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 부부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과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들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부부가 같은 일을 하면 좋은 점이 많을까요, 안 좋은 점을 많을까요. 같은 일을 함으로 인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커서 좋을것도 같고 너무 속속들이 잘 알아서 안 좋을 때도 있을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부부가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건 좋은 점 보다는 불편한 부분들이 많아서 결국엔 한 사람이 이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직종에 종사하면서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안좋은 점 보다는 좋은 부분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일적으로 이해하는 부분이 많기에 의논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심적으로 이해하는 부분도 많아보였습니다.

 

부부가 같은 일을 하고 같이 책을 낼 수 있다는건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에게 특별한 일 일겁니다.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는 부부 건축가의 폭넓은 가치관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부부가 같은 일을 하기에 알 수 있는 부분, 공감하는 부분, 부부기에 가능한 교감들이 책 곳곳에 숨어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니 나름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남편의 의견이 좀 더 들어가지 않았을까, 이 부분은 아내의 의견이 더 들어갔을것 같은데... 하는 상상을 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전혀 건축과 상관없는 듯하게 시작하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건축이, 도시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현대건축에 말 걸다'라는 타이틀로  맥거핀 효과로 볼 수 있는 뉴타운 사태, 문화의 한 축을 이루는 비보이와 뱅크시를, 2부는 '문화와 교감하다'는 타이틀로 만화 속풍경, 최초의 방송국과 건축가 문훈의 건축들을 이야기합니다. 3부 '도시를 산책하다'에서는 서촌 통의동 골목과 유네스코 회관을, 4부 '건축, 인간을 바라보다'에서는 윤보 목수, 전인권과 루이스 칸을 이야기합니다.

 

100년의 세월이 흐른 가우디의 건축물은 지금봐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디자인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사람을 배려해서 지은 건축물을 보면 감탄을 넘어 감동까지 밀려옵니다. 건축은 그렇듯 사람과는 뗄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집(건축)은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줍니다. 그보다 영역을 더 넓혀 문화와 예술까지도 닿아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건축의 다양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축가 엄마의 느림여행 - 아이와 함께 가는 옛건축 기행
최경숙 지음 / 맛있는책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때 건축가를 꿈꾸던 때가 있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것 같지는 않고 그저 설계도면을 펼치고 고뇌하는 건축가의 모습이 멋져 보였고 아름다운 집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된 꿈이었을겁니다. 그런 얄팍한 관심으로 꿈이 이루어질리 만무하고 이런저런 이유들로 건축가의 꿈은 멀어지고 이제는 나만의 집을 직접 짓고 싶은 건축주로의 꿈만 남았습니다. 간혹 상상을 해 봅니다. 내가 건축가가 되었다면 어떤 건물들을 설계했을까... 내 집을 지을 때 훨씬 수월했겠네... 창의력이 부족한 나는 훌륭한 건축가가 되진 못했겠네... 괜스레 이루지 못한 꿈을 더듬어 봅니다.

 

<건축가 엄마의 느림여행>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건축가인 엄마가 아이와 함께 한 건축 기행문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건축가인 저자가 두 아이를 데리고 5년 이상에 걸쳐서 전국의 옛 건축물들을 찾아 곳곳을 다닌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모두 열 네 번의 답사 여행을 차곡차곡 담아 놓은 이 책은 아이를 데리고 느린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만큼 많은것을 볼 수 있었던 한 가족의 기록이었습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빠른 여행에서는 놓칠 수도 있었던 부분도 아이와 함께 한 느린 여행이기에 놓치지 않고 보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소쇄원과 송강정이 있는 담양을 시작으로 다산초당과 미황사가 있는 강진과 해남, 태조의 진전이 있는 전주의 경기전, 송소고택이 있는 청송, 추사고택과 천리포 수목원이 있는 예산, 김기응 가옥이 있는 괴산과 미륵대원지의 충주까지 전국 곳곳의 옛 건축물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여행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고즈넉하고 잔잔한 즐거움을 주는 옛 건축물을 둘러보는 여행도 즐겁습니다. 아직 그리 많은 곳을 여행을 해 보진 못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곳을 참고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옛 건축물을 답사하는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를 통해서 작가 테오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넘쳐나는 여행 에세이들 속에서도 넘치지 않는 담백함으로 내 감성을 건드려주는 그의 글이 참 좋았습니다. 그 후로도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까지 그의 책을 읽었고 만족했습니다. 이런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진 남자는 어떤 사랑을 할까 궁금했었는데 이번에는 그의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로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을 집어들었습니다. 900일을 사랑하고 이별할 수 밖에 없었고 너무 괴로워서 이별을 정해놓고 180일의 유예기간 동안 더 사랑을 했다는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대체 그렇게 사랑을 하는데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만큼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존재합니다. 온 몸을 불사르며 활활 타오르는 사랑이 있는가하면 미지근하지만 은근하게 피어오르는 사랑도 있습니다. 내 목숨을 걸어도 좋다는 벼랑 끝 같은 사랑이 있는가 하면 언뜻보면 차가워보일만큼 냉정함을 유지하는 사랑도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다를지언정 모두다 '사랑'입니다. 내가 납득해야만 그 사랑이 맞는 사랑은 아닐겁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 사람들만의 사랑하는 방식이 있을테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힘들었습니다. 이들의 사랑에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내가 납득하지 못한다고해서 그 사랑이 '사랑'이 아닌건 아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선 이들의 사랑에 공감해야 했기에 참 어려웠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는데 헤어져야만 하는 이유가 남자가 부모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거라니....

