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민주주의는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이지만 성숙한 민주주의는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16)

민주주의는 공존과 통합의 기술입니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 모두 포섭사고 그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제도입니다. 다원적인 가치와 이익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집단을 이루어서 분파를 만들고 투쟁과 타협으로 분열을 극복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통합의 기술이다.

(19-20)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 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와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21)

민주주의 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용입니다. 이것은 상대주의의 귀결이기도 하고, 상대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통합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관용이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로 보면, 관용은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생각이 다르다 하여 타도하고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용이 필요합니다.

(27)

민주주의 정치에서 진보다 보수도 중도다 하는 노선도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그 가치의 상위에 원칙이란 가치가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존중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정치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원칙을 파괴하고 반칙하는 사람은 진보든 보수든 관계없이 정치인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선거를 위해서 후보를 위해서 그렇게 하게 됐을 때 우리 정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너도 나도 진보를 얘기하고 개혁을 얘기하고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지만 원칙을 지킬 줄 모르면 그 정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35)

정부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힘은 국민입니다. 스스로의 투명한 자세입니다. 잘못이 있으면 국민이게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할 것입니다. 검찰에 의지하다 보면 검찰에게 뭔가 특별한 권력을 주어야 하고, 그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됩니다. 아무도 규제를 할 수가 없습니다.

(44)

내가 원하는 것은 분열구도를 극복하자고 하는 역사적인 과제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있지만, 한때에는 이 지역주의라는 것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였습니다.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문제 특히 정치의 분열구도만이라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정치의 분열구도만이라도 좀 해소할 수 있게 선거제도를 고쳐달라는 것이 나의 요구이고 이를 위해 정말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것입니다. 상생의 정치를 하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있어야 되고,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대화와 타협을 제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협의상의 제안이 대화와 타협의 제안인데, 한두 가지 표현에 집착하지 말고 내용을 가지고 얘기 좀 하자는 뜻입니다.

(47)

진실을 토대로 하지 않는 정치는 어떤 제도로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자기 말에 가치가 실리지 않고, 일관성이 실리지 않는 정치는 어떤 경우에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어떤 제도로도 이것은 치유할 수 없습니다. 보증해 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좋은 헌법이 있어도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를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치가 가능한 토양,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의 토양이 갖춰져야 합니다. (개헌은) 그 토양을 갖추자고 하는 제안입니다. 그것을 우습게 생각하는 정치 문화에서 정치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합니다.

(55)

내가 싸울 상대는 무형의 것이다. 그것은 제도이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구문화와 관습이 내 싸움의 상대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은 내 시대와 내게 빛과 영광을 주지 못할 것이다.

(69)

사회가 발전하려면 언론이 달라져야 합니다. 언론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기사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비판으로 언론의 정치권력화를 견제해 나갈 때 언론의 수준과 기사의 품질은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시민참여언론 간의 활발한 연대는 전 세계의 민주주의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저도 임기를 마치면 시민주권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입니다.

(85)

혁신에 성공한 모든 경험에는 반드시 리더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리더가 관심이 없는 혁신이 성공한 사례도 없습니다. 학습 없이 성공한 일도 없지만 리더가 무관심한 혁신은 성공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성패의 관건이고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많은 사람이 비전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비전으로 비번이 실현되지 않습니다.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전략 없이 목표달성은 없습니다. 전략은 거저 나오지 않고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리더 스스로 대단히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조직 전체에서 활발히 새로운 제안이 나오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결국 혁신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단초는 아이디어입니다. 목표만 가지고는 절대 안 됩니다. 아이디어가 나와야 합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건 열정입니다. 열정 없이는 아이디어도 안 나오고 추진도 안 됩니다.

(87)

혁신을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보다는 일을 제대로 하자는 것입니다. 무슨 대단한 진보를 이루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자는 것입니다.

(105)

큰 틀의 원칙을 지키되 구체적인 외교행위는 융통성을 가져야 합니다. 외교는 현실입니다. 외교는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쌍방적인 행위입니다. 따질 것은 따지더라도 상대를 존중할 것은 존중해야 합니다. 균형외교이든 자주국방이든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관계를 갑자기 바꾸려고 하면 마음이 상하기 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미 관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를 옛날대로 가자고 하는 주장은 원칙에 맞지 않고 일거에 바꾸자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119)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계속되는 한 동북아시아의 대립과 긴장은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불안과 경계의 시선을 거둘 수 있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들 가슴속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야말로 역내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공동의 미래라고 확신합니다.

(144)

민주주의 발전은 순조롭게 가고 있습니다. 독재는 없어지고 특권과 권력의 횡포도 어느 정도 해소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수준이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민주주의라는 것이 바로 사회적 자본이라고 말하는 신뢰와 통합, 그리고 갈등의 극복, 이런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도 우리가 그동안에 그저 생산성 없는 분배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생산과 분배는 서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은 별도의 것이라는 생각도 많았습니다. 이제 이것은 맞지 않다는 이론이 이미 세계적으로 확립돼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성숙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국가 전략이고, 그 다음에 사회 복지 투자를 훨씬 더 늘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 이것이 국가 발전의 중요한 전략입니다.

(161)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들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상이란 것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서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165)

우리가 미래에 추구해야 될 가장 적절한 민주주의 형태를 저는 진보적 시민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여 보았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다운 삶이라고 하는 가치를 어떻게 실현해나가느냐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독선과 부패의 역사, 분열의 역사, 패배의 역사, 굴욕의 역사 여기에서부터 비롯돼 왔던 패배주의와 기회주의 문화를 오늘날 민주주의 시민사회의 시민문화로 변화시켜나가야 합니다. 물려받은 역사의 오염된 찌꺼기들을 해소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우리 한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민적 주체 세력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176)

정치지도자는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투명해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통찰력이다. 통찰력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한 철학적 이해다. 꼭 필요하다. 그래야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30년 전의 낡은 이념에 매달려서 현실에 맞지 않는 교조적인 주장을 한다. 변화된 사실, 역사의 변화를 통찰력 있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정직하고 성실하고 인간적 신의가 있어야 한다.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

(193)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 땀 흘린 만큼 잘 사는 사회, 바로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이제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갑시다.

(249)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협상을 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그냥 모순이지요. 실제로 남북 간 협상에서는 정통성에 관련되는 발언 시비로 항상 협상 자체가 무산되거나 시간만 낭비하는 날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감정과 비난을 일삼는 일도 역시 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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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학교 - 밥상의 안전부터 에너지 대안까지 방사능 시대에 알아야 할 모든 것
김익중 외 지음 / 반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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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탈핵에 관심이 많아서, 탈핵에 관련된 책들을 읽곤 한단다. 많이 읽은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생각해보니 탈핵에 관련된 책은 대여섯 권 정도 읽은 것 같구나. 그리고 정기적으로 보는 녹색평론에서도 탈핵을 자주 다루기 때문에 거기서 읽은 것도 꽤 되는 것 같아. 그런데도 아주 가끔 우연히 누군가와 탈핵에 이야기하게 되어, 탈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다 보면 불분명한 설명에 말이 꼬이는 경우가 있곤 해. 그래서 아빠가 탈핵에 대해서 공부가 부족하구나 싶어 책을 또 찾아보게 되더구나.

