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역습 - 행복강박증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가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 아로파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국 사회의 항정신성 의약품의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정신적인 건강과 치료에 대한 강박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고 있다.

 

일차 진료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불행을 치료하기 위한 혁명적 의료행태의 변화가 인공행복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 의료행태란 정신작용약물 처방과 대체 의학 그리고 강박적 운동요법이다. 물론 처음에는 일상적인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좋은 의도에서 시작 되었지만 스스로 극복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약에 의해 제지되고 인공행복이 그들의 변화 욕구를 ‘치료’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상과 건강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가져온 것이다. 인공행복은 취미활동과 알코올 사이에 위험한 중간지대를 새롭게 만들어냈다.

 

인공행복의 특징은 삶을 부정하는 힘이라고 한다. 고통스러운 삶도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게 해 주는 것이다. ‘인공행복을 느끼는 미국인’은 급격한 의료혁명과 변화의 희생물이라 할 수 있다.

발병률이나 사망률보다도 의료혁명으로 위험한 것은 인공행복 그 자체라는 것이 작가의 주장이다.

 

일차 진료의가 프로작 처방 등 정신건강 영역에 대한 권한을 인정받았고, 정신과 의사의 애매한 비전과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ADHD를 제2차 영토 전쟁, 통증을 제3차 영토 전쟁이라 표현한 것도, 의료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일차 진료의의 이데올로기 남용으로 정신 자극제를 과잉 처방하고 마취과 의사의 영역까지 확대하여 심리적 원인에 의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체의학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의학 진료의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수요가 급증한 대체의학은 의도적으로 ‘인공행복’을 끌어들이는 대체의학 이데올로기에서 행복감이 질병을 치료한다는 ‘위약 효과’와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 기존 의료 시스템과 대체의학이 병존하게 된 것은 사실 의사들의 직업적 위기감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서도 인공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운동요법도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피트니스 문화에서 건강을 위한 운동이 강박적 운동이 되었고, 건강보다는 자존심이 중요하다.

 

대안적인 행복으로 위안과 만족감을 얻고 우울한 기분을 달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지속적인 행복은 될 수 없다. 원자는 자유의지가 없지만 원자의 집합체인 사람은 자유의지가 있고, ‘정상적’이라는 성취하기 힘든 높은 기준에 불행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인공 행복’을 찾는다면 그 사람은 제대로 된 평가와 판단을 내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과잉진료와 과잉처방의 심각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각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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