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조각 미술관
이스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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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다양한 괴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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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스트
다카야마 마코토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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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체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성향은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더 의기소침해지고 남성에게 느끼는 감정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스케는 더욱 움츠러들게 된다. 그런 분위기로 곁에 친구가 없게 되면서 고스케는 더욱 움츠러들게 된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과 멀어져 고향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던 고스케는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고 그대로 취업으로 이어지면서 고향과 더욱 멀어진다.

동성을 좋아한다는 것을 홀로 계신 아버지나 고향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고스케에게 자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것을 넓은 아량으로 포용해 주는 도쿄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천국과 같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연애를 이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체중 감량을 위해 개인 트레이너로 소개받은 류타에게 묘하게 끌리던 고스케는 나이에 맞지 않게 엄격할 정도의 예의를 지키며 진지하기까지 한 그의 모습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일하며 나름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고스케와 달리 어머니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고스케와의 만남에 점점 괴로움을 느끼던 류타는 고스케에게 헤어지자는 통보를 하고 그의 연락을 차단해버린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류타의 마음을 뒤늦게 깨달은 고스케는 류타가 그토록 원하지 않았지만 생계를 위해 하고 있던 일을 찾아 류타와 다시 재회하고 그렇게 그들은 전보다 더 깊은 교감을 나누며 연인과 형제의 감정을 나누며 지내게 된다.

그런 나날 속에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몇 개의 일을 하며 직업 전선으로 뛰어든 류타에게 고스케는 경제적 지원을 하게 되고 그 마음은 류타의 어머니에게도 향하게 된다. 얼떨결에 류타 모자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고스케는 너무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했던 친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류타의 어머니에게도 느끼며 자신은 류타와, 류타의 어머니는 자신의 어머니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3년이 흐른 시점 감정은 변하지 않지만 생계에 대한 버거움은 그대로 이어져 류타를 좀먹기 시작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소설은 더욱 애달픈 감정이 들게 한다.

류타 모자를 통해 자신이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는 고스케,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류타도, 류타의 어머니도 힘들게 만든 것은 아니었는지, 모든 일이 다 자신 때문에 벌어진 것 같아 괴로워하는 고스케. 미묘한 감정들로 중간중간 자주 울컥하게 되는데 영화에서는 이런 미묘한 감정선을 어떻게 처리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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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인체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키즈나출판 편집부 엮음, 서수지 옮김, 하라다 도모유키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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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겉으로 보이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40대가 넘으면서는 점차 몸속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젊었을 때와는 달리 앉았다 일어설 때 나도 모르게 '아구아구'하는 소리가 새어 나오기도 하고 책을 읽을 때나 핸드폰을 볼 때 침침해서 글자가 안 보이는 경우가 늘어나 몸의 변화를 확실히 많이 느끼게 된다.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있는 것도 힘들고 걸을 때도 쉽게 지쳐서 근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사십 대 전후가 되면 아파서 여기저기 수술했다는 이야기가 더해져 몸을 신경 써야 할 나이구나란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인체의 이모저모를 통조림 안에 담은 듯이 구성되어 있어 깊게까지는 아니지만 인체의 다양한 기능이나 질병들을 중요한 핵심만 짚어 볼 수 있어 유익하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설명부터 오감의 기능, 심장과 면역체계,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인 비만과 피부, 감기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설명되어 있어 지금 내 증상이 어떤지, 평소 관심 있던 신체 기능을 구미에 맞게 골라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조절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실한데 평소 빵을 좋아해서 제대로 된 식사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내장지방 비율이 계속 높아져 고민인데 내장지방으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다 하니 건강하게 먹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자각할 수 있고 눈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관련 증상을 많이 보게 되는데 한국인의 3대 실명에 속하는 녹내장에 대한 설명에서 급성 녹내장은 갑자기 눈과 머리가 아파 실명으로 이를 수도 있다는 설명에 실제로 본 적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신체의 다양한 기능들의 역할과 질병, 증상은 물론 마음의 질병인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양극성 장애, 조현병이나 섭식장애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어 인체의 방대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쪽에 짤막하게 담아내서 급할 때 간단히 찾아보기 좋고 평소에 알지 못했던 인체의 여러 가지 기능을 알 수 있어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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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기의 구조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권수경 옮김, 아코 준야 외 감수 / 성안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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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와 관련된 일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먹다 보니 젊었을 때와 다른 신체 변화로 인해 몸의 구조와 그에 따른 다양한 증상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평소 순환기 쪽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의료 종사자를 목표로 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니만큼 관련 직종인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의료계 관련 시험을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책 내용과 그림 등이 교과서의 내용과 비슷해서일 텐데 평소 공부했던 교과서보다 작은 사이즈의 더 선명하고 눈에 잘 보이는 좋은 재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순환기의 구조이니만큼 심장의 구조와 운동부터 심장을 이루는 다양한 혈관의 기능과 구조, 순환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질환들, 순환기의 이상이 있을 때 어떻게 검사를 받는지와 그에 따른 다양한 검사의 소개, 심장과 혈관의 질환 등이 설명되어 있다. 순환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심장 관련 질병이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이런 질병들이 중년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떤 증상들만 적힌 내용보다는 인체의 기본적인 역할과 그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들이 설명되어 있어 이해가 더 빠르다.