이번에 읽은 <탈핵 학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탈핵 전문가들이 일반 사람들을 상대로 했던 강연을 모은 책이란다. 모두 12명의 강연을 모은 책이란다. 아빠가 가장 이해하기 쉽게 읽은 <한국탈핵>을 쓰신 김익중님, 녹색평론 편집장으로 반가운 김종철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았던 이유진님, 그리고 인문학적 시각을 양념으로 하여 물리학을 강연하여 그 강의를 <최무영의 물리학 강의>로 책으로 내신 최무영님등 지은이들의 라인업도 화려했단다.

이 책만 읽고 내용을 까먹지 않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탈핵 찬성자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단다. 아니면 설득하다가 안되면 이 책을 선물로 사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탈핵.. 더 이상 미루어서도 안 된단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 사양길에 들어간 핵발전소 사업인데왜 아직 이 동아시아에서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1.

그 동안 아빠가 탈핵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그 이전에 읽은 책을 읽고 쓴 독서 편지에서 여러 차례 한 것 같구나. 하지만, 탈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몇 번을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단다. 오늘은 전에 이야기해준 것들과 중복이 안 되는 내용을 위주로 해볼게.

최근에 대진침대라는 회사가 만든 침대에서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보다 9배 높게 나왔다는 뉴스를 보았어. 이 충격적인 뉴스도대체 어떻게 검사를 하길래, 저런 침대가 버젓이이름 없는 회사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데, 기준치보다 9배 높게 나왔다는 말, 이게 벌써 잘못된 것이야. 방사능이라는 것은 안전의 기준치가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는데, 아직도 기준치를 이야기하고 있구나. 저선량의 방사능도 누적이 되면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주거든..

그건 둘째 치고, 기준치라는 것.... 우리나라 연간 방사능 피폭 기준치는 공식적으로는 1mSv(밀리시버트)란다. 그런데 그 1mSv라는 것이 어떻게 결정된 수치인지 알게 되면 더욱 황당하게 돼. 기준치라는 것은 그것을 넘는 경우 몸에 어떤 이상이 온다고들 상식적으로 생각하겠지만, 1mSv라는 것은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고, 나라에서 그 정도 방사능은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정한 수치라고 하는구나. 관리용 기준치라는 것이야. ... 알면 알수록 스트레스 지수만 올라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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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더욱 중요한 것은 1mSv라는 기준의 정확한 의미입니다. 이 수치는 어떤 기분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이 선을 넘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이 선 아래면 괜찮다는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자연환경에서 나오는 자연 방사선(혹은 바탕 방사선이라 부르며, 절반 정도는 땅에서 올라오는 라돈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을 제외하고, 일상적으로 불가피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인위적은 상사선량을 어느 정도 낮은 수준까지 관리할 수 있는가로 기준을 잡은 것입니다. 건강이 아니라 통제(control)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1mSv라는 수치는 국가적으로 볼 때 그 이상의 인위적인 초과 노출은 관리할 수 있되, 그보다 더 낮게는 관리하기가 어려운 수준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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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자연 상태에서도 방사능은 피할 수 없다고 하는데, 자연 상태의 방사능은 인류가 생겨난 다음부터 늘 있었던 것이고, 수치가 그리 많지 않다고는 했어. 인위적인 방사능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그렇다면 왜 방사능이 나쁜 것인가? 방사능은 여러 암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가? 방사능이 암이나 각종 병을 유발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인과관계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어. 이 책에서 그 인과관계를 알려주어 꼼꼼히 읽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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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방사선의 생물학전 영향은 방사선(에너지)이 사람 몸을 관통하면서 세포 내의 DNA 연기 서열을 끊거나 손상시키면서 시작됩니다. 본래의 염기 서열을 끊거나 손상시키면서 시작됩니다. 본래의 염기 서열이 끊어지거나 훼손되면 생체는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수리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일부 수리 작업이 잘못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 즉 암세포가 발생하게 됩니다. 잘못된 DNA에서부터 암 발생까지의 과정이 짧게는 2(백혈병의 경우)부터 위암, 폐암, 간암 같은 고형 암(딱딱한 덩어리 암)의 경우는 20~30년까지 소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 발생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해당 암 세포들이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다른 장기로 퍼지면서 전이가 됩니다.

====================================

...

이렇게 방사능이 몸에 안 좋은 것을 알았으니, 방사능을 줄이는 방법이나 피폭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겠지. 특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방사능 피폭을 줄이는 방안으로 정책을 세우는 것이 상식이나, 그 동안 우리나라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말이 맞을 것 같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일어난 일본보다는 방사능 수치가 낮게 나와야 하는 거 아니겠니? 그런데 우리나라 서울 일부의 방사능 수치가 도쿄보다도 높게 나온다는구나. 그 원인은 바로 방사능 쓰레기로 시멘트도 만들고 철근도 만들어서 그래. 제대로 된 방사능 규제가 없어서, 일본에서 싸구려 방사능 고철 쓰레기가 엄청 들어왔다는구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등 방사능 고철 쓰레기도 다시 고철 시장에서 특별한 규제 없이 거래가 되어 있어. 건물을 짓는 철근에 온갖 방사능이 가득한 것이지.... 규제는 없다고 해도이건 제조회사의 윤리적인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방사능 쓰레기를 재활용하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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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서울의 방사능이 왜 이렇게 도쿄보다 높은지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축이나 도로 포장에 쓰이는 시멘트와 아스팔트에는 방사능이 섞인 산업 쓰레기와 철근들이 무차별로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저질 시멘트나 아스팔트도 문제겠지만,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을 지금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계속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저는 한동안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다니다가 포기했습니다. 방사능이 전국적으로 다 나오니 갖고 다니는 게 의미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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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사능 문제는 정말 심각한 것 같아. 위 글에서도 본 것처럼 전국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다 나온다고 하잖아. 아빠는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서 너희들이 안 놀았으면 한단다. 놀이터 바닥이 폭신폭신 재질로 되어 있거든예전에 녹색평론에서 그런 타일 바닥에 방사능이 많이 검출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 아이들이 넘어져서 무릎 깨지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더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방사능에 무감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보도 블록을 바꾸자는 선거 공약은 보이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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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그럼 왜 포장 인도 위에서 유독 방사선량이 높았던 걸까요? 사실 모니터링 포스트를 세울 때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또 포스트가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콘크리트와 철판도 깔지요. 이런 요소들이 방사선을 조금 차단해주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보도에 깔린 부드러운 타일입니다. 도로에는 눈이 와도 잘 녹도록, 또 걷는 사람들의 무릎에 충격이 덜 가도록 부드러운 타일을 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통행인을 배려한 것이지요. 하지만 소재가 부드럽다는 건 빗물이 스며들기 쉽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보도블록에는 방사선이 많이 섞인 비가 스며들어 남아 있습니다. 수압이 높은 물 청소기로 씻어내도 다 씻기지 않아요. 그러니 저 보도에서 방사선을 줄이려면 블록을 다 철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철거한다 한들 그 철거한 보도블록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저런 보도블록은 통학로처럼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길 주변에 많이 채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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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먹거리를 생각해보자꾸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다양하게 방사능에 피폭하고 있구나. 후쿠시마 이후의 상당량의 방사능이 바다로 유출이 되었고, 해류를 통해 전세계로 퍼졌다고 했어. 그러면 해산물에 대한 방사능 규제가 좀 강화되어야 제대로 된 흐름인데,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산물을 거의 백프로 수입하고 있어. 그들도 잘 안 먹는 수산물을 말이야.. 이유는, 그 수산물을 가지고 와도 우리나라 기준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야., 수입하는 업자들은 일단,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거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아빠도 일본산 수산물의 반입은 무엇인가 규정을 지키지 않는 불법이 있는 줄 알았어. 그러나, 일본산 수산물의 반입은 합법적인 것이라는 거야. 왜냐고? 수산물의 방사능 기준치가 엄청 높기 때문이래.. 어길래야 어길 수가 없는 수치, 엄마가 너희들에게 수산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는구나. 아빠는 그냥 조금은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충격을 받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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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지금 기준치인 100Bq/kg을 넘은 일본 수산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 기준치 때문에 통과시키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경부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이 시속 1000km로 되어 있는 것과 같아요. 도저히 위반할 수 없는 기준이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 데 정부의 기준치가 한 번도 제 역할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반만 년 역사에 한 번도 발견되어본 적이 없는 숫자를 기준치로 두고는 그 이하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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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적인 피폭의 원인.. 건강검진. 아빠도 일 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한단다. 엑스레이는 기본이고, 가끔 CT도 찍곤 하지.. 그래도 건강검진이라는 것이 큰병을 미리 알아볼 수 있으니,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의과 대학 교수이신 김익중 선생님은 건강검진에서 CT, 엑스레이가 큰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구나. 그냥 아파서 병원을 찾았을 때와 미리 검출했을 때랑 완치율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이야. 오히려 일년에 한번씩 꾸준하게 방사능을 피폭 받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몸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어.

