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6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번 독서편지 때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가 여행길에 읽으려고 가져간 책들 중에 두 권밖에 읽지 못했다고 했잖아. 그 중에 하나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스페셜 컬렉션 시리즈 중에 <사랑을 배운다>라는 책이란다. 애거사 크리스티 컬렉션 시리즈는 모두 6권으로, 아빠는 그 전에 세 권을 읽고, 이번이 네 번째란다. 애거사 크리스티 컬렉션 시리즈는 추리 소설 작가로 유명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또 다른 필명으로 쓴 비추리 소설들을 모은 시리즈란다.

지금까지 읽은 세 권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사랑을 배운다>라는 책도 기대를 하고 책을 폈는데, 이전에 읽은 책들보다는 재미가 별로더구나. 여행 중에 짬짬이 읽다 보니 이야기가 자꾸 끊겨서 그럴 수도 있고여행 중에 이 책의 제목을 본 너희들이 아빠, 사랑을 배우려고? 이렇게 질문을 던졌잖니사랑을 배운다고 잘 할 수 있겠니? ㅎㅎ 그런데 책제목은 왜 사랑을 배운다고 했을까? 그래서 원제를 찾아보니 <The Burden>으로 되어 있더구나. Burden는 짐, 부담뭐 이런 뜻을 알고 있는데옮긴이께서 한국어 제목을 좀더 낭만적으로 뽑으신 것 같구나. 참고로 이 작품은 1956년에 출간된 되었다고 하니, 소설을 읽을 때 그 머릿속에 시대적 배경도 넣어두고 읽어보면 좋겠구나.


1.

아서 프랭클린과 안젤라 프랭클린 부부에게는 아픔이 있었단다. 첫 아들 찰스가 어렸을 때 병으로 죽고 말았어. 이 충격으로 아서와 안젤라는 요양을 갔고, 그들의 어린 딸 로라는 집에서 유모와 하인들과 함께 있었단다. 당시 로라 나이 일곱 살인데 아서와 안젤라 부부가 로라도 같이 데리고 가지당시 영국의 귀족들은 그런 문화가 아니었나? 싶구나.

로라는 이웃집 존 교수님에 들렀다가 존 교수와 친구가 되었는데, 이 인연으로 로라는 어려운 일이 있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 존 교수님을 찾아갔단다. 아서와 안젤라 부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얼마 안 가서 로라의 동생 셜리가 태어났단다. 셜리가 태어났을 때 로라는 심한 질투심을 느꼈어. 동생이 태어나게 되면 모든 아이들이 느끼는 그런 질투심이지. 로라는 셜리가 빨리 천국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어느 날 로라의 바람대로 셜리가 천국에 갈 뻔했단다. 셜리를 보살피던 유모가 발작을 일으켰는데, 그 발작으로 집에 큰 화재가 일어났어이 때 로라가 불길에 뛰어들어 어린 셜리를 구해주었어. 그래서 셜리는 천국에 가지 않을 수 있었어. 이 일이 있고부터 로라는 셜리를 위한 삶을 살게 된단다. 로라도 어렸지만 셜리를 위해서 무엇이든 했단다.

몇 년이 지나고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그만 모두 돌아가셨단다. 그 때 로라 나이는 14, 셜리는 3살이었어. 이때부터 로라는 더욱 셜리를 보살피고 키우는 일에 전념했단다. 14살이면 무척 어린 나이인데, 로라는 셜리를 보살피고 집안 일도 도맡아 했단다. 유모의 도움이 있었지만, 셜리의 교육과 육아는 로라가 다 챙겼어.

시간이 흘러 로라가 결혼 적령기가 되어도 결혼도 안하고, 오직 셜리를 보호하는 일에서 신경을 썼어. 어느덧 셜리도 19살이 되었고, 사랑할 나이가 되었단다. 그런데 셜리는 첫눈에 반한 헨리라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어. 로라는 셜리의 섣부른 결정에 반대했단다. 사랑이야 그렇게 쉽게 불타오를 수 있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헨리라는 남자가 꼭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고영화 <겨울왕국>에서 안나가 첫눈에 반한 한스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그걸 반대하는 엘사가 생각나기도 했단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 돌아가시고 두 자매가 남은 것이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네. 다시 <사랑을 배운다>로 돌아 와서로라는 계속 반대를 했는데, 그 반대를 셜리를 불행하게 하고, 혹시 셜리에 대한 질투심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 결국은 결혼을 허락하게 되었단다.


