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포착하는 파국의 신호들 서가명강 시리즈 34
남재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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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경고의 글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국지성 호우가 갑자기 퍼붓는다던가 우박이 내릴 계절이 아님에도 눈깔사탕만 한 우박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인간의 편리를 위해 희생되었던 것들의 역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지금의 편리함을 위해 외면했던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나 하나 노력한다고 뭐가 달라질까'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던 지난날들, 그래서 국가가 나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노력할 필요가 더욱 절실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

최근 산업화의 가속화로 기록적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후변화를 야기해 추운 곳은 더욱 춥고 더운 곳은 더욱 덥게 만들어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일들은 따로 떼놓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인간이 먹고 살아가는 일에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식량 문제와 물 부족은 인간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실제로 전쟁으로까지 확대되어 수많은 인명 피해는 물론 국가의 존재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처럼 다른 나라보다 온도가 빨리 상승하고 먹거리를 대부분 수입하는 입장이라면 기후 변화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놓고 보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밀이나 옥수수를 대량 생산하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미국같이 대규모의 작물 농사가 아닌, 대부분 소규모의 농사로 이루어지는 만큼 경쟁력은 다른 나라에 밀릴 수밖에 없고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버는 돈이 없는 농사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식량 문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기온이 올라감에 따른 다양한 농작물의 시험 재배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 등의 도입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시급하다 하겠다. 농사일이 고되고 천하다는 대부분의 인식은 기후 변화 앞에서 얼마나 안이한 생각인지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될 것이며 지금의 편리함에 젖어 외면하다 보면 미래에 그땐 좋았었지, 하면서 추억으로 꺼내볼 날들이 언제고 닥쳐올 것이기에 정부와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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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랜드 - 5억 5,000만 년 전 지구에서 온 편지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박진영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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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신비는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신을 믿지 않기에 창조론을 믿지는 않지만 그에 대두되는 진화론을 거슬러 올라가도 어떻게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나 원숭이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사람만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을까란 이해되지 않는 궁금증이 어린 시절부터 늘 있었기에 신비하면서도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대목들이다.

<아더랜드>는 5억 5,000만 년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지구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간다면 오류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지질학적 특성들이 튀어나오기에 플라이토세에서 에디아카라기에 이르는 지구의 다양한 모습들을 들어가기에 앞서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사실 잘 살펴본다고 해도 16개의 다양한 시대의 변천사를 머릿속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자는 현재 지구의 특징과 비교하며 그때의 지리학적 모습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 독자들의 지구 탐험을 친절하게 도와준다.

긴 상아와 거대한 몸집으로 괴물로 그려졌던 동물들이 현대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그 시대의 일반적인 기준을 현대의 기준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현재의 잣대로 재단한다는 것은 애초의 의도와 상관없이 폭넓게 파생되었을 때의 위험성 또한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지구의 변천사의 해석에 있어서도 강대국의 잣대에 휘둘리는 부분에서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현재의 모습과 다른 지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동서양 간의 우월감의 기준이 된다는 인간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대륙이 떨어지기 전 기후 변화와 그런 기후에 맞게 생물과 식물들의 성장, 이후 대륙의 이동으로 산맥이 생기고 홍수 등으로 산맥이 물에 잠겨 호수나 바다를 이루는 이야기는 지구의 발자취를 숨 가쁘게 따라가도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상상도 가지지 않는 단위의 오랜 시간이 흐르고 흘러 물이라고는 없었던 곳에 거대한 강이 생성되고 그 주변을 이루며 새로운 종들이 토착을 이루는데 호수는 몇만 년 후 기후 변화로 사라지고 다른 이름의 호수로 이름이 대체되는 등의 변천사 등은 지구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생동감을 들게 한다. 지금껏 읽었던, 다소 딱딱한 느낌의 지구 변천사를 생생하고도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 지구 초보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을 만큼 잘 정리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평소 해당 분야에 취약했기에 온전히 이해하며 읽는다는 것에는 다소 자신이 없지만 그럼에도 그런 부분 때문에 도전해 보지 못했던 지구의 역사를 밟았다는 것에 있어 애초의 걱정보다는 즐거운 여행으로 기억되게 해주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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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 쇼펜하우어 소품집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박제헌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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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어도 움찔하게 되는 사람이 많으리란 생각이 든다. 타인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인간의 특성상 존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타인에게 비칠 나 자신을 살펴보느라 과도하게 신경 쓰고 사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기에 적당한 균형을 이루며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미 충분히 경험했을 것이다.