그리고 방사능은 아니지만, 건강검진을 이야기하면서, 위내시경에 대한 불필요성에 대해 역설을 하시는데….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아빠는, 약간은 충격을 받은 내용이었단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위 조영제를 통해 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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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세계적으로 위 내시경으로 위함 조기 검진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위 내시경 검진 제도는 일본을 따랐던 것인데 일본조차도 현재 이 제도를 포기하려고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해봤으나 이를 통해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근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 내시경 검사를 열심히 해서 위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효과나, ‘아프기 시작할 때 병원에 갈 수만 있다면(즉 의료 이용 접근성이 일정하게 보장만 된다면)’ 병원을 찾아가 그때 치료하는 효과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위 내시경 검사는 종종 부작용까지 수반되는 위험한 검사합니다. 위 속에서 기구가 잘못 움직이다가 위벽에 상처를 내거나 심한 경우 구멍을 뚫게 되어(위장 천공) 결국은 배를 째고 수술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위 내시경 검사 도중에 조직 검사 등을 많이 하는데, 조직을 떼어낸 후 지혈이 잘 안 되어서 계속되는 출혈로 2차 처치를 받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런 합병증 리스크까지 계산하면, 정책적으로 이러한 제도를 고수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건강검진 항목이나 미국에서 나오는 자료들에는 건강검진으로서 위 내시경 검사는 하지 말라는 권고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위 내시경 검사는 합병증 리스크가 더 높을 수 있고 검진의 효과는 증명된 바 없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보고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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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사능을 피폭하고 있구나.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핵발전소를 그렇게 짓고 있으니이 좁은 땅에 말이야…. 실제로 핵발전소 근처의 여성 갑상선암 비율을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지만, 이런 내용은 언론에서는 보도되고 있지 않아.

2.

핵발전소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인재피해가 나는 것은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들은 그런 대형사고가 날 확률은 벼락맞을 확률에 비유하곤 했지. 하지만, 이미 무지막지한 대형사고가 세 번이나 발생했고, 한번 사고가 나면 인류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어.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가장 큰 사고는, 체르노빌 사고였는데, 이 사고의 원인은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는구나. 핵발전소 비상사태를 위해 테스트 중에 관리자의 실수로 발생했다는 것이야. 이렇듯 핵발전소는 관리인의 소홀함으로 큰 사고로 이어지는 거야. 우리나라 핵발전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발생했단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대형 사고는 없었지만, 작은 사고들은 끊이지 않았어. 이런 것들이 하인리히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증후가 아니길 빈단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요시노 히로유키도 이 책의 지은이와 탈핵학교 강연자로 참여했어. 그에 따르면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는 많은 생활 패턴을 바꿔놓기도 했대. 후쿠시마 근처에는 여전히 높은 방사능 때문에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니,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운동량이 적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대.

인간적으로 생각해보자. 이제는 핵발전은 범인류적인 차원에서 멈춰야 한단다. 어차피 남아 있는 우라늄도 앞으로 수십 년 밖에 못 쓴대. 그러나 핵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은 최소 수백만 년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후세들에게 어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쓰지도 않은 쓰레기를 수백만 년 동안 관리를 해야 하다니이로 인해 인류가 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쩌면 방사능에 잘 견딜 수 있는 생물이 있다면, 그 생명체가 지구를 점령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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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62)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물질에 대한 끝없는 탐욕과 에너지 중독의 산물입니다. 인간성 파괴를 부추기는악마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이것은 가장 비민주적인 속성을 지녔지요. 핵발전은 핵무기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지요. 독점적이고 대규모로 집중적으로 반공동체, 반인권, 반생명적이라는 속성도 명백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핵발전은 자연의 질서를 근원적으로 교란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인간 능력의 한계 밖에 있는 문제입니다. 비유하자면 핵에너지는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이자, 기독교 관점으로 보자면 선악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주 달콤해 보이는 에너지원이지만 자손 수천 대에 이르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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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성 핵발전소는 어디에 있을까요? 고리 핵발전소는 어디에 있을까요?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 지역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잘 모른단다. 월성은 경주에 있고, 고리는 부산이 있어. 그러면 경주 핵발전소, 부산 핵발전소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렇게 안부르고 있지아마 그렇게 불렀다면 경주와 부산에 외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들 거야…. 그리고 영광 핵발전소라고 부르게 되면서, 그 유명했던 영광굴비의 이름은 법성포 굴비로 바꾸었다고 하는구나. 결국 영광 핵발전소의 이름을 한빛 핵발전소로 다시 바꾸었대. 아빠가 계속 핵발전소라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핵발전의 원리를 보면 원자력 발전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고, 핵발전소라고 해야 맞는 것이기 때문이야. 이미지 세탁을 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라고 부르는 것이지.. 우리나라가 만든 것은 원자력이고, 북한에서 만든 것은 핵이라고 하고ㅎㅎ

핵발전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핵폭탄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자폭하는 핵폭탄. 적국이 핵발전소를 폭파시키면 핵폭탄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래서 늘 전쟁중인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핵발전소를 짓지 못하게 한대.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은 비핵화하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도 모두 없애는 완전탈핵을 해야 할 수 있는 거야.

