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거지 소굴에서 자랐지만 묘한 귀티에 사람들은 홀린 듯 주머니를 열었고 그것을 일찍부터 알아버린 소년은 그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성장하며 차츰 변해버린 외모가 더 이상 사람들의 환심을 사지 못해 도둑질을 하기 시작한다. 부모 얼굴도 모른 채 더럽고 힘든 게 세상이라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소년은 도둑질을 하다 덫에 걸려 다리가 다치게 되고 까무룩 잠이 든 새 자신을 왕자라고 찾는 이들의 소란으로 잠이 깬다.

소년이 사는 주년국에는 일 년에 한번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귀신날이 있었고 왕의 핏줄만 볼 수 있다는 오색찬란한 빛을 뿜는 뿔을 가진 사슴을 소년이 본 것이 알려져 소년은 잃어버린 왕자임을 증명받기에 이른다. 아무도 볼 수 없는 사슴을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이미 왕의 자손임이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지만 신하들은 왕이 옆에 있는 자리에서 직접 증명받기를 청하였고 그렇게 소년에게 결전의 날이 다가온다. 왕의 자식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 하지만 소년은 왕과 왕비가 흘리는 기쁨과 따스함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자신에게 다가온 가족의 사랑을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아 사슴의 뿔을 자르게 되고 소년의 욕심은 하늘의 화를 불러 귀신의 날이 없어지고 평생 죽지 않고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차사의 벌을 받게 된다.

황량한 땅에서 태어난 소녀, 아무도 없는 외로운 삶에서 아주아주 오랜 시간을 견디며 살던 어느 날 자신에게 친구가 되자며 다가온 사내가 있었다. 그렇게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이제까지 외롭게 지냈던 삶의 행복을 맛보게 되었지만 그것을 시기하는 이들로 인해 사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소녀의 분노는 사내를 헤친 이들에게 향한다. 그리고 소녀는 죽은 사내를 되풀이되는 삶에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

고려 말, 충신의 집에 느닷없이 괴한이 들이닥친다. 새로운 주인을 둔 개벽의 시점, 충신은 새 주인을 따르지 않기를 고집했고 괴한들은 결국 가솔들을 모조리 죽였다. 단 한 명, 마루 밑에 숨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서얼만 빼고. 그렇게 살아남은 소년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차사를 만나게 되고 어느 날 차사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생사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워 영생의 삶을 살게 된다.

각기 다른 시대,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과 연결된 또 한 명의 여자 '허연서', 죽지 않는 삶을 살며 언제까지고 연서가 환생하기를 기다리는 서주. <환상서점>은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연서에게 갑자기 나타난 서점 주인 서주와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이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기이하게 얽혀있는 사연을 풀어낸다.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 한 여자,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보는듯한 느낌에 이들이 뿜어내던 안타까운 사연과 로맨스가 겹쳐져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었다.

어쩌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라 심쿵하거나 놀라울 것도 없었지만 이 모든 기이하고도 가슴 아픈 사연을 어두운 서점에서 담담하게 들려주는 서점 주인과 서점의 묘한 매력은 서점 마니아들에게 상상을 자극해 줄 충분한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