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조금씩 천천히 가볍게 오랫동안  (섬사이 서재) &gt; 관심</title><link>http://blog.aladin.co.kr/735544173/category/4033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나, 지금, 여기.</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7 Aug 2026 19:37:09 +0900</lastBuildDate><image><title>섬사이</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355441731873318.jpg</url><link>http://blog.aladin.co.kr/735544173/category/4033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섬사이</description></image><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작은 새 하나로도  - [맹순 씨네 아파트에 온 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4802252</link><pubDate>Thu, 03 Aug 2023 21: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48022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834299&TPaperId=148022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92/38/coveroff/k5128342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834299&TPaperId=148022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맹순 씨네 아파트에 온 새</a><br/>박임자 지음, 정맹순 그림, 김성현 감수 / 피스북스 / 2023년 07월<br/></td></tr></table><br/><br>참 사랑스러운 책이다. 여든두 살 맹순 씨와 딸 임자 씨, 그리고 우리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새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담겼다. 얼마 전 정세랑 작가의 소설 《시선으로부터, 》에서 이런 글을 읽었었다. <br>네, 여든 살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여든 살에도 변화는 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매일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있어요. 고된 행운인 셈이죠. 하여튼, 일종의 도약 지점 같은 것일까요?(중략)그러니 여러분, 앞으로 이십 년을 버텨내세요.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모퉁이가 찾아오면 과감히 회전하세요. (중략)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nbsp;&nbsp;p.229<br>이 문장을 읽고 나에게도 과감하게 회전할 모퉁이가 정말 찾아올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든두 살의 맹순 씨가 이 책을 통해 몸소 보여줬다. 정말 가능한 얘기라고. ​심장 수술 후 회복 중에 심정지가 오는 바람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맹순 씨는 새를 좋아하는 딸 임자 씨의 권유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맹순 씨가 떨리는 손으로 그린 첫 그림은 나무 숟가락. 그 아래에는 자식들이 걱정하지 않게 밥을 맛있게 먹고 건강을 지키겠다는 맹순 씨의 어여쁜 다짐이 적혀있다. ​그렇게 시작한 그림 그리기는 임자 씨와의 환상적인 팀 워크(?)로 맹순 씨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코로나로 탐조 다니기가 힘들었던 임자 씨는 아파트 단지 안을 날아다니는 새들에게 눈을 돌렸고, 맹순 씨는 임자 씨가 숙제처럼 내주는 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br><br>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새에게 줄 물과 모이를 챙겨주고 찾아오는 새들을 바라보며 정을 붙였고, 모녀가 다정하게 아파트 단지 내 정원과 숲을 함께 돌며 새들을 만났다. 심장 수술 후 기력을 잃고 "늙은 사람들은 다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어. 노상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 죽는 건가 싶네."라며 삶의 추동력을 잃었던 맹순 씨에게는 딸들(가까이에 임자 씨의 언니 경희 씨가 산다)과 함께 새들을 만나고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였겠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전시회를 열었고, TV에 출연했으며, 최초로 아파트 새 지도를 만들었고, 아파트 탐조단을 꾸렸으며, 이렇게 책까지 출판하게 되었다. <br>맹순 씨와 임자 씨가 너무 궁금해서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봤다.책에 임자 씨가 엄마 맹순 씨를 예쁘다고 칭찬하는 글이 나오는데, 영상으로 확인해 보니 맹순 씨의 웃는 얼굴이 정말 예뻤다. 그리고 엄마 맹순 씨를 챙기는 임자 씨는 정말 '다정한 임자 씨'다. 임자 씨의 이런 다정함이 이 책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이 책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새들 이야기뿐 아니라 맹순 씨의 인생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는데, 임자 씨는 엄마의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을 세심하게 헤아리고 위로하고 존중하며 엄마 맹순 씨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다. 난 엄마와 그렇게 다정하지 못했다. 엄마도 나도 사랑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고, 사랑을 순수하고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잘 해내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맹순 씨와 임자 씨가 다정히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난 내가 인생에서 누려야 할 큰 축복 중 하나를 영영 놓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로서 엄마와의 다정한 시간은 영영 놓쳐버렸지만, 엄마로서 내 아이들과의 다정한 시간을 잘 지켜야겠단 다짐도 해보게 되고. ​임자 씨는 '탐조 책방'이라는 새 관련 전문 책방을 열어 운영 중이라고 한다. 관심과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이 참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맹순 씨와 임자 씨다. 아파트를 날아다니는 새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맹순 씨와 임자 씨의 삶을 바꿔놨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 아파트 베란다를 기웃거렸다. 책을 읽고 나니 목마른 새들을 위해 물이라도 놔주고 싶어져서였다. 우리 집은 아파트 1층이라 화단으로 길고양이들이 가끔 지나가기도 해서 물그릇을 어디에 놔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그러다가 몇 년 전 겨울에 식빵을 구워 땅콩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새 모이를 붙여서 나뭇가지에 달아줬던 기억이 나서 사진을 찾아봤다. <br>2015년의 일이다. 거실에 가만히 서서 새들이 와서 먹는지 궁금해하며 화단을 바라보다가 박새가 날아와 먹는 걸 보고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기쁜 인생을 살고 싶으면 기뻐할 일을 많이 만들면 된다는 단순한 원칙을 이 책에서 배우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보면서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예전보다 자주, 좀 더 관심 있게 새들을 보게 될 것 같다. 어쩌면 새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나의 또다른 즐거움과 관심사가 되어줄지도 모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2092/38/cover150/k5128342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0923844</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불편함이 있더라도 읽을만한 책 - [행복의 정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9969128</link><pubDate>Sun, 18 Mar 2018 17: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99691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025517&TPaperId=99691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3/59/coveroff/8956025517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025517&TPaperId=99691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행복의 정복</a><br/>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01월<br/></td></tr></table><br/>러셀은 40여 권이나 되는 저작을 남긴 철학자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필가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라는데, 나는 몇 주 전에 이 책으로 처음 러셀이라는 사람을 만났다. ‘행복의 정복’이라는 제목을 보고 참 전투적이라고 생각했다. 미리보기로 살짝 들춰 읽어보니 과격하거나 극단적인 성향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책날개에 인쇄된 저자소개를 보면 노년으로 갈수록 ‘정치적’이 되어서 수소폭탄 실험 반대, 핵무장 반대운동 등을 펼쳤고, 쿠바 위기와 베트남 전쟁에도 적극 개입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년의 소박한 안락함이나 유유자적 한가하게 개인적인 만족을 누리는 것을 행복이라고 보는 성향도 아닌 것 같았다. 책을 읽다가 &lt;행복의 정복&gt;이라는 과격한(?) 제목을 붙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행복은 신이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어렵게 쟁취해야만 하는 대상이고,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250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nbsp;  이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생몰연대와 그가 이 책을 쓴 시기를 고려하고 읽으면 좋겠다. 버트런드 러셀은 1872년에 태어나 1970년에 사망했고 이 책은 1930년에 출판되었다. 1928년에 영국에서 여성참정권이 인정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가 태어나 자란 시대가 어떤 시대였는지, 이 책을 쓸 때 사회적 분위기가 어떠했을지 대충 그려볼 수 있다. 뭔가 급진적인 진보의 물결이 거세게 일어나 보수적인 기득권 계층과 충돌하면서 정치, 사회, 문화, 사상의 변혁이 꿈틀거리는 시기였을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다보면 당시 중상류층 백인 남자의 시각과 여성의 사회진출을 독려하는 등의 진보적 시각이 동시에 느껴져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에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보인다. <br>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이 책이 ‘일용할 양식과 몸을 누일 곳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소득, 일상적인 육체활동이 가능할 정도의 건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16쪽)을 대상으로 했으며, ‘문명국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마다 겪고 있는 일상적인 불행에 대해’(16쪽) 다룬다고 밝히고 ‘사회제도의 변혁’에 대해선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므로 책을 읽다가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발끈할만한 부분을 만나게 되더라도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저자의 집필의도를 떠올리고 그냥 쓰윽 넘어가면 좋겠다.   &nbsp;  이를테면, 204쪽에서 러셀은 당시 결혼을 하는 여성이 이전 세대의 여성들에 비해 새롭고 엄청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면서, ‘그것이 바로 가사 노동 대행 서비스의 양적, 질적 저하’라고 말한다. 여성들이 가정에 묶인 채 능력과 교육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수없이 많은 자질구레한 일들을 감당하게 되며, 직접 가사 노동을 하지 않는 경우라고 해도 게으름을 부리는 가정부들에게 잔소리를 해대느라 마음의 평정을 잃게‘된다는 것이다. 이건 상류층 백인 여성을 대변하는 입장이다.’게으름을 부리는 가정부‘ 여성의 삶의 질을 고려한다거나 상류층 여성의 갑질 횡포에 대한 비판 같은 건 없다. 그에게 가정부라는 직업을 가진 여성은 그저 노동 대행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는 가난하고 무식한 계층의 노동자일 뿐이다. <br>그리고 이런 글에는 자녀 양육과 가사노동의 책임이 전적으로 여성(어머니)에게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어디서도 가사나 자녀양육에 있어서의 남성(아버지)의 역할과 책임이 나오지 않는다. 잘해야 뭉뚱그려서 ‘부모’라고 지칭할 뿐이다. 전문지식을 가진 여성의 사회진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그것은 교육의 혜택을 받은 상류 백인여성들만이 가능한 이야기다. 백인여성이 운 좋게 사회진출에 성공했다고 해서 가사노동과 자녀양육의 부담이 저절로 알아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게으름을 부리는 가정부’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잃고 머리가 아플 지경이지만 남성이 그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br>이 외에도 민주주의의 보편적 확산으로 인해 ‘주인과 노예 사이에 마찰이 생기면서 양쪽 다 불행해졌다’(207쪽),라거나 가난하고 무식한 계층의 사람들은 자녀를 많이 출산하는 데 비해 서구문명인들은 자녀출산을 적게 한다면서 ‘백인종의 대를 끊지 않으려면 부모 노릇이 부모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211쪽)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nbsp;  적은 아량을 베풀어 몇 군데의 이런 불편한 부분들을 그냥 쓰윽 넘어갈 수 있다면 이 책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보다 편안하게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저자가 사람들을 꼼꼼히 관찰하고 사회의 여러 현상들을 분석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에 다각적으로 깊이 있게 접근하려고 애쓴 노력이 인상 깊었다. <br>예를 들어 저자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질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질투라는 감정이 ‘경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말은 쉽게 수긍할 수 있고 그다지 새롭고 특별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불필요한 겸손’이 질투와 관계가 깊다는 주장은 흥미로웠다. 더 나아가 사람은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행운에 대해서는 질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현대의 사회적 지위의 불안정성, 민주주의와 평등주의 이론이 질투의 영역을 넓혀놓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질투가 계급과 민족, 다른 성 간의 정의를 이룩하는 주요한 원동력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질투의 결과로 빚어진 정의는 불행한 사람들의 즐거움을 증가시키기보다 오히려 행복한 사람들의 즐거움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기 쉽다고 경고한다. 물론 여기서도 앞에서 얘기한 이 책을 읽을 때의 고려해야 할 사항을 떠올려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다. ’행복한 사람들의 즐거움‘이란 말에서 그 ’행복한 사람들‘이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nbsp;  새겨 들을만한 아포리즘 같은 글귀들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다.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nbsp;  ‘미래만 주시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결과에 따라 현재의 의미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버릇은 위험하다. 각각의 부분이 가치가 없다면 그 부분들이 모여 이루어진 전체 역시 가치가 없는 것이다.’ (35쪽)<br>‘성공한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배워두지 않은 사람은 성공한 후에 권태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58쪽)<br>‘우리가 남들에게 유익할 거라고 믿는 어떤 행동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권력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126쪽) <br>‘훌륭한 인생이라면, 여러 가지 활동들 간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며, 다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한 가지 활동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180쪽)<br>‘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일부분일 뿐인데, 그것을 인생의 전부로 여긴다면 만족을 얻기 어렵고, 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는 욕심 많은 부모가 되기 쉽다. (222쪽)  &nbsp;  밑줄을 긋고 노트에 옮겨 적으면서 지금의 나에 대해서 곰곰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이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책 속에서 마음 안으로 성큼 들어오는 글귀 몇 개쯤은 너끈히 건져 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nbsp;  나는 러셀이라는 사람의 다른 저작들을 읽어보지도 못했고, 그의 생애가 어떠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게 된 그의 사유의 배경과 깊이에 대해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저자와 독자 사이의 시대적 어긋남으로 인한 20%의 불편을 감수한다면 80%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보다 두 번째 읽었을 때가 더 좋았다. 처음 읽었을 땐 ‘이 사람이 행복에 대해 무슨 소리를 어떻게 했는지 보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면 두 번째 읽을 땐 불편한 부분을 더 쉽게 넘겨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풀어놓고 읽어서인 것 같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3/59/cover150/8956025517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35908</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에고와 개인의 문제 - [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9954176</link><pubDate>Sun, 11 Mar 2018 16: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99541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2099&TPaperId=99541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603/67/coveroff/89659620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2099&TPaperId=99541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a><br/>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04월<br/></td></tr></table><br/>심리학 책인 줄 알았지<br><br>자기 계발서 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사람은 책 한 권 읽는다고 쉽게 변하는 게 아니라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뜻하는 바를 이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냥 그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여기는 편이다. 그 사람과 나의 삶의 지점이 다르고 채워가는 삶의 내용과 의미가 다른데 그 사람의 경험과 사례가 나에게 똑같이 적용될 리 없지 않겠냐고, 내가 책한테까지 잔소리를 들어야겠냐고 고개를 돌렸다.&nbsp;이 책도 심리학 책으로 오해하지 않았다면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nbsp;<br><br>결론부터 말하자면 책 표지 뒤에 인쇄된 추천글처럼 이 책이 '완벽한 길잡이'라거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이 책을 읽기 전의 당신과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nbsp;'위대함은 겸손한 시작에서 비롯되며 힘들고 귀찮은 일에서 비롯된다.(p.90)'나&nbsp;'에우테미아 euthymia (p.163. '마음의 평정'을 뜻하는 그리스어)'처럼 내 지난날의 어느 한 부분을 돌아보게 하거나 지금의 나를 점검하게 하는 문장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의미하지는 않았다.&nbsp;<br><br><br>'에고'가 뭔데?<br><br>제목에서부터 에고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낸 이 책에서 에고는 프로이트가 정의한 에고와는 다른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에고는,&nbsp;<br><br>'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nbsp;<br>'거만함',&nbsp;<br>'자기중심적 야망',&nbsp;<br>'어떤 것보다 자기 생각을 우선시하는 특성',&nbsp;<br>'합리적인 효용을 훌쩍 뛰어넘어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만 하는 것',&nbsp;<br>'자신감이나 재능의 범주를 초월하는 우월감'<br><br>으로 정의된다.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열정, 성공, 실패라는 인생의 세 단계 중 하나에 속해 있는데, 에고는 이 세 단계, 그러니까 우리 인생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단언한다. 저자가 설명하고 예시를 통해 드러내는 에고의 모습은 심술궂고 변덕스럽고 유아적이며 겁쟁이에다 제멋대로인 고집불통이고, 거만하다. 그런 에고가 우리 안에 자리 잡고 버티고 있으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을 방해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저자는 분노와 증오는 에고를 통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며 에고를 잘 통제하는 사람은&nbsp;'열망하지만 겸손'하고,&nbsp;'성공을 해도 자비'로우며&nbsp;'실패를 해도 끈기'가 있다.<br><br>저자는 말콤 X, 독일 메르켈 총리, 메탈 밴드 메탈리카의 기타리스트 해밋,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미식축구 감독 빌 월시, 조지 마셜 장군 등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예로 들면서 에고를 잘 통제한 예와 통제에 실패한 예들을 열거한다. 너무 많은 예시가 산만하게 느껴지고 저자가 말하려는 주제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 많은 예시를 통해서 '성공'과 '실패'를 단지 부와 명예, 권력을 얻거나 잃는 것으로 이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해내기도 한다.&nbsp;<br><br><br>벨리사리우스와 말콤 X의 경우<br><br>동로마 제국의 벨리사리우스 장군은 에고를 통제하는 능력으로만 보자면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세운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에게 버림을 받고 급기야는 두 눈을 잃고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야 하는 처지까지 추락한다. 에고를 잘 통제할 줄 안다고 해서 그게 부와 명예와 권력을 불러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에고를 통제하며 자기 길을 성실히 걸어온 사람이 에고를 통제할 줄 모르는, 아예 통제할 마음조차 없는 누군가(여기선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nbsp;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물론 중세 동로마 제국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황제로부터 업적에 대한 보상은커녕 누명을 쓴 채 가진 것마저 모두 빼앗기면서도 단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자기에게 주어진 성스러운 임무'라고 믿으면서 자신이 옳은 일을 했으며 '그것으로 족했다'라고 만족하는 것이 에고를 잘 통제했다고 칭찬받을 일인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벨리사리우스가 자기가 믿는 바대로 에고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냈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끝까지 자기 일에 성실했고, 우직하고 탁월한 능력을 가진 신하였고, 황제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음으로써 자기 안의 에고에 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성공한 삶이라는 걸까.&nbsp;<br><br>말콤 X의 경우는 또 어떤가. 뉴욕 빈민굴인 할렘가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마약과 도박, 매춘, 강도 등 범죄를 저질러 오던 말콤이 10년 형을 언도받고 5년간 교도소에 있는 동안 그는 책을 통해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공부를 하고 인종차별 문제에 눈을 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콤이 감옥에 있는 동안 시간을 죽이지 않고, '살아 있는 시간'을 선택해서 자기 안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썼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 있다. 말콤은 감옥에서 나온 후 과격한 흑인 해방운동을 벌였다. "백인은 악마다, 그 악마가 우리의 적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같은 시기에 흑인 민권운동을 벌였던 킹 목사를 비난했다. 그렇다면 말콤 X는 에고를 잘 통제해서 교도소에 있는 동안 자신을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변화시킨 사람인가, 아니면 에고를 통제하지 못하고 분노와 증오에 휩싸여 결국은 살해당하고야 마는 실패자인가.&nbsp;<br><br>저자는&nbsp;'에고를 버리고 증오와 분노를 내려놓아야 한다'(p.278)고 말한다.&nbsp;'증오와 분노 대신 당신을 향한 모든 시선과 모든 말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그 모든 것들이 자양분이 되어 당신을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p.278)&nbsp;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죽어라 안 될 때가 있다. 남들한테 '수고했다'라는 말 한 마디 듣지도 못하고 오히려 오해받고 비난받는 거지 같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남들이 별생각 없이 던지는 칭찬이나 비난 한 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기도 한다. 저자는 그럴 때 우리가 무기력에 빠져 지금까지 애써 견디며 해온 일들을 포기해버리거나 아니면 남들이 던져주는 인정을 듣지 않고는 일할 의욕을 느끼지 못하거나 작은 성공에 우쭐해져서 거만을 떨다가 고꾸라지는 일이 벌어질까 봐 경계하는 것이다.&nbsp;<br><br><br>잠자코 일이나 해!<br>세상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에 줄기차게 계속 무언가를 바라고 또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분노나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내모는 행위로 이어질 뿐이다.&nbsp;<br>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해라. 그런 다음 흘러가게 두고 신의 뜻을 기다려라. 필요한 것은 그것뿐이다. 인정받고 보상받는 것은 그저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그저 일을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 (p.243)이런 글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 잘못 이해하면 우리가 누려야 마땅한 기본적이고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더라도 군말 말고 일이나 하라는 의미로 들릴 수 있다.&nbsp;어느 평화 활동가는 말했다. '분노의 영성'을 가진 사람만이 '평화'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고.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의 온갖 불평등과 폭력에 저항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저항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나는 그 평화 활동가의 말에 동의한다.&nbsp;<br><br><br>세상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말라는 위의 인용글처럼 말콤이 세상을 향해 흑인에 대한 차별 철폐와 인권을 외치고 요구하지 않았다면 말콤의 삶은 죽음으로까지 몰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교도소에서 쌓은 지식으로 좀더 편한 일을 찾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콤은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했고 그의 바람대로 흑인에 대한 차별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우리의 필요를 요구해선 안 된다는 저자의 조언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br><br>그러므로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스토아 철학과 고대 그리스 로마 사상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20세기 철학가이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필가이기도 한 버트린드 러셀은 &lt;행복의 정복&gt;이라는 책에서 스토아 철학이 '자기 자신의 의지만으로, 또는 다른 인간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인간의 삶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선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사람들이 모인 크고 작은 사회 속에서가 아니라 각기 개별적인 한 사람 한 사람에 의해서 선이 실현될 수 있다'고 여겼다고 설명하면서 '고독의 철학'이라고 부르고 있다.&nbsp;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의 조언이 어째서 이렇게 개인의 노력, 성실, 의지 등을 중요시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br><h5 class="se_textarea" style="margin: 0px; padding: 0px; font-weight: inherit; width: 528.4px; height: 86.4px; outline: 0px; border: none; background: 0px 0px; font-family: inherit; font-size: inherit; line-height: inherit; color: inherit; text-align: inherit; font-style: inherit; text-decoration: inherit; resize: none;"><br>그럼에도 불구하고</h5>저자는 타인의 인정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가고자 한 방향을 향해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삶을 채워갈 것, 성공의 자리에서도 겸손하게 배움의 자세를 유지할 것, 실패를 인생 순환의 한 과정이라 여기고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할 것. 이런 이야기들을 적당한 인물 예시를 통해 반복하고 있다. 일찍부터 성공적인 인생을 달리다가 사업에 실패로 추락의 경험을 맛보고 방황했던 저자의 경험을 통해 나오는 글이라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진로를 준비하는 이들, 확신할 수 없는 꿈에 흔들리고 있는 이들의 결심을 새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nbsp;&nbsp;<br><br>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태자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에고의 정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현재의 내 삶의 문제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이를테면 나는 내 안에 오만한 겁쟁이 같은 에고가 똬리를 틀고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최근 풀리지 않던 일의 원인을 알 것 같았다.&nbsp;<br><br>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나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모두 에고라고 여기고 귀를 막는다면 그것도 위험할 것이다. 그게 못된 망아지 같은 에고인지, 아니면 양심의 소리인지, 내 안 저 깊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구조 신호인지 듣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603/67/cover150/89659620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603676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너무나 유명한 그녀에 대해 내가 몰랐던 이야기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영원한 삐삐 롱스타킹]</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7066816</link><pubDate>Wed, 09 Jul 2014 22: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70668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351380&TPaperId=70668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50/91/coveroff/899235138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351380&TPaperId=70668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영원한 삐삐 롱스타킹</a><br/>마렌 고트샬크 지음, 이명아 옮김 / 여유당 / 2012년 07월<br/></td></tr></table><br/>너무나 유명한 그녀에 대한 내가 몰랐던 이야기. 작가로서의 그녀는 너무나 훌륭하지만 여성으로서의 그녀,어머니로서의 그녀의 삶은 아프다. 이 책을 읽어서그녀의 책들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850/91/cover150/899235138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50912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내가 그를 믿는 이유 - [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6730858</link><pubDate>Thu, 05 Dec 2013 09: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67308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16570&TPaperId=67308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03/71/coveroff/893231657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16570&TPaperId=67308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a><br/>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08월<br/></td></tr></table><br/>

&nbsp;
갈색 마룻바닥 위에 책들을 가지런히 주욱 펼쳐놓고 앞치마를 두루고 앉아있는, &nbsp;저 머리카락도 하얗고 수염도 하얀 할아버지가 미야자키 하야오다.&nbsp; 여백이 많은, 군더더기 없는 공간 속에서 무릎까지 꿇고 바닥에 펼쳐놓은 소년문고 책들을 조용히&nbsp;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한 이 사진이 참 마음에 들었다.&nbsp; 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전부를 다 본 것도 아니고, 본 것들을 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이라고 하면 막연히 무조건 '보고 싶다'고 느끼는 편이다. 
