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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평점 :

처음에 표지도 알록달록하고, 아이들 책 중에 수상한--으로 시작하는 시리즈가 있어서 그 책인 줄 알았는데, 어른 책이었네. 페이지도 414페이지로 상당하네.
어제 읽기 시작했는데, 가독성이 좋고, 결말이 궁금해서 페이지를 휙휙 넘긴 거 같다.
엄청 유쾌한 블랙코미디인 듯.

이발소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이발소 주인이 머리를 해주는 6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6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발소 주인이 머리를 망쳐도, 눈썹을 망쳐도,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의 사람들이다.
수상한 이발소를 찾아오셨나요?
여기, 마음 편히 앉아보세요.
골치 아픈 고민까지 싹둑 잘라드릴 테니까요.
첫 번째 이야기 눈썹의 중요성의 주인공 스카와 사키는 직장 내에서 내 부서의 일도 아닌 다른 부서의 일로 야근도 도맡아 하는, 그리고 싫다고 말도 못 하는 소심한 성격의 아가씨이다. 길에서 쫓아오는 영업사원도 쳐내지 못하고, 옷 가게에서 따라다니는 점원에게도 말 못 하는 그런 소심한 성격. 어느 날 길거리를 배회하다 미용실 대신 들어간 이발소.
*주의, 깜박 잠들었다가
머리도, 인생도 180도 바뀜
이발소의 이발사가 해주는 어깨, 목 마사지를 받고 있노라면 솜씨가 좋아 지압을 받을 때마다, 뭉친 곳이 사르르 풀리는 느낌에 졸음은 쏟아지고, 누워서 솜털 정리를 할 때는 이미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잠든다.
편안한 무의식의 시간이 흐른 뒤 거울 속에는?
눈썹, 눈썹이 가늘고 매끈하게 치켜 올라가 있다.
그 눈썹은 어딘가, 보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는 포악함 마저 띠고 있었다.
눈썹 하나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사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무 궁금했다. 실제로 사키는 학원 이사장이 시키는 불법적인 일들을 하고 있어, 그 일들은 배임과 횡령 같은 범죄였다. 눈썹 하나로 인해, 사키는 직장 내 범죄를 유도하는 이사장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려줄 수 있을지, 사이다 결말을 향해 페이지를 휙휙 넘긴 거 같다.
사키의 이야기에서는 이사장 이야기뿐만 아니라, 편의점 계산원, 수도검침원 등 소심한 사람을 만만히 보는이에게도 시원하게 들이받아 통쾌했다.
그리고 네 번째 이야기, 멜론 빵 머리의 영웅 도 너무 재미있었다.
오토모고타는 회사에서 등산 워크숍을 가게 되었는데, 같이 가게 된 워크숍 일원이 사장 아들과 과장 1명인데,, 사장 아들이 진짜,,,, 분노 유발자였다..
지도를 잃어버리질 않나, 얼마 남지도 않은 남의 물을 벌컥벌컥 마사질 않나, 마지막 들개의 습격 때 모른척하기란 정말, 초 이기적인 인간이었던 것이다.
고타가 산에서 야영 후 내려와 사장에게 소리치는 장면은 내가 예전 직장 생활할 때를 대변해 주는 거 같아 속이 시원했다.
"등산 워크숍의 리더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설마 저 멍청한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실 생각이십니까?"
여기의 6명의 주인공들은 무기력하거나,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인데, 이발소에서 머리만 하고 나오면 급발진 걸린 것처럼 대범하게 행동하고, 통쾌한 결말을 끌어낸다.
처음 답답한 전개에 속 터지다가 마지막 결말에서의 시원한 통쾌함!
비록 소설이지만, 그 통쾌함으로 인해 내 마음도 통쾌해져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 같다.
나도 예전엔 정말 불같은 성격에,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성격이었는데, 어느 순간 경력단절이 되면서, 남한테 민폐 끼치기 싫다는 이유를 방패 삼아, 점점 소심해져 가고 있었다.
옷을 살 마음이 없으면, 구경하는 거조차 눈치 보여 옷 가게도 못 들어가겠고, 실적이라고 신용카드를 권하면 거절을 잘 못한다든지,, 그런 종류의 소심함.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주인공에게 빙의 된 듯 나도 모르게 통쾌한 기분을 느낀 거 같다.
우리 동네엔 이런 이발소가 없으려나,,,
이발소 자체가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라, 이발소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 일듯.
나는 파격 변신 까진 아니더라도, 이발소 주인이 해주는 그 졸음으로 가는 어깨, 목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은데 말이다.
얼마나 솜씨가 좋으면 6명 모두가 마사지를 받고 잠드는 경우가 생기는지..
우리 인생이 180도 바뀔 순 없지만, 통쾌하고 시원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최근 속 터지는 일이 있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