 

이별로 결론지어지는 사랑도 사랑입니다.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그녀의 사랑은 정말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의 기대를 져버릴 수 없어 포기하는 사랑이란 그저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한 번 들기 시작하니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사랑을 삐딱하게만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과 이별하기 위해 두 달의 시간을 달라하고, 부모님의 성화를 잠재우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개팅을 하고, 소설 속에 내 이야기를 쓰더라도 세부 사항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결국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이별하는 그녀가 내게는 이기심 덩어리로 보였습니다. 다른 시선으로 보면 그녀의 이런 행동들이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모습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쓰기까지 저자는 많이 망설였다고 했습니다. 사랑은 그 사랑의 장본인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게 걱정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처럼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테니 걱정스러웠을 그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하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고 '~에도 불구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게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구나 새삼 느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대학 새내기 시절에 4학년 선배들이 엄청난 어른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막상 내가 4학년이 되어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느낌은 계속 되어서 이십대엔 삼십대가, 삼십대 초반엔 삼십대 후반이, 삼십대 후반이 되니 사십대가 그렇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그런 기분은 할머니가 되어도 계속 그렇겠지요. 하지만 조금은 알것도 같습니다.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몇 살이 되어도 마음은 항상 어린 기분일거라는걸.... 아무런 욕심도 없고 모든 것을 해탈할것만 같아 보이는 나이가 되어도 내 마음은 어린 시절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간혹 놀라기도 합니다. 이 나이면 아무런 고민도 없고 욕심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걸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니 깨닫게 됩니다.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에는 60을 전후 한 세 명의 여자가 등장합니다. 반찬가게 코코야를 운영하는 코코는 남편과 이혼을 했고, 그곳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싱글 마쓰코, 남편과 사별하고 코코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쿠코. 세 사람의 이야기는 요리 재료를 모티브로 하나씩, 하나씩 드러납니다. 다정다감하고 세심한 남편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혼할 수 밖에 없었던 코코는 발랄함을 가장하고 여전히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연락을 합니다. 첫사랑 슌과 30년 가깝게 지지부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마쓰코는 슌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던 이유를 최근에야 알게됩니다. 두 살 된 아들을 잃은 후 남편을 원망하면서 살아야 했던 이쿠코는 몇 년 전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혼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연을 가진 세 명의 여자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나이를 60쯤 먹게 되면 어떤 마음을 갖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걸 생각하면 그 나이가 되어도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과는 거리가 멀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사랑'은 나이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건 이젠 알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살아온 세월만큼 사연도 쌓이고 연륜도 쌓여갑니다. 그저 사연만 쌓이고 나이만 먹어가는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유와 연륜을 갖추면서 제대로 나이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잔잔하고 소소한 이야기였지만 '나'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준 좋은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3 1 - 참이슬처럼 여린 서른한 살의 나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엔 정말 다양한 웹툰이 있습니다. 컴퓨터로 책을 보는것보다는 직접 책장을 넘겨가면서 읽는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웹툰 또한 인기가 있는 웹툰은 출간되기를 기다렸다가 직접 책으로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인기 있는 웹툰에 대해서도 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낢이 사는 이야기>도 첫만남은 웹 상에서가 아니라 도서관에서였습니다. 정말 우연하게도 반납 도서과 마구잡이로 쌓여 있는 곳에서 우연히 집어 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몇 개의 에피소드를 훌쩍 읽어버렸습니다. 좌충우돌하는 낢의 일상은 내 시선을 잡아 끌었고 그 후론 <낢이 사는 이야기>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 후론 <낢이 사는 이야기>를 챙겨 보게 되었고 시즌3의 출간 소식은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에도 일상 미스터리라는게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일 안에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소설인데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는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낢이 사는 이야기>도 웹툰 중에서 일상 웹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사소하고 소소한 일들이라 더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많고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 혼자서 깔깔 웃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일상 웹툰을 보는 맛일겁니다. 웃음 속에서 또 다른 생각할 거리들도 있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도 합니다. 가족간의 이야기가 많다보니 소홀했던 내 가족을 다시 돌아보게도 됩니다. 고작 만화가 뭐가 그리 거창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분명 만화 속에서도 많은 철학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낢이 사는 이야기>가 연재되기 시작한게 벌써 10년이 흘렀다니 정말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세월 동안 낢의 생활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3에서의 낢은 삼십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낢이 솔로 탈출을 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많은 솔로들의 원성을 샀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직접 웹툰을 찾아보니 이제 곧 유부녀의 길을 걷게 됐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대학생에서 사회 초년생으로의 낢을 만나왔던터라 낢의 결혼 소식은 꼭 여동생이 시집 간다는 소식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시즌4, 5, 6 계속 나와서 낢이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나도 할머니가 되어있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