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허연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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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책이 좋다.
아껴서 읽고 싶었는데 못참고 다 읽고 말았다. 사실 이 책이 오기 전에 미리보기 18쪽을 읽고, 나에게 오자마자 뒷부분은 후다닥 엿보고는 안 읽은 척 하고 첫 장부터 천천히 읽었다.
제목이 좋았다.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그렇다. 나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나의 기분과 순간에 시시한 건 없다. 그런 기분과 순간이 있을 뿐이다.
허연 작가.솔직히 잘 몰랐다. 《불온한 검은 피》 는 알고 있었다. 제목은 알지만 내용을 모르니 모르는 것인가? 아무튼 제목을 안다.
최근에 민음사 책 한 권을 갖게 되어서 훑어 보다가 민음사 홈페이지를 둘러보게 되었다. 갖고 싶은 책이 보이고 보이보 또 보인다. 그러나 보이는대로 다 들이는 건, 내 책장에 아직 나에게 읽히지 않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는 의리를 지킨다. 딱 한 권만 선택해서 주문한다.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다 읽었다.
역시 좋다. 어쩌면 예상보다 더 좋다. 좋은 지점은 이렇다. 그의 글은 "이것은 이렇습니다"라며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그의 생각의 단상, 혹은 경험, 기억을 담담히 그러나 시적으로(내 느낌으론) 썼다. 그래서 사색하며 읽게 된다. 그렇다고 고민하며 읽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사색思索' 할 꺼리를 던져주니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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