2.

역시나 헨리는 그리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어. 직장을 자주 바꾸고, 돈은 물쓰듯 하고 그로 인해 빚은 늘어만 갔어. 거기에 설상가상 바람까지 피워서 셜리는 무척 힘들어했단다. 그러던 중에 셜리는 리처드 와일딩이라는 유명한 여행가를 알게 되었는데, 리처드는 헨리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단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어. 셜리와 리처드는 서로 호감을 가졌단다.

그런데 헨리가 척수마비 병에 걸리고 말았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 불구의 몸으로 침대에서만 지내야 했어. 헨리 같은 성격에 평생 침대에 누워 지내는 것을 참을 수 있을까? 가뜩이나 성격이 좋지 않았는데 헨리는 더욱 괴팍해지고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했단다. 셜리는 아내로써 그런 헨리를 버릴 수 없었단다. 아내로써 헨리를 보호하는 것은 사랑을 떠나서 의무감이라고 생각했어. 착한 의무감이랄까.

헨리가 그냥 건강해서 계속 바람을 피우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되고 셜리도 다정다감한 리처드와 다시 사랑을 하게 되었다면 그나마 해피 엔딩이었을텐데헨리가 장애인이 되면서 의무감에 그를 보살피면서 지내야했어. 셜리가 도적적 의무를 버리지 않겠다고 하면 헨리가 늙어 죽을 때까지 말이야. 리처드도 그런 셜리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헨리는 실수로 약 과다 복용으로 그만 죽고 말았단다. 그 자리에 로라가 있었는데, 셜리를 위해 평생을 살아왔던 로라가 실수를 한 것이 맞을까? 아니라는 강한 의심이 들었지.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 헨리는 죽고 셜리는 혼자가 되었단다.


3.

10년이 지나고…. 루엘린이라는 유명한 전도사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전도사 일을 그만 두고 어떤 섬에 요양을 지내러 왔단다. 그 섬에 자주 가는 식당에 혼자 술을 먹으러 오는 어떤 여자를 알게 되어 합석을 하게 되고 셜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도 해주고 그랬어. 루엘린은 그 섬에 유명한 여행작가 리처드 와일딩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게 되었는데, 루엘린이 식당에서 만났던 여자가 바로 리처드의 부인이었단다.

10년 전 헨리가 그렇게 죽고 나서, 셜리는 리처드와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 삶이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니었단다. 헨리를 의무감으로 보살피고 있었는데, 헨리가 죽고 말아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 삶 자체가 지옥이고 괴로움이었지. 리처드와 로라가 노력했겠지만 셜리는 회복하지 못했어. 10년이 지난 후에도 말이야. 어느 날 셜리는 취한 상태로 길을 가다가 그만 트럭에 치여 죽고 말았단다. 루엘린은 셜리의 유품을 로라에게 전달하는 일을 도와주었어. 루엘린은 로라를 찾아왔는데, 그만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사랑이란 아무도 모르게 어디선가 불쑥 찾아오지. 루엘린과 로라는 셜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로나는 헨리의 죽음의 비밀도 이야기했단다. 그건 실수가 아니었다고헨리가 이미 약을 먹을 알고 있었는데, 자신이 또 주었다고 말이야

셜리를 위해 한 행동이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셜리를 한 행동이 아니었어. 헨리를 보살피는 것이 어찌되었든 셜리의 삶의 목표였으니 말이야. 그 이후 10여 년 삶은 포기한 듯 괴로워하다 결국 삶을 마감한 셜리로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로라는 셜리를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셜리를 행복하게만 했을까? 그건 의문점이 드는구나.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베풀 때 그것이 내 마음 편한 것만 생각하면 안되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한번쯤 생각해봐야겠구나.