TV로 봤던 &lt;빨강 머리 앤&gt;이나 &lt;하이디&gt;, &lt;미래소년 코난&gt;, &lt;플란더스의 개&gt;&nbsp;같은 작품들과 영화로 봤던 &lt;이웃집의 도토로&gt;, &lt;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gt;, &lt;하울의 움직이는 성&gt; 같은 것은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았다. &lt;마루 밑 아리에티&gt;, &lt;천공의 성 라퓨타&gt;, &lt;원령공주&gt;, &lt;마녀 배달부 키키&gt; 등은 늘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챙겨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아있고. &lt;벼랑 위의 포뇨&gt;나 &lt;붉은 돼지&gt;는 기대했던 것만큼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애니메이션 분야의&nbsp;'대가'라고 인정하고 있다.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야 나같은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고 여기겠지만. 
&nbsp;
이 책은 내가 그렇게 인정하고 있는&nbsp;미야자키 하야오가 &nbsp;어린이책에 대해서 쓴 책이다.&nbsp;정말 멋지다.&nbsp;앞부분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nbsp;고른 50권의 책들이 짤막한 추천의 글과 함께 소개되고 있고, 뒷부분에는 어린이책에 대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각들이 편안하고 솔직하게 적혀있다. 그 솔직하고 편안한 글이 참 반갑고 신선했다. 어린이 독서지도에 대한 책들을 읽다보면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란다'거나 '책을 많이 읽으면&nbsp;아이에게 이러저러한 능력이&nbsp;향상되어 학업성적이 좋아진다'는 투의 이야기가&nbsp;나온다.&nbsp;그런데 난 그런 글들을 읽을 때마다 정말 그럴까는 의문이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우리 막내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을 훨씬 웃돌게 책을 읽는 엄마가 있지만 책읽기보다 밖에 나가 뛰어놀기를 훨씬 더 많이 좋아하고, 책은 잠자리에서 내가 읽어주는 정도로만 만족하고 있다.&nbsp;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성적이 높다는 것도 아이마다 다른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 깊고도 많아서 오히려 학교 공부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시시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으니까.&nbsp;그런데도 가끔 책읽기가 아이에게 장차&nbsp;성공과 눈부신 영광을 가져다 줄 것처럼 써놓은 책들을 만날 때면 씁쓸해지곤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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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
책에는 효과 같은 게 없습니다. ‘이제야 되돌아보니 효과가 있었구나’하고 알 뿐입니다. 그때 그 책이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의미가 있었음을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것입니다. 
효과를 보려고 책을 건넨다는 발상은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읽히려고 해도 아이들은 읽지 않습니다. 부모가 열심히 읽으면 아이가 읽지 않는다거나 오빠가 열심히 읽으면 여동생이 읽지 않거나 합니다. 책을 읽는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책만 읽는 아이는 일종의 외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놀면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으니까요.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진다는 말은 생각하지 말기로 합시다. 책을 읽는다고 훌륭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독서라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어렸을 때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nbsp;&nbsp; (141쪽)
&nbsp;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어른들이, 특히나 부모나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책읽기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기대치가 너무 무겁고 아득해 보이곤 했다. 학문을 중요시했던 전통 때문인지 우리는 책읽기를 자꾸 뭔가를 배우고 익히는 활동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점이 오히려 책을 읽고 즐거워할 기회를 아이들 뿐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서도 빼앗고 있는 것 같다. 
&nbsp;
놀랍게도 미야자키 하야오는 대학시절 어린이문학연구회에 발을 담그고 있었고, 처음 애니메이션 회사에 들어간&nbsp;신입 시절에는 회사 책장에 있는 어린이책(소년문고)들을 마구마구 읽었었다고 한다.&nbsp;그것이 그 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너무 뻔한 일이다. 어린이책을 읽은 것이 어마어마한 효과를 발휘한 것이지만 그가 그런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면서 작정하고 소년문고 책들을 읽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효과를 기대했더라도 재미있고 즐겁지 않았다면 그렇게 읽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nbsp;사람은 유익함을 위해서는 조금 움직이지만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서는 많이 움직이는 법이니까. (나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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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
예를 들어 가도노 에이코의 『마녀 배달부』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때, ‘주인공 여자아이를 어떤 식으로 그릴까? 아하, 이거라면 교과서가 잔뜩 있지’하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어린이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지요. 어떤 책이 모델인지 알 수 없고 제목을 콕 집어 말할 수도 없지만, 어린이책에 많이 등장하는 시절의 아이가 저절로 떠오르는 겁니다. 
뭐랄까 내 안에 서랍 같은 게 있는 듯했습니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하진 못하지만 무언가 가득 담겨 있었지요. 
(105쪽)
&nbsp;
책을 읽는다는 건 그의 말대로 내 안에 서랍 같은 것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말끔하고 반듯반듯하게 각을 맞춰 정리가 되어&nbsp;있는 서랍이 아니다.&nbsp;뒤죽박죽 흐트러지고 어질러져 있어서 뭐가 어디에 들어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엉망진창의 여러 칸의 서랍.&nbsp; 하지만 뭔가 반짝 떠오르면 마법처럼 서랍 하나가 스르륵 열리고 반짝 떠오른 생각과 상상들을 좀 더 자세히, 길게 이어가도록 신비한 힘을 보태어 주는 거다.&nbsp;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서랍을 만들어 준다 생각하고 책을 읽어준다면&nbsp;고르는 책부터 좀 달라지지 않을까?&nbsp;쏟아져 나오는 어린이책들을 보면 지식정보책의 출판 비중이 참 많이&nbsp;증가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nbsp;그건 어른들이 아이에게 문학보다는 지식과 정보 전달의 도구로 책을 이용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nbsp;
내가 읽고 뜨끔했던 문장도 있다. 
&nbsp;
<!--StartFragment-->
홋타 요시에가 젊어서 특별고등경찰을 피해 친구의 산속 오두막집에 숨어 지낼 때의 이야기를 읽어도, 하루 세 끼 밥을 직접 지었더니 그것만으로 하루가 끝나버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며 산을 내려옵니다. 그럴 때 밥 짓는 일에 열중할 수 있는 사람과 밥이나 짓고 있으면 뭔가를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그렇구나, 홋타 요시에는 뭔가를 생각하기 위해 살았구나’하면서 저는 몰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어 뭔가를 생각해주니까 됐어’하고 마는 거죠.&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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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타 요시에가 누군지, 뭐하던 사람인지는 잘 모르지만 '하루 세 끼 밥을 직접 지었더니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끝나버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다며' 산을 내려왔다는 이야기에 난&nbsp;'나도 그런데!;하고 생각했다&nbsp;. 아마도 하루 세 끼 밥을 직접 지어야 하는 전업주부들은 거의 다&nbsp;그의 생각과 비슷할 것 같다.&nbsp; 나도 집중해서 책을 읽고, 읽은 책을&nbsp;음미하면서 몇 자 끄적일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nbsp; 책을 읽고 있으면 5분마다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책을 읽다가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되지는 않았나, 저녁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된 건 아닌가&nbsp;불안해서 자꾸 시계를 봐야 하는 이 어수선한 일상은, 읽고 있는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가와 비례해서 짜증스럽기도 한 것이다.&nbsp;&nbsp;그런데 위의 저 문장들을 만나고나니까&nbsp;내가&nbsp;'밥 짓는 일에 열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갑자기 부끄러웠다. '밥이나 짓고 있으면 뭔가를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창피했다.&nbsp;하지만&nbsp;나는 홋타 요시에라는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밥 짓는 일뿐 아니라 아이들을 챙기고 빨래를 하고 집안을 정리하다 보면 나 자신이 끝도 없이 소비되고, 그렇게 야금야금 조금씩 조금씩 닳아서 없어져버릴 것민 같은 불안감이 밀려들곤 하는데 미야자키&nbsp;하야오가 그것을&nbsp;헤아리고 이해하기란 무리였는지도 모른다.&nbsp;앞으로는 밥을 짓고, 국과 찌개를 끓이고, 파를 다듬고, 두부를 썰고, 콩나물을 무치고, 생선을 굽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고,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nbsp;하는&nbsp;일에 열중도 하고&nbsp;생각도 끊어지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끔은 나도 산을 내려가서 밥 짓는 일을 그만하고 싶어질 때도 있는 것이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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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백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이책에 대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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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은 “다시 해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로버트 웨스톨(Robert Westall) 같은 작가는 다시 해볼 수 없는 이야기를 썼지요. 하지만 작품 속 아버지, 즉 아버지 역할을 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 것을 보면 그이도 이 세상은 끔찍하지만 그래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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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하고 인간 존재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문학과는 달리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라는 응원을 아이들에게 보내려는 마음이 어린이문학이 생겨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55쪽)
그래, 이게 바로 어린이문학의 가치이고, 우리가 어린이문학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이고, 아이들에게 어린이문학을 읽어줘야 하는 까닭이다.&nbsp; 앞으로 아이가 승승장구해서 일류대에 가고 출세하고 성공하고 잘 먹고 잘 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살아가다가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넘어설 수 있도록 &nbsp;지금부터 좋은 어린이책을 골라 정성껏&nbsp;읽어주며 미리미리&nbsp;응원하고 격려해주는 것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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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세상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만큼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이들에게 좋은 어린이책을 더 읽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을 것 같다. 그는 이 시대를 '바람이 부는 시대'라고 말한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일본에서는 경제 이야기만 해왔습니다. 마치 터질 만큼 물이 가득 찬 풍선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 터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영상과 게임과 소비에 빠져들면서, 개를 키우고 건강과 연금 걱정을 하고 조바심을 내면서, 결국 경제 이야기만 해왔습니다. 불안만큼은 착착 부풀어 올라 스무 살 젊은이와 예순 살 늙은이가 다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돌연 역사의 수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의 막이 오른 것입니다. 일본만이 아닙니다. 파국은 세계적 규모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제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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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더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운명을 타고난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이들에게 '책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내게 된 것 아닐까.&nbsp; 거기서 힘을 얻고 용기를 얻어서 앞으로의 인생을 무사히 잘 살아달라고, 할 수만 있다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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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말했듯이 난 이 책을 읽기 전부터&nbsp;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막연한 신뢰를 보내던 사람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부터는 왜 이 사람이&nbsp;믿을만한지&nbsp;이유가 분명해졌다.&nbsp; 어린이책을 좋아하고 어린이책에 대한 가치를 이만큼 분명하고 올바르게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신뢰하지 않을 수 있을까.&nbsp; 그의 바람대로 '책으로 가는 문'을 향해서&nbsp;모든 아이들이 달려와준다면 얼마나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일까.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03/71/cover150/893231657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037181</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난 기미상궁이 되기 싫은데 - [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4780462</link><pubDate>Wed, 11 May 2011 14: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47804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180236&TPaperId=47804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33/40/coveroff/896518023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180236&TPaperId=47804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a><br/>구효서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04월<br/></td></tr></table><br/>기미상궁이 된 기분이었다. 잘 차려진 수라상에 오른 음식들을 충분히 음미하며 천천히 씹어 삼키지 못하고 음식에 독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혹시 상한 음식이 오르진 않았는지를 알기 위해 살짝 살짝 먹어만 보는 기미상궁. 이 책에 실린 12편의 글들은 12첩 반상이라는 수라상 못지 않게 탐식하고 싶은 글들이다. 사람의 자취를 담은 퇴계와 남명 조식,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과 김이재, 허균과 허난설헌, 그리고 역사의 흔적을 담은 서울 성곽, 강화도, 남한산성, 대관령과 강릉, 금강, 양동마을과 향단.... 하나하나 깊이 되집고 음미하고 싶은 사람들과 장소들이다.&#160;&#160;
하긴 이 책에서 자취와 흔적을 기록한 인물과 장소들이 그 삶과 역사의 의미가 크고도 깊으니, 이 짤막한 열두편의 글로 꼼꼼히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갈증이 나고, 감질난다. 제대로 맛보고 싶은 마음이 연기처럼 솟는다.&#160;&#160;
편의상 사람의 자취를 담은 글과 역사의 흔적을 담은 글로 나누었지만 사람과 그 사람이 살아간 터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으랴. 정약용에 대한 글에서는 강진의 다산초당과 백운동계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남명 조식에 대한 글에서는 지리산을 그냥 넘어갈 수 없고 퇴계 이황은 그 유명한 도산서원을 빼놓고는 말하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글은 허균에 대한 글이었다.&#160;&#160;2008년 겨울에 강릉에 들러&#160; 허균 허난설헌 생가를 찾은 적이 있었다. 녹은 눈 때문에 질퍽했던 흙마당과&#160;지키는 사람 하나 없고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풍경들에 마음이 시려왔었다. 오죽헌이나 선교장에 비해 얼마나 볼품이 없었던가. 그런 기억 때문에 '남존여비 사회의 세 여성과 불우한 사람들의 벗, 허균'이란 제목의 글은 더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160;&#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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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 허난설헌 생가<br />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처럼 어쩌면 그 '길'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감을 잡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내가 가 본적이 있는 허균, 허난설헌 생가, 다산초당, 강화도, 대관령, 지리산, 서울성곽에 대한 글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비해서 남한산성(여긴 멀지도 않은데 왜 지금까지 가볼 생각을 안했을까), 금강, 양동마을에 관한 글은 좀 감정이입이 힘들었다. 자료사진이 많이 실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160;&#160;
사람의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라고 들었다. 그런 의미라면 이 책은 사람의 무늬를 이해하기 쉽도록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책 서문에 인문학은 '재미와 유익', '감동과 느낌', '여유와 관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점에 대해서도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평하고 싶다. 하지만 처음 이야기했듯이 기미상궁처럼 스을쩍 맛만 보고 지나간 것 같은 이 미진한 기분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160; 
다산초당, 백운동계곡, 소쇄원, 지리산과 섬진강... 그 곳에 갈 수 있다면 미진한 기분 따위 훨훨 씻어낼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160;&#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33/40/cover150/896518023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33404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영어보다 아이가 먼저 - [하버드 박사의 초등영어 학습법 - 미국식 커리큘럼으로 배우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322591</link><pubDate>Thu, 07 Jan 2010 14: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3225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011110&TPaperId=33225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7/70/coveroff/89940111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011110&TPaperId=33225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버드 박사의 초등영어 학습법 - 미국식 커리큘럼으로 배우는</a><br/>정효경 지음 / 마리북스 / 2009년 12월<br/></td></tr></table><br/>난 아이들에게 집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어야 하고,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사람이어야 한다고&#160;믿는 사람이다.&#160; 그래서 엄마가 아이들의 학습매니저가 되거나 과외선생님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160; 물론 그렇다고 아이들의 인성이나 예절 등의 부분에서까지 손을 놓으라거나 아이들의 학습에 전혀 관여치 말라는 말은 아니다.&#160; 적어도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아이에게 집에서까지 더,더,더를 목청껏 외치고 싶진 않다는 말이다.&#160;지친 아이가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곳, 마음 속에 쌓였던 스트레스와 욕구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이 집이며 엄마여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뿐이다. (이런 생각은 내가 슈퍼맘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걸 합리화하기 위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들이 아이가 공부에 어려움을 느낄 때 한 마디 툭 던져줄 수 있는 '참고 사항'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엄마가 아이의 영어공부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라는 2400시간을 채워주기 위해 하루에 2-3시간씩 투자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든다.&#160; 하긴 태아 때부터 영어로 태교를 하고 태어나자마자 영어로 말을 걸고 영어 그림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다른 영어학습도서들에 비하면 초등 1학년을 영어교육의 시작점으로 보는 저자의 의견은 소박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160;&#160;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160; 가끔 아이들이 영어 때문에 속상해 할 때면, 난 농담삼아 "넌 나중에 동시통역사가 따라붙을 만큼 훌륭하게 자랄 테니까 영어를 너무 잘 할 필요없어."라고 말해준다.&#160;동시통역사가 늘 따르붙을 만큼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영어에 올인하는 것도 무모해 보인다.&#160;&#160;
가끔 EBS에서 방영하는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본다.&#160; 사람들이 기피한다는 3D업종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그 삶이 고단해보이더라도 숭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160;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출세하고 성공해서 최고가 되라'는 말보다는 '주어진 인생을 성실히 살아가라'는 말을 더 많이 들려줘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감상에 젖어든다.&#160; 내 아이가 그런 '극한 직업'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면 난 속이 상할까?&#160; 다른 사람들에게 내 아이는 극한 직업을 가졌어요, 라고 말하는 게 창피할까?&#160; 그렇게 위험하고 고된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아이가 오히려 기특하지는 않을까...&#160;&#160;&#160;&#160;
이 책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영어교육 커리큘럼도 들어있다.&#160; 초등 1학년 때에는 알파벳과 파닉스를&#160;익히고 단어를 인지시키고, 초등 학년 때에는&#160;스토리북을 읽게하고 기초생활회화와 기본문법을 익히라고 되어 있는 식이다.&#160; 분명 이런 과정을 잘 따라오지 못할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160;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라도 사회로 나서기도 전에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줘야 하는 엄마에게 먼저 '부족하고 모자란 아이'로 찍히는 아이가 생길까봐 미리부터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최고가 되라고, 상위 1%가 되라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160;경쟁에서 진 무능한 낙오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160;외칠 때마다 아이들도 부모를 향해 똑같은 말을 외칠 거라는 생각에, 난 소름이 돋는데...&#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97/70/cover150/89940111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977030</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임자를 잘못 만난 책 - [진이의 카페놀이 - 600만 블로거가 다녀간 진의 서울 베스트 디저트 &amp; 카페 52곳!]</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92910</link><pubDate>Sat, 26 Dec 2009 05: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929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591342&TPaperId=32929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90/68/coveroff/895659134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6591342&TPaperId=32929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진이의 카페놀이 - 600만 블로거가 다녀간 진의 서울 베스트 디저트 & 카페 52곳!</a><br/>김효진 글.사진 / 더블북 / 2009년 11월<br/></td></tr></table><br/>이 책을 펼쳐보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책이 임자를 잘못 찾아왔구나'였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20대로 접어든지&#160;3년 미만인&#160;아가씨에게 갔다면 환영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중년의 나이를 살고&#160;있고 저자의 표현대로 한다면&#160;'달다구리'하고 '느끼뤼'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좀 황당하고 낯선 느낌이었다.&#160;&#160;