완전 탈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독일을 부러워하기도 하지.. 그런데 독일에서 그렇게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야. 오랜 시간 동안 탈핵운동을 통해 얻어낸 것이란다. 몇몇 정치인들의 결정으로 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작년에 우리나라도 공론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공사 재개라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잖아. 그만큼 아직 우리 시민들의 핵발전소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것 같아.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탈핵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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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탈핵은 거저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논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함께할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이런 것이 탈핵을 위한 시민 행동입니다. 법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도 이 일에 함께해야 합니다. 가깝게는 탈핵을 주장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일부터, 멀게는 탈핵 프로세스를 짜고 단계별로 국회를 압박하며, 탈핵을 위해 동아시아 시민들이 연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실행에 옳기는 일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브레이크 없는 핵발전 기관차를 멈출 힘은 행동하는 국민만이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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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방 선거가 한 주 남았구나. 선거 때마다 이젠 정책과 비전보다 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이 잘 보이지 않는구나. 공약집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지만, 여당의 공약집에 탈핵정책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지방 자치체에서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그리고 소수 정당이긴 하지만 탈핵을 주장하는 녹색당에서도 당선되는 사람이 이번에는 꼭 나왔으면 좋겠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1. 아빠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셨고, 그 일들의 결과도 정말 풍성했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이제 공약 중에 하나였던 탈핵에 대해서도 더 늦지 않게 박차를 가했으면 하는구나. 굵직굵직한 공약 중에 아직 손을 대지 않은 것 중에 하나가 탈핵인데 말이야. 물론 작년에 새로운 핵발전소에 대한 찬반을 공론화에 붙였다는 것도 의미 있는 전진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결국 핵발전소 건설이 찬성으로 결정되었으니 탈핵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은 없는 것 아닌가 싶어.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참모들 중에도 이성적이고 슬기로운 사람들이 많으므로, 곧 탈핵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놓지 않을까 싶구나. 기대해 봐야겠어….


(10)



탈핵은 가능하다. 탈핵의 대안이 무어냐고 묻지만,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탈핵은 그 자체로 대안이다. 탈핵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우리는 길을 닦아야 한다. 우리의 삶과 미래를 핵 마피아들에게 저당 잡힐 수는 없다. 설계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폐쇄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수명 연장을 할 것인가의 문제를 누가 정해야 할까? ‘우리 원자력계’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관료들이 밀실에서 짬짜미하는 것을 계속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 공론의 장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인가? 핵발전소를 더 지을 것인가, 아니면 대체 에너지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모두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독일이 탈핵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 문제를 핵발전 전문가들이 아니라 일반인의 상식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탈핵을 결정한 17인의 윤리 위원회에는 소위 말하는 핵발전 전문가는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민주주의란 결국 일반인의 상식에 의해서, 또 일반인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이다.

(65)



지금 기준치인 100Bq/kg을 넘은 일본 수산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 기준치 때문에 통과시키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경부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이 시속 1000km로 되어 있는 것과 같아요. 도저히 위반할 수 없는 기준이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 데 정부의 기준치가 한 번도 제 역할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반만 년 역사에 한 번도 발견되어본 적이 없는 숫자를 기준치로 두고는 그 이하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161-162)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물질에 대한 끝없는 탐욕과 에너지 중독의 산물입니다. 인간성 파괴를 부추기는 ‘악마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이것은 가장 비민주적인 속성을 지녔지요. 핵발전은 핵무기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지요. 독점적이고 대규모로 집중적으로 반공동체, 반인권, 반생명적이라는 속성도 명백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핵발전은 자연의 질서를 근원적으로 교란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인간 능력의 한계 밖에 있는 문제입니다. 비유하자면 핵에너지는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이자, 기독교 관점으로 보자면 선악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주 달콤해 보이는 에너지원이지만 자손 수천 대에 이르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89)



사실 친환경 식품이라도 먼 거리에서 온 제품이거나 소비 규모가 크다면 에너지의 관점에서 친환경적이기 어렵습니다. 또 유기농이라고 해도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을 뿐, 에너지를 투입하는 가온 재배로 얻어낸 것일 수도 있어요. 즉 비닐하우스에서 전기나 석유 등으로 열을 투입해서 채소를 기른다면 재배 과정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다고 해서 환경적으로 건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일부 생활협동조합에서는 가온 재배를 하지 않도록 생산 농가와 따로 계약을 맺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어떤 채소든 1년내내 소비하려 하면 저온 저장 시설을 가동해야 하니 또다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됩니다. 그러니 당장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깨끗하다고 해서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식품 소비에 있어 에너지 문제까지 확장해 고민할 때 본질적으로 친환경적인 내용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까지 다다른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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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잃어버린 도시 Z>라는 책은 가상 소설인 줄 알았어. 동명의 영화도 개봉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그런데 이 책은 소설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실존했었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르포라고 볼 수 있어지은이는 데이비드 그랜이라는 사람으로 미국의 기자로써, 탐사 추적 전문 작가로 소개가 되어 있더구나. 특히 극지 탐험가들을 비롯한 역사상 특별한 발자취를 남긴 인간과 사건에 대한 글을 많이 썼대.

이 책 <잃어버린 도시 Z>는 아마존의 전설적인 도시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어쩌면 찾았을지도 모를, 하지만 소식이 끊긴 퍼시 해리슨 포셋이라는 탐험가의 이야기란다. 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중 하나가 (아빠는 몰랐지만…) 바로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하는구나. 아마존 밀림 속 어딘가에 거대한 고대 도시가 있다는 거야. 마치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그 잃어버린 도시 Z 를 찾기 위해 도전을 했다는구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우연히 퍼시 해리슨 포셋이 잃어버린 도시 Z를 찾으러 갔다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기로 했어.

포셋은 1925 1월 스물한 살의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롤리 리멜과 함께 잃어버린 도시 Z를 떠나 아마존 길을 떠났단다.

 

 

1.

포셋은 영국사람으로 원래 군인으로 중위였어. 그는 탐험을 좋아해서, 왕립지리학회에 가입을 하여, 탐험대 수업을 받고,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시험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어. 참고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왕립지리학회에 속해 있었다고 하는구나. 진화론의 다윈, 남극 탐험가 스콧도 왕립지리학회 회원이었대.

포셋의 첫 번째 임무는 모로코에서 있었고, 두 번째 임무가 아마존에서의 임무였어. 당시 고무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는데, 아마존이 고무 최대 생산지였던 거야. 그런데 아마존 밀림은 국경이 불분명해서 국가 간의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았어. 국경에 대해 명확히 해달라며 왕립지리학회에 의뢰를 했대.

아마존… 그곳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야.. 이미 많은 탐험가들이 죽거나 실종된 그런 곳이었어. 식인물고기들도 많고, 아나콘다 같은 무시무시한 뱀들도 있고, 각종 독충과 말리리아 모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생물체들이 많았어. 그것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많은 부족들이 있었어. 식인종도 있었대. 아마존을 탐험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것이었어. 첫 탐험을 나선 포셋과 그의 탐험대도 예외가 아니었어. 포셋이 비록 임무를 완수하기는 했지만 포셋의 많은 일행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죽었다고 하는구나.