그나저나 로라도 루엘린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들의 사랑은 어떨까? 두 사람 모두 인생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겪고 사랑을 해봤을 테니 셜리와 헨리와 같은 어설픈 사랑은 아니겠지? 또 모르지.. 사랑이란 것에 정답도 없고, 나이고 없는데 갈피를 못 잡는 대명사인데


PS,

책의 첫 문장: 교회 안은 추웠다.

책의 끝 문장: 로라는 처음으로 사랑의 무게를 느끼고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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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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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번에 너희들과 함께 했던 여행 동안 읽으려고 책 서너 권을 챙겼단다. 여행 중에는 재미있는 책을 가지고 가야 그나마 읽는다는 생각에 재미 있을 것 같은 책들로 챙겼단다. 그 중에 하나가 이혁진 님의 <사랑의 이해>라는 책이란다. <누운 배> <관리자들>이라는 책으로 팬이 된 이혁진 님의 또 다른 책이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랑의 이해>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더구나. 앞서 읽은 책들이 아빠의 취향이어서 <사랑의 이해>는 지은이 이름만 보고 샀단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에 관한 책이더구나. 두 쌍의 젊은이들이 나오면서 얽히서 설킨 사랑 이야기. 아빠 같은 아재가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 소재이긴 하지만, 아빠가 로맨스 소설도 좋아하는 편이니까 소재는 뭐 나쁘지 않았어. 다만 전체적인 재미가 이전에 읽은 이혁진 님의 소설들보다는 좀 부족했단다. 책이라는 것이 사람의 취향마다 다르니까, 이전의 책들보다 아빠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구나. 세대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약간은 공감하지 않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도 있고...

....


1.

, 그러면 <사랑의 이해>를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이야기는 은행에서 일어났단다. 주인공 하상수 계장은 계약직으로 텔러로 일하는 안수영을 좋아했어. 얼마 전에 하상수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서 첫 데이트를 했고, 두 번째 약속을 정했단다. 그런데 두 번째 약속이 있던 날,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기고 그날 따라 핸드폰은 고장이고그래서 약속 장소에 늦게 나갔는데, 이미 수영은 자리를 떠난 이후였단다. ,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수영은 상수에게 냉담하게 굴었단다. 상수는 미안하다고 몇 번씩 이야기를 했지만 용서를 받지 못했어. 그런 와중에 수영은 은행경비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종현과 썸을 타게 된단다. 수영은 상수와 몇 번의 어긋남이 있고, 종현의 대시로 인해 종현과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어. 젊을 때이니 이런 사랑도 해보고 저런 사랑도 해보고 그래야겠지. 하지만 상수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봐 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런데 어느날 박미경이라는 사람이 은행으로 전배를 왔어. 미경은 상수의 대학 후배였고 상수를 대놓고 좋아했단다. 미경의 적극적인 대시에 몇 번 만난 상수. 미경도 여자 친구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러자, 미경의 배경도 보이기 시작했단다. 미경은 은행의 정직원이고, 부잣집 딸이었어상수가 미경과 사귀기로 결정한 데는 그런 배경이 없었다고는 말 못했을 거야.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뭐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지

종현은 은행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단다. 그런데 경찰 공무원 시험을 아쉬운 점수차로 떨어지고 말았어. 이에 수영은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했단다. 종현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도 은근히 수영을 멀리하려는 것 같았어.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막노동을 하다가 크게 다치셔서 경제활동을 못한다고 하셨어. 그래서 자신의 은행경비원으로 생계가 어려워, 지방의 호텔에서 일하기로 했다면서 시골로 내려간다고 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수영과 일부러 멀어지려는 의도 같았단다. 그러나 종현도 수영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인지 얼마 못 가 다시 은행 경비원으로 일했고, 둘은 돈도 아낄 겸 동거를 하기 시작했단다. 수영은 이번에는 종현이 경찰 공무원에 꼭 합격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열심히 했어.