책이 다룬&#160;주제 자체도 그랬지만 저자의 문장들도 낯설기는 마찬가지. 블로그를 통해 저자가 올린 카페소개글들이 책으로 묶여나온 것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가볍다'는 인상을 받았다.&#160; 저자가 선정한 '좋은 카페'의 기준은 또 뭔지, 그것도 궁금했는데, 차례를 살펴보니 '100Q100A'가 있길래 혹시 거기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봤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저자의 혈액형, 이상형, 좋아하는 색, 숫자... 이런 것들이 줄줄이 적혀있었다.&#160; 이 난감하고 황당함이란.&#160;&#160;&#160;
이 책에 소개된 카페들 중에 신사동에 있는 카페 두 어 군데는 알고 있는 카페다.&#160; 하지만 워낙 내가 이런 카페들에 시큰둥하는 성격인데다가 한 잔에&#160;만원쯤 하는 커피나 2만원을 육박하는 햄버거나 음료나 디저트 등까지 갖춰 먹으려면 5만원을 가볍게 점프하는 스파게티의 사악한 가격들을 편안하게 감당하지 못하는 찌질함까지 갖췄기 때문에 그런 카페들과 되도록 상종을 하지 않는 편이다.&#160;&#160;
저자는 머릿말에서 비싼 돈 주고 커피를 왜 마시냐는 남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단다. <br />
"평생을 혼자 노총각으로 살 거 아니면 좋은 카페 몇 군데쯤은 알아 두는 게 좋을 거예요."라고.&#160;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160;한적한 골목길 허름한 계단에 앉아 마시는 것도 꽤 근사하고 멋진 일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160;&#160;&#160;&#160;
푸드전문취재기자라는 저자가 자기 직업에 충실하게 일한 나름의 결과물이라고 본다면 좀 너그러울 수 있을 것 같다.&#160; 하지만 단순히 카페의 인테리어나 메뉴 소개를 넘어 전문가다운 예리함이 더해졌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160;&#160;&#160;
제목에서 드러난대로 말마따나 그저 '놀이'다, 생각한다면 놀고 싶은대로 그냥 놀면 그만이다.&#160; 노는 방법은 사는 방법만큼이나 천만가지로 다양할 것이고&#160;카페놀이가 적성에 맞는다면&#160;이 책 속에&#160;소개된 카페들을 찾아가 직접 확인해본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160;&#160;
그러니, 이 책은 임자를 잘못 만나도 단단히 잘못 만났다.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90/68/cover150/895659134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906808</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마크로비오틱?  - [마크로비오틱 밥상 - 자연을 통째로 먹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38907</link><pubDate>Tue, 01 Dec 2009 17: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389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357153&TPaperId=32389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88/77/coveroff/89933571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357153&TPaperId=32389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크로비오틱 밥상 - 자연을 통째로 먹는</a><br/>이와사키 유카 지음 / 비타북스 / 2009년 11월<br/></td></tr></table><br/>마크로비오틱, 좀 생소하다.&#160; 드라마 '스타일'에서 류시원이 셰프 역을 맡아 만들었던 요리들이 '마크로비오틱이라는데 '스타일'이라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았던데다가 요리에는 워낙 별 관심이&#160;없으니 아마 드라마를 열심히 봤다고 하더라도 '마크로비오틱'이라는 어렵고 생소한 말을 내 기억에 담아둘 리가 없다.&#160; 이 책을 받고 나서도 한동안 '아크로바틱이랑 비슷한 말이었는데 뭐였지?'하고 헤맸으니까.&#160;&#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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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저자도 드라마 '스타일'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 일본의 국가공인 관리영양사였다던 그녀도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치유법을 찾다가 발견한 요리법이라고 한다.&#160;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기초조차 모른다는 걸 배려해서 책 초반부에 마크로비오틱의 원리와 조리도구들, 재료손질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160;&#160;&#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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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일물전체, 자연생활, 음양조화의 4대원리만 보더라도 이 요리가 단순히 '맛'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데 되는데, 히포크라테스의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160; 뭔가 우리 몸의 건강을 잘 챙겨줄 것만 같지만 쉽게 실천하기 어려울 것만 같은 느낌이다.&#160;&#160; 표지에 쉬운 영어로 나열된 또 하나의 마크로비오틱 원칙.&#160; "NO MEAT, NO SUGAR, NO MILK, NO EGG." 이게 쉬울 거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160;&#160; 끙.&#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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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의 앞부분은 주로 휘리릭 훑어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좀 꼼꼼하게 읽었다.&#160; 4대원칙 중 네 번째 것, 음양조화.&#160; 음식을 만들거나 먹으면서 음양의 조화까지 따져본 경험은 없다.&#160; 그래서 신기한 생각도 들어 읽어봤는데 이건 음성, 저건 양성,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160;한 채소를 놓고도 양배추의 경우 겉장은 음성, 중심에 가까울 수록 양성이고 파는 뿌리 쪽은 양성 줄기 쪽은 음성이며, 양파는 봄에 재배되는 양파가 다른 계절에 수확한 양파보다 음성이다.&#160; 어쩐지 점점 실천 쪽에 자신이 없어지려는데 그 때 발견한 문장.&#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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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제철에 재배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중략)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도 겨울 농작물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 재배되는 식품은 몸을 식혀준다.&#160; 이처럼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서 건강하게 키운 식품을 먹는 것이 오염된 환경 속에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고 환경도 보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p.14)<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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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우리 땅에서 난 제철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그만이다.&#160; 단,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 쓰거나 적게 쓴 친환경 유기농산물이어야 한다.&#160; 왜?&#160; 껍질과 뿌리까지 다 섭취해야 하니까.&#160; 게다가 '음양오행의 변화를 담은 자연요리'에서 '마크로비오틱 제철식품 달력'을 표로 제시해주는데 계절, 에너지, 곡물, 채소, 콩, 해조류, 과일로 구분되어 있어서 정리가 일목요연하다. 복사해서 냉장고에 하나 턱 붙여두면 좋을 것 같다.&#160;&#160;&#160;&#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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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말했듯이 'NO~'로 쓰지 않는 재료들이 있는데 문제는 그것들이 우리의 식생활에서 거의 필수적인 재료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160; 얼마전 mbc스페셜의&#160;&#160;"목숨 걸고 편식하다" 편을 시청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고기와 우유, 달걀, 단 것을 끊고 현미채식을 하라는 게 요지였다.&#160; 우연하게도 'NO'를 외치는 품목이 일치한다.&#160; 그 네 가지를 안 먹고 산다는 게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데 이 책에는 대체식품을 제시한다.&#160; 채식주의자의 경우 고기의 대용으로 견과류를 추천한다.&#160; 정 고기가 먹고 싶으면 글루텐을 이용한 밀고기를 만들어 먹거나 아니면 콩고기를 먹으라고 권장하는데 마크로비오틱에서는 고기의 대체식품으로 수수를 뽑았다.&#160; 그렇다고 수수를 가지고 고기 비슷한 식감으로 만드려는 시도는 없다.&#160; 그냥 '색이나 식감이 고기와 비슷해서 다진 고기 대신 사용해도 좋다"는 것 뿐.&#160; 그 외에도 달걀과 우유 대체품으로는 두부를, 설탕의 대체품으로는 조청과 메이플 시럽을 뽑았다.&#160; 그런데 '메이플 시럽'은 신토불이와 어긋나는 것 아닌가?&#160; 아이들에게 팬케이크를 해줄 때 메이플 시럽을 조금 뿌려주곤 하는데, 내가 구입했던 것은 모두 수입품이었는데....&#160;&#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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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손질법은 되도록 '통째로' 먹어야 한다는 마크로비오틱의 일물전체 원리에 따라 식품이 가진 에너지가 골고루 들어가도록 손질하는 게 요령이다.&#160; 그래서 우엉을 연필처럼 깎는다거나 브로컬리의 굵다란 줄기부분을 버리지 않고 얇게 저며서 볶음이나 무침에 이용한다거나 하는 점이 눈에 띈다.&#160; 특히 파뿌리는 원래 씨앗이었던 부분으로 생명력이 강하니까 버리지 말고 꼭 먹으란다.&#160; 재료의 손질법 뿐 아니라 각 재료의 영양과 인체에 미치는 작용을 서너줄 정도로 써넣은 꼼꼼함이 돋보인다.&#160;&#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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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라는 거다.&#160; 오리엔테이션 수준의 마크로비오틱의 원리와 재료손질법, 조리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가서도 그 특징에는 변함이 없다.&#160; 예를 들어 '베지버그'쪽을 살펴보면 (언제나 고기가 문제다), 왼쪽 페이지에 완성된 요리 사진이 있고, 그 상단에 요리제목과 재료가 적혀있다.&#160; 오른 쪽 페이지엔 왼쪽 구석에 '마크로비오틱 어드바이스'라고 요리에 사용된 재료의&#160; 영양소, 대신 쓸 수 있는 재료 등등이 설명되어 있고 아래쪽에는 레서피와 쿠킹팁이 짧게 실렸다.&#160;오히려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저자의 글인데 그 요리에 관련된 기억들, 그동안 요리를 업으로 삼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내용이다.&#160;&#160; 이 글만 따로 모아도 한 편의 얇은 수필집을 엮을 수 있을 것 같았다.&#160;&#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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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그건 아마도 이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 '마크로비오틱'을 좀 더 잘 알려주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하자면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춰야 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160; 예를 들면 이런 거,&#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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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마크로비오틱의 세세한 이론을 너무 고집하면 음식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까다롭게 가려먹게 된다.&#160; 유기농 식품이 아니어서 먹을 수 없다거나 설탕이 들어가니까 싫다는 등.... 게다가 대중적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낮추어 보는 등 배타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160; 그렇게 되면 인간관계는 물론 음식 선택의 폭도 좁아져 '생명을 담은 크다'의 개념인 '마크로비오틱'이 아니라 '생명을 담은 좁은'이라는 '마이크로비오틱'이 된다.&#160; 마크로비오틱의 진정한 의미는 '강요하지 말자!'이다.&#160; 어느 곳에 가든 어떤 음식이 나오든 스스로의 선택과 책임에 따라 먹거리를 선택하고 즐기는 것이다."&#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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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나다.&#160; 자칫 '마크로비오틱'이라든가 '채식'같은 원칙에&#160;목줄을 매인 양 질질 끌려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160; '먹을&#160;수 있지만 난 안 먹을래!'와 '먹고 싶지만 먹으면 안돼...'와는 천지차이가 아닐까.&#160; 식생활 개선의 성공은 주도권을 쥐느냐 원칙에 매이느냐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160;&#160;&#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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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부분에 '마크로비오틱 가정식단 원리'와 '마크로비오틱 4일 가정식단'이 들어있다.&#160;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푸짐하게 차려먹는 게 미덕이었던 시대는 지난 걸까?&#160; 저 간소한 상차림 안에서 따스한 햇볕, 시원한 바람, 맑은 물, 향긋한 흙내음이&#160;골고루 들어 있을 것만 같다.&#160; 헬렌 니어링의 &lt;소박한 밥상&gt;이 떠오른다.&#160; 조금씩 가까워져야 할 것 같다.&#160; 저런 상차림이 자연스러운 게 될 때까지.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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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88/77/cover150/89933571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87728</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환경잡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09.11 - 전자제품 사용설명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30726</link><pubDate>Fri, 27 Nov 2009 15: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307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364834&TPaperId=32307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88/13/coveroff/60003648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364834&TPaperId=32307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은 것이 아름답다 2009.11 - 전자제품 사용설명서</a><br/>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09년 11월<br/></td></tr></table><br/>녹색연합에서 펴내는 월간지다.&#160; 줄여서 '작아'라고 불리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이런 잡지가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160; 운좋게 내 손 안에 들어온 이 잡지는 11월을 '눈마중달'이라고 불러주는 게 정겹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문패를 내건 소박함이 마음에 들었다.&#160; 녹색연합이 펴내는 잡지니까 물론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테지만, 계간도 아니고 격월간도 아니고, 매달 잡지를 펴낼만큼 환경에 대한 이야기 거리가 많다는 걸 기뻐해야할까, 속상해해야할까.&#160;&#160;&#160;
11월의 특집은 [전자제품 사용 설명서].&#160;&#160;특집 기사 부분부터 찾아 읽어보니 전자제품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160; 물론 환경적으로 올바르게다.&#160; 그러고 보니 전자제품에 대해서 점점 다양해지는 기능들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 법을 '사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160;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사용법에 대해선 '플러그 뽑기'정도만 알 뿐이다.&#160; 실천도 제대로 안 하고 있지만.&#160;&#160;

맨처음 주인에게 7년만에 퇴출당하는 오남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160; TV,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컴퓨터가 그들이다.&#160;&#160;구입해서 쓰는 동안만을 생각했지 버려진 전자제품들의 처리문제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었다.&#160; 아파트에서 재활용품 수거하는 날 얌전히 내다 놓으면 알아서 수거해가는 게 대부분이고, 재활용 센터에서 수거하지 않는 물품에 대해서만 스티커를 사서 붙이면 그만이니까.&#160; 퇴출당한 오남매를 통해 더러는 중고시장을 통해 새 주인을 만나기도 하고, 더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혀 다른 쓰임새로 활용되기도 하며(여기선 냉장고가 책꽂이로 변신한다), 또 더러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EPR)'라는 것&#160;에 의해 회수되기도 하고, 또 더러는 그냥 버려지고, 더러는 해외로 수출이 되거나 폐기되기도 한다.&#160;&#160; <br />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된 건데,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할 때 재활용 단계까지 고려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제도'라고 한다.&#160; 그러니까 생산자 쪽에서 회수, 재활용, 폐기처리 등을 물건의 생산단계에서 미리 고려하도록 만든 제도인 셈이다.&#160; 그렇다고 모든 걸 생산자에게 떠맡길 수는 없는 법.&#160;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 번 산 전자제품을 오래오래 잘 쓰는 게 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160;&#160;
자꾸만 크고 기능이 새로운 것으로 전자제품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꼬집는 글도 있다.&#160; <br />
&#160;'남자 대 전자제품'에서는 '사회적 웰빙'을 지칭하는 로하스가 우리 나라에선 뿌리내리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가전제품의 경우 대형화로 치닫고 있음을 비판한다.&#160; 심리학자 디히터에 따르면 여성들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에서 '남성성'을 느낀다는데...&#160; 힘세고 든든한 남편을 원하듯 크고 유능한 가전제품을 소유하려고 한다는 것이다.&#160; <br />
정말 그런걸까?&#160; 예전에 아는 분 집에 갔는데 거실에 17인치 TV가 있었다.&#160; 그 앙증맞음에 놀랐고 슬림한 벽걸이 TV가 대세인 오늘날에 17인치 TV로 떳떳할 수 있는 그 분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이 글에선 그런 생활을 '스스로 하는 소박한 생활'이라고 했다.&#160; 1936년 그레그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 삶의 불필요한 외형과 치장을 피하고 삶의 모습을 단순화하여 살자고 주장했단다.&#160; 1936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눈으로 보자면 더 덜어낼 것도 없는 소박한 시대일 것 같은데 말이다.&#160;&#160;&#160;<br />
이&#160;글은 &lt;아름다움의 권력&gt;이라는 책을 쓰신 박은아 님이 썼는데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점이 있는 것 같다.&#160;&#160;
전기 없이는 못 살 것 같은 세상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에너지를 찾는 사람에 대한 기사도 있었다.&#160; SBS 스페셜 &lt;인간동력&gt; 다큐멘터리를 취재했던 유진규 씨에 대한 기사였는데 기사 제목이 "인간동력, 내가 에너지다'이다.&#160; 예전에 TV에서 인간의 걸음으로 핸드폰이나 MP3를 충전하는 장면을 얼핏 본 기억이 있는데 그게 그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싶다. <br />
'인간동력이 즐겁고 재밌다면 사람들은 움직일 것이고 거기서 에너지를 얻으면 된다'는 그의 말에 희망이 느껴진다.&#160; 사무실에서 쓸 55와트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아침마다 30분씩 페달을 밟는다는 미국인 데이비드 부처씨는 "일년동안 만든 전기가 바로 뱃살인 거죠."라고 말했다는데, 뱃살을 에너지화 한다는 아이디어에 난 무조건 찬성이다.&#160;&#160;
이 사진은 아프리카에 설치된 '플레이 펌프'란다.&#160; 놀이기구가 하나도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플레이펌프를 돌리면서 하루종일 노는데, 회전 한 번 하는데 물이 1리터에서 많게는 150리터까지 나온다고.&#160; <br />
아이들은 놀아서 좋고, 물 생겨서 좋고, 에너지 절약되어서 좋고...&#160; 인간의 두뇌는 이렇게 쓰여야 하는 건데 말이다. <br />
아프리카 곳곳에 쳔 여대가 설치되어 있다는 플레이 펌프를 돌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160; 사진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덩달아 밝아진다.&#160; <br />
속으로는 "물을 아껴야지, 물을.."하는 죄책감도 살짝 들었다.&#160;&#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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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이다.&#160; '전자제품사용설명서'. 5대가전 텔레비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컴퓨터를 시작으로 주방가전인 김치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전기밥솥, 생활가전에 속하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드라이어, 비데,&#160; 계절가전인 전기난로, 온풍기, 전기장판, 선풍기 총 19개의 전자제품들에 대해서 소비전력, 한 달 전력소비량, 소비성향, 환경문제, 생태적 사용지침이 세세하게 실렸다.&#160; 찬찬히 읽고 있자니 마음이 영 불편하다.&#160; 이럴 때보면 나도 그다지 착하게 살아오질 못한 것 같다.&#160;&#160;&#160;

현정권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은 어김없다.&#160; '2011년 세계 유기농 대회' 개최지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팔당의 유기농단지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앞두고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내몰리면서 존립이 어렵다는 기사가 실렸다.&#160; 30년 동안 이뤄온 유기농단지를 갈아엎고서 정부가 만들겠다는 게 자전거도로, 야영장, 야외 음악당, 야외 공연장 같은 것들이란다.&#160; 기사를 읽는 나도 속이 상한데 당사자들은 어떨까.&#160; "다행히 팔당지역 문제는 지면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고 국정감사에서까지 말이 나오니 다행인지도 모릅니다.&#160; 하지만 전국에는 또 다른 '팔당'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팔당 농민의 글에 가슴이 답답해져온다.&#160;&#160;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나보다.&#160; 환경공학과 환경계획학을 공부하고 기후변화 행동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있다는 김미형씨가 쓴 시론을 보면 가끔 사람들이 그런단다.&#160;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커다란 국책사업을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160; 생태복원 관련 누리방에 정부가 올린 글을 보고는 국가차원에서 환경복원 사업을 하고 있냐며 관심을 보이는 생태복원 전공 외국인 친구도 있단다.&#160; 기가 찰 노릇이다.&#160;&#160;사업을 벌이는 주체가 워낙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건지&#160;도무지 감이 잡히지도 않고,&#160;지들끼리&#160;들떠서 좋아 난리치는 꼴을 보고 있으면 신경안정제 주사라도 한방&#160;센 걸로 놔주고 싶은 기분이다.&#160; 에휴,,, 그만하자.&#160; 이젠 진저리가 난다.&#160;&#160;
무거운 환경 이야기만 실린 건 아니다.&#160; '할아버지 모릎에 앉아서'라는&#160;꼭지는 참 다정하고 따뜻한 분위기다.&#160;&#160;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 어린 세대가 지혜롭고 현명한&#160;어른과 만나는 자리다.&#160; 이번 호에는 세상 종말이 두려운 혜진이란 아이의 글이 실렸다.&#160; 그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해주는 대답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160; '뭐 땜에, 너무 아득해서 암만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걸 가지고 골치를 아프게 해? 혹시 일부러 골치 앓는 게 취미라면 또 모르겠지만....(중략)... 당장 오늘 밤 자기 목숨이 끊어질 수도 있는 게 사람인데, 그 전에 마치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안 해도 될 걱정을 껴안고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좀 우습구나..... (중략)... 너도 쓸데없는 걱정으로 괜히 겁 먹지 말고 오늘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나 잘 하거라.&#160; 아니면 동무들과 신나게 놀든지."<br />
아이 입장에서는 졸지에 '쓸데없는 걱정이나 하는 아이' 취급을 받은 게 억울하달 수도 있겠지만 독자입장에서는 천만번 지당하신 말씀이다.&#160; '어둔 밤에 길을 가려면 등불 하나만 있으면 돼.'라며 오늘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을 할아버지의 정감있는 손글씨로 맛볼 수 있어 행복했다.&#160;&#160;그 할아버지의&#160;존함은 이 현자, 주자.&#160; 혹시 동화작가가 아니신지??? &#160;
100쪽이 살짝 넘는 얇고 가벼운 잡지지만 들어있는 내용들은 묵직하고 알차다.&#160; 늘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환경문제들의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고 흥청망청 단계에 이른 우리 삶을 점검하기에도 적당한 것 같다.&#160; 환경과 공동체적인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까이해 볼만한 잡지일 듯.&#160;&#160;&#160;
E.F. 슈마허의 책 &lt;작은 것이 아름답다&gt;와 &lt;자발적 가난&gt;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생각만 하지 말고 정말로 읽어보자, 좀!!!!
