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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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사람을 죽이는

연쇄 살인마였고,

나는 그 시체를 치우는 딸이었다.

잘 벼려진 칼날처럼 제목에서부터 섬뜩함이 피부로 전해지는 소설 <메스를 든 사냥꾼>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연쇄살인범 아버지를 둔 소녀의 이야기이다.

세현은 국과수에서 단연 탑일정도의 실력을 뽐내는 인재지만 그녀의 실력을 둘러싼 소문과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한 성격 탓에 직장 내에서도 친한 사람 하나 없다. 늘 그렇듯 끼니도 거르며 밀린 일을 해나가던 어느 날 용천에서 발견된 부패한 여대생 시체가 국과수에 도착하고 세현이 직접 부검에 들어간다. 예리한 칼날에 배가 갈리고 장기가 적출됐다가 꿰매진 듯한 시체의 모습에서 세현은 어릴 적 사람을 죽인 후 자신에게 시체 처리를 맡겼던 아버지가 다루던 살인 방법과 닮아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살아있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꺾이지 않는 성품 탓에 경찰서에서 겉도는 듯한 정현은 용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맡게 되고 시체의 부검을 맡은 세현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국과수로 향하는데 작고 여리한 모습에서 풍기는 냉담함과 까칠함에 벌써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의 살인 수법을 발견한 세현의 눈앞에 또 다른 토막 시체가 나타나고며 세현은 이것이 아버지가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한다. 이에 세현은 살인사건을 맡고 있는 정현을 이용해 아버지를 죽일 계획을 세우지만 이런저런 변수로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세현은 아버지의 수법을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정현보다 아버지를 찾는데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었지만 오히려 아버지가 놓은 덫에 걸려들고 마는데.....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어린 시절부터 학대를 받으며 제대로 된 교육은커녕 아버지가 죽인 사람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했던 세현의 끔찍했던 과거와 이후 20년 만에 등장한 아버지의 등장은 어찌 보면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이고 어떤 결말이 나리라는 어렵지 않은 예상을 할 수 있음에도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작가님의 문장 실력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게 아니었나 싶다. 신인작가라고 생각해서 호기심이 들지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지만 여럿 작품을 쓴 것 같은 매끈한 문장력이 느껴져 세현의 고독을 함께 밟아갔던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정유정 작가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많이 전해졌는데 문장에서 느껴지는 생생함 때문에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했는데 실제로 영상화가 확정됐다고 하니 영상으로 만날 작품도 소설만큼이나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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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웃집수달입니다!
이웃집수달 원작 / 서울문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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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이 캐릭터인 보노보노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수달이란 동물도 좋아하는데 수달이나 해달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었기에 집에서 수달을 키우는 영상을 보고는 깜짝 놀랐었다. 그런데 수달을 집에서 키우는 사람이 의외로 아주 없지 않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는데 일본에서도 수달을 키우며 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본 후 수달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해서 가끔 유튜브를 보아오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수달들의 일상을 올리며 35만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어 책과 달리 생생한 영상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귀염뽀작 수달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 우선 등장 수달들의 이름과 생김새가 소개되는데 아빠 돌체와 엄마 라떼 사이에서 귀여운 모카 공주님이 탄생하고 엄마가 처음인 라떼와 아빠가 처음인 돌체의 천방지축 육아 일기가 소개된다. 평소 강에서 사냥을 하며 물고기를 잡는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과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주어 사냥감을 잃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것을 보면서 동물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귀엽다는 이유로만 맞이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습성과 애정이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은 책 속에 듬뿍 담겨 있다.

모카의 따뜻한 겨울나기로 수면양말을 이용해 옷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이갈이 하는 수달의 치발기 구경도 재미로 볼 수 있다. 귀여운 모카의 양치나 하네스를 차고 병원에 검진 가는 모습, 장난감으로 놀이하는 모습, 처음으로 분유가 아닌 해산물에 도전하는 모카의 모습 등 커가는 일상을 사진과 함께하면서 하루가 부쩍 다르게 커가는 수달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처음인 돌체와 라떼의 육아 일상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인데 그렇게 부모가 되어가는 돌체와 라떼의 모습도 너무 대견하다. 수달들의 일상이 담겨 있는 사진집이라고 생각하면 되기에 어찌 이리도 귀여울까 싶은 사진들로 심장을 부여잡고 놓을 수가 없다는 점이 있지만 이렇게 행복한 심장어택을 당하는 게 실로 오랜만이기에 쳇바퀴 돌듯 바쁜 일상 속에서 오랜만에 웃어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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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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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미용실 인테리어를 바꾸고 깔끔하고 심플한 인테리어의 미용실들이 동네에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보기 좋다는 느낌과 달리 왠지 옛 추억들이 사라져버리는 듯해 아쉬움이 들었더랬다. 아쉬움이 더했던 건 사는 곳 길 건너에 꽤 오랫동안 하던 이발소가 없어졌기 때문일 텐데 오며 가며 내가 이 구역 진정한 토박이란 듯이 위풍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은 물론 이발소 상징인 원형 봉이 돌아가는 풍경에서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았었나 보다. 소설의 제목을 보며 이제는 사라져버린, 아련한 추억의 동네 이발소가 떠올랐다.