한편 상수와 미경도 같이 살기 시작했단다. 미경은 상수를 사촌 오빠와 아버지에게 소개 시켜주는 등 적극적이었어. 상수는 미경의 아버지가 불편하면서도 잘 보여야겠다는 나름 예의를 차리면서 술자리도 함께 했는데, 미경의 아버지는 상수를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단다. 아무래도 사람 자체보다 배경이 더 크게 보이겠지. 상수도 그리 넉넉한 집안이 아니었거든.

….

1년이 또 지나고 종현은 또 경찰공무원 시험에 떨어졌단다. 수영과 종현의 사이는 급격히 안 좋아졌어. 사실 수영도 경찰공무원에 합격한 종현의 미래의 모습도 사귀게 된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 같거든남녀 간의 사랑, 특히 결혼을 전재로 하는 사랑에 사람 자체만을 사랑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구나. 상수는 미경과 사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 수 없는 벽을 보는 듯했어. 살아온 배경이 너무 달라서 오는 그 차이가 계속 불편했어. 결국 수영과 종현, 상수와 미경은 모두 헤어져서 다들 혼자가 되었단다.

이 시점에 수영이 다시 상수와 만나 잘 되는 것도 이상하고, 지은이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소설은 몇 년 뒤 상수와 수영이 우연히 만나 안부를 묻고 헤어지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단다. 아빠가 이 책도 읽은 오래 되어 잘못된 기억으로 쓴 부분도 있을지 모르니 양해 바란다.


2.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혁진 님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아빠 취향이 아니었어. 그리고 또 하나 이질감을 느낀 것은 소설 속에 직원들 사이에 나눈 대화들이란다. 너무 서로 막말을 하는 듯했어. 성추행에 가까운 말들도 던지곤 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을 텐데 말이야. 그것이 좀 부자연스러웠단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있다고 했잖아.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읽지는 않아서 그 드라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유튜브 등에 한두 시간으로 간추린 영상이 있으면 1.5배속으로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함 찾아봐야겠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것 하나. 여행 중에 책 욕심은 부리면 안되겠더구나. 우리 집에서 자주 타는 교통편에서 책 읽는 것은 집중이 잘 되는 편인데, 낯선 곳에서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곳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책에 눈을 두기가 쉽지 않더구나. 바깥 경치가 더 좋은 책이었어. 가지고 간 책이 4권인데, 2권을 겨우 읽었구나. ㅎ 

나머지 한 권도 곧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부지점장은 파란색 플러스 펜으로 상수의 셔츠 주머니 아래를 찔렀다.

책의 끝 문장: 가는 빗방울이 우산 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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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한창훈 지음, 한단하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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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소개해 줄 책은 한창훈 님의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라는 책이란다. 몇 년 전에 사 두었다가 이제서야 읽었단다. 이 책은 얇고 우화풍 소설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자투리로 읽을 시간이 생기면 읽으려고 사 두고도 한참 읽지 않은 것이야. 아무튼, 아빠가 자투리 시간이 생겨서 이 책을 후다닥 읽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읽은 것이란다.

지은이 한창훈 님의 작품은 처음 읽는 것인데, 지은이 소개를 보니 <홍합>이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더구나. 이 책을 이 분이 쓴 거구나. 지은이 한창훈 님께서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를 쓰게 된 이유를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작가가 20대일 때 우연히 본 신문칼럼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도 좋아하는 <녹색평론> 김종철 님의 <단 하나의 법조문만 있는 나라>라는 글이라고 하더구나. 그 글이 좋아서 가위로 오려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계속 읽으셨대

남대서양 화산섬 트리스탄 다 쿠냐 섬의 이야기였대. 그 글을 읽은 지 20여 년이 지나고 우화풍 소설을 의뢰 받은 지은이는 그 글이 떠올라서 소설로 쓰신 것이 <그 나라로 간 사람들>이라는 단편이라고 하는구나. 아빠가 읽은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는 연작 소설집로 단편 소설이 5개가 실려있긴 한데, 하나의 장편 소설로 봐도 좋을 것 같았어. 연작 소설이라고 한 것처럼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이 서로 연결되어 있거든


1.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맞아 우연히 섬에 정착한 사람들.. 그곳에서 작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단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섬에 사람들이 더 모이고, 그들은 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의를 통해 단 하나의 법을 만들었단다. ‘어느 누구도 다른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가 그 법이란다. 이 법대로 그 섬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다 보니 모두나 평등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어. 늘 행복하다 보니 행복이 일상이 되었고,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행복하겠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지. 그래서 행복이라는 말을 모르고, 책 제목처럼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가 되었어.