작은 것이 아름답다 홈페이지&#160; http://www.jaga.or.kr/<br />
작은 것이 아름답다 블로그&#160;&#160; http://blog.naver.com/greenjaga<br />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88/13/cover150/60003648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81377</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오븐을 사버려도 괜찮을까 - [사계절의 홈베이킹 - 마요가 알려 주는 스위트 레시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24049</link><pubDate>Tue, 24 Nov 2009 10: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240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030034&TPaperId=32240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81/48/coveroff/89940300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030034&TPaperId=32240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계절의 홈베이킹 - 마요가 알려 주는 스위트 레시피</a><br/>한마요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br/></td></tr></table><br/>아, 이런이런..&#160; 홈베이킹이라니.&#160; 몇 번 이야기했던 것 같기도 한데, 난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160; 남이 차려준 걸 맛있게 먹는 거, 그냥 대충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는 거, 그런 걸 더 좋아한다.&#160; 요리에 관심이 있는 아들녀석이 몇 번인가 오븐을 사자고 조른 적이 있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난 확고부동하게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160;&#160;&#160;
그런 내가 이 책을 주욱 훑어보고 나서 할 수 있는 말은 "이런 걸 손수 만들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였다.&#160; 내가 이런 걸 만드는 상상보다 우리 집 앞에나 위나 아래 쯤,, 가까운 이웃에 이런 거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살아서 가끔 얻어먹을 수 있으면 참 행운이겠다, 하는 상상이 더 즐거웠다.&#160;&#160;&#160;이런 걸 손수 만들어 먹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저자소개글을 봤더니 동양화를 전공한 일러스트레이터다.&#160; 밥보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더운 여름 날엔 찬밥에 물말아서 김치 한 쪽 올려놓고 맛있다며 먹는 나랑은 참 동떨어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160; '어떻게 하면 미술적인 감성과 디저트를 잘 조화시킬 수 있을까' 를 고민하며 살아가고 '그것을 직접 시도하는 매순간이 행복'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 들어있는 쿠키며 케이크며 일단, 참 예쁘다.&#160; 사실 서양요리 디저트에서 모양이나 장식이 너무 예쁜 것들은 대부분 너무 느끼하거나 달치다는 게 내 개뿔같은 지론인지라, 이 책에 나오는 베이킹 요리들도 그런 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160;&#160;&#160;
다행히 아파트 같은 동 옆라인에 작은 전기 오븐을 갖고 아이들에게 쿠키며 빵을 구워주는&#160;이웃이 &#160;산다.&#160; 우리 집에 커피 한 잔 하러 놀러 왔을 때, 이 책을 보여주었더니 "어머~~~ 이 책 너무 괜찮다."하며 좋아한다.&#160;&#160;&#160;<br />
"책 크키가&#160;좀 작지 않아?" 했더니 <br />
"언니.&#160;요리책이 크면 요리할 때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안 좋아요.&#160; 작은 게 좋죠." 한다. <br />
음,, 그렇구나.&#160; <br />
그녀가 돌아간 다음 책을 펴들고 꼼꼼히 살펴봤다.&#160;&#160;
제목에 알맞게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누어 베이킹 요리들이 선보이고 있는데 본격적인 요리 들어가기에 앞서 도구들과 재료들, 기본반죽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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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사실 베이킹 요리에 필요한 도구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오븐은 물론이고 대부분이 우리집에는 없는 관심 밖의 도구들이다.&#160;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담아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160; &#160;사실 얼마 전 떡 만드는 요리책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도구에 대한 설명이 길어서, 떡 만드는 일 자체가 길고 복잡하게 느껴졌던 게 떠올랐기 때문이다.&#160;&#16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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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들에 대한 설명은 유제품류, 가루류, 설탕류, 견과류, 초콜릿들, 베리류, 향신료들로 나누어져 있는데 설탕의 종류 하나만 하더라도 10가지나 되어서 깜짝 놀랐다.&#160; 비타민, 미네랄, 미량 원소등이 포함되어 있는 유기농 설탕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만큼은 나는 자신이 있었다.&#160; 유기농 설탕을 쓰고 때에 따라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마스코바도 슈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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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조금 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있을만한 자격을 얻은 것 같은 기분에 우쭐해졌다.&#160; 하지만 이 설탕은 일반 마트에선 구하기 어려운데, 홈 베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따로 재료를 구입하는&#160; 곳에선 이런 물건들이 다 갖춰져 있는 것일까.&#160; 하긴 옆라인에 사는 그녀도 가끔 '방산시장'으로 장을 보러 가곤 한다.&#160; <br />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 부지런하고 밝고 구김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160; 부럽구나.&#160;&#160;&#160;&#160;
홈베이킹 요리의 기본다지기도 타르트 반죽과 쿠키 반죽에서 각종 크림, 머랭 등 아홉 가지가 소개된다.&#160; 여기서 출발하고 모든 것이 여기서 응용되는 거겠지.&#160; 그런데 '머랭'이 뭘까.&#160; 케이크 반죽에 넣어 섞거나 무스케이크, 마카롱을 만들 때 쓰이는 거라는데, '마카롱'은 또 뭐래?&#160; 이래저래 내가 요리 방면에 무식하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160;&#160;&#160;
사계절의&#160;맛과 분위기를 잘 살린 베이킹 요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160; 다섯 살 난&#160;딸아이는 이 책을 끌어안고 다니며 엄마 속은 모르고 "엄마, 나 이거 만들어줘.&#160; 와~~ 이거&#160;예쁘다."하며 난리도 아니다.&#160;&#160;나도 "요거 괜찮네.."하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가을 편에 들어있는 '홈메이드 뮈슬리'와 '뮈슬리 바'다. 오트밀과 각종 견과류등이 들어가는데 아침에 애들 학교갈 때나 남편 출근할 때, 출출해지면 먹으라고 간식으로 싸주면 참 좋을 것 같다.&#160;&#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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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160;케이크와 음료를 파는 카페를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는데, 남편 사무실이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청담동 쪽의 카페도 나와있어서&#160;'잘난 척'하고 소개해줬다.&#160; 책 뒷편에는&#160;예쁜 선물포장법과 그릇이야기가 들어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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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답게 나는 그릇에도 별 관심이 없는데, 그릇이야기에 소개된 것들 중에 '버얼리'라는 그릇이 그 중 마음에 들긴 했다. 은은한 청화백자를 연상시키는 그릇인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커피잔 하나에 5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160; 가까이하기엔 너무 사악한 그릇이구나.&#160;&#160;&#160;<br />
선물포장법에 나오는 사진들 하나하나가 참 기분이 좋다.&#160; 이런 선물을 받는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160; 요리를 좋아하고 만든 요리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밝고 구김이 없을 뿐 아니라 참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160;&#160;&#160;
얼마 전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lt;카모메 식당&gt;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하마터면 울 뻔했다.&#160; 핀란드 헬싱키에서 주먹밥 식당을 하는 사치에가 만화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 가사를 묻는 토미를 처음 만나&#160;&#160;집으로 데려와 따끈한 저녁을 차려주는 장면이었다.&#160; 따끈한 밥, 따끈한 식탁이 주는 든든함이랄까, 온기랄까 하는 것에 대한 느낌이 뱃속부터 울컥하게 치밀어 올랐던 거다.&#160; 요리를 한다는 건 물질에 마음을 담는 행위인지도 모르겠구나...&#160;&#160;&#160;
오븐을 사버릴까, 고민하는 요즘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81/48/cover150/89940300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14864</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맥락을 잡아가는 역사책 -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15320</link><pubDate>Thu, 19 Nov 2009 02: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1532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072695&TPaperId=32153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83/51/coveroff/89580726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072695&TPaperId=321532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 + 모더니즘 + 제국주의 + 몬스터 + 종교</a><br/>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br/></td></tr></table><br/>역사를 연대순으로만 생각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이라는 제목이 ‘욕망’, ‘근대’, ‘제국주의’, ‘괴물’(자본주의/사회주의/파시즘), ‘종교’라는 주제를 키워드로 삼아서 세계사를 조망하리라는 걸 눈치 챘으면서도 역사는 연대순으로 차근차근 전개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진 못했다. 그러니까 나는 ‘욕망’이 주제라면 인류 욕망의 변천사쯤을 기대했던 건지도 모른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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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술방식이 낯설어서인지 처음엔 맥락이 잘 잡히질 않았다. ‘뭘 얘기하려는 거지? 이거 역사책 맞아?’하는 생각에 당황스러웠다. 첫 장, 욕망의 세계사에서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을 이야기하는데 커피와 홍차가 등장하는 것부터가 그랬다. 커피와 홍차, 금과 철, 헐리우드 영화와 홈드라마, 글로벌 브랜드와 도시의 번영,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고 가끔 화제로 떠오르는 것들을 열거하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그런데 뭐?’하는 떨떠름한 기분이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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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앞부분에서 나온 내용이 뒷부분의 내용과 연결되면서 조금씩 맥락이라는 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에 대한 내용은 제2장 서양 근대화의 힘에서 살짝 다루어진다. 요지는 자본주의가 직업을 신이 내린 소명으로 생각한 칼뱅의 ‘예정설’에서 비롯되었으며 프로테스탄트 세계를 중심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금욕주의적인 자세로 자신을 위한 재화소비를 죄악시하면서 근면, 검소하게 살았던 프로테스탄트들은 축적된 재화를 투자의 형태로 소비할 수밖에 없었고, 그 투자가 계속 확대 재생산되면서 자본주의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제 4장 세계사에 나타난 몬스터들에서 다시 다루어진다.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인간의 본성(욕망)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시스템이며 인간의 욕망이 멈추지 않는 한 자본주의도 멈출 수 없다는 것. 칼뱅파 프로테스탄트들의 금욕적인 검소함에 뿌리를 두었다는 자본주의는 자기 존재의 근원을 잊고 무한 자기증식을 계속한 결과 욕망을 먹고 사는 덩치 큰 괴물이 되고 말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욕망과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기호를 소비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키고 경제적 제국주의를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160;&#160;
종교와 제국주의도 서로 연관을 맺는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이면서 제국의 야망과 하나가 되었고, 이슬람교는 관용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면서 전 세계적인 분쟁의 불씨가 되”었다는 글로 정리가 되긴 하지만 종교를 거론하면서 근대의 시작이라는 르네상스에 대한 야콥 부르크하르트와 요한 호이징가의 서로 다른 관점을 설명하는 세밀함도 잊지 않는다. 종교를 앞세워 식민지를 개척, 정복하는 오만하고 폭력적인 제국주의를 현대의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에서 재발견한다거나 경제 쪽으로 그 영역을 옮긴 현대의 제국주의는 자기 모습을 감추고 맹렬히 침략을 감행하는 중이라고 경고하고, 종교에 대한 욕구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오늘의 세계가 지향해야 할 것은 기독교나 이슬람교 같은 일신교적인 세계가 아니라 많은 신들을 포함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신화의 세계일 것이라는 충고하고, 근대에서는 시선을 지배하는 것이 권력이었다면 지금은 ‘정보를 쥐는 자’가 권력의 중심을 장악한다고 조언하고, 신흥자본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인도의 거대한 인구가 물건의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게 될 때 지구 환경의 급속한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세심함도 마음에 들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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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역사서인데 처음엔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 서술방식이 무척 새로웠다. 역사를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한 셈이다. 경제학자 우석훈 씨는 해제글에서 ‘한국의 역사학이 죽었다’며 안타까워한다. 내가 상상하며 읽은 그의 어조는 안타까움을 넘어선 통탄에 가까웠다. 탄탄한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일본의 역사학과 비교도 안 되게 우리의 역사학은 사료가 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문으로 된 1차 사료를 해독할만한 한문 실력을 갖춘 사람도 명맥이 끊어져 가고 있는 중이란다. 그러니까 우리는 역사를 통해 오늘의 세계를 조망할 수 있기는커녕 지난 시대의 사건과 연대를 찾아내어 묵은 때를 벗기는 일조차 지지부진하다는 것일까. 일본의 역사학자도 아닌 문학부 교수가 쓴 역사책 하나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내가 좀 청승맞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83/51/cover150/89580726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835142</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담백한 마음으로 그림과 마주하고 싶을 때 -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06490</link><pubDate>Sat, 14 Nov 2009 11: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064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588118&TPaperId=32064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2/coveroff/898858811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8588118&TPaperId=32064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a><br/>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 2009년 04월<br/></td></tr></table><br/>오주석 님이 2005년 2월 백혈병으로 돌아가시고 난 후 유고집으로 나온 책은 모두 3권인 것으로 안다. &lt;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2&gt;가 돌아가신지 1년 후인 2006년 2월 출간되었고, 2008년 4월에 '독화수필집'이라는 &lt;그림 속에 노닐다&gt;가, 그리고 올 4월에 이 책 &lt;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gt;이 출간된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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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동아일보와 잡지 &lt;북새통&gt;에 연재하셨던 글들로 정해진 지면 탓이겠지만 전작들에 비해 아쉬울 만큼 글들이 짧다. 모두 27점의 그림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중에 김명국의 &lt;달마도&gt;, 강희안의 &lt;고사관수도&gt;, 김정희의 &lt;세한도&gt;, 김홍도의 &lt;씨름&gt;, &lt;송하맹호도&gt;, &lt;마상청앵도&gt;, 정선의 &lt;금강전도&gt;, 7점이 &lt;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gt; 1, 2권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는 작품들이다. 거기에 &lt;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gt;에 나오는 작품과 겹치는 &lt;이재초상&gt;, 변상벽의 &lt;모계영자도&gt;, 신윤복의 &lt;미인도&gt;, 강세황의 &lt;자화상&gt;, 김홍도의 &lt;해탐노화도&gt; 등을 포함한다면 오주석 님의 책을 꾸준히 접해온 독자들에게는 이 책이 다소 가볍고 싱겁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160;<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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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너무 골몰하기는 싫고 세상의 잡다한 일들에서 눈을 돌려 그저 담백한 마음을 그림과 맞대고 싶어질 때 펼쳐보기에는 그만일 것 같다. 책의 편집에서도 그런 의도가 엿보인다. 본문은 페이지 반쯤까지 내려오고 그 나머지는 여백이다. 종이값이 아깝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눈이 시원하다. 그렇다고 여백으로 남은 공간이 그저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쪽은 작가 소개글로 이어지고, 어느 쪽은 작품의 설명을 도와줄 확대된 부분그림으로 채워지기도 한다. 지난해에 나온 유고집이 &lt;그림 속에 노닐다&gt;였는데, 이 책은 책 속에서 노닐기가 좋다. 눈이든 마음이든..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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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서양화보다는 우리 옛 그림들이 노닐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서양화들은 선과 면, 색채들이 너무 강렬하다. 심지어 모노톤의 그림들도 서양화들은 왁자지껄 소리지르고 아우성치는 것 같다. 뭔가 들어줘야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렇지 않아도 지금을 살아가야 하는 나는 동네 큰 길에만 나가도 밀려 오가는 차들과 네온과 바쁜 사람들 속에 파묻히게 되고 귀에 들려오는 소식은 기쁘고 반가운 일보다 흉흉하고 심란한 것이 더 많다. 어쩌면 우리 삶에 한 점의 담백한 수묵화 속 같은 여백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우리 옛 그림 앞에서는 쉽게 고요해지고 차분해진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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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님이 해석해주는 우리 옛 그림들의 분위기도 그렇다. 김수철의 청아한 &lt;하경산수도&gt;에서는 천석고황의 정을 읽어내고 이정의 &lt;풍죽도&gt;에서는 어진 군자의 진정을 살핀다. 정선의 &lt;통천문암도&gt;에서는 강원도 통천 앞바다의 성나 넘실대는 파도의 결 속에서 도를 이루어 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군자의 뜻을 찾아낸다. 신윤복의 &lt;미인도&gt;는 설레어 애타는 연정을 전해오고 강희안의 &lt;고사관수도&gt;는 자연과 고요히 하나가 되어 어느새 그도 하나의 풍경이 되고 산수가 되어 버린 노인의 평화로운 미소를 보여준다. 정선의 &lt;만폭동도&gt;에서는 우르릉거리며 쏟아져 흐르는 물소리에 내 귀를 씻을 수도 있을 것만 같고, 김명국의 &lt;답설심매도&gt; 속에 아직 눈도 녹지 않은 겨울 끝자락에 매서운 추위를 마다않고 어딘가에 피어있을 매화 한 송이를 찾아 나귀를 타고 훌쩍 떠나가는 선비가 부럽다. 겨울의 끝을 알려줄 어딘가 피어 있을 매화 한 송이.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 그림 속 선비보다 더 성급해진 나는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매화 욕심을 부려본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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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에 대한 책을 따로 한 권 묶을 정도로 각별히 단원을 사랑하셨던 분이니 이 책에서도 단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단원의 그림 6점이 소복하다. &lt;황묘농접도&gt;, &lt;해탐노화도&gt;, &lt;송하맹호도&gt;, &lt;씨름&gt;, &lt;소림명월도&gt;, &lt;마상청앵도&gt;. 세인들에게 단원이 풍속화가로만 알려진 것이 안타까우셨을까. 풍속화 &lt;씨름&gt;과 함께 산수화에 영모도까지 골고루 뽑아 실었다. 유머러스한 단원의 스승 강세황의 작품과 단원의 제자라서 그런지 어쩐지 화풍이 단원과 닮아 보이는 김득신의 작품까지 아울러 감상할 수 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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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이 숨막힐 정도로 와락 달려들지 않아서 좋다. 그냥 조용히 다가와 나를 살며시 안고 등을 다독여주는 정도랄까. 그렇다고 오주석님의 이 책이 마냥 감상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마냥 감상적인 사람은 지친 누군가를 안고 다독여줄만한 힘이 없는 법이다. 오주석 님은 다른 인물이라고 알려진 초상화를 다른 시기에 그려진 이재초상이라고 밝혀낸 바 있는 아주 예리한 분이시다.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해서 그런 예리함이 날을 감출 리가 없다. <br />
<br />
사소한 아쉬움이 있다. 책 속에서 호초법이니, 어자엽이니, 몰골법, 부벽준, 쌍구법, 해조묘, 태점 같은 우리 그림을 그리는 기법에 대한 용어가 나온다. 미루어 짐작해 그 뜻을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좀 더 정확한 설명이 따라 붙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2/cover150/898858811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3274</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그림 속을 파고드는 듯한 집요한 해석들 - [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04475</link><pubDate>Fri, 13 Nov 2009 03: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320447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903&TPaperId=320447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66/22/coveroff/895862290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2903&TPaperId=320447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a><br/>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10월<br/></td></tr></table><br/>가끔 미술관련 책들을 읽는다.&#160;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오빠들이 모두 미대를 나온 덕분에 어려서부터 미술 원서들을 보며 자랐지만 작품과 화가들을 연결시켜 기억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얻어 듣거나 어떤 그림 하나에 푹 빠져본 기억은 없다.&#160; 그런데 이제와서 어릴 적 스쳐갔던 그림들이 문득문득 궁금하고 그리워져서, 미술관을 기웃거리거나 미술관련 책들을 뒤적이게 된다.&#160; 그것도 감히 전문 서적들을 뒤적일 용기는 없어서 비교적 유순하고 친절해 보이는 책들을 골라 읽곤 하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세 권의 미술서적을 읽었다.&#160; 하나는 서경식 씨가 쓴 &lt;나의 서양 미술 순례&gt;이고, 또 하나는 손철주 씨가 쓴 &lt;인생이 그림 같다&gt;, 그리고 가장 나중에 읽은 책이 이 &lt;교수대 위의 까치&gt;다.&#160;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 사람의 글은 저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160; <br />
서경식 씨의 &lt;나의 서양미술순례&gt;는 저자 자신의 불행한 가족사와 어우러져 세 권의 책 중에서 가장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160; 제목에 들어있는 '순례'라는 말에 걸맞게 유럽의 미술관들을 여행하며 만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지만&#160; 작품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거나 옥중에 갇혀있는 형들을 걱정하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160; 그래서 그의 '순례'는 단순히&#160;타국의 미술관을 여행하며 감상한 미술작품에 그치지 않고 그 길의 여정에서 느끼는 '삶의 고단함'이라든가 '부조리한 인생'을 탐색하는 '과정'의 시간들이 진지하게 흐른다.&#160; 지금도 그 책을 떠올리면 축축하게 비가 내리는 어둡고 추운 거리를 홀로 걷는 듯한 기분에 젖는다. <br />
손철주씨가 쓴 &lt;인생이 그림 같다&gt;는 세 권의 책 중에서 가장 부담없이 경쾌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강희맹의 '고사관수도'로 시작하는 이 책은 동서고금의 작품을 총망라하고 있는데다가 걸걸하고 화통하다가도 낭만적인 감상이 슬그머니 끼어드는 글이어서&#160;시원시원하면서도 애틋한 맛이 나기도 한다.&#160;&#160;
그에 비해서 진중권 씨의 글은 명쾌하고 단호하며 빈틈이 없어 보인다.&#160; 미술에 대해 식견이 어두운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는 말이다.&#160; 얼마나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일요일 늦은 아침처럼, 부스스한 머리에 눈꼽도 떼지 않은 눈으로&#160; 멍하니 세상을 바라보는 일 같은 건 거의 죄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160; 처음에 말했듯이 난 '비교적 유순하고 친절해 보이는 책'들을 골라 읽는 편인데 솔직히 진중권 씨의 글은 유순하기 보다는 까칠하고 친절하기 보다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160;&#160; 낭만적 감성이 슬쩍 새어나오는 건 기대도 하면 안되고, 내 기억으로 사적인 여담을 슬그머니 내비친 건 알브레히트&#160; 뒤러의 &lt;책을 삼키는 요한&gt;이라는 목판화를 다루는 장에서 유학 시절 뒤러의 목판화 전집을 싸게 구입하게 된&#160;이야기와 피터르 브뤼헐의 &lt;교수대 위의 까치&gt;를 이야기하는 장에서 어릴 적 '배꼽이 배보다 크다'는 속담을 듣고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는 이야기가 전부였던 것 같다.&#160;&#160; 그래서 머리말에 진중권 씨가 "이 책이 강단에서 미처 하지 못한 수업의 강의록이 되었다."라고 밝히지 않았더라도 나는 명강을 하는 엄한 선생님 앞에 앉은&#160;얌전한 학생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160;&#160;
예를 들면 이렇다.&#160; 작가, 작가의 삶, 연대, 당시의 사회,정치적 상황, 예술사조 등을 모두 무시하고도 작품과 나, 단 둘만의 내밀한 관계 맺기를 통해서 감상이 가능하다는, 그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손철주 씨와 진중권 씨의 말투는 참 다르다. <br />
손철주 씨는 머리말에서 선배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을 빌어 이렇게 쓰고 있다. <br />
'.... 저는 떠들 게 있으면 더 떠들어라 하는 주의입니다.&#160; 창피당하면 어떻습니까.&#160; 연습이 천재를 만드는 거나 무쇠가 두들겨 맞고 단련되는 거나 같은 발버둥 아닙니까.&#160; 수업료 안 내고 익히려 드는 게 도둑놈 심보지.&#160; 클 놈치고 좌충우돌 안 하는 거 봤습니까.&#160; 그림도 마찬가집니다.&#160; 보이는 대로 한 마디씩 지껄이고 쥐꼬리만한 지식이라도 갖다 붙여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눈이 트이는 겁니다. <br />
맞습니다, 김선배.&#160; 전문가들 말 어렵게 하는 건 큰 병폡니다.&#160; 그거 다 믿지 마세요.&#160; 누가 뭐라 하든 제 눈에 꽂히면 다죠, 뭐. '&#160;<br />
읽으면서 큭큭 웃음이 날 만큼 마음이 느슨하고 가벼워진다.&#160;&#160;&#160;
진중권 씨는?&#160; 자신이 선호하는 미술작품의 취향을 설명하는 데도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수준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160; 정서적 감동, 지각적 쾌감, 지성적 자극, 영성의 울림. 그렇게 분류하고 나서야 자신이 작품의 지적 측면에 끌리는 편이라고 설명한다.&#160; 그런 다음 자신이 예술작품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제시한다.&#160; 애니그마, 창조적 독해, 회화의 푼크툼. 이 세 가지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수많은 암호를 생성해내는 애니그마 머신에 가까운 예술작품을 제대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문제를 제기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수용자의 개별적이고 사밀한 체험을 통해&#160;작품의 해석을 다양화할 수 있는 문학으로서의 해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롤랑 바르트는 푼크툼이라고 했다)&#160;<br />
진중권 씨의 글이 훨씬 더 분석적이고 집요하며 지적 분위기를 풍긴다.&#160; 진중권 씨가 들으면 질색하실 테지만, 그가 이 책에 부려놓은 그만의 푼크툼이 나에겐 또 하나의 스투디움이 되어버린 것 같다.&#160;&#160;&#160;
