄마와 사슴 사냥을 나섰던 세라피마는 느닷없이 들이닥친 독일군들에 의해 마을이 쑥대밭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아침까지 웃으며 인사 나누었던 이웃들이 처참한 몰골로 하나 둘 총에 맞아 쓰러지고 그것을 바라보던 엄마가 우두머리에게 총을 겨누던 찰나 오히려 엄마가 독일군에게 먼저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된다. 바로 옆에서 처참하게 죽은 엄마를 목격한 세라피마는 독일군 앞에서 그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고 그렇게 마을로 끌려가 독일군들 앞에서 강간당하려던 순간 붉은 군대의 등장으로 생명을 구하게 되고 그곳에서 이리나를 만나게 된다.

이미 죽은 엄마의 몸에 석유를 뿌려 태우고 아끼던 세간살이를 깨부수던 이리나를 향한 세라피마의 분노는 독일군에 대한 것과 다르지 않았기에 그것을 이용하여 이리나는 세라피마를 소녀 저격수로 키우기로 하고 소녀 저격수를 훈련시키기 위한 장소로 데려간다. 그 곳에서 만난 비슷한 연배의 소녀들은 세라피마처럼 가족을 잃고 이리나를 만나 모이게 되었고 다들 전쟁으로 인해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 그로 인해 서로 끈끈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소녀들. 눈앞에서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현실에서도 그녀들의 순수한 모습이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한창 공부하고 사랑하며 미래를 고민할 나이에 오로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사격 연습을 한다는 게 가혹하고도 슬프게 다가왔다.

일본인이 쓴 독소전쟁 소설이라는 점이 아무래도 가장 크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잘 모르던 역사 공부를 다시금 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더 이상 전쟁에 대해 방관하는 태도만으로 있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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