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아무거나 솜사탕 문고
함영연 지음, 현숙희 그림 / 머스트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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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난 첫 느낌은 '실용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이 동화는 섬세한 소녀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 자존감을 회복해가고 그 과정 속에서 저학년 독자들의 용기를 북돋아줘요.

일상생활 속에서 초등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건을 간접 체험하면서 현명한 대처 방법을 체득하기 때문이죠.

 

특히 주인공 리아가 자존감을 잃어가는 시간들을 관찰하고 진단하며 파노라마 처럼 그려냅니다.

우리 아이가 당찬 아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 모든 부모가 다 같겠죠.

사실 리아가 겪은 갈등은 어른들에게도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누구나 리아와 진희, 남우의 이야기처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면 커 가며 성인이 됩니다.

 

그러나 그 갈등에 대처하는 자세는 각자의 몫입니다.

지혜로운 아이는 정신근육이 단단해지고 책임감 있는 아이로 거듭나겠지만

내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아무거나'를 외치며 상처를 받겠죠.

어설프게 착한 사람들이 우울증에 잘 걸리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삶을 더 잘 헤쳐나간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동화는 저학년 아이들의 읽었으면 하는 사회 체험 지침입니다.

 

작가는 마음 놀이터 언니의 입을 빌려 '나는 소중하다'라는 힘찬 메시지를 던지며, 까르르 웃고 하하 호호 손뼉 치는 동화만이 저학년 동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하지요.

아울러 읽은 재미만큼이나 일러스트는 또한 마음을 포근해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당당한 자신을 찾았으면 하는 작가의 간절한 바람은 페이지 곳곳에 묻어나요.

"세상 모든 아이들아, 마음의 문을 닫지 마!"

저도 작가의 바람만큼이나 뭉클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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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아무거나 솜사탕 문고
함영연 지음, 현숙희 그림 / 머스트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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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케이. 섬세한 우리 딸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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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벌레 씨앗시선 6
김정련 지음, 김민경 그림 / 한그루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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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동시를 조금 유치하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후 많은 동시를 접하며 달라지기는 했어도 어숨프레 남아 있는 동시에 대한 편견은 동시집 <콩벌레>를 접하고 송두리째 사라졌다.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만드는 마이다스의 손처럼, 모든 사물을 가치있게 만드는 시인의 시선은 가히 경이로울 지경이다. <콩벌레>는 단순한 동심의 전달을 넘어서 동심으로 빚어낸 언어로 메마른 세상을 재창조해 낸다.
이 동시집은 봄, 여름, 가울, 겨울의 4계절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각 테마마다 아기자기한 동심으로 감귤 터지듯 톡톡 쏘며 계절의 일상을 재치있게 그려낸다. 

 

팡! 팡! 요란하게 터지는 꽃 /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꽃 / 엄마 나도 불꽃이에요 / 조금만 떨어져서 봐주세요. <‘불꽃’ 전문>

익숙했던 일상을 꺼내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기도 하고,

 

…눈길이 닿는 곳 마다 피어난다.
언제나 앞니 드러내고 해맑게 웃는 주유소 늙은 형 /
어금니가 빠지며 볼살을 먹어치웠다…. <‘주유소 형’ 中>

어른들은 절대 발견할 수 없는 동심의 눈길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모든 것을 새롭게 해석해 낸다.

 

운동화 신고 탈의실에 들어갈 땐 미처 몰랐네/ 돌아 나오다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 보니/ 얼굴이 빨개졌네 / 가슴이 쿵쾅거렸네 <‘발자국2’ 전문>

보통 사람들이라면 보이지도 않을 사소한 일이겠지만 보드라운 아이의 양심이기에 얼굴도 빨개지고 가슴도 쿵쾅거리게 할 것이다. 시인은 아이의 시선으로 저공비행하며 같은 세상이지만 조금은 다른 세상, 더 넓은 세상을 이야기 한다.

시집 한 권에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제주도의 시인 김정련의 첫 동시집은 <콩벌레> 은 차가운 계절, 우리들의 마음에 비껴내리는 동심의 햇살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자. <콩벌레>를 읽으면 자연은 자신에게 눈길을 주는 이에게만 비밀의 문을 열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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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벌레 씨앗시선 6
김정련 지음, 김민경 그림 / 한그루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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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읽어본 동시집 중에 최고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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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기도깨비와 밀곡령
함영연 지음, 장영철 그림 / 도담소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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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기의 아이들은 모든 만물에 생명이 있다고 믿고 무생물에도 깊은 애착을 갖는다.

나도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인형에도 모두 정령이 있다고 믿었고 하도 못해 낡은 책받침 하나도 나를 위한 무언가가 깃들여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중에야 그 믿음은 깨졌지만 그 소중함은 여전히 간직해 나갔다. 이 그림동화는 역시 모든 곡식에도 정령이 있다고 믿은 동심과 농심에서 출발한다.

 

나는 이 동화를 펼치며 우리 밀은 무조건 우리 것이니 먹어야 한다는 단선적인 논리를 벗어나 과연 우리 밀의 가치의 소중함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풀어날까 궁금했다.

 

개구쟁이 아기 도깨비를 등장시켜 슬금슬금 동심에 군불을 때더니 농사에 관여하는 고구려 주몽의 어머니이자 곡모신인 유화부인을 등장시켜 우리 것의 자존감에 정면으로 불을 지른다.

유화부인의 소맷자락 까만 선의 신통함에 궁금증을 자아내며 절정으로 치닫더니 아기 도깨비가 우리 씨앗을 들고 들판으로 달려나가는 장면으로 매듭짓는다.

책을 읽는 아이들 모두 이 지점에서 마음속으로 환호를 내지르지 않을까.

작가는 기발한 상상력과 절묘한 구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놓으며 한바탕 멋진 아동극은 막을 내린다.

 

 

여러 동화에서 다양한 유형의 도깨비를 접해보지만 외국 만화로 변질된 도깨비들 캐릭터들이 남발하는 요즘 이 동화 속의 아기 도깨비는 생생하고 입체감 있게 다가오는 '우리 도깨비'도 드물다.

매 패이지의 앙증맞은 도깨비를 눈앞에서 보듯 섬세하게 그려냈고 만화와 민화, 불화가 뒤섞여 있는 듯한 그림의 아우라는 신비할 정도로 여타 그림 동화의 수준을 압도한다. 본문에 요소요소 배치된 우리 고유어는 고풍미를 더한다.

부록으로 딸린 우리 밀에 관한 상식과 동요는 이 책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종합 교양서로 손색이 없게 한다.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점령해가는 외국산 먹거리가 어디 밀뿐이랴.

읽는 재미,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밀을 사랑하고 우리 아이들의 식탁부터 지키려는 온기, 그리고 깊이 모를 내공이 느껴지는 글 그림의 조화에 조용히 별 다섯 개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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