내 경우에는 관련 직종이 오래 서 있는 직업이다 보니 하지 정맥에 문제가 있고 몇 년 전에 수술을 한 이력도 있어 마지막 장에 소개된 혈관의 질환을 관심 있게 읽었는데 여름철 야외활동을 할 때 가리는 일을 기피해서 피부가 탔다고만 생각했으나 책을 보면서 하지 정맥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습진으로 인한 색소 침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부분들은 책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고 수술을 통해 의사선생님의 설명을 충분히 들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최근 색소 침착이 심해져서 왜일까 고민이었는데 다리 쪽에 색소 침착이 몰려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연관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하지 정맥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막혀서 생기는 질병의 증상들은 사실 생각보다 위험도가 크다. 임상에서도 여러 번 보았기에 먹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자각 없이 이뤄지는 그 모든 것들이 중요한데 반해 실천하는 일은 좀처럼 그에 미치지 않는데 설명들이 간단하게 되어 있어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쉬운 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순환기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지고 싶은 사람들과 관련 시험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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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의 말 - 제16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다카야마 하네코 지음, 손지연 옮김 / 소명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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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얼핏 감이 오지 않는 <슈리의 말>의 '슈리'는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지역 지명이라고 한다.

역사적 지식이 얕아 오키나와 하면 류쿠 제국과 미군 주둔지, 세계 대전 당시 격전지에 대한 이미지와 고립적이고 폐쇄적인 섬 이미지가 덮여 눈부신 자연 풍경을 떠올리기 전에 왠지 모를 아픔을 느끼곤 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제주도의 굴곡진 역사의 이미지와 겹쳐 보여서 그런 이미지로 각인이 된 듯한데 에메랄드 빛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이 인기를 끌며 최근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보다 다크투어 여행을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한 곳이지만 제대로 된 역사적 내용의 아쉬움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슈리의 말>이 남다르게 다가올 듯하다.

미나코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오래된 건물에서 혼자 살고 있다. 모난 성격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미나코에게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아무런 지원도 없이 개인이 혼자 하는 오키나와 역사 자료 모음관에 나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고 그 누구도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지만 미나코는 그 누구는 해야 되는 일이기에 필사적이기까지 하다.

일주일에 두세 번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출근하여 비밀스러운 사람들에게 퀴즈를 내는 일을 하는 미나코의 직업은 독자로 하여금 일반적이지 않은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런 줄거리 때문에 소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책을 덮은 후 생각해 보면 미나코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오키나와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역사적 호기심이 더 증폭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곳을 빗댄 가족과 이웃에 대한 이야기, 이제는 오래되어 오키나와 역사에 대해 기록하는 이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경각심과 반성, 지역 사람들의 눈총과 의심을 받으면서까지 기록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의 이야기. <슈리의 말>은 전쟁에 대한 참상만이 아니더라도 오키나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역사적 인식을 전달하려는 저자의 호소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읽다 보면 우리나라 4.3 사건을 다룬 소설들의 느낌도 받게 되는데 책을 덮고 곱씹을수록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장들이 떠오르며 잔잔한 느낌이 주는 서글픔이 얼마나 애달픈지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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