당연히,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의 가상 컬렉션'이라는 12점의 그림 속을 그는 파,고,든,다.&#160; 마치 "대충 넘어가는 일 따위 내 사전엔 없어!"하는 것처럼 단호하고 철저하다.&#160; 한&#160;&#160;점의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딸려 나오는 작품들의 수는 어떤가.&#160; 예를 들면 '사라진 주체'라는 제목이 붙은 7장에서 요하네스 굼프의 1646년작 &lt;자화상&gt;이 등장한다.&#160; 자화상을 설명하기 위해 끌어들인 작품이 무려 20여 점에 이른다.&#160;&#160; 각 장마다 작품을 설명하는 데 인용한 회화이론과 기존의 해석들은 말할 것도 없고&#160;철학을 비롯해 신경생리학까지 망라하는&#160;배경 지식들을 가지고&#160; 자신만의 푼크툼을 직조(織造)해가는&#160;솜씨 또한 일품이다.&#160; "이 책은 독자들을 향한 적극적 독해의 요청, 다시 말해 '그림을 이처럼 읽어보라.'거나 '이와는 다른 식으로 읽어보라.'는 채근에 가깝다"(p.18)&#160;라고 했지만 미안하게도 지금&#160;나는 그가 쓴 이 책 한 권을 곱씹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행복하다.&#160;&#160;&#160;&#160;
책을 읽으면서 그가 참 철저하고 유능하며 성실한 지식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160; 자신과 사회에 대한 그런 성실성 때문에 이 수상쩍은 세상을 살아가며&#160;나처럼 어수룩하고 더덜뭇한&#160;사람에 비해 더 큰 상처를 입지&#160;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160; <br />
'작은 몸통에 커다란 머리를 가진 역사의 천사는 아마도 지식인을 가리킬 것이다.&#160; 천사의 작은 몸통은 현실의 무능함을, 커다란 머리는 과도하게 발달한 그의 관념성을 상징한다.&#160; 정의는 관념이고, 폭력은 물질이다.&#160;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원시적인 물질의 힘이다.&#160; 그 때문에 천사는 날개를 편 채로 거센 바람에 밀려 끝없이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160; 부조리야말로 삶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정상적 상태라는 것, 그것이 교수대 위의 까치가 연출하는 풍경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세상의 진리,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 비밀인 모양이다.'라는 그의 글이 성실한 지식인으로서의 자조적인 한탄처럼 들려서 마음에 턱하니 걸린 채로 안쓰럽게 펄럭인다.&#160;&#160;&#160;그가 &lt;교수대 위의 까치&gt;를 보며 '세상에 태어나면서 둘로 쪼개져야 했던 자신의 반쪽'같은 느낌을 받는 건, 그가 브뤼헐이 보았던 세상의 부조리를 지금 이 자리에서 똑같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160; 그래서 그는 '섣불리 세상을 바꿔놓으려는 노력은 외려 세상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뿐이다.&#160; 그는 이 뒤집힌 세계를, 그것의 부조리함, 그것의 불합리함을 있는 그대로, 주어진 사실로 받아들이려 한다.&#160; 그런 부조리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이 사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조건이 아닌가?'하는 말로 공감하고 있는 게 아닐까.&#160;&#160;&#160;&#160;
그의 상처가 문득 걱정스러워진다.&#160; 그는 아끼고 싶은 사람이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66/22/cover150/895862290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662219</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독서와 글쓰기 덕분이라고 말하지 말자.... -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 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수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2546004</link><pubDate>Fri, 23 Jan 2009 02: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25460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07781&TPaperId=25460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0/39/coveroff/89255077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07781&TPaperId=25460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 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수업</a><br/>에린 그루웰 지음, 김태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03월<br/></td></tr></table><br/>&#160; <br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롱비치라는 곳이 있다.&#160; 그 동네가 얼마나 험악한지 길 가다 언제 총 맞아 죽을지 모르는 살벌한 분위기에 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160; 백인과 흑인, 남미계와 아시아계 사람들이 서로 편짜고 총싸움을 벌이고 부모가 마약에 빠져 자녀를 나 몰라라 내팽개쳐두고, 살인과 폭력이 일상의 풍경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160; 아이들도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하루를 버텨내며 대학은커녕 고등학교 졸업도 힘든 끔찍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160; 바로 그 곳에 ‘윌슨’이라는 고등학교가 있다.&#160; 그리고 그 구제불능의 아이들에게 에린 그루웰이라는 신참 선생님이 있었다. <br />
<br />

식상한 이야기지만, 변화는 진심이 통하는 데서 시작되었을 것이다.&#160; 그루웰 선생님은 친구를 놀리려고 인종차별적인 그림을 그리며 좋아하던 아이들을 꾸짖다가 아이들이 ‘홀로코스트’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알고는 공들여 준비한 수업 계획을 포기하고 ‘관용’을 학습목표로 삼고 아이들에게 다가서기 시작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홀로코스트’라는 용어를 알고 있을까?) 부모에게조차 애정 어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랐던 아이들은 선생님을 통해 격려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과 정면으로 마주 서서 냉철하게 자기를 돌아보고 자기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그리고 그 희망이 실현 가능하다는 걸, 그리고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이 일기 형식으로 이어진다.&#160; <br />
<br />

아이들이 그린웰 선생님의 국어수업이 진행되는 203호 교실을 ‘진정한 내 집’이라고, 그 교실의 친구들과 선생님을 ‘내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자신들을 믿고 후원해주는 분들에게 기꺼이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속에 들어있는 진심과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160; 아이들의 현장학습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호텔 접수계 일을 하고 백화점에서 란제리를 파는 열정적인 선생님을 아이들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160; 어떻게 그 진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 아이들의 변화가 단지 독서와 글쓰기 때문이었다고 말하지는 말자.&#160; 아이들이 그 ‘진심’을 보지 않았다면 독서와 글쓰기도 불가능했을 게 당연하다. <br />
<br />

문제아였던 아이들이 진실한 자아를 스스로 발견하고 인종을 넘어서는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며 옳은 것을 위해 행동하는 ‘자유의 작가들’로 우뚝 서는, 그&#160;대견하고 기특한 과정을 읽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어른’이라면 아이들을 어떻게 지지하고 격려하며 어른 스스로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이 되어주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160; <br />
<br />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교육이 가능했던 미국의 교육환경이 참 부러웠다. 국어 시간에 국정교과서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lt;안네 프랑크의 일기&gt;나 &lt;동물농장&gt;, &lt;호밀밭의 파수꾼&gt;, &lt;컬러 퍼플&gt;등등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그 책과 연관된 현장을 방문하고, 관련된 인사를 초대해 강의를 듣고, 질의와 응답의 시간을 갖고, 그것을 기꺼이 후원해 주는 사회적 환경이 있고....&#160; 일제고사를 보는 날, 체험학습을 허락해줬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해직되고, 일일이 정부에서 나서서 교과서 내용을 점검하고 참견하고 뜯어고치고,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편지 한 통 쓰는 것도 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우리의 교육 풍토와 달라도 참 많이 달랐다.&#160; 에린 그루웰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 오셔서 선생님을 하신다면 아마 해직을 당해도 일찌감치 당했을 거란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다.&#160; <br />
<br />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다니는 어린이 도서관의 선생님께 드리기로 마음먹었다.&#160; 자녀 둘을 모두 대안학교에 보내고 계신 그 분은 늘 “부모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는 거”라며 웃으신다.&#160;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선생님이 계속 생각난 건, 그리고 이 책은 그 선생님께 가야 더 행복하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건, 그 선생님 또한 좋은 어른,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내가 느끼고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160; 이 나라에 좋은 어른,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지기를, 그래서 언젠가 우리의 교육환경이 좀 더 자유로워지기를 꿈꾼다.&#160; 그 꿈들이 영글어 열매맺을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게다.&#160; 그럴거라 믿는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0/39/cover150/89255077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03946</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함부로 안다고 하지 마라  - [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2108493</link><pubDate>Mon, 26 May 2008 10: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21084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191949&TPaperId=21084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1/31/coveroff/895919194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191949&TPaperId=21084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a><br/>호연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05월<br/></td></tr></table><br/>&#160; <br />
작가 소개를 보려고 했는데 앞표지 날개에 적힌 작가의 말. <br />
<br />

“철없는 상상과 <br />
손발의 수고로움이 혼인하면 <br />
이런 만화를 낳는가보지요. <br />
두 분의 결합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br />
<br />
정말 정말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었다. 얼마 전 &lt;역사를 담은 도자기&gt;라는 어린이책을 읽고 우리 도자기에 대한 약간의 기초지식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만화로 도자기의 어떤 점을 ‘알게’될까, 내심 기대했었다. <br />
<br />
그런데 내가 뭔가 잘못 짚어도 한참을 잘못 짚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앎’에 대한 책이 아니었다.&#160; 이 책은 도자기의 ‘겉’이 아니라 도자기 속의 그 ‘텅 빈 공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았다.&#160; 만화를 읽으면 어느 박물관 도자기 유물전시실 의자에 앉아서 어느 도자기 하나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도자기에게 말을 걸고 도자기의 텅 빈 공간이 자기 속을 다 보여줄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160; 그렇지 않고서야 도자기를 가지고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낼 수 있을까.&#160; <br />
<br />
푸하하 깔깔깔 대는 커다란 웃음을 주지는 않는다.&#160; 그저 살짝 입 꼬리가 당겨 올라갈 만큼의 웃음, 눈매를 다정한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어 줄 만큼의 미소, 그러다 콧등이 찌르르 울릴 만큼의 감동으로 목구멍이 조이는, 그런 책이다.&#160;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온기’에 대한 이야기이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신기하게도 도자기 속에서 나와 도자기 속으로 들어간다. <br />
<br />
난 뭔가 착각하고 살았던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드는 책.&#160; 알아야 느낄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앎’으로 느낌을 채우려 하지 않았나 싶어 가슴 속이 따끔거렸다.&#160; 안다는 것과 바라보고 느낀다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는 걸 너무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 독특함 때문에 더욱 사랑스럽고 소중한 책이 되어버렸다.&#160; <br />
<br />
도대체 이 만화를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작가 소개를 읽어보려고 했더니, 책날개엔 결혼 축하 카드 같은 글만 있다.&#160; 도자기를 공부하는 고고미술사학과 학생이라는 것 외에 어떤 개인정보도 드러내지 않는 게 내심 서운하면서도 과연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160; 나는 또 그를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정보를 통해 ‘알려고’ 했고, 그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그런 것 따위로는 절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160; <br />
<br />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만화에 이어 실리지 않은 것이 있을까 싶어 네이버 웹툰에서 ‘도자기’를 찾아봤다.&#160; 아쉽게도 2007년 9월 26일자로 마지막화가 올라와 있었는데,&#160; 그게 이 책의 마지막 편 내용인 것으로 봐서 아마 웹툰에 올려진 만화의 거의 전부가 이 책 안에 들어 있는 모양이다.&#160;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니 무지 섭섭하다. <br />
<br />
도자기를 비롯한 예술작품과 ‘사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 김춘수의 &lt;꽃&gt;과 같은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160; 멋진 작품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의미를 나누는 일은 내 주변의 소소한 일상과 그 일상 속의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며 정을 나누고, 내 하루의 작은 삶을 사랑하는 데서 출발하는 거라는 가슴 찡한 속삭임을 듣게 될 것이다.&#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1/31/cover150/895919194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13132</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속에서 '돈' 찾기 -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2035268</link><pubDate>Tue, 08 Apr 2008 19: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20352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13287X&TPaperId=20352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3/65/coveroff/895913287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13287X&TPaperId=20352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a><br/>석영중 지음 / 예담 / 2008년 03월<br/></td></tr></table><br/>&#160; <br />
도스토예프스키, 그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진다.&#160; &lt;죄와 벌&gt;,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같은 굵직한 작품들은 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기를 질리게 만드는, 고전 명작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철철 흘러넘치는 것만 같다.&#160; 감히 용감무쌍 덤벼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160; 이런 작품을 쓰는 사람은 비범한 천재이고 그의 삶 역시 밤하늘에 걸린 찬란한 별처럼 고결하고 숭고하고 특별할 것만 같다.&#160; 도스토예프스키가 찌릿하고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그 즉시 오금이 저려와 깨갱거릴 것 같고, 내 얄팍하고 천박한 속내가 드러날까 두려워 입 한 번 뻥긋하지도 못할 것 같다.&#160; 그게 바로 내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이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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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재미있는 건 나의 이런 선입견을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160; 도스토예프스키는 과시하기 좋아하고 시쳇말로 잔뜩 폼 잡으며 남들에게 있어 보이고 싶어서 아버지에게 미리 자기 몫의 유산을 당겨 달라고 요구하는 철없는 망나니(?)였으며 출판사에 선불을 사정하며 글을 써서 살아가는 세상살이에 야무지지 못한 작가였다면서 그동안 도스토예프스키의 주변에 자욱하게 껴있던 신비감의 연막을 가차 없이 거둬내고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기 때문이다.&#160; 유럽 여행길에 도박에 빠져 땡전 한 푼 없이 가진 돈을 모두 날리고는 돌아갈 여비도 없어서 투루게네프에게 구걸하듯 편지를 쓰고는 나중에 적반하장으로 돈을 빌려준 투르게네프를 두고 온갖 비난을 서슴지 않는 도스토예프스키는 측은해 보이기까지 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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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암시하다시피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사상이나 문학사적인 업적, 작품의 테마보다는 ‘세속적인 차원에서 소설에 드러난 돈의 메시지만을 살펴’(p.204)보는 경향이 있다.&#160; &lt;가난한 사람들&gt;, &lt;미성년&gt;, &lt;도박꾼&gt;, &lt;죄와 벌&gt;, &lt;백치&gt;, &lt;악령&gt;,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 이렇게 7개의 작품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열심히 읽다보면 도스토예프스키나 등장인물들의 돈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서 “잠깐, 지금 내가 읽고 있는 부분이 무슨 작품에 대한 글이지?”하고 앞으로 돌아가 작품명을 확인한 적도 몇 번 있을 정도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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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곤궁한 삶이 비록 대문호다운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었을지 몰라도 당시 농노가 붕괴되고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러시아, 더 정확하게는 상테페테르부르크의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게 했고, 돈과 인간이 한데 엉켜서 굴러가는 삶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심도 깊은 직관력을 갖게 한 것 같다.&#160; 그래서 그의 작품마다 구체적이며 사실감 있게 드러난다는 돈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시중에 나오는 펀드나 부동산, 경매, 10억 만들기 등과 같은 재테크 관련 서적과는 차원이 다른 돈 이야기이다.&#160; 그의 작품 속 돈 이야기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인간의 복잡 미묘한 심리와 위선을 까발리고 부와 가난, 행복과 구원에 대해 성찰하기 위한 심오한 것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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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도스토예프스키가 오늘날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본다면 혀를 끌끌 차지 않을까.&#160; 철학이 없는 돈, 구원의 희망이 거세된 돈, 인간에게 자유가 아니라 종속의 사슬만을 던져주는 돈, 맹목이 되어버린 돈에 대해 그가 뭐라고 일침을 가할지 상상해 보게 된다.&#160; 도스토예프스키가 이재에 밝지 못하고 곤궁을 벗지 못한 것은 수학에 낙제점을 받을 정도로 그 쪽 방면에 재능이 없어서라기보다 돈 너머에 있는 형이상학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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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세상을 떠난 지 백년이 훌쩍 넘었건만 아직도 우리는 돈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다. 돈방석을 깔고 앉을 수 있는 방법이나 매스컴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돈의 깨끗하거나 더러운 도덕성 시비문제, 또는 아주 가끔씩 돈의 숭고한 쓰임새에 대해.&#160;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돈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를 맺게 된 우리의 돈에 대한 생각들이 아닐까.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은 좋은 거야.&#160; 그런데 너 자신도 좋은 사람이냐? 네가 살고 있는 세상도 좋은 세상이냐? 너나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이 돈을 좋은 것으로 만들 만큼 그렇게 좋으냐?”고 묻지 않을까.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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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라는 대문호와 그의 작품, 그리고 그가 말하는 돈에 대해 깔끔하고 재미있게 정리된 책이라서 읽는 일이 즐거웠다.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읽으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을 글 속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160;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3/65/cover150/895913287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36599</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좋은 책이지만 좀 더 세심한 출판이 아쉬운  -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미술가 33 - 오늘의 한국미술대가와 중진작가 33인을 찾아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979939</link><pubDate>Thu, 13 Mar 2008 15: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97993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52799&TPaperId=197993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2/8/coveroff/89843527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52799&TPaperId=197993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고흐보다 소중한 우리미술가 33 - 오늘의 한국미술대가와 중진작가 33인을 찾아서</a><br/>임두빈 지음 / 가람기획 / 2008년 02월<br/></td></tr></table><br/>&#160; <br />
현대 미술 작품을 보면 늘 당황하곤 했다.&#160; 아마 작품이 전시장 벽에 걸려 있는 게 아니라 어디 바닥에라도 놓여있었다면 상하좌우를 구분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허다했다.&#160; 오랜 시간과 미술 비평가들이 훌륭하다고 검증해준 유명한 화가와 작품이 아니라면 -박수근이나 이중섭 같은- 현대화가의 이름은 낯설고 그들의 작품은 더욱 난해하기만 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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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서양화가들의 전시회를 비싼 입장료를 지불해가며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감상인지 눈도장인지 모르게 둘러보고 나오면, 어쩐지 ‘이게 아닌데..’하는 느낌, 아무리 유명하고 휼륭하다 해도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듯한 느낌에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어정쩡해지곤 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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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의 옛 미술작품들은 어떨까 싶어 기웃거려 보기도 했다. 옛 그림들 역시 나 같은 문외한은 누군가의 친절한 설명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의 문맹과 다름이 없었다.&#160; 게다가 옛 그림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져 뿌듯해지긴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긴 어려웠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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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누군가 지금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우리 화가와 그의 작품에 대해 가르쳐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현대 미술의 난해함과 서양화가들의 유명작품과 우리 정서와의 불일치, 우리 옛 그림과 나 사이에 가로 놓인 시간의 두께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었을 것이다.&#160; 그러니 우리나라의 현역 미술가 33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이 내 관심을 끌어당긴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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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저자가 내 기대를 배반하지 않아서 우리나라 현대 미술의 대표 화가 33인과 그 작품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무척 시원시원했다.&#160; 아무렇게나 휘두른 듯한 붓 자국이 난무하는 작품 속에서 ‘역동적인 회화미’라든가 ‘작가의 디오니소스적 충동’이라든가 ‘설화적이고 신화적인 정조’ 또는 ‘해방감과 자유의 감정’을 느끼고 발견하는 것은 나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기에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지도 모르겠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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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한 작가를 지켜보는 일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160; 이 책은 아무데나 펼쳐도 33인의 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한두 개쯤은 볼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의 사진 자료가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추구해온 미술세계의 커다란 흐름이랄까 분위기랄까 하는 것들이 미약하게나마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다.&#160; 어쩌다 한 번 전시회를 구경(?)갔다 와서는 작품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희망사항일 뿐이며 작가의 예술적 열망과 창작의 노고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을 것이다.&#160; 한 작가의 작품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올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오래도록 소중하게 그림을 바라보는 일, 어쩌다 한 번씩이 아니라 애정을 갖고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발품과 마음씀을 잊지 않는 일이 현대미술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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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4년여의 시간과 혼탁한 미술계에서 보석을 건져내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공을 들여 세상에 내놓은 책이니만큼 그 의의도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160; 그러나 책을 읽다가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160; 이두식 화가에 대한 글에서 마지막 글 마무리가 이상하게 끊겨 있었다. 아무래도 출판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2쇄에서는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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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저자의 글에서 설명하고 있는 작품이 책에 실려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왕에 작품을 실을 거라면 저자가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작품을 실어주는 편이 독자 입장에서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160; 저자의 작품 설명을 읽고 그 작품 사진을 찾는데 없을 경우 무척 실망스러웠다.&#160; 또 하나는 작품 사진에 적어도 작가와 작품명, 작품크기, 재료, 작품제작연도 정도는 빠짐없이 표기해주었으면 좋겠다.&#160; 예를 들어 이두식 화백의 작품은 모두 11개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사진 밑에 모두 ‘이두식’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160; 그래서 ‘2005년에 그린 그의 작품을 보자’(p.178)는 저자의 글이 무척 당황스러웠다.&#160; 또 임영길 화백에 대한 글에서는 그의 &lt;철학적인 불&gt;이라는 작품에 대한 설명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그 작품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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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원문자 화백의 작품은 작품 3개에만 그나마 2004년이라는 작품연도가 적혀 있엇고 나머지 작품에는 &lt;사유공간&gt;이라는 제목 하나만 있을 뿐이다.