<수상한 이발소>는 여섯 편의 단편이 등장한다. 이야기 속에는 반드시 수상한 이발소가 등장하며 주인공들은 이발사의 안마를 받고 머리가 다듬어지는 동안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탄생한다. 하지만 평소 내가 원하지 않았던 헤어스타일로 변해있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잠결이라 기억에는 없지만 지금의 헤어스타일에 동의했다는 이발사의 말을 들으면 상상하지 않았던 헤어스타일이 나왔더라도 당장 화를 낼 수 없고 당혹스러움만을 안고 집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평범한 직장인인 주인공은 직장의 비리를 알면서도 그에 동조하고 상사들의 시키는 불합리한 일에도 싫다는 내색을 비추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찾은 식당에서 같은 곳에 자신이 있는 것을 모른 직장 후배의 험담을 듣게 되고 기분 전환 삼아 이발소에 들렀다가 생각지도 못한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다. 이후 머리와 눈썹의 변화 때문인지 주인공은 직장의 부조리에 맞서게 되는데...

산속에서 잠이 깬 남자, 온몸 여기저기 타박상이 있고 피부가 여럿 찢겨 있는 상처가 발견되지만 주인공은 나의 이름이 무엇이며 왜 산속에서 깨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지갑 안엔 하루, 이틀 정도 버틸 돈 밖에 들어있지 않아 당황스러운데 그렇다고 자신이 누구인지 경찰서에 가기에는 께름칙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주인공은 이름을 속이고 숙식을 제공해 주는 일자리를 찾아본다. 그 과정에서 수상한 이발소를 찾은 주인공은 딱 봐도 야쿠자라고 믿을만한 인상으로 바뀌고 어찌어찌하여 숙식을 제공해 준다는 곳에 취직이 된다. 사채업자가 운영하는 어두운 곳이라고 믿은 채....

현청이나 시청에 취업 준비 중이었던 주인공은 최근 매스컴에서 현청과 시청의 부조리함을 까발리는 뉴스를 보고 일반 직장으로 방향을 바꾼다. 학교나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회사 면접을 보던 주인공은 번번이 자신이 생각했던 회사 이미지와 괴리감을 느끼면서 평소 가볍게만 생각했던 아버지의 우동가게를 다른 시선에서 보게 된다.

이후 등장하는 회사에서 극기 훈련 중 생겨난 이야기를 담은 <멜론빵 머리의 영웅>이나 강도가 집에 든 사건 이후로 내면과 외면이 강해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호신술의 여신>, 여섯 편 중 가장 가슴 따뜻하고 흐뭇하게 다가왔던 <한여름날의 기적> 등 엄청난 사건도 있었지만 살아가며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야기들이라 왠지 더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일까 머리 변화가 시발점이 되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는 설정이 더 짜릿하고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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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달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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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소개로 들어간 신용금고에서 고객에게 오해를 사는 바람에 도쿄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사쿠라, 부부가 운영하는 후쿠후쿠도라는 마사지숍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마사지사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사쿠라는 아직은 자신을 지명하는 고객이 많지 않아 넉넉한 수입을 버는 상황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일을 배워 언젠가 고향에서 자신의 가게를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지만 성실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사쿠라의 곁에 자신을 친동생처럼 돌봐주는 이케다 선생과 유일한 동성이라 말하기가 편한 기자키가 있어 든든한 도쿄 생활을 이어나가던 사쿠라는 오랜만에 자신에게 일 년 동안 마사지를 받던 고객 마쓰바라에게 고백을 받게 된다. 대형 출판사에서 일하며 반듯한 외모의 마쓰바라는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정하여 사쿠라는 마쓰바라에게 마음을 열게 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대화를 말대꾸라고 받아들여 화를 내는가 하면 원하지 않음에도 사쿠라의 감정을 무시해 버리곤 해서 결국 사쿠라는 마쓰바라에게 이별을 고하게 된다.

