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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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과 사람 때문에 느끼는 감정으로 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일이나 감정과 관련된 책 제목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일을 하면서 사람 때문에 너무 화가 나는데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는지, 이런 나의 화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 여러모로 생각함에도 이 감정이 해소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감정을 다스리거나 해소해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 생각이 많고 답답한 마음에 지인들과 이야기도 나누어보지만 딱히 뾰족한 답이 없어 보여 답답함만 더욱 증폭되는 와중에 보게 된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 정의를 내린 책이다.

인간이기에 여러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감정을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판이하게 갈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지인이 힘겨워할 때 이야기를 들어줄 때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한마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말을 안 하고 참자니 속앓이 때문에 죽을 것 같고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해 보자니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될까 봐 걱정이 되거니와 지금까지 쌓은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봐, 상대방의 눈밖에 나지 않으면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서 참다 보니 오늘도 아무 말 못 하고 끙끙대며 퇴근하는 나 자신에게 이 책을 읽으며 해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는 어떤 대상에 갖는 일반적인 느낌 상태를 '감정', 주변 환경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생리적, 행동적 반응을 수반하는 심리 상태를 '정서'라 칭하며 그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정의하는 설명이 길게 나와있다. 처음에는 아리송한 느낌이지만 읽다 보면 감정과 정서의 느낌이 명확해지고 개인의 감정에서 그런 감정들이 집단 정서로 퍼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최근 근무지에서 벌어지는 사태와 너무도 유사해서 이런 감정들이 어떤 것에 기인하고 있으며 힘든 느낌보다 집단적으로 공유된 정서의 힘으로 작은 것에도 더 분노감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

감정이란 나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감정이 없어서 벌어지는 무서운 결과들을 봤을 때 오히려 감정이란 단어를 떠올렸을 때 드는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아마도 내가 감정이란 단어에서 느낀 정서가 좋지 않았기에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것 같은데 이런 나의 감정을 잘 들여다볼 줄 알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냉철하고도 적절한 대처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저런 감정 소모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지만 그것을 바로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며 피했던 무수한 날들을 반성하며 피하고 싶어도 바로 들여다보며 나의 감정 상태를 제대로 살펴보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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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본질 - 나를 성장시키는 일의 즐거움
김용석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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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계속해야 하는 걸까?, 일 안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요즘 매일같이 드는 생각들이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이런 생각을 수차례 하지 않을까 싶다. 일이 고단하고 힘들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드는 이런 생각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들다가도 일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고 인생을 좀 더 보람되게 사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도 들지만 일도 일이지만 어딜 가나 사람 문제가 끼어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

요즘 일과 사람에 치여 무기력함을 맛보고 있는 나로서는 일이 즐거웠던 초심의 마음을 다시금 되살려 보고 싶어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의 본질>은 나를 성장시키는 일의 즐거움이란 부제가 붙는다.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주를 이루며 회사 생활을 오랫동안 겪은 사람이 쓴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내정치를 바라보고 대하는 관점과 태도, 직장 상사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법, 동료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읽다 보면 이론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며 직장 생활을 하며 겪은 폐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떠났다는 호기로운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지만 기본에 충실하며 인정하고 싶지 않은 꼰대적 발언으로 넘기고 싶지만 너무도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내일 당장 싫어하는 동료나 상사의 얼굴에 사직서를 던지는 등의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할 게 아니고 어떻게 생각해도 도저히 직장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면, 싫은 일도 있고 힘든 것투성이지만 그럼에도 일에 보람을 느끼거나 다시금 일어설 조금의 힘이 남아있다면 책을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고 초심을 떠올리기에 자극이 되었기에 나는 출근길마다 읽으며 힘든 마음을 정화시켰다.

직장인이라는 게 좋을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마냥 힘들 때만 있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도 상당하기에 일과 사람에 지쳐 모든 것을 놓을 것이 아니라면 힘든 마음을 다시 일으켜줄 자극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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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테이스팅 코스
마크 드레지 지음, 최영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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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술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맥주만 마시는 맥주파임에도 입맛에 맞는 한 브랜드의 맥주만 고수하다 보니 최근 다양한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큰 호기심 없이 맥주를 마셔왔더랬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지인들이 추천하는 맥주를 마셔보고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맥주에 대한 선입견이 깨짐과 동시에 고수해오던 맥주와는 다른 풍미와 다양한 향을 가진 맥주들을 마시는 것이 색다른 낙으로 다가오는 요즘, 맥주는 좋아하지만 여전히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항상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그런 목마름을 해소해 줄 책을 만나 맥주를 홀짝이며 읽지는 않았지만 기분 좋은 목 넘김을 하듯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맥주 테이스팅 코스>는 맥주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넓은 지식이 담겨 있다. 맥주의 역사는 물론 유독 풍미에 대한 철학을 담아냈다고 할 정도로 맥주 각각의 특징들이 잘 담겨 있는데 맥주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나라인 체코가 2위인 오스트리아와 두 배의 격차를 둘 정도로 소비량이 많다는 사실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한 명이 평균 180리터라고 하니, 뭔가 피부로 바로 와닿지는 않지만 2리터 생수들을 나열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뜨악하고 입이 벌어지는 숫자라 체코인들의 맥주 사랑을 알 수 있었다.