&#160; 심재현 조각가의 작품도 &lt;그늘 날개&gt;를 제외하고는 작품명, 크기, 제작연도가 모두 전무했다.&#160; 서승원 화백의 작품들도 &lt;동시성&gt;이라는 제목만 있었고, 작품명이 아예 없는 작품도 하나 있었다. 저자의 노고에 비해 출판의 세심함이 충분히 미치지 못한 것 같았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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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3인의 작가 중 홍익대 출신이거나 홍익대와 관련이 있는 작가가 23명이었고 서울대 출신 화가가 4명, 그 외가 6명이었다.&#160; 홍익대 미대의 명성이야 모르고 있는 바가 아니지만 저자의 모교가 홍익대라서 그런지 유난히 홍익대 출신 화가들에 대한 글이 많은 것이 어쩐지 불편했다.&#160; 저자가 주창한 것으로 보이는 ‘범생명적 초월주의’에 참여한 듯한 몇몇 작가들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에도 좀 생뚱맞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느낌이며 이 느낌이 내 치졸하고 못난 의심증에 불과하다고 믿고 싶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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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에서 저자는 ‘아직 소개하지 않은 훌륭한 작가분들이 여러 명 있었는데, 그 분들은 다음에 집필할 책에 반드시 소개할 생각이다.’라고 밝히고 있다.&#160; 다음에 나올 책에는 저자의 깊은 심미안과 탁월한 문력(文力)이 더욱 강한 힘을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2/8/cover150/89843527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20870</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남미의 태양을 훔쳐오고 싶다 -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913386</link><pubDate>Sat, 16 Feb 2008 20: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9133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6489&TPaperId=19133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0/7/coveroff/89255164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6489&TPaperId=19133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a><br/>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01월<br/></td></tr></table><br/>&#160; <br />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게 얼마나 될까?&#160; 우리와는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했다는 아득한 거리감 외에도 생활방식이나 삶에 대한 태도가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곳이라는 막연함이 전부였던 것 같다.&#160; 태양의 제국 잉카,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 이구아수, 불꽃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했던 혁명가 체 게바라와 칠레의 슬픈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기타 줄을 튕기던 손이 으깨지면서도 숨이 끊어질 때까지 저항의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는 빅토르 하라, 울창한 아마존 밀림, 격정의 탱고,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찬찬, 펠레와 호나우드를 키워낸 축구열정, 화려한 리우 카니발, 만년설의 안데스, 제국의 발톱에 처참히 희생된 대륙, 빈곤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곳, 억압에 대한 저항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거센 땅, 해방신학의 모태가 된 슬픈 땅.....&#160; 가만히 따져보니 단편적이고 막연한 것들 밖에 없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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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끌리며 눈독을 들였던 것도 나의 무지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160; 이 책을 읽으면 혹시라도 라틴과의 아득하고 막연한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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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첩기행’이라는 책제목답게 화가의 그림이 많이 실려 있고, 신춘문예 당선 경력이 있는 작가답게 글이 수려하다.&#160; 화가의 손끝에서 살아난 그림들은 라틴의 느낌을 정겹게 전해온다.&#160; 글 끝에 TIP처럼 붙은 짤막한 설명글에 간혹 우표만한 크기의 사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전적으로 글과 그림에 의존해야 하는 여행 이야기이고 사진 한 장 없이도 라틴의 느낌이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책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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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6개국의 여행기는 단순히 어떤 장소나 유적에 대한 기록이기보다 각 나라의 예술, 문학, 자연, 건축물, 춤, 대표적인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펼쳐져 있고 각 나라의 문화와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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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여행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160; 1785년에 문을 연 고서점이 시내 한복판에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150년 역사의 카페 토르토니가 문학과 예술의 태동지로 살아 있는 문화의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160; 우리나라 어느 대학가에 200년이 넘은 고서점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거나 문인들이 자주 모이던 제비다방, 밀다원, 금강다방이나 음악감상실 돌체 같은 곳이 아직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문화수준은 그 위상을 더 한층 높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함께 일어났다.&#160; 갑자기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160; 만족할만한 개발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숭례문에 불을 지른 70대 노인은 바로 우리 사회의 상징이며 우리의 숨기고 싶은 자화상이 아닐까.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지키고 키워낼 수 있는 토양이 과연 우리에게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160; 이 책에 들어있는 라틴국가 사람들의 삶보다 우리의 삶이 조금 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삶이 더 찬란할지를 놓고 보면 자신이 없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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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을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가진 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게다가 그나마도 어디까지나 적극 가담자로서가 아니라 소극적인 관람자로서 향유되는 것이 대부분인지라 어디서나 밴드가 연주되는 쿠바나 길거리에서 탱고의 향연이 벌어지는 아르헨티나,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의 캔버스가 되어 화려한 색채의 작품으로 거듭난 라 보카의 골목과 낡은 집들,&#160; 거리의 악사 마리아치 밴드의 음악이 흐르는 멕시코의 이야기는 너무나 낯선 동시에 동경을 불러 일으켰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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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체 게바라, 프리다 칼로, 보르헤스, 파블로 네루다, 로맹가리 같은 유명인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지만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남미의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는 지금의 내 생활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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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첫 느낌, 미소, 눈빛의 마주침이 돈이나 열쇠보다 우선이란다.’(p.45)는 작가의 글에서는&#160; 태양처럼 밝고 바다처럼 시원시원하게 세상을 향해 활짝 열려있는 그들의 낙천적인 기질이 느껴졌다.&#160; ‘그래도 삶이란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160; 힘든 노동 끝에 아내가 구워준 토르티야와 테킬라를 마실 수 있다면 이 생도 견딜 만하지 않은가. 이파리를 가시로 바꾸며 저 선인장들이 뜨거운 태양을 견뎌내듯, 산다는 건 어차피 무언가를 견뎌내는 것이 아니던가....’(p.128)하는 글은 삶에 대한 체념이나 낙관 따위는 넘어선 민초들의 무엇에도 꺾이는 법 없이 지독하리만큼 강인하고 질긴 삶에 경의를 표하게 만든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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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하고 기구한 역사를 가졌으면서도 과장이 필요치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밥 먹고 잠자고 배변하듯 문화와 예술을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표현할 줄 아는 그들의 낭만과 열정이 부러웠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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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우리의 삶이 너무 기형적으로 느껴졌다.&#160; 원색의 화려함을 가진 그들에 비해 우리의 삶은 지루한 무채색에 가깝단 생각에 답답해져온다.&#160; 어둡고 공기 탁한 노래방이 아니라 뜨거운 태양 쏟아지는 탁 트인 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 한 곡 불러본다면 답답한 속이 뻥 뚫릴 것 같다. 남미의 태양을 훔쳐오고 싶어졌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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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0/7/cover150/89255164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0072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셰익스피어거나 혹은 베이컨이거나  - [셰익스피어는 없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875904</link><pubDate>Wed, 30 Jan 2008 16: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8759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516042&TPaperId=18759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2/coveroff/895751604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7516042&TPaperId=18759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셰익스피어는 없다</a><br/>버지니아 펠로스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2월<br/></td></tr></table><br/>&#160; <br />
처음 이 책을 펼칠 때 나는 색연필과 노트, 삼색볼펜을 함께 준비했었다. 좀 골머리가 지끈거리더라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속속들이 파헤쳐가며 읽을 매혹적인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었다.&#160; 고등학생 시절 셰익스피어 전집에서 몇 권 골라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영 불안하고 작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거론할 때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160; 그래도 이 책을 계기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기도 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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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면서 처음엔 노트와 볼펜이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급기야 색연필도 팽개쳐버렸다.&#160;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영국 경험론 철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의 일대기에 대한 예찬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작가가 신비주의 연구가(칸트나 괴테가 근세 신비주의 운동으로 태어난 경건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근거부족이 신비주의 탓은 아닌 것 같지만) 라서 그런지 그나마 ‘셰익스피어는 없다’라는 폭로성 발언을 뒷받침할만한 논리적 근거도 빈약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캐낼 수 있다는 암호들의 해독에 대한 설명도 너무 불충분하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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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학파의 주장과 정황상의 추측에 의존하여 전개되는 이야기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160; 심지어 점성술과 탄생별자리, 초신성을 운운하는 것도 모자라 동방박사를 인도했다는 베들레헴의 별까지 거론하며 그것이 베이컨의 천성적인 위대한 재능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추켜세울 때는 오히려 저자의 글에 대한 반감이 밀려들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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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만을 기대한다면 그리 기대를 저버리는 책은 아니다.&#160; 프랜시스 베이컨 당시의 영국 왕조(헨리 8세에서 찰스 1세까지 이어지는)와 사회를 무대로 암투와 비리, 부정과 비밀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160; 프랜시스 베이컨이 처녀여왕 엘리자베스의 아들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핵심으로 들어갈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것, 또 프랜시스 베이컨의 고매한 인격과 천재적인 재능과 군계일학과 같은 귀품과 높은 지식을 시기하는 자들의 모함 때문에 불행한 일생을 보냈고, 그런 비운의 사실들을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을 빌려 출간한 작품들 속에 암호로 기록해 놓았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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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스럽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것은 아마도 내가 이 책에 걸었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 것이다.&#160; 이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어떤 서점에서는 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기도 했다.&#160; 차라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면 얻은 게 많았다고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160; 저자는 셰익스피어가 주민 대부분이 문맹이며 사투리를 사용하는 스트랫포드의&#160; 에이번 마을 출신이라서 ‘교육과 교양과 학식의 뿌리가 스트랫포드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는’(p.31) 주장을 폈지만 정설로는 셰익스피어의 아버지 존은 비교적 부유한 &#160;상인으로&#160; 피혁가공업과&#160; 중농(中農)을&#160; 겸하고 있었고&#160; 사회적&#160; 신분으로서는 &#160;중산계급에&#160; 속해&#160; 있었기 때문에&#160; 셰익스피어는&#160; 풍족한&#160; 소년시절을&#160; 보낸&#160; 것으로&#160; 보고&#160; 있다.&#160; 그 뿐 아니라&#160; 당시 스트랫포드&#160; 에이번에는 &#160;훌륭한&#160; 초·중급학교가&#160; 있어서&#160; 라틴어를&#160; 중심으로&#160; 한&#160; 기본적 고전교육을&#160; 받았으며,&#160; 뒤에 그에게&#160; 필요했던&#160; 고전 소양도 이때&#160; 얻었다고 하고 있어 이 책의 저자의 주장과 어긋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반된 하나의 예를 보더라도 셰익스피어에 대한 정설을 기본으로 바탕에 두지 않고 이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현명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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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프랜시스 베이컨을 셰익스피어라고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안 것, 근세철학의 한 줄기라고 할 수 있는 경험론의 주인공 베이컨에 대한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에 실망에 대한 위안을 얻으려고 한다.&#160; 그리고 400여 년의 내공을 쌓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데는 그 작가가 셰익스피어건 베이컨이건 그다지 크게 상관할 바 없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160;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셰익스피어 혹은 베이컨의 &lt;겨울이야기&gt;를 읽어봐야겠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2/cover150/895751604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30232</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완벽한 식사에 대한 궁리 - [잡식동물의 딜레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865215</link><pubDate>Sat, 26 Jan 2008 03: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8652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660785&TPaperId=18652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26/coveroff/89776607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660785&TPaperId=18652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잡식동물의 딜레마</a><br/>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01월<br/></td></tr></table><br/>&#160; <br />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여유를 갖게 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160; 그런데 그 관심의 방향이 ‘맛’이나 ‘영양’보다는 ‘안전’과 ‘건강유지’ 쪽으로 비중이 옮겨간 듯 보인다.&#160; 채소나 과일을 사면서도 농약이 너무 많이 뿌려진 것은 아닌지, 윤기를 더하기 위해 왁스를 바른 건 아닌지, 쉽게 상하지 말라고 약품처리를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어서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160; 이런 갈등들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잡식 동물의 딜레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160; 원시시대처럼 식용가능의 여부나 독성물질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여전히 무엇을 먹어야 좋을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은 원시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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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산업음식’의 등장으로 인류가 섭식장애라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고, 어딘가에서 시작되어 우리의 식탁까지 연결되어 있는 음식사슬을 추적한다.&#160; 우리의 식탁의 시작인 ‘그 어딘가’를 저자는 ‘산업적 음식’과 ‘전원적 음식’, 그리고 ‘수렵,채집 음식’으로 나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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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 음식 사슬’로는 아이오와 주의 옥수수 단일재배농장을 시작으로 공장형 농장을 거쳐 맥도널드 햄버거에 이르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으며, '전원적 음식사슬‘로는 산업적 유기농식품과 로컬푸드 농장인 버지니아의 폴리페이스 농장을 체험하고 친한 벗들과 함께 손수 요리한 음식을 즐기며 끝을 마감하고 있다.&#160; ’수렵.채집 음식사슬‘에서는 저자는 야생돼지 사냥과 버섯채집에 나서고 수렵과 채집에 도움을 준 지인들과 야생돼지고기 요리와 채집한 버섯 요리를 만들어 대접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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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저자의 열정적인 추적과 몸을 사리지 않는 체험담은 오늘날의 잘못된 음식의 위험을 경고하는 다른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을 단연코 돋보이게 만든다.&#160; 게다가 음식에 대한 생물학적, 문화인류학적, 철학적 사유들은 무척 객관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이 책이 단순히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꽤나 정치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로 뻗어가고 있으니, 페이지를 넘길수록 매력은 더욱 짙어져갔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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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 음식사슬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었으나 옥수수의 어마어마한 쓰임새에는 입이 쩍 벌어진다.&#160; “일반적으로 슈퍼마켓에는 약 4만 5천가지의 물품이 있는데, 그 중 4분의 1이상에 옥수수가 들어있다‘(p.35)고 한다.&#160; 콜라에 설탕이 잔뜩 들어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던 나는 1984년에 코카콜라와 펩시가 모두 설탕을 값싼 고과당옥수수시럽으로 대체해버리면서 가격을 낮추는 대신 8온스짜리 코카콜라병을 모두 20온스짜리 병으로 바꾸었다는 글에서 어쩐지 속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160; 그러니까 슈퍼에서 가공음식을 아무거나 들고 보면 고과당이니 액상과당이니하고 표시되어 있던 게 바로 설탕이 아니라 옥수수였던 거다. 그것도 유전자 조작 옥수수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도 없는..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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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산업적 음식사슬은 효용과 군산복합체의 이윤을 가장 중요시 한다.&#160; 효율과 생산성은 오직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느냐는 기준으로만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식물이든 동물이든 산업적 음식사슬에 엮이기만 하면 그것은 저마다의 본성을 간직한 생명체가 아니라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계로 변해버리고 만다.&#160; 그런 산업적 사고방식 때문에 돼지는 꼬리를 잘리고, 산란계들은 부리를 잘리며, 소들에게는 억지로 옥수수를 먹이며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투여되고, 비싼 화석연료를 소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게 되는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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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산업적 유기농 식품은 어떨까?&#160; 저자는 ‘전원적 음식사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산업’이라는 말과 ‘유기농’이라는 말이 애초에 함께 사용할 수 없는 말이라고 못박는다.&#160; 그것은 그저 우리의 목가적 상상력을 충족시키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직접 산업적 유기농 농장을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하는데 거기엔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던 유기농 농장의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적어도 농약과 화학비료, 제초제 등의 사용을 줄이는 효과는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로컬푸드’라는 ‘초유기농’이라고 부를 수 있는 농업형태를 제시한다.&#160; 저자 마이클 폴란은 직접 폴리페이스라는 농장에서 일주일간 일을 하며 로컬푸드를 체험한다.&#160;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으로 음식사슬의 처음을 장식하는 농장,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존중하는 경영방식,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이 보존되는 그 곳은 나에게 꿈의 농장으로 다가왔다.&#160; ‘로컬푸드’라는 용어에서 암시하듯이 이 꿈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것들은 산업시스템을 거부한다.&#160; 그러므로 우리가 수퍼마켓에 가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되지 못한다.&#160; 사람들은 그 농장에서 계란이나 닭고기를&#160;사기 위해&#160;구매할 수 있는 정해진 날에 맞춰 차를 타고 손수 달려오는 수고를 달갑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160; 절대로 우리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되는 일은 바랄 수 없다.&#160; 그러나 로컬푸드를 선택하는 것은 환경과 자연,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매우 정치적인 의사표현이며 세계화에 대한 저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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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미국에 비해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로컬푸드가 좀 더 잘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기도 했다.&#160; 어쩌면 한미FTA니 신자유주의니 하는 것들 때문에 상처받은 우리 농민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어설픈 상상을 펼쳐보기도 하고,&#160; 싼 산업적 음식과 조금 더 비싼 로컬푸드 중에서 과연 나는 한 점 망설임 없이 비싼 로컬푸드를 선택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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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 음식사슬 이야기도 흥미로웠다.&#160; 채식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나의 관심을 끌었는데, 바로 2,3년 전쯤에 나도 채식주의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동물 권리 옹호론자들의 의견에 저자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160; 수렵에 대해서 나는 꽤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는데 저자의 사냥 경험담을 읽으며 나의 시각을 많이 조정할 수 있었다.&#160; 갑자기 사냥을 멋진 일이라고 추켜세울 수는 없지만 사냥의 과정에서 그 대상이 단순히 우리의 배를 채워 줄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로 훨씬 고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160; 비유가 좀 그렇지만, 마치 지능적이고 잔인한 범죄자와 그를 쫓는 열정적인 형사의 관계처럼 서로의 존재를 깊이 인식하게 되는 건 아닐까.&#160; 그러므로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채 키워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도축당하는 가축들보다 사냥에 희생된 동물은 훨씬 더 동물의 본성에 가깝게, 덜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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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채집에 대한 이야기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는데 저자는 버섯을 사냥(저자는 ‘사냥’이라는 말을 쓴다.)하기 위해 숲 속을 헤매다 보면 ‘누구든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경관, 새로운 향기, 새로운 맛이라는 극사실적인 감각들과 함께 완벽한 존재의 가벼움은 느낄 수’(p.486)있다고 말한다.&#160;&#160; 그리고 수렵과 채집을 통해 얻은 것들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대가 없이 주어진, 놀랍고 설명할 수 없는 선물에 가까웠다.’(p.490)고 고백한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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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마다 음식을 먹으며 놀랍고 설명할 수 없는 선물을 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면 어떨까?&#160;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즐겁지 않을까. 수렵과 채집은 가장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생활형태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가장&#160;순수하고 정신적인(?)&#160;섭식형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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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우리들의 Comfort food로 만들지는 우리 스스로가 선택할 몫이다.&#160; 나는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던 살짝 살얼음이 낀 식혜와 얼갈이가 섞인 개운한 열무김치가 떠오른다.&#160; 지금도 맛있는 식혜와 열무김치를 먹으면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입안 가득히 퍼지곤 한다.&#160; 그렇다면 우리의 아이들은?&#160; 우리의 아이들은 어른이 된 후 무엇을 자신의 Comfort food로 떠올릴지.&#160; 혹시 맥도널드 햄버거나 신라면, 혹은 도미노피자 같은 것들이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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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한다.&#160; ‘아마도 완벽한 식사는 완전히 보상을 지불하고 빚을 남기지 않는 식사일 것이다.’(p.516)라고. 그리고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다름 아니라 세상의 몸이다.’(p.518)라고.&#160; 오랫동안 되새겨볼 글이 아닐 수 없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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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26/cover150/89776607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32682</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문제는 우리들 자신이다! - [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53133</link><pubDate>Tue, 11 Dec 2007 13: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531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4117&TPaperId=17531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49/coveroff/89255141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14117&TPaperId=17531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중국사의 수수께끼 -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a><br/>김영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br/></td></tr></table><br/>&#160; <br />