첫 번째 아마존을 다녀온 이후 그는 아마존에 매력을 느끼고, 두 번째 탐험을 계획했어. 그의 탐험을 관심을 가지고, 같이 동행하고자 하는 이가 있었어. 북극탐험을 했었던 머레이라는 사람인데, 그 또한 탐험을 좋아했고, 아마존 탐험에 자원을 한 거야. 그러나, 극 탐험과 아마존의 밀림은 전혀 다른 곳이었어. 머레이가 극 탐험에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아마존 탐험에는 아마추어였던 거야. 포셋과 머레이는 계속 갈등과 대립을 하게 되었어. 더욱이 머레이는 아마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고, 점점 뒤쳐지게 되었어. 부상당한 머레이로 인해 탐험대 전체가 점점 뒤쳐지게 되었고, 위험에 대한 노출도 커져갔어. 결국 포셋은 병든 머레이를 홀로 남겨 두고 탐험을 하기로 결정했단다. 가망이 없다고 판단을 했거든다른 사람들에게 짐만 되었고, 다른 사람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 하지만, 머레이는 극적으로 살아났고, 포셋을 맹비난하기도 했어. 포셋의 냉철하면서, 무서운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단다.

 

 

2.

포셋은 그 이 이후에도 아마존 탐험을 수차례 했고, 자타공인 아마존 최고 전문가가 되었단다. 그러던 어느날 포셋은 도서관에서 엘도라도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그 엘도라도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함께포셋은 그 엘도라도가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그곳을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했어. 그리고 그 잃어버린 도시 Z은 그의 목표가 되었어. 이것은 커다란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포셋은 그 모험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단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났어. 후에 1차 세계 대전이라고 이름 붙은 큰 전쟁이었어. 군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참여해야만 했어. 오랜 시간이 흐르고 전쟁이 끝나서, 다시 잃어버린 도시를 탐험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돈이 문제였어. 전쟁 전에는 왕립지리학회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쟁으로 정부 재정이 좋지 않아서,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이 뚝 끊겼어. 자금도 혼자 마련해야 했어. 이때 미국의 어떤 기자가 미국 신문에 포셋의 탐험기를 실으면 지원을 해준다고 했어. 그렇게 포셋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탐험기를 기고하기도 했단다.

그 사이, 또 다른 안 좋은 소식이 있었어. 잃어버린 도시를 찾고자 길을 나선 사람이 또 있다는 거야. 그것도 돈이 엄청 많은 억만장자로 라이스라는 사람이야. 라이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와 장비로 잃어버린 도시를 찾기 위해 아마존으로 갔어. 포셋은 다급해졌어. 역사는 일등만 기억하거든잃어버린 도시 두번째 발견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이거든. 마치 남극탐험의 경쟁자였던 아문센과 스콧이 생각나기도 하는구나. 좋은 장비를 갖춘 아문센과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못한 스콧의 대결그리고 장비를 갖춘 아문센의 승리그리고 역사는 아문센만 알아주고, 스콧은 이름없는 영웅이 되었잖아. 이 일이 1911년에 있었던 일이니까 포셋도 알고 있었을지 몰라.

그래서 다급해졌는지도 몰라. 포셋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잃어버린 도시 Z 탐험에 나서게 되었단다. 장기간의 탐험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 그는 최소한의 탐험대를 꾸몄단다. 만능스포츠맨이었던 자신의 첫째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리멜이 그렇게 합류한 것이야. 현지에서도 현지인과 가이드도 최소로 꾸몄단다. 당시 브라질 언론에서도 포셋의 이 위대한 도전을 대서특필했다고 하는구나. 이미 포셋은 탐험가로써 많이 유명해진 상태였거든그렇게 탐험을 시작했어, 처음에는 순탄한 탐험이었어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쉽지 않은 탐험이었단다. 리멜이 부상으로 일정이 자꾸 뒤쳐졌어. 그리고 위험지역에 도달하게 되자,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더 이상 가지 못하겠다 했어. 그곳에서 포셋, , 리멜만 계속 숲으로 전진하고, 나머지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돌아왔다고 하는구나.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대. 영국에서는 가족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희망의 줄은 점점 가늘어져만 갔지.

 

 

3.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포셋을 찾으려고 길을 나섰어. 소문도 무성했어. 포셋 일행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 포셋 일행이 어떤 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람등등. 그리고 어떤 이들은 포셋이 결국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그곳 생활에 만족하고 그곳에서 잘 살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어. 아무튼 공식적으로 그들은 실종 상태이다 보니, 그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있었대. 가장 최근에는 1996년까지도 있었다고 하니, 지난 세기 내내 그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어. 하지만, 여전히 그는 실종 상태이고,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도 찾은 이 없고, 오히려 그를 찾으려고 아마존에 들어갔다가 죽은 사람은 무지하게 많았다고 했어. 수십 명인가 수백 명인가, 아무튼 엄청 많은 숫자였어.

취재를 하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를 자취를 드디어 볼 수 있었어. 원주민의 안내에 따라 간 곳에서 저 멀리 건축물의 흔적이 보였던 거야. 하지만 그것은 건축물이 아니고, 풍화작용으로 생긴 신기루였다는구나. 그것이 소문을 타고, 화려했던 고대 문명 도시로 알려지게 된 것이야..

하지만, 2006년 하버드대학교 고고학 팀은 일부 아마존 지역에서 원주민들이 돌을 이용해서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증거를 찾았대. 그리고 브라질 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아마존 북부 지역에 거대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천문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대. 그러니까 진짜 아마존에 고대 문명의 유적이 있었다는 것이지…. 아직 아마존은 밝혀지지 않은 곳이 많은 미지의 세계라고 해.

아마존. 지구의 심장이라고 하는 아마존. 그 장대한 밀림은 지구 환경에 아주 중요한 곳이야. 하지만, 신문상에서 보면 그 밀림이 무지막지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단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밀림은 파괴되고 있어. 지구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지돈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파는 행위라고 해야 하나아마존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위해, 우리 인류를 위해아마존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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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60호 - 2018년 5월~6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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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4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단다.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남북의 평화무드가 아주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고, 그 첫 번째 정점이 남북정상회담이었어. 그리고 곧이어 이어진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그야말로 너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였단다. 그러던 중 역시나, 그러면 그렇지남북 고위급 정상회담 연기로 잠시 브레이크를 밟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 다시 뒤로 가는가 싶었는데, 북한에서 의외에 반응이 있었어. 과거와 같았다면 과격한 발언을 바로 터트렸을 텐데, 이번에는 상당히 절제되고 예의 바른 반응이 나왔단다. 그 반응으로 다시 트럼프의 마음도 흔들린 것 같고.. 그런 와중에 지난 토요일(5/26) 저녁에 글씨를 잘못 읽었나 싶을 정도의 뉴스가 나왔단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고? “개최한다고”가 아니고개최되았다고?” 과거형…. 토요일 오후 3시에?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전세계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 일이 아닌가 싶구나. 정말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열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 그 소식 이후 아빠도 계속 뉴스를 봤어. 2시간 동안 이어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은 일요일 오전에 대통령님께서 직접 이야기해주셨어. 그와 거의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하고... 정말 드라마와 같은 극적 반전의 연속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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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이번에 읽은 녹색평론 160호 출간일이 5 2일이기 때문에, 4 27일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의 내용에 대한 소견을 담기에는 시일이 부족했을 거야. 그래도 남북정상회담 소식은 그 전에 나왔기 때문에  그런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꼭지를 몇 개 다루고 있단다. 그리고 이번 160호의 부제도 그에 걸맞게안보논리를 넘어서 평화체제로였어.