물과 곡물, 홉, 효모를 만든 발효 음료인 맥주, 가정에서 여자들이 만들어내던 음료가 전쟁과 이주 등으로 이동하며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재탄생되는 맥주의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맥주를 마심에 있어 후각과 청각, 후각, 미각 등의 역할까지 재미있게 나열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기까지 하다. 한여름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풍성한 거품이 찰랑거리는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맥주 생각이 없다가도 당장 마시고 싶어진다. 그런 청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맥주의 거품이 더러운 잔과 깨끗한 잔에서 맛이 또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도 세세하게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온 과정과 저온 과정, 기간의 차이, 곡물과 몰트의 차이, 맥주의 다양한 색상, 각각의 향 속에 담긴 다양한 재료들, 맥주를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는지는 물론 맥주와 찰떡궁합인 음식 소개도 함께 담겨 있어 더욱 알차고 풍성함을 자랑한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맥주들의 각각의 소개까지 담겨 있어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맥주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려 주는 책이다.

지금까지 입맛에 맞는 맥주를 습관처럼 마셨다면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더 다양한 맥주와 지식을 바탕으로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깊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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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이재호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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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기를 앞둔 시점, 지구에서의 삶을 화성으로 돌렸던 지구인들의 야심찬 프로젝트들이 계획과 달리 허망하게 끝나버리자 지구 정부들이 우주 개발을 위해 바이오스피어3을 소행성 표면에 안착시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 계획으로 라온제나호에 스페이스 레이싱 챔피언이었지만 사고로 휠체어를 타는 수현과 우주 토양 광물학자, 닥터, 라온제나호를 조정할 인원 등을 태우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2년여의 항해 끝에 라온제나호가 미지의 소행성에 난파하게 되고 그곳에서 발견된 '아스틸베'를 발견하게 되면서 식물들의 성장 속도가 폭발하듯 빨라지고 수현이 데려온 침팬지 '필립'이 점점 이상 증세를 보이다 사라지게 되면서 <껍데기>는 점점 어떤 끝맺음을 향해갈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인간의 새로운 보금자리, 그것을 성공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껍데기>가 SF적 장르를 선보이다 보니 광활한 미지의 우주란 공간의 신비로움과 반대로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끝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모를 오싹한 기묘함이 함께 담겨 있다.

영화 에일리언이나 마션 같은 이야기들의 느낌들이 스며있어 낯설지는 않았지만 화성에 인간이 살 곳을 건설하는 등의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읽는 동안에도 바이오스피어3나 모이라이 등의 단어가 정확히 어떤 것을 말하는지 기준이 서지 않아 다소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랬기에 줄거리에 담긴 SF적 이야기가 수준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껍데기>라는 제목을 보며 왜 제목이 껍데기일까 의아했는데 어느 순간 데미안이 떠올랐던 독자가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하며 열린 결말의 결말은 무엇일지 자꾸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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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프럼 더 우즈 보이 프럼 더 우즈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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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양부모에게 입양된 나오미는 중간에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왕복 두 시간의 출퇴근 시간과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하는 무게를 나오미의 아버지는 술로 버텨냈고 집에서 거의 방치된 것과 다름없는 나오미는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나오미가 어느 날 학교에 나오지 않기를 며칠, 아이들이 나오미를 괴롭히는데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말리지도 않아 죄책감에 시달리던 매슈는 방송 출연을 할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변호사 할머니인 헤스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좀처럼 자신에게 부탁을 하지 않는 손자의 부탁에 헤스터는 죽은 아들의 절친이자 손자인 매슈의 대부 와일드에게 나오미의 행방을 찾을 것을 부탁하고 그렇게 헤스터와 매슈는 실종된 나오미의 행방을 찾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유명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를 아버지로 둔 크래시가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접근해 보지만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뿐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와일드는 왕따를 당하는 나오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았고 의심의 의심을 거듭하며 나오미의 집에 몰래 들어가기에 이른다. 그리고 실종된 나오미가 자신의 집 지하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스스로 실종된 척하며 아버지와 합세하여 자작극을 벌였던 나오미는 와일드에게 발각되어 학교로 되돌아가지만 일주일 후 다시 행방이 묘연해지고 뒤이어 크래시도 실종되기에 이른다. 나오미의 행방을 찾으며 크래시와 대면했던 와일드는 크래시의 부모로부터 도움을 요청받게 되고 나오미와 크래시의 행방을 다시금 쫓기 시작한다.

<보이 프럼 더 우즈>에는 서로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실타래처럼 연결되어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대로 움직인다. 초반부터 등장했던 실종 인물의 행방에 연연하며 쫓다 보면 후반부에 그것은 미끼였음을 알게 되고 등장인물들이 어떤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을까 감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할런 코벤 소설 중 단연 이 소설이 으뜸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신없이 빠져들었는데 어린 시절 아무도 없는 숲에 버려져 모글리처럼 생활했던 의문의 인물 와일드의 성장 배경과 그의 범상치 않은 능력, 외롭지만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려는 모습 등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앞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정작 낚인 꼴이 되었으나 다행히도 다음 편에 와일드를 또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함에 빠져들어 본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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