중국사는 긴 역사와 넓은 땅, 그 안에서 격변의 소용돌이가 불 때마다 명멸했던 수많은 왕조와 제왕들 덕에 우리 역사와 긴밀하게 얽혀있음에도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고, 그 광대함에 멀미가 난다.&#160; 그러면서도 관심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중국이 이제 그 이름에 걸맞게 세계의 중심이 되어버린 듯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입지를 흔들 지구상 유일한 국가라는 평가를 얻고 있고 게다가&#160; 동북아 공정이니 하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160; 물론 이제 중국이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고..&#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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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유로 중국에 대한 책이 나오면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EBS에서 ‘사기와 21세기’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던 김영수 님이 쓰신 책이라는 데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160; ‘흥미진진한 15가지 쟁점으로 현대에 되살아난 중국 역사’라는 부제를 달은 이 책은 글쎄, 단순히 ‘흥미진진’하다고 보기엔 생각보다 무겁고 진지하다고나 할까?&#160; 나처럼 중국의 역사를 좀 가볍고 재미있게 만날 생각으로 대했다간 얼마 못 가서 잘못 짚었다는 느낌이 올 정도로 다루고 있는 열다섯 가지 주제들과 그 내용들이 꽤 묵직하다. (물론 내 짧은 역사지식과 한참 모자라는 지적 한계 탓이 가장 크다.) 그 묵직한 무게만큼 읽고 난 뒤에 남겨지는 가치도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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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서문에 쓰인 ‘우리 역사가 아닌 중국의 역사라도 각 장면 장면이 우리에게는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하고, 시대를 읽는 깊은 통찰력을 기를 수 있게 돕는다.&#160; <br />
역사는 단순히 교훈만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160; 반성의 기회를 주고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주며, 시대를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준 높은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 라는 글처럼 중국의 역사를 통찰하면서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우리 모습을 반추해보게 된다.&#160; 역사는 단순히 앎에 머물러서는 과거를 벗어나지 못한다.&#160; 과거의 시간 속에 갇혀 있는 역사를 통해 지금의 우리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때 역사와 현재의 가치가 함께 빛날 수 있을 것이다.&#160; 그런 면에서 열다섯 가지의 주제를 통해 중국의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고 오늘날의 우리를 반성하고 고민하는 이 책은 참 착한 역사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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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군주의 모델이라는 요,순 선양의 비밀에서는 그 감춰진 이면의 진실에서 권력의 위선을 실감하며 씁쓸했고, 절대적인 권력을 쥔 중국 역대 제왕들이 자기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정도를 벗어나 멸망을 자초하는 모습에서는 권력의 위험과 더불어 절제와 균형이라는 쉽지 않은 덕목의 중요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송태조 조광윤과 공명정대하고 청렴하고 유능했던 제갈량, 진시황의 발굴을 일언지하에 반대하며 소신을 밀고 나간 저우언라이 총리에 대한 이야기는 선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찍어줄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나에게 막연한 갈증을 느끼게 했다.&#160; 동방의 폼페이라는 나가촌 유적 이야기에서 어머니와 아이가 꼭 끌어안고 죽은 유골 사진 앞에서는 4000년 전에 아이를 안고 죽은 그 유골의 주인인 여인과 못 말리는 모성의 공감이 일어나 울컥, 콧등이 시려왔다.&#160; 약 2,200년에 걸친 중국 운하의 역사와 제왕들의 치수에 대한 노력은 그 자체로 장대하고 웅장한 한 편의 서사였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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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은 거대하고 막강한 힘으로 하상주단대공정에 이어 동북공정, 중화문명탐원공정 등을 통해 중국사 다시 쓰기를 진행 중이다.&#160; 문제는 그 ‘다시 쓰기’ 작업에 자국에 유리하도록 변형된 왜곡과 끼워 맞추기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 게다.&#160; 저자의 말에 따르면 국가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에 비해 우리는 고조선의 건국 연대를 둘러싼 논쟁이 일제시대 이후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고, 아직도 식민사관과 반도사관, 집단 이기주의, 심지어 종교적 편견과 독선 등에까지 발목을 잡혀 우리 역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160; 암담하다.&#160; 중국의 동북공정에 우리는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맞설 것인가, 배용준의 수려한 마스크로 중국의 잘못된 동북공정을 반박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자 우울해진다.&#160;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흔들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160; 우리의 뿌리가 썩둑 잘려나갈까 두렵다.&#160; 눈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라는 속담이 쟁쟁 울려온다.&#160; 눈 부릅떠야 할 세상인데, 어째 눈을 뜨거나 감거나 안 보이는 건 똑같다는 이 대책 없는 무력감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아무래도 요즘 신문이며 TV며 하다못해 동네 담벼락까지 점령한 그 분들에게서 우리의 밝은 미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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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역사적으로 강대국이 약소국을 보호하거나 지켜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160; 굳이 오늘날 세계의 패권국인 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160; 더 큰 문제는 중국이 핵무기가 아닌 역사를 무기로 들고 나섰다는 사실이다.&#160; 그것은 우리의 과거를 송두리째 왜곡하거나 말살할 가능성마저 있기 때문에 더 무섭다. 문제는 우리들 자신이다!’(p.265)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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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문제를 제기하고 해답을 찾는 모든 일들을 우리 손으로 해 나가야 할 때인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160; “문제는 우리들 자신이다!” <br />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0/49/cover150/89255141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04918</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한 번 풀어볼만한 수수께끼 아닌가.. -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 아주 오래된 우리 신화 속 비밀의 문을 여는 30개의 열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48401</link><pubDate>Sun, 09 Dec 2007 03: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4840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11782&TPaperId=174840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1/66/coveroff/89843117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4311782&TPaperId=174840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신화의 수수께끼 - 아주 오래된 우리 신화 속 비밀의 문을 여는 30개의 열쇠</a><br/>조현설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01월<br/></td></tr></table><br/>&#160; <br />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한겨레 옛이야기’시리즈를 2003년 1월에 구입했었다.&#160; 어린이 대상으로 쓰인 우리나라 신화와 민담, 전설에 대한 책인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15권을 한꺼번에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160; 지금도 내가 아끼는 책으로 책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160; 그 책들에게 내가 마음을 빼앗겼던 이유는 건국신화나 시조신화만이 우리 신화의 전부인양 여겨지고 있던 때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대별왕 소별왕, 바리데기, 한락궁이, 황우양씨와 막막부인, 오늘이, 궤네깃또, 자청비 등등의 무속신화를 소개한 책이었기 때문이다.&#160; 더구나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lt;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gt;라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 만화책이 한창 유행을 하고 있었던 터라 더욱 반갑고 예쁜 책으로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160; 다행히도 그 이후로 아이들을 위한 우리 고전과 신화에 관련된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어 나왔던 것 같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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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다양하고 정겨운 신화들이 우리 안으로 스며들어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160; 그러나 신화가 감추고 있는 상징과 비밀들을 덮어두고 재미있는 옛이야기로만 알고 지나간다는 것이 자꾸 개운치 않아서 누군가 내게 신화의 비밀을 풀어 설명해줄 책을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책 &lt;우리 신화의 수수께끼&gt;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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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단군신화에 대해서조차 내가 모르고 있던 부분들이 많았다는 것이다.&#160; 단군신화 속 웅녀와 연결되는 곰나루 전설과 에벤키족의 웅녀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여성신의 타자화, 주변화에 대해 안타까움이 일었다.&#160; 게다가 단군을 낳은 것이 웅녀가 아니라 백호라는 신화도 존재하고, 환웅의 남근이 너무 길어서 다른 동물들이 모두 마다했는데 오직 곰이 환웅을 맞이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다소 민망하고 황당한 설화도 있다고 하니(물론 신화에서 표현되는 거대한 남근은 처음엔 창조신의 상징이었다가 국가권력의 상징으로 변형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도대체 잊혀진 우리의 신화와 전설, 민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싶기도 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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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의하면 신화의 섬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에만 18000여 명의 제주신과 500여 편의 신화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건국신화나 시조신화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인 셈이다. 이 책 안에서 새롭게 만난 신화와 전설들은 하나같이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였지만 그 속에 숨은 뜻을 알고 나면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다.&#160; 그 안에는 문명화된 세계에 대한 비판, 여신의 역사적 패배와 소외로 인한 주변화, 남신의 수렵문화와 여신의 농경문화의 만남과 충돌, 왕권의 정당화와 강화를 위한 신화의 변용, 남성 중심 문화로의 변모 등등의 속내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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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원래 시를 공부하다가 신화를 만났다고 한다.&#160; ‘시적 상상력과 신화적 상상력, 시적 사유와 신화적 사유가 둘이 아님’을 알고 신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는데 그 말의 의미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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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의 챕터마다 마지막 부분에 본문에 나온 신화나 전설 등을 간략하게 실어주기는 했지만 우리 신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고 있어야 읽기가 더욱 수월할 것 같다. 게다가 몽골과 시베리아,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의 여러 부족의 신화와 전설이 얽혀 들어가 있어 저자가 우리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줄 여유는 없는 듯 보인다.&#160; 따라서 &lt;살아 있는 우리 신화&gt;(신동흔 저, 한겨레출판)이나 &lt;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gt;(서정오 저, 현암사), &lt;왜 우리 신화인가&gt;(김재용,이종주 저, 동아시아)등등의 우리 신화를 소개한 책들과 함께 읽는다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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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1/66/cover150/89843117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1665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노스탤지어의 힘 -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12065</link><pubDate>Wed, 21 Nov 2007 06: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7120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2875&TPaperId=17120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8/42/coveroff/89719928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2875&TPaperId=17120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a><br/>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7년 09월<br/></td></tr></table><br/><br />
팔레스타인 난민인 영화감독 미셸 클레이피는 “노스탤지어는 우리에게 하나의 무기다”라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160; 이때의 ‘노스탤지어’는 회고 취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160; 권력자나 강자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는 틀에 박힌 말로 자신의 정당하지 않은 행위를 감추고, 부당한 권익을 기정사실화하려 한다.&#160; ‘노스탤지어’란 그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정신을 가리킨다.&#160;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쓴 동기이기도 하다.&#160; (p.5)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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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49명의 사람들 중에는 낯선 인물들이 꽤 많았다.&#160; 특히 일본의 군국주의에 저항했던 일본인들의 이름과 삶은 오직 식민시대의 가해자로만 여겼던 내게 무척 의외의 것이기도 했다. 군사 쿠데타로 살해된 칠레의 아옌데 대통령은 알고 있었지만 정치범 수용소로 변해버린 칠레 스타디움에서 저항의 노래를 부르다 끔찍하게 살해된 빅토르 하라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160; 우리나라 인물들 중에서도 김구, 안중근, 윤동주, 홍범도, 김지하, 박노해, 윤이상 등등은 낯이 익었지만 B,C급 전범으로서 사형을 당했던 조선인 전범 조문상이나 박정희의 독재와 맞선 어머니 오기순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160; 이렇게 이 책에는 강자, 권력자, 정복자들이 그려놓은 역사의 물줄기에서 함께 흐르기를 거부하고 가라앉아 버린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담겨있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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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49인의 생애가 대여섯 페이지의 짧은 분량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읽다가 갑자기 삶이 왜 이리 서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념과 체제, 전쟁과 폭력의 횡포 속에 내동댕이쳐진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지켜내려 했던 정신의 영롱함과&#160; 이상의 견고함이 슬프고도 서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 ‘묘비명’처럼 기록된 사람들의 핏빛 선명한 삶과 죽음이 과거의 틀 속에 고립된 채 현재로 흘러들지 못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160;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불하고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더 꼬여만 가는 듯한 세계, 드러난 상처들의 치유방법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듯한 오늘날의 모습이 이 책에 담긴 49인의 생애 앞에 부끄럽고 민망하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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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49인.&#160; 그러나 그들은 이미 사라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의지마저 박탈당한 죽은 자들이다.&#160; 그들이 사라지고 사라지지 않고는 그들이 아니라 남겨진 우리들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어쩐지 섬뜩하다.&#160; 역사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인물들 중에는 저자의 말마따나 남겨진 기록이 전무한 말없이 죽어간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고,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계속 가라앉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각하는 것은 분명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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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도 퇴적은 언젠가 강물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는 희망을 믿고 싶다.&#160; 저자가 말한 무기로서의 노스탤지어는 그 때를 앞당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을까.&#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8/42/cover150/89719928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84279</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얕지만 흐름이 느껴지는 미술사 -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69510</link><pubDate>Thu, 01 Nov 2007 10: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695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850779&TPaperId=16695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9/21/coveroff/89588507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850779&TPaperId=16695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a><br/>로이 볼턴 지음, 강주헌 옮김 / 도서출판성우 / 2007년 09월<br/></td></tr></table><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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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이란 강물의 흐름과 같아서 어느 순간이든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다.”(p.12)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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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머리말에 나오는 글이다. 미술사라는 이름의 강물이 너무 깊고 넓어 보여서 성큼 발을 담그지 못하고 있던 내게 용기를 내도록 격려하는 응원의 메시지 같았다. 그러나 곧이어 “그림이란 심각한 것이며, 관객의 진지함과 미술의 권위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진지함을 두루 요구하는 것”(p.13)이라는 충고의 말을 덧붙인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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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장의 명화와 그것을 그린 화가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며 미술사의 맥락을 짚어보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재미를 느껴가며 술술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림은 낯익은데 화가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로 화가의 이름은 낯익은데 작품은 생소한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안해 냈다는 ‘공기원근법’이라든가 매너리즘, 스푸마토 기법, 단축법, 우키요에, 임파스토 기법, 카프라치오 기법 등등의 미술용어들을 함께 살펴보고 점검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뜻깊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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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50장의 명화와 그 화가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미술사의 그 깊고 넓은 흐름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략적인 흐름을 느껴보기엔 무척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전적 역할도 훌륭히 해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편집 상의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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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아쉬움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화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미 읽고 지나간 화가나 아니면 앞으로 나올 화가들의 이름이 등장하곤 하는데 그럴 때 찾아보기 쉽도록 가나다순 배열의 화가와 작품 찾아보기가 덧붙여졌다면 더 좋았을테데, 하는 아쉬움이다. (물론 뒤에 실린 ‘주요 미술 용어 해설’과 ‘연대표’는 더할 나위없이 고맙다.) <br />
예를 들어 76쪽 만테냐에 대한 설명에서 도나텔로와 판 데르 베이던이 언급되는데 판 데르 베이던은 124쪽에서 소개되는 화가다. 그럴 경우 화가 이름 옆에 (124쪽 참조)라는 괄호 글이 명기되었다면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또 도나텔로는 아예 이 책에서 언급되지 않는 화가인데 78쪽 베로키오에 대한 설명글에서 다시 언급되는 화가이기도 하다. 그럴 경우엔 각주를 써서 그 화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글이라도 달아준다면 나 같은 문외한은 무척 고마웠을 것이다. 이런 아쉬움은 80쪽에서 기를란다요를 설명하면서 휘호 판 데르 흐스를 놓치고 멀리는 381쪽 이브 클랭에서 말레비치를 놓치면서 더 절실해졌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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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쉬움은 작품과 화가에 대한 설명글이 우선시되어 편집되다 보니 대부분 작품이 뒷 페이지에 가서 실린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페이지를 넘겨가며 작품을 확인해야 하니 번거롭다는 느낌이 든다. 설명글에 들어가기 전에 독자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가질 수 있도록 작품을 설명글 앞에 실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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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미술, 이탈리아 르네상스, 북유럽 르네상스, 17세기 미술, 로코코와 신고전주의, 근대세계의 탄생,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모더니즘과 현대세계로 구분된 목차는 시대별 구분과 양식별 구분이 뒤섞인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읽는 데 큰 무리를 느끼지는 못했다. 미술사 전반에 걸친 대략적인 흐름과 화가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접하기엔 적당한 책이란 느낌이 든다. 단지 이 책을 읽고 난 후유증이라면 이 책에 소개된 화가들 중 몇몇의 생애와 작품 여정에 좀 더 깊이 빠지고싶다는 목마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누군가가 미술이라는 크고 깊은 강 가장자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나에게 좀 더 깊이 들어와보라고 속삭이며 유혹하는 것만 같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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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모딜리아니와 쾨테 콜비츠, 조지아 오키프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없어 서운했다. 그러나 150장의 명화와 150명의 화가만으로도 소화해내기가 벅차므로 서운함을 접어 놓는다. 앞으로 미술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 곁에 두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br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9/21/cover150/89588507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92174</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우리의 빛깔 찾기  -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51585</link><pubDate>Wed, 24 Oct 2007 10: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515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1335990&TPaperId=16515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coveroff/898133599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1335990&TPaperId=16515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a><br/>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05월<br/></td></tr></table><br/>&nbsp; <br>