두 나라간의 외교라는 것이 어찌 보면 두 나라 간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소한 일로 일방적으로 없던 일로 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것도 강대국이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거만하고 치사한 행동이지.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것에 대해 일인자였기 때문에 이렇게 들쭉날쭉한 그의 행보를 보고 있는 세계사람들은 그러려니 할 것 같아. 북한으로서도 억울한 면이 있을 거야. 지난 1990년대부터 나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했는데,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그 약속들을 폐기하다 보니 뿔이 날만 하겠지.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하냐 그런 우려가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구나. 그동안 역사를 보면 약속을 번번이, 먼저 깬 것은 오히려 미국이었다고 하는구나. 우리나라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정상회담에서 마련한 10.4 선언도 MB가 그대로 폐기처분 해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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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시가 북한을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시점에, 북한은 핵과 미사일 관련 합의를 비교적 잘 지키고 있었다. 핵무기 개발을 중단키로 한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고, 부시 행정부로부터도 중유를 받고 있었다. 2002년 말에 불거진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보유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지만, 확실한 것은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언급하기 전후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서도,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한 1999년 베를린 합의 및 2000년 북미 공동코뮤니티를 준수하고 있었다.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알 카에다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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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제어 불가의 트럼프가 또 어떤 말을 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을 깰지 모른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트럼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오히려 비주류였던 트럼프라서 편견이 없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 트럼프의 성격을 잘 다스려서 조정한다면, 남부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평론도 있더구나. 트럼프 주변의 강경파와 일본 정부의 깐죽, 우리나라 제 1 야당의 시대에 역행하는 행동이 걸림돌이 될까 우려가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북미정상회담이 해피 엔딩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 듯하여 기분이 좋구나.

 

1.

아빠가 좋아하는 역사학자 한홍구님의 글이 실렸단다. 한홍구님의 글은 앞뒤 눈치 안 보고, 팩트를 기반을 해서 속 시원한 평론을 적어주셔서 늘 좋았어. 이번 160호에 실린 그의 글은 한국 개신교가 왜 보수세력의 상징이 되었는가에 관한 글이란다. 그 역사는 광복 직후로 거슬러 올라 간단다. 광복 후 공산당의 핍박을 받은 서북출신월남개신교들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폭력적으로 적선을 접수하면서 기반을 잡게 된대.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이 기독교여서 그런지 내각의 상당수는 기독교도로 채워 기독교 내각을 세웠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4.3 사건 때 민간인들에게 만행을 저지른 이들 중에 서북청년단이 핵심이었는데, 그들이 바로 서북출신 월남개신교도들이었어. 한국 전쟁 이후 기독교는 기독교는 반공, 친미, 국가권력과 결탁을 하면서, 급격하게 팽창을 했어. 1970년대 일부 분파가 민주화 운동을 했지만, 그야말로 소수였여. 1987년 민주항쟁 이후 더욱 보수화되었고, 1989년 한기총이 출범하고, 순복음교회 등 대형화가 되면서 더욱 보수화되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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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1950년 한국의 기독교 신자 수는 50만 명이었는데, 1991 800만을 넘어섰다. 1990년 초까지 10년 단위로 두 배씩 팽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기독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급팽창했지만, 양적인 성장이 곧 질적인 성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성장을 향해 돌진해간 한국의 기독교는 종교적인 내면화를 거칠 겨를이 없었다. 한국 기독교의 팽창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조금 오래된 1993년 통계이지만, 전세계 50개 대형교회의 거의 절반인 23개가 한국에 있고, 서울은 대형교회 신자 수에서 단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25년가량이 지난 지금 더욱 강화되었을 것이다. 강남개발 등 부동산 붐과 맞물린 대형교회의 출현은 중소 교회의 몰락을 가져왔다. 대형교회의 팽창은 신자가 늘어난 것보다는 중소 교회 신자의 수평이동에 의거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대형교회는 조용기 목사의 여의도순복음교회이고, 그 다음은 조용기의 동생 조용목 목사의 은혜와진리교회이다. 조용기 목사는 한때 주류 기독교에서 이단시했으나, 그 엄청난 신도 수 때문에 한국 개신교의 주류에 당당히 진입하였다.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으면 영혼과 육체, 물질적 축복이 따른다는 조용기의 삼박자 구원론은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불안에 떠는 대중들을 사로잡아 순복음교회를 단시간에 급성장시켰다. 순복음교회의 성장은 성장주의와 반공주의의 굳은 결합의 산물로서 개신교를 넘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필수적인 창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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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들 중심으로 보수 권력에 빌붙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보이려고 하는 경향도 있고, 내부적은 비리와 권력투쟁으로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해.. 그런 개신도가 과연 앞으로 내부 개혁을 거쳐 종교 그 순수한 목적을 되찾아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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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한국 개신교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밝음과 짠맛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밝음과 짠맛을 스스로 회복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개독교라고 사회로부터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지 이 글에서 다룬성조기 휘날리며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 사회의 영적-정신적 지도력과는 거리가 먼 기복신앙, 다른 종교를 배려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무례한 종교’, 주류 개신교에서는 이단이라 하지만 일반 사회에서는 기독교 분파로 인식되는 집단들의 사회적 문제 야기, 주류 개신교 내에서 벌어지는 세습과 탈법과 재산싸움과 성추문 등등 개신교가 안고 있는 문제는 끝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힘은 개신교 내부로부터 나와야 한다. 1970년대의 유신 시기, 개신교는 우리사회의 억눌린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데 앞장섰었다. 개신교가 사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정상이지, 시민들이 개신교의 거듭남을 위해 기도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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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낮아지는 출산율…. 왜 이것이 걱정거리가 되는 것인가?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있어.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해. 일부 보수 경제학자들은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는 생산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했어. 하지만, 사람의 노동시간은 기계의 발달로 인해 줄어들 거라는 것은 그 옛날 사상가와 경제학자들도 예견한 바 있단다. 얼마 전에 아빠가 읽은 책들을 통해 이야기한 것처럼 토머스 모어는 1일 여섯 시간만 하면 충분하다고 했고, 케인스는 더 나아가 1일 세 시간만 하면 된다고 했어. 그러므로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일부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생산 측면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그들이 실제로 걱정하는 것은 바로 소비 인구의 감소란다. 케인즈가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소비 감소에 대한 대책도 이야기했었어. 그것은 바로 사회적 부를 나눠주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인구절벽에 대한 걱정의 해법으로 인구를 무조건 많이 낳아라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그 인구절벽이 특정 인구의 줄고 노인층 등이 늘어나는 것이라면, 그 늘어나는 노인층이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해.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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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자본이 인구절벽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소비의 침체라고 했다. 문제가 소비의 침체라면, 해법은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본질은 고령화에 접어든 노인들이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당연히 강력한 노인복지 시스템이다. 그리고 왕성한 소비를 즐길 40대에게는 걱정과 불안, 공포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였다. 우리가 인구절벽을 고민하는 자본가들에게 해줄 말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절대로 인구감소가 아니다. “문제는 복지와 분재야, 이 바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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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위기는 맞아.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잉여 인간의 급증우리나라도 곧 1300만의 잉여 인간이 생긴다고 하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잉여 인간이라는 것은 생산 능력 여부와 상관이 없어. 잉여 인간은 소비 능력 여부로 결정이 되는 거야. 모든 사람들이 소비 능력만 있다면 별 문제는 없어. 하시만 소비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면 폭동 야기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지.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여 여전히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기반으로 답을 찾으려고 하면 안돼. 탈 시장 경제 사회로 전환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서 공동체 영역을 다시 회복해서 하고, 공동체 노동을 제도화하고 시민수당이나 조건부라도 기본소득제도를 세우는 것만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가 있단다.