이타적이라기보다 직장 상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 무리해가면서까지 나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을 꽤 자주 하는 편이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면서 정작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쓸데없는 말을 내뱉게 되는 경우도 있어 돌아서면 반성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스스로 나약한 면이 쉽게 고쳐지지 않기에 책을 읽으며 깨달음을 얻고 싶었던 바람이 컸던 것 같다.

이 책은 철학자의 생각을 담은 글이기에 세월을 거슬러 내로라하는 철학자들의 글귀와 때로는 그에 반박하는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인생에 대해서 한 사람의 말을 정의할 수는 없고 아무리 유명한 철학자라 하더라도 그의 말이 절대적인 정답이 될 수 없기에 철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을 마주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편인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 잘 몰랐던 쇼펜하우어란 철학자의 사상을 마주할 수 있어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다.

스토아학파에서 자주 언급되는 철저한 금욕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언급된다. 정신이 빈곤한 자들이 쾌락과 향락에 젖어들게 십상이고 그것은 잠깐의 즐거움을 맛보게 될지 몰라도 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없기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끝없는 고통을 통해 인생의 허무, 무기력에 빠지게 되고 급기야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쉽게 내려놓게 된다는 이야기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가진 것이 많은 것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는데 가진 것이 많다고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니며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인생을 행복하게 즐기며 살아간다는 것은 물질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좋은 집, 좋은 차, 비싼 물건들로 둘러싸인 삶에 대한 타인의 부러움은 보여주기식에 길들여져 정작 본인은 그것들을 제대로 즐길 마음의 여유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으며 이미 이런 것들은 살면서 충분히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라 글귀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다.

모든 정의에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에는 무한한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언급되는 사상과 다른 생각에는 내가 평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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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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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이야기가 스티븐 킹만의 느낌으로 몰입감있게 다가오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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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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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찰리의 모험은 보디치씨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보다 앞서 찰리가 일곱 살 때 치킨을 사러 나갔던 엄마가 집 앞 다리에서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평범한 가장이었던 찰리의 아빠가 알코올중독으로 일과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며 찰리는 어린 시절부터 아빠의 토사물을 치우고 혼자 밥을 챙겨 먹으며 성장한다. 그 후 지인의 도움으로 아빠가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고 다시 손해사정사 일을 재개함으로써 찰리네는 점차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 후 집으로 돌아오던 찰리는 동네에서 '사이코 하우스'라 불리던 보디치씨 집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게 되고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감지한다. 이윽고 보디치씨가 사다리 낙상사고로 뼈가 골절된 것을 발견한 찰리는 911에 연락해 보디치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게 보디치씨의 사고로 빈자리가 생긴 사이코 하우스에 홀로 남은 대형견 레이더에게 밥을 챙겨주던 찰리는 소문대로 어마 무시한 개가 아닌 늙었지만 사랑스러운 암컷 레이더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어릴 적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면 모든 하겠다는 신과의 맹세를 홀로 지키기 위해 보디치씨의 허름한 집을 수선해 주는 등 선행을 하기 시작한다.

인근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아 정확한 나이는 물론 기본 정보조차 알 수 없고 평소 괴팍한 인상의 보디치씨였지만 그가 애완견 레이더를 대하는 모습을 본 찰리는 동네에 퍼져있던 보디치씨의 집에 관한 소문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고 다리에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한 보디치씨가 집으로 돌아와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 과정에서 보디치씨의 신임을 얻은 찰리는 금고안에 금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당부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을 수행한다. 하지만 얼마 후 보디치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찰리는 금고 안 금덩어리보다 더 큰 비밀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듣게 되는데...

어디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보디치씨의 실제 나이와 그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은 찰리는 나이가 들어 약해진 관절 때문에 반가워도 펄쩍 뛸 수 없는 레이더를 위해 보디치씨가 들려준 동화 같은 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지금껏 무겁거나 기괴했던 그간의 소설 제목과 다른 제목에 고개가 갸우뚱해졌더랬다. 스티븐 킹 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워낙 출간되는 소설마다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눈에 띄는 데다 미처 소설은 못 읽었더라도 영화로 제작되어 낯설지 않을 정도라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을 담은 소설인지 감도 안 왔는데 예상하지 못한 레이더와의 애정과 보디치씨와의 이야기 등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서 엄청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2편으로 이어질 내용에서는 또 어떤 예상하지 못한 모험들이 등장할지 너무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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