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안나는 참으로 신기한 꼬마이다. 글을 조금만 읽다보면 이 귀여운 꼬마의 마력에 누구든 무장 해제 되고 말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핀에게 소시지 파편을 뿌렸을 때도 핀을 마중 나올 때도 뛰어오지 않고 머뭇거리는 이 꼬마숙녀의 수줍음은 특별한 사랑스러움이었다.

미스터 갓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아무 것도 거부하거나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안나의 정의는 대단한 명제의 발견이다.

“‘선하신 미스터 갓’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보면 미스터 갓은 선하게만 보이고, ‘사랑이신 미스터 갓’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미스터 갓은 사랑으로만 보이게 마련 아닌가! 이런 색안경들 때문에 우리는 미스터 갓의 총체적인 진면목을 놓쳐버리고 마는 것 아닐까”

허를 찌르는 듯한 안나의 생각들을 읽다 보면 어느 새 이 아이의 정의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죽음은 휴식이야. 휴식 속에서 우리는 뒤를 돌아보구 어수선한 걸 정리하잖아. 죽음도 그런 거야.”

삶을 불꽃 같이 살았지만 죽음을 수긍할 줄 아는 이 어린 철학자의 말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어른들에게도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인데.......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 점점 현명해져야 한다구, 보시나 패취도 점점 똑똑해지잖아. 그치만 사람들은 그렇질 않아.”

어쩐지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안나의 똑똑한 성찰이다.

나에게 많은 감동과 생각거리를 준 안나와의 만남을 올해가 가기 전 모든 사람들-가슴 시리고 인생에 지친-에게 꼭 권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축복된 만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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