이제 앞으로 경제 성장이 없는 시대가 올 거야.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런 시대 진보는 탈산업사회를 주장해야 해그러면서 몇 가지 준비 자세라고 할까? 그런 것을 제시하고 있어..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질 테니 이것에 대해 미리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어. 그리고 계층 간의 장벽이 없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 도시를 설계 함에 있어 도시 공간에 녹색이 가득 차게 설계에 해야 하고, 국가 간의 적대 관계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어. 경제를 중시하여 생산을 계속 하려고 한다면 지구의 미래는 붕괴만기 기다리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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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역설적이지만, 환경문제는 국제관계를 평화적으로 만드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환경위기 때문에 운명공동체라는 개념이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논리를 고집하는 새뮤얼 헌팅턴 등의 논객은 문명이 늘 상호의존적인 과정을 통해서 전개돼온 역사를 망각하고 있다. 벤자민 프리드먼은 행복감에 관한 국제적인 조사를 통하여 그와 같은 문명 간의 교류를 고찰했다. 1960년대에 쿠바, 미국, 나이지리아는 각자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행복도는 동일했다. 오늘날 행복감에 관한 국제적 조사를 보면, 나라 안에서는 부자일수록 행복감이 높듯이, 국민의 행복도도 타국과의 비교에서 순위가 결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프리드먼의 설명이다. , 일찍이 사람들은 자신을 이웃 사람들과 비교했지만, 지금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덕분에 거리를 먼 공동체에서 이상적인 모델을 찾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타인을 닮고 싶은 욕구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급증시킬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는 이것은 나쁜 소식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간은 지구적 차원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관계를 고려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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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지 7년이 지났단다. 그 이후에는 비상식적이게도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란다. 문재인 정부가 다행히 탈핵을 선언을 했지만, 그 선언이 현재 건설되고 있는 핵발전소을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앞으로도 핵발전수 수는 계속 늘어나게 된다고 하는구나. 법 개정을 바꾸거나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 또는 시위가 있어야 핵발전소 건설을 멈출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희망적이지 않구나. 유독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핵발전소에 대한 투명도가 무척 떨어지는 것 같아.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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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일본은) 2013년 제정된 비밀보호법은비밀을 누설한공무원과 그 밖의 사람들을 최고 10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누설을 부추긴사람들, 특히 저널리스트들은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4년 언론자유지수 순위를 보면, 일본은 세르비아와 보츠와나보다도 하위로 떨어져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에 의해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는 이 비밀보호법은투명성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특히 높아진 시기에 제정된, 심히 부끄러운 전체주의적인 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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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본에서, 그것도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은 곳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람들도 반성을 해야 할 것 같구나. 2020년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방사능의 문제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선수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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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

올림픽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릴 것이므로 지금은 공중의 시야에서 가려져 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아두는 일이 필요하다. 일본 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방사능 위험에 관련된 자료를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3기의 원자로가 100% 멜트다운 상태에 있는 상황을 무시하고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일본을 선정했을 때, 그 기준은 무엇이었던가? 그 결정이 무모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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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이야기할게. 헌법 개헌에 대한 이야기야. 30년도 넘은 대한민국 헌법. 세 번이나 변한 이 강산의 시대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헌법. 분명 바뀌어야 하지만, 그 주체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란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의를 했지만, 국회에 상정도 하지 못하고 시일이 지나가버렸단다. 국회에는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괴물 같은 정당이 하나 있어 국회의 절차를 따지는 사안이 있으면 좌초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를 하셨다고 하지만, 이 헌법 개정안을 위해서 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아빠는 이번 녹색평론 160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단다. 그 중에 이번 개헌안을 위해 무작위로 추첨한 시민들로 이루어진 국민헌법자문위원회가 있었다는 거야. 추첨으로 시민들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아빠가 지지하는 추첨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큰 걸음이라고 생각해.

개헌안의 내용보다 그 개헌안을 도출하기 위한 이 방법론에 아빠는 더 큰 의미를 두고, 점수를 주고 싶구나. 그런데 이런 국민헌법자문위원회의 존재에 대해서 언론에서는 이야기를 했었나? 아빠는 그런 소식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아쉽구나. 그 국민헌법자문위원회에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았던 하승수님께 부위원장을 맡았었대. 그래서 국민헌법자문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이번 녹색평론 160호에 실었단다.

헌법 개정을 하면서, 토지공개념에 대한 의견이 있었는데, 그 토지공개념에 대해서 소위 보수 정당이라는 곳에서는 게거품을 물고 비판하며 반대를 했었단다. 그들의 논리를 들어보면 토지공개념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졌어. 안쓰럽기까지 하더구나. 아빠도 토지는 공공재로 취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왜 이유를 이번 160호에 내용을 실었는데, 일부 부분을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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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

이해관계를 떠나서 생각해보자. 토지는 사람이 만들지 않았다. 토지가치는 땅 주인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가치다. 재생산이 불가능한 토지는 모두가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고 인간이 만들어냈으므로 생산자가 그것의 이익을 향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반 재화와는 달리, 토지에는 공적 개념을 강하게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지금 이상식을 헌법에 넣으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 상식이 뿌리내려야 올바른 사유재산제를 구현할 수 있고, 투기 없는 자유시장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며,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헌법으로는 토지투기도, 토지로 인한 불평등 심화도, 주거 불안정도 해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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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떻게든 개헌을 해야 할 거야. 국회의 그 괴물들의 방해 공작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할 시기란다. 그 괴물들이 허튼 짓 못하도록 감시도 해야 해. 그리고 좀더 나아가 헌법 개정을 할 때 이번 160호에서 소개한 녹색헌법의 내용들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5.

연재되고 있는 <스승과 제자>에서 이번에는 함석헌과 그의 스승 유영모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거기서 함석헌의 시 한 편을 소개해 주었는데, 괜찮아서 적어보았단다. 제목은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너희들도 이 시를 잘 읽어보고 ‘그 사람이 있기를, 그리고그 사람;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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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이 1947 7 20일에 쓴 시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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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사람은 식물과 같다. 빛을 향해 자라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과학을 선택한 것은 과학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집, 다시 말해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를 내게 제공해준 것이 과학이었다.

