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이 내리는 정자 새싹 그림책 7
서동애 지음, 김혜화 그림 / 봄볕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가끔씩 장르를 넘나드는 것 같은 작품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국악이 가미된 대중가요라던가 록 음악에서 교향악을 들을 때처럼.

바로 이 동화가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품격 있고 의미 있는 그림동화를 만났네요.

제가 먼저 읽고 7살 딸은 읽어주고 다시 13살 아들과 릴레이로 읽었습니다.

이제 핸드폰에 빠져 독서를 게을리하는 애엄마 차례라 식탁 위에 올려놓았네요. ^^

이 책은 그림 동화지만 고학년이나 어른이 읽어도 손색없는 어린이 교양서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곧바로 고즈넉한 조선 시대 정자를 배경으로 한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단면적인 그림이 아니라 꽃과 구름과 산과 정자가 애니메이션처럼 펼쳐져요. 책을 펼치자마자 "어, 이거 뭐지? 요즘 그림 동화 이렇게 나오나."라고 중얼거렸네요.

그림 동화를 위한 그림이 아닌 독특한 화법으로 이미 그림과 만화의 경계를 허물어버렸고

간결한 문장에 돌쇠의 구수한 사투리까지 섞어 유몽인의 인품과 철학이 오롯이 녹아있어요.

유몽인과 <어우야담>은 고교 한국사 시간에도 등장하는 비중 있는 테마지만 저도 이런 분이라는 건 처음 알았어요.

활자로만 암기하는 역사를 설화를 통해 체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지만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자세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단물이 내리는 정자>는 종합 문학으로서 그림 동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네요.

경쾌하게 들려주는 맛깔나는 이야기와 한 번도 보지 못 햇던 독특한 그림. 그리고 깔끔한 고급스러운 양장......오랜만에 만나보는 멋지고 뿌듯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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