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 우리가 몰랐던 신비한 땅이야기
민홍규 지음 / 글로세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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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은 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세워졌다. 역사적 사건들을 미루어 봤을 때 숭례문이 불타거나 변고가 생기면 나라가 어지러워 진다는 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수십 년을 기 공부에 정진했던 저자가 이 땅의 최고 기운이 맺힌 백두대간의 단전자리를 찾는 과정부터 일반인들에게는 가늠하기 어려운 경지로 보인다. 자연은 인간에게 진리가 빛나는 터를 쉽게 내어주는 듯하면서도 그 격에 따라 착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련이 필요하다는 말부터도 보통사람들은 짐작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대길지에 인침을 놓아 나라의 기운이 막혔을 때 전체 터를 비보로 살려내는 처방지인 ‘부을삼점’ 의 혈처를 찾아내야 했다. 국새 제작뿐 아니라 세 개의 바위가 인침을 놓듯이 혈자리에 바로 자리잡게 될 때는 국운도 만개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터’이기에.

‘금석면 특골’을 대길지 터로 잡은 것은 그 지명부터 오행으로 토생금土生金을 부르는 곳으로 바위의 성향인 수水가 젊은(火) 생명을 살리는 기운(水生木)과도 연결된다고 한다.

 

바람을 등지고 볕을 안은 자리에 전각전을 세우고, 가마는 ‘불길이 아래로 내려가게’ 만든다는 설명은 군 관계자들도 어리둥절했다. 저자는 숭례문 세로 현판의 이치와 동일한 기운인 주역 63번째 괘인 수화기제상을 석경(石鏡)에도 달과 태양으로 새겨 넣어 ‘수승화강’의 이치를 적용하였다.

거울 바위 석경(石鏡)에는 <천부경> 81자를 새겨 두르고, 거북바위 귀감석(龜鑑石)에는 중앙에 운패통을 중심으로 글자를 새겼다.

 

우리나라는 ‘천부인’과 ‘태백일사’에 천자 환인桓人이 계시는 곳의 글이 새겨진 ‘천부왕인’이 기록상 최초의 옥새이다. 국새의 시작은 '어떤 철학을 기저로 제작할 것인가'에 있고, 4대 국새는 국운융성과 국민화합이 화두였기에 '태평새'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화엄사의 각황전과 서로 힘을 대등하게 조율하는 비보 건물인 등황전. 거대한(白) 세 곳의 혈처(三) 또는 하늘·땅·사람을 하나로 묶어(王) 뜻을 이루게 하는 곳이라는 의미이자 터에 부합되는 천지자연의 이름이건만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치루기 위해 ‘동의전’이라는 현판이 달려버린 실정이다.

 

 

세 번째 솥바위 복석정(福石鼎)도 터에 모셔 놓고 완성되지 못한 채 함부로 옮기면 큰일난다는 저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산청 군수에 의해 옮겨지고 말았다. 제 혈처가 아닌 곳에 형식적으로 옮겨져 오히려 혈을 건드려 화를 부르는 꼴이 되었다고 한다.

억울한 옥살이에 국새까지 폐기되고 친지들이 여럿 세상을 등지는 화를 당한 당사자로서, 그 후에 숭례문의 화수미제상의 나쁜 염준처럼, 복석정 역장의 염준이 나라에 휘몰아칠 것에 대한 저자의 걱정과 근심이 깊다.

 

('글로세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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