(44)

새로운 생물의 종이나, 새로운 무기물, 새로운 소립자, 새로운 분자, 혹은 새로운 은하계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는 어느 과학자든 바라 마지않는 가장 높은 명예이자, 위대한 임무이다. 각각의 과학 분야는 이름 짓는 관습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칙과 전통을 가지고 있다. 지금 막 발견한 새로운 것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지식을 총동원한 다음 지금까지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서 현대적이면서도 영구한 이미지를 암시하는 표현을 생각해내면 마침내 그 소중한 대상에 세례명을 붙일 수 있다. 그러고는 이 서투르게 이름 짓는 결과의 작은 부분이라도 앞으로 영원히 변치 않고 받아들여질지 모른다는 가망 없는 염원을 한다.

(49)

시간은, , 내 나무에 대한 나의 눈, 그리고 내 나무가 자신을 보는 눈에 대한 나의 눈을 변화시켰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도 것도 가르쳐줬다. 나보다 더 오래 살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내 나무도 그중 하나이다.

(50)

씨앗은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대부분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 체리 씨앗은 아무 문제없이 100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각각의 씨앗이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안다. 씨앗이 성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 그 기회를 타고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 듯 싹을 틔우려면 그 씨앗이 기다리고 있던 온도와 수분, 빛의 적절한 조합과 다른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졌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81)

첫 뿌리가 감수하는 위험만큼 더 두려운 것은 없다. 운이 좋은 뿌리는 결국 물을 찾겠지만 첫 뿌리의 첫 임무는 닻을 내리는 것이다. 닻을 내려 떡잎을 한곳에 고정시키는 순간부터 그때까지 누리던 수동적인 이동 생활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일단 첫 뿌리를 뻗고 나면 그 식물은 덜 추운 곳으로, 덜 건조한 곳으로, 덜 위험한 곳으로 옮길 희망(그 희망이 아무리 미약한 것이었다 할지라도)을 포기해야 한다. 서리와 가뭄과 굶주린 입이 찾아와도 그로부터 도망갈 가능성 없이 모든 것을 직면해야 한다. 그 작은 뿌리는 자기가 앉아 있는 그 장소에 몇 년,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를 점칠 기회를 딱 한 번 가진다. 뿌리는 그 순간의 빛과 습도를 감지하고 자기 속에 내재된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점검한 다음 글자 그대로 몸을 던져 뛰어든다.

(96)

배아 안에는 떡잎이 들어 있다. 이미 만들어진 두 개의 적은 이파리인 떡잎은 구명용 보트처럼 비상시 부풀려서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생명 유지 장치다. 가장 가까운 자동차 수리점 정도까지만 갈 수 있게 만들어진 스페어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떡잎도 작고 빈약하다. 수액이 들어가 팽창이 되면 겨우 초록빛 물이 조금 든 이 떡잎들은 겨울날 고물차에 시동을 걸 듯 광합성을 시작한다. 조잡한 구조의 떡잎은 절뚝거리면서도 진짜 이파리를 만들어낼 준비가 될 때까지 식물 전체를 지탱하다가 시들어서 떨어진다. 식물이 만들어낼 이파리 모양과도 전혀 다른 모양을 띤 채로.

(115)

목재는 강하고, 가볍고, 유연하고, 무독성이며, 날씨의 변화에 강하다. 수천 년 동안 발전한 인류 문명에도 우리는 이보다 더 나은 다목적 건축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같은 면적이라면 목재 기둥은 강철만큼 강하고, 신축성은 열 배이면서도 무게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고도의 기술을 적용한 인공 물질이 많이 나왔음에도 주택을 지을 때 가장 인기 있는 자재는 목재다. 미국에서만 지난 20년 사이에 사용된 나무 판자를 나열하면 지구에서 화성까지 다리를 놓을 수 있다.

(182)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사는 식물은 골칫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번창하는 식물이 잡초다. 우리는 잡초의 대담성에 화를 내지는 않는다. 모든 씨앗은 대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화를 내는 것은 잡초들의 눈부신 성공이다. 인간들은 잡초밖에 살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잡초가 많이 자란 것을 보면 충격을 받은 척, 화가 나는 척한다. 우리가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식물의 세계에서는 이미 혁명이 일어나서 인간이 개입한 모든 공간에서는 침입자들이 쉽게 원주민들을 내쫓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가 아무 힘도 없이 그저 입으로만 잡초를 욕해봤자 이 혁명을 멈추지는 못한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니라 촉발한 것일 뿐이다.

(274)

눈 속에서 사는 식물들에게 겨울은 여행이다. 식물은 우리처럼 공간을 이동하면서 여행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장소를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사건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견뎌내면서 시간을 통한 여행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특히 긴 여행이다. 나무들은 오지를 긴 시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조언과 똑 같은 조언을 따른다. 짐을 단단히 싸라는 조언 말이다.

(327-8)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을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비유한다면, 흙속에서 식물들이 취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청량음료 병 하나를 채우지도 못하는 양이다. 나무들은 너무도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이파리 한 줌 만들어내는 데에도 1 갤런 이상이 필요하다) 뿌리가 능동적으로 흙을 빨아대는 상상을 하고 싶어질 정도다. 그러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나무의 뿐리는 전적으로 수동적이다. 물은 낮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밤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밖으로 흘러나온다. 달의 영향을 받아 벌어지는 바다의 조수간만만큼이나 정확하다. 뿌리 조직은 스펀지처럼 작동한다. 엎지른 우유에 마른 스펀지를 대면 자동적으로 부피가 커지면서 액체를 빨아들인다. 그 축축한 스펀지를 건조한 시멘트에 올려놓으면 얼마 가지 않아 액체가 흘러나와 시멘트 위에 얼룩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땅을 파더라도 기반암에 가까워질수록 흙은 더 축축해진다.

(366)

아이에게 하는 입맞춤 하나하나는 내가 그토록 절실히 원했지만 받지 못했던 모든 입맞춤이다. 그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내가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이제는 내 사랑이 아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큰 건 아닐까 걱정한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알 필요가 있고, 나는 내가 느끼는 이 풍요로운 사랑을 모두 표현할 능력이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이제 나는 내 나이들이야말로 내가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기다렸던 기다림의 끝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아이는 불가능한 동시에 불가피했다는 것을 깨닫고, 누군가의 엄마가 될 단 한 번의 기회가 한 번 내게 주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 나는 이 아이의 엄마(이 말을 이제는 할 수 있다)지만 오직 내가 기대했던 엄마 노릇의 관념에서 나 자신을 해방시킨 후에야 엄마 노릇을 할 수 있었다.

(396-7)

나는 남의 말을 듣는 데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을 잘 한다. 나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단순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해낸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는 영생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찍 죽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값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문장을 되뇐다. :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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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디를 가나 녹색이라는 단어는 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한다. 자유 연상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녹색이라는 단어와 자연, 휴식, 평화, 긍정이라는 개념을 연관 지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색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식으로라도 접하면 단순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도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해마다 조금씩 녹색이 줄어가고 있다. 컨디션이 나쁜 날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전 지구적인 문제들이 악화되고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자손들을 황폐한 폐허에 남겨두고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더 병들고, 굶주리고, 전쟁에 시달리고, 심지어 녹색이 주는 소박한 위안마저도 박탈당한 채 사는 세상을 남기고 떠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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