그렇게 한 달이란 짧은 연애 기간을 마쳤지만 사쿠라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 마쓰바라는 사쿠라가 그저 뭔가 오해를 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평상시처럼 문자를 보내고 집으로 찾아오는 행동을 이어나가는데.... 이에 사쿠라는 더 이상 마쓰바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지만 마쓰바라는 이해할 수 없는 자기식의 대화법으로 사쿠라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지지 않는 달>은 연인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토킹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사쿠라가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강경하게 표현하지 못해 마쓰바라가 쉽게 감정을 단념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그렇기에 마쓰바라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행동한 사쿠라도 잘못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기에 피해를 당한 쪽도 결국엔 원하지 않는 타인들의 따가운 시선과 질타를 받기 일쑤인데 작가는 소설을 통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질책들을 근본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가끔 뉴스를 통해 헤어진 애인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해 질척거리다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건을 접하곤 한다. 최근 빈도수가 너무 높아졌다는 것도 문제인데 딸을 키우고 있기에 나와는 별개의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에 피부로 와닿는 충격이 크다. 마쓰바라의 자기식 해석에 등골이 오싹해지고 계속 분노하게 되는데 그동안 현실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를 소설에 잘 표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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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슐 - 1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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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뒤에 배달되는 우편이란 발상에서 시작된 <포스트 캡슐>, 예전 만국박람회에서 편지를 15년 뒤에 배달해 주는 기획이 있었고 아마 이 기획을 떠올린 사람은 15년 뒤에 우편을 받은 사람들의 잔잔하면서도 가슴 시리지만 그럼에도 훈훈한 이야기로 남게 되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빗나가는 이야기들이라면 기획한 사람은 그런 발상을 떠올린 자신을 저주하지 않았을까?

회사 거래처를 방문할 때마다 안내 데스크에 있던 가타오카 유미를 보고 호감을 품게 된 이치카와 다이스케는 그녀에게 4월 1일 오와리야 서점 1층에서 만나자는 편지를 보낸다. 설렘을 가지고 만남 장소로 향했던 다이스케는 결국 그날 유미를 만나지 못했고 우연히 직장 동료인 나나코를 만나 유미 대신 나나코와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렇게 다이스케는 나나코와 부부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지점을 옮기며 더 이상 유미를 만날 일이 없었던 다이스케는 그렇게 유미를 잊고 지낸다. 그렇게 15년이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유미에게 4월 1일에 만나달라는 다이스케의 편지가 도착하는데...

남편이 있는 유부녀를 좋아하게 된 다미야 시로,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던 유부녀는 시로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그렇게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만 시로는 어머니에게 유부녀의 남편을 죽인 후 자신도 자살하겠다는 유서를 쓴 편지를 부치고 이 편지는 15년 후 어머니에게 배달된다. 아들의 생사를 전혀 알 수 없었던 시로의 어머니는 편지의 단서를 찾아 시로가 좋아했던 유부녀를 찾아 집을 찾아가게 되지만 뭔가 석연찮음을 감지하게 되는데....

아버지 회사의 후배에게 온 감사 편지, 이직을 하였지만 전 직장에서의 가르침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감사의 인사처럼 보이지만 편지를 받은 나쓰미는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낀다. 아무리 사회 초년생이라고 해도 첫머리와 맺음말에 쓰는 인사말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적어놓는가 하면 감사의 내용을 담은 듯하지만 묘하게 조롱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나쓰미는 15년 전 회식 후 전철에 치여 생을 달리한 아버지의 사건이 이 일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주식을 하며 제법 돈을 번 사타케 겐스케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주거용으로 쓰는 맨션 1층에 사무실 전용으로 따로 방을 임대해 일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다카쿠라 유키코의 돈을 빌려달라는 우편이 도착한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던 유키코가 오래전 자신이 다니던 바 호스티스였고 부모님의 빚을 갚기 위해 호스티스로 일했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품었던 것을 기억하게 되지만 바에서 채무가 있던 그녀의 손가락을 담보로 한 협박성 편지에 겐스케는 답장을 쓴다.

고등학교 선생이었던 아버지, 작가를 희망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어머니,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며 출판사에 많은 작품을 공모했지만 입상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아들 에이고에게 오래전 공모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벌써 15년 전의 편지로 어느 기한까지 연락이 없으면 수상이 취소된다는 내용도 같이 있었으므로 에이고의 부모님은 낙담한다. 하지만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에이고의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출판사로 찾아간다.

다마이 가나에는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아버지와 재혼한 새엄마, 의붓 남동생에게 시달리며 전문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망치듯 집을 나와 도쿄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어머니와 남동생의 학대가 심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의 경제력이 새어머니에게 넘어가면서 가나에에게 향하는 폭언과 학대는 수위를 넘어섰고 자신에게 잘해주는 할머니만을 의지하기에는 너무 지쳐 도망쳤지만 할머니가 늘 걱정이었는데 그런 할머니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는 편지를 받게 된다.

포스트 캡슐, 이런 다양하고 기묘한 사건들과 얽혀 있다면 정말 소스라치게 놀랄 것 같다.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다른 편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얽혀 있기도 하고 15년이란 세월을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아차 하면 놓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나는 끝부분과 앞부분을 다시 읽으며 등장인물의 연결고리를 정리해야 했는데 이야기들을 잇느라 고심했을 작가님의 고뇌를 엿본듯한 기분도 든다.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든 편지에 담긴 섬뜩함이라니... 편지에 대한 향수에 마냥 젖어들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은 후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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