얼마 전 &lt;한국의 문기&gt;를 읽고는 내친 김에 빼들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참 이상하게도 나는 서양화보다 우리 옛 그림들이 더 낯설다.&nbsp; 아마 화가 이름을 대보라고 해도 서양화가들의 이름을 우리 옛 화가들보다 더 많이 댈 수 있을 것이다.&nbsp; 나의 그런 점이 못마땅하기도 해서 우리 옛 그림에 대한 책을 사서 꽂아두곤 했는데, 그 낯설음에 쉽게 펴보질 못하고 있었다.&nbsp;&nbsp;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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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좀 더 일찍 펴보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일었다.&nbsp; 이미 2005년에 작고하신 오주석님이 생전에 열강하신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이 책은 우리 옛 그림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nbsp; 옛 그림들을 세세하게 살펴가며 설명해주는 오주석님의 칼칼하고도 열정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하게 울려 퍼지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너무나 재밌게 페이지를 넘겨 갔다.&nbsp; 게다가 이 책은 풍부한 작품 사진을 포함하고 있는데,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나 이 재,이 채의 초상 등등 많은 작품의 세부를 확대해 놓은 사진들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nbsp; 덕분에 글 중간 중간 작고 흐린 글씨로 ‘청중들 “와”하고 크게 감탄하는 소리’, ‘청중 웃음’과 같은 강의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지문(?)들의 지시에 따라 나도 “와”하고 감탄하고 웃기도 하는 감응과 공감의 묘미를 맛보기도 했다.&nbsp;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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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님은 특히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것 같으나 ‘풍속화가’라는 그릇된 선입견밖엔 아는 게 없는 김홍도의 인물됨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더욱 열강을 토하신다.&nbsp;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로소 김홍도를 풍속화가라고 규정짓는 것이 왜 말도 안 되는 소리인 줄을 알겠다.&nbsp; 또 우리 옛 그림의 깊고도 구수하고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매력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nbsp; 그 커다란 여백들 속에, 단숨에 내려 그은 듯한 일필휘지의 붓자국 속에, 바늘처럼 가느다란 세필로 그려진 수천 번의 붓질 속에, 어눌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저 그림 속 인물들 안에 오랫동안 바라보고 씹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다른 세계가 있구나, 하는 느낌은 가슴 속까지 찌릿하게 만들었다.&nbsp;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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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훌륭한 명작들이 일본식 표구에 갇혀서 그 빛을 마음껏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nbsp; 과연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가두고 있는 일본식 표구와 이명기의 채제공의 초상을 부드럽게 안고 있는 우리의 장황은 비교가 무색할 만큼 차이가 확연했다.&nbsp; 오주석님의 말씀대로 일본식 표구는 ‘개꼬리가 개를 흔드는’ 꼴이라는 게 딱 맞는 표현이었다.&nbsp;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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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국가 공식 영정이라는 이순신 초상, 논개 초상, 춘향 초상 등이 일본 총독에게 한복 입은 아녀자들이 금비녀를 뽑아 바치는 그림을 그려 대동아 전쟁 선전에 앞장선 김은호라는 사람에 의해 그려졌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스러웠는데, 저자의 주장대로 우리 나라 화폐의 인물 초상들도 빨리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일기도 했다.&nbsp;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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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 그림에서 읽을 수 있는 조선의 합리적 유교주의, 성리학적 세계관과 도덕관은 자본주의의 천박함을 기워줄 대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nbsp; 민족주의는 극단의 부족주의로 치달을 위험도 있다.&nbsp; 그러나 극단의 보편주의 또한 위험하다는 것도 사실이다.&nbsp; 문제는 다양성의 인정인데, 우리나라로 보자면 오히려 자기 빛깔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 더 병이지 않나 싶다.&nbsp; 일제의 문화말살과 역사왜곡의 억압 정책 속에서 뒤틀리고 조각나 버린 우리 문화를 회복하고 세계의 다양성 속에서 당당히 제 빛깔을 발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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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cover150/898133599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18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우리 안의 또 하나의 잠재력, 문기 - [한국의 문기 - 세계가 높이 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49074</link><pubDate>Tue, 23 Oct 2007 08: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490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390638&TPaperId=16490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9/4/coveroff/89713906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390638&TPaperId=16490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국의 문기 - 세계가 높이 산</a><br/>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7년 10월<br/></td></tr></table><br/>&#160; <br />
우리 문화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록유산 등재라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그것이 그렇게 대단한 사실로 다가오지 않았었던 건, 등재가 당연하다는 식의 우월감 때문이 아니라 우리문화를 폄하해 바라보는 문화적 열등감과 무지 때문이었다. 이 책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우리 문화재를 설명해주고 있는데 학교 국사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직지심체요절’,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고려대장경’,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훈민정음’과 차례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의궤’까지 다루고 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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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는지,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중국문헌으로 분류되어 있던 직지를 발견하고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본으로 인정받기까지 분투한 박병선 박사님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세계 최초의 인쇄본 다라니경이 발견되던 때의 극적인 이야기, 조선 세종 때 고려대장경을 탐낸 일본이 사신을 보내 단식투쟁까지 벌여가며 대장경을 가져가려고 하던 이야기, 또 한국전쟁 당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에 불복하면서까지 귀중한 유산을 지켜낸 김영환 대령님의 이야기, 임진왜란 때 전주사고의 실록을 지켜낸 선비 안의와 손홍록의 이야기 등등의 일화가 소개되고 있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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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찬란한 기록유물들을 토대로 풀어내는 우리민족의 드높은 인문정신, 치밀하고 세밀한 기록정신, 그리고 그런 훌륭한 기록물들이 나올 수 있었던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화적 토대들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반성하게 되고 폄하되었던 우리 옛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긍심의 싹이 돋아나는 걸 느끼게 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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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날씨와 천체의 변화는 물론 임금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히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이라크 자이툰에 우리 군대를 파병하는 국무회의 기록이 단 두 줄로 처리되었다는 사실도 참담하거니와 전재산 29만원의 신화를 남긴 전두환은 아예 국무회의 기록을 자기 집으로 싸들고 들어갔다니 어이없고 황당하기만 하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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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글에 담긴 과학적 원리와 한글의 우수성을 피력하고 있다.&#160; 수박 겉핥기식이거나 세뇌시키듯 되풀이 되던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주장은 항상 뚜렷한 근거도 논리도 없는 듯 보였었다.&#160; 심지어 고등학생 시절 한 선생님은 영어는 항상 주어 동사가 분명하고 우리말처럼 애매하지 않다며 영어에 비해 우리말과 글이 한참 뒤떨어진다는 듯 혀를 끌끌 차곤 했다.&#160; 그러나 이 책에 쓰여진 글대로&#160; 휴대전화 문자시대의 엄지족의 탄생도 한글의 과학적인 구조와 편리성에서 비롯된 것이며 IT시대에 우리가 컴퓨터 자판에 적응력이 뛰어난 것도 필경 한글 덕이다. 간송 전형필 님이 훈민정음 해례본은 지키기 위해 힘쓰신 노고(전형필 님께 우리가 어디 훈민정음 해례본의 덕만 입었겠냐만) 새삼 머리가 숙여지는 것은 해례본이 아니었다면 한글 창제의 원리도 모른 채 ‘세종이 문의 창살을 보고 우연히 만들었다’는 해괴한 주장을 한 마디 반박도 못하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는 아찔함 때문일 것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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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 앞서 &lt;한국인을 춤추게 하라&gt;는 책에서 우리민족의 신기를 설명했다고 한다.&#160; 신기에 문기를 덧붙이면서 저자는 <br />
“저는 지금까지 본 문기와 신기의 정신이 한국인의 심성 안에 내장되어 있는 멜로디 혹은 가락이라고 생각합니다.&#160; 이 멜로디가 한국인에게 다시 들려질 때, 한국인은 자신만의 춤을 추게 될 것입니다.&#160; 춤을 추면서 한없는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동안 겪었던 많은 아픔들을 스스로 치유하게 될 것입니다.&#160; 아울러 자신 속에 잠재되어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신이나 자신들의 문화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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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와 신기의 정신이 어우러진 멜로디가 우리 귀에 하루 속히 들려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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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9/4/cover150/89713906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90453</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우리 아이, 책과 절친한 친구 되기 - [창의력 통통 사고력 쑥쑥 우리 아이 행복한 책 읽기 - 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 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16453</link><pubDate>Mon, 08 Oct 2007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1645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607795&TPaperId=16164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8/15/coveroff/899060779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607795&TPaperId=161645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창의력 통통 사고력 쑥쑥 우리 아이 행복한 책 읽기 - 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 6</a><br/>신애숙.유성화 지음 / 팜파스 / 2007년 09월<br/></td></tr></table><br/>&#160; <br />
내 아이를 ‘생각이 깊은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160; 남들이 하는 대로 떠밀리지도 말고, 세상과 그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타인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도 할 줄 알고,&#160; 사리분별에 부족함이 없어 올바른 길을 가고, 그런 삶 속에서 의미와 행복과 사랑을 건져내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며 살아가기를 비는 마음이야 어느 부모나 다 한결같지 않을까. 내 아이가 책을 즐겨 읽는 아이로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그런 부모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일 터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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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게 부모의 욕심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서 늘 고민이다.&#160; 우리 집 세 아이만 보더라도 아이 하나하나 성향도 다르고 기질도 달라서 똑같은 방법으로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160; 도서관에 가도 아이들의 책 읽는 모습은 가지각색이다.&#160; 옆에 만화책만 잔뜩 쌓아놓고 읽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일부러 구석진 자리로 찾아가 진지한 독서에 열중하는 녀석도 있다.&#160; 책보다는 도서관 시설물이나 친구들에게 더 관심을 보이며 왔다 갔다 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무릎에 앉아 다소곳이 엄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도 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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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나의 고민이었다.&#160; 되도록이면 시행착오를 적게 하고 부작용 없이 내 아이와 책을 절친한 친구로 만들어 줄 방법이 뭘까, 하는 것.&#160;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통일된 모범답안이 없기에 더욱 어렵고 헷갈리는 육아의 비법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160; 그래서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책 읽기 노하우를 공개한다!”는 책 표지 글에 덥석 낚였던가 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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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논조가 ‘무조건 많이 읽히라!’식이 아니라서 좋았다.&#160; 책을 읽으면 아이의 학습 발달에 이런 저런 점이 좋더라 식의 책장사 같은 글이 아니라서 좋았다.&#160; 엄마 무릎 위를 고수하며 앉아서 차분하게 귀를 기울이는 아이의 모습을 이상적인 아이의 모습으로 찍어내고 있지 않아서 좋았다.&#160; 책을 찢고, 책에 낙서하고,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지 못할 정도로 산만하고, 만화책만 좋아하고, 고집불통에 말썽장이인 아이들까지 모두모두 품어 안고 책으로 가까이 불러들이는 것 같아 좋았다.&#160; 게다가 엄마들에게 욕심을 덜어내고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켜 주니 더더욱 좋았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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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이 이론과 책 읽기에 대한 너그럽고 자애로운 글들만 실어 놓은 것은 아니다.&#160; 한글 학습에 관해서만 하더라도 빨리 가르치는 게 낫다거나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안 가르치는 게 더 낫다는 식의 극단론으로 치우치지 않는다.&#160; 취학 전 한글 학습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교육현실 상 한글 떼기를 마냥 느긋하게 여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독서를 한글 학습의 방편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160; 그리고 논술에 대해서도 보다 근본적인 핵심에 접근해서 설명한다.&#160; 글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가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도록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160; 백 번 천 번 옳은 말씀이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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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 책은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근본적인 핵심을 흩어놓지 않는다. 갖가지 사례별로 구체적인 해결방법까지 실어놓아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160; 그림책에 대한 소개가 많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대신 책 읽기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도와주는 글들이 많다.&#160; 내 아이 독서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겠다.&#160; 서두르지 말고, 욕심 부리지 말고, 내 아이의 바탕을 비옥하게 가꾸는 성실하고 우직한 농부가 되어 아이가 스스로 자기만의 열매를 맺으리라는 것을 믿고 기다리는 일, 그게 부모가 해야 할 일이고 내 아이의 뿌리가 깊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160; 막상 닥쳐보면 그게 무지무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8/15/cover150/899060779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81589</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일본총각에게 한 수 배우다 -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15097</link><pubDate>Mon, 08 Oct 2007 01: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6150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94578&TPaperId=16150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6/83/coveroff/899099457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994578&TPaperId=16150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a><br/>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09월<br/></td></tr></table><br/>&#160; <br />
나에게 요리는 일용할 양식에 맛을 더하는&#160;최소한의 행위다.&#160; 포만감을 위해서, 그리고 미각의 만족을 위해서 음식에 각종 장식을 덧붙이거나 요리절차가 복잡해지는 것은 딱 질색이다.&#160; 간단히 말하자면 요리에 긴 시간을 투자하기도 싫고 최대한 단순한 조리법을 선호하는 나태한 사람이란 뜻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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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난 이 요리책이 마음에 든다.&#160; 일단 만드는 법의 절차가 대부분 번호 3, 4번을 넘지 않는다.&#160; 예외적으로 첫 요리 ‘돼지고기간장소스조림’이라는 긴 제목의 요리만이 6번까지의 순서로 되어 있고, 착하게는 달랑 두 번의 절차만으로 해결이 되는 요리도 적지 않다.&#160; 물론 지나치게 절차를 단순화시켰다는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160; 그러나 그 단순화된 만드는 법에서 용기를 얻기도 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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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요리책을 낸 주인공 청년의 블로그 팬들이 top으로 뽑은 GBS포테이토라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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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은 딱 4단계로 설명되어 있고, 바질을 제외하고는(바질도 일상 요리에서 드물게 쓰인다는 것뿐, 아주 낯설지는 않는 재료이긴 하지만) 재래시장이나 동네 작은 슈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160; 밑에는 ‘고짱의 어드바이스’라는 제목의 박스에 요리 노하우가 적혀 있고 그 옆에는 ‘네티즌 목소리’라는 박스에 만들어 먹어 본 이들의 간단한 평을 담아 놓았다.&#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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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반가웠던 것은 바로 이 부분, ‘필살 소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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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를 제대로 만들고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면 요리가 한결 간단하고 쉬워지는 게 사실이다.&#160; 착하게도 ‘고짱의 비밀’이라는 코너에 각종 기본 소스의 레시피가 올라있었다.&#160; 사실 데리야키 소스는 집에서 만들어 놓고 생선 요리나 닭요리에 써먹곤 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소스보다 훨씬 간단하다. (그래봤자 레몬즙이랑 마른 고추 조금 넣고 끓여주는 것 뿐이지만)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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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고민 상담실’이니 ‘고짱이 애용하는 키친 아이템’이니 하는 코너는 요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많이 배려했다는 느낌이 든다.&#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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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일본 청년의 요리책이다 보니 낯선 요리재료의 이름이 보인다는 것이다.&#160; 예를 들면 ‘오크라’라든가 ‘로리에’, ‘시소잎’, ‘폰스’, ‘아부라후’ 등등...&#160; 그런 재료들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든가 아니면 대신해서 쓸 수 있는 재료라도 언급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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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다가 닭가슴살에 각종 야채를 넣어 굴소스를 넣고 볶았다.&#160; ‘닭가슴살과 마늘대의 XO장 볶음’을 나름대로 응용해서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었는데, 아이들의 호응이 뜨거웠다.&#160; 일용할 양식에도 가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자극이 필요한 것 같다.&#160;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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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6/83/cover150/899099457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68367</link></image></item><item><author>섬사이</author><category>관심</category><title>연암의 숨결을 전하는 책 - [비슷한 것은 가짜다 - 연암 박지원의 예술론과 산문미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5544173/1555265</link><pubDate>Fri, 07 Sep 2007 05: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5544173/15552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265203&TPaperId=15552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2/32/coveroff/89762652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265203&TPaperId=15552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슷한 것은 가짜다 - 연암 박지원의 예술론과 산문미학</a><br/>정민 지음 / 태학사 / 2003년 07월<br/></td></tr></table><br/>&#160; <br />
책을 읽다보면 누군가 앞서 저만큼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때가 있다.&#160; 여러 영역에서 깊이를 더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러울 때가 있다.&#160; 게다가 그런 분들이 평범한 가정주부에 지나지 않는 내가 읽고 이해하고 감동할 정도의 쉬운 글로 자신의 전문 영역을 설명해줄 때에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br />
<br />
연암 박지원은 그런 분들이 없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사람이다.&#160; 내가 무슨 재주로 한문투성이의 원문을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설사 자전을 찾아 펼쳐가며 읽는다 해도 글 속에 인용된 중국 고사들과 인물들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160; 그랬더라면 연암의 글은 자전이 너덜거리도록 뒤져내며 한문을 찾아낸 나의 애쓴 보람도 없이 300년의 시간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낙엽처럼 떨어져 구르며 썩어갔을 것이다.&#160; <br />
<br />
처음엔 &lt;책만 읽는 바보&gt;라는 책 속에서 연암의 향기가 코끝을 스쳐갔다. 어쩐지 그 향기가 잊혀지지 않아서 고미숙 님이 쓴 &lt;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gt;란 책을 찾아 읽었다.&#160; ‘열하일기’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너무 무거워서 일부러 중고생 대상으로 나온 책을 골라 들었던 것이다.&#160; 그 책을 읽고는 뭔가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160; 그래서 같은 저자의 &lt;열하일기, 유쾌한 웃음과 역설의 시공간&gt;이란 책을 더했다. 연암의 열하일기 여정을 따라가면서 연암이라는 인물에 대해 탐구한 책이었는데 이를 통해 비로소 연암이 내게 의미를 주기 시작했다.&#160; 그 다음 책으로 골라 든 책이 바로 이 &lt;비슷한 것은 가짜다&gt;였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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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의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코끼리 이야기와 까마귀 이야기로 시작되는 글은 심사心似와 형사刑似,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 등을 논하는 연암의 작문론으로 치닫고 그러다가 연암이 지기들과 나눈 정, 누나를 떠나보내는 마음, 너무 일찍 찾아온 빈궁하고 쓸쓸한 의기 꺾인 중년의 모습이 펼쳐진다.&#160; 당시의 경직된 관습과 세태가 연암의 시퍼렇게 빛나고 생생하게 펄떡이는 지적사유를 제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사실이 안타까웠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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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가 기행문이지만 이 책은 연암의 여정을 쫓아가지는 않는다.&#160; 열하일기 중에서 코끼리, 까마귀, 그리고 호곡장을 비롯한 주요 텍스트를 해석한 글이 스물 다섯 편이 실려 있고 저자가 그 글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160; 저자는 설명글에서 다른 인물들의 시와 그림, 글들(심지어 현대시인 신동집의 ‘오렌지’, 김윤성의 ‘추억에서’, 박상천의 ‘방생’이라는 시까지도!!)을 끌어오기도 하고 때에 따라 한 페이지에 반이 넘는 각주를 달아놓기도 했다.&#160; 연암의 글이라 하면 시퍼런 칼날이나 고막을 찢는 듯한 대성일갈의 목소리를 연상했었는데, 지기들에게 보내는 편지글 중에는 그 애틋함과 애절함에 가슴이 저려오는 것도 있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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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말이 간절해도, 이른바 천리 길에 그댈 보내매 마침내는 한 번 이별일 뿐이라는 것이니 어찌 하겠소.&#160; 다만 한 가닥 가녀린 정서가 이리저리 감겨 면면이 끊어지지 않으니, 마치 허공 속의 허깨비 꽃과도 같구려.&#160; 와도 어디서 좇아오는지 모르겠고, 떠나가도 다시금 애틋할 뿐이라오.”(p.219)라든가 “저물녘 용수산에 올라 그댈 기다렸지만 오시질 않더군요.&#160; 강물만 동편에서 흘러와서는 어디로 가는지 보이지 않더이다.&#160; 밤이 이슥하여 달이 떠오길래 정자 아래로 돌아왔지요.&#160; 늙은 나무가 희뿌연데 사람이 서 있길래, 나는 또 그대가 나보다 먼저 그 사이에 와 있는가 생각했었다오.”(p.221)같은 글은 연암의 인간적인 감수성을 엿보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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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맨 뒤편, 책에 실린 연암의 글들이 원문으로 묶여있다. 그 글들을 보고 식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자 문맹의 나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내가 정민 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160; 저자의 주선 없이는 연암의 숨결을 느낄 수 없었을 터이니..&#160;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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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나에게 따끔한 질문을 던졌다. <br />
“서구의 담론만이 진짜인 양 행세하는 동안, 정작 우리 것은 기름 때에 절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버린 물건이 되고 말았다.&#160; 이제 서여오가 그랬듯이 뭇 사람이 버린 가운데서 그 그릇의 값어치를 알아보고 묵은 때를 벗겨낼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p.315)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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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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