그런 섬이 화산 폭발 우려가 있어서 대피를 해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섬 사람들은 섬을 떠나 본토로 당분간 이주하게 되었지. 섬에서 살던 방식과 본토에서 살던 방식이 다르긴 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원칙을 지키면서 때론 본토 사람들의 방식을 따르면서 살아갔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준단다.

우화풍 소설을 의도적으로 쓴 것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너무 착한 사람들뿐인 것 같구나. 단 하나의 법 조항으로 사는 섬이 실제 있다고 하고 그를 모티브로 쓰긴 했지만, 사람 사는 사회에 갈등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또한 아빠가 이 속세에서 살다 보니 생긴 편견일 수도 있지만 말이야. 이 책은 우화풍이라서 교육적인 면도 있고 하지만, 약간은 뻔한 우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래서 적극 추천까지는 안 할 것 같아.

오늘은 책도 얇으니, 편지도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어제 완성한 망루가 오늘 아침 풍랑에 넘어졌습니다.

책의 끝 문장: 웃음소리가 바깥까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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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질의 사랑 - 천선란 소설집
천선란 지음 / 아작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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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소개해 줄 책은 천선란 님의 <어떤 물질의 사랑>으로, 단편모음집이란다. 모두 여덟 개의 단편집이 실려 있는데, 그 중에 한 작품이 <어떤 물질의 사랑>이고 그것을 책제목으로 뽑은 것이란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천선란 님의 소설은 아빠 취향이 꼭 맞는 것 같구나. 천선란 님의 책들은 모두 좋았어. 이 책은 아빠가 천선란 님을 알기 전에 출간한 책인데, 나중에 검색해 보고 알게 된 책이란다. 주로 SF를 쓰시는 천선란 님의 이 단편 모음집도 모두 SF 소설이란다.

SF 소설에는 <쿼런틴>같은 Hard SF 소설도 있지만, 천선란 님의 SF 소설은 Soft SF 소설이라고 해야겠구나. 천선란 님의 엄마가 적은 나이에 치매에 걸리셔서 고생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엄마를 연상케 하는 등장인물들도 있더구나.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어. 첫 번째 작품인 <사막으로>가 작가의 엄마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보였어.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구나.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돔 안에서만 살아야 하는 지구. 그 심각한 대기오염 속 어떤 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엄마는 신종 질병에 걸리셨는데, 그 증상이 치매와 비슷했단다. 마치 현실에서 작가의 엄마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치매에 걸리신 것처럼 말이야. 그런 엄마와 그런 엄마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면서 자식에게는 짐을 주지 않으려는 아빠의 이야기

….


1.

<너를 위해서>라는 소설은 정말 짧지만 임팩트가 강한 소설이었단다. 먼 미래, 아기를 낳는 조건을 나라에서 관리하는 세상이었어. 주인공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여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런데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성인이 되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이 엄청 높다고 했어. 그러면서 주인공의 심장을 보관해야 한다면서 주인공을 죽이려고 하는 이야기. 정말 짧은 소설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짧은지 아니? 네 페이지가 끝. 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소설.

<레시>라는 작품은 지구의 바다 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바다의 생물들을 데리고 토성의 위성으로 데리고 간 이야기란다. 그런데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야.

<어떤 물질의 사랑>은 심라현이라는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아무튼 지구의 사람과는 다른 존재란다. 겉모습은 사람과 비슷해. 그런데 알에서 태어나서 배꼽이 없고, 성별도 없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 맞게 성별이 바뀌었어.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 남자의 성징이 나타나고,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여자의 성징이 나타나는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엄마도 신비에 쌓인 분이었어. 심라현은 어느날 라오라는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아무튼 지구의 사람과 다른 존재를 알게 된단다. 라오는 몸에서 뭔가 떨어지는데, 라현이 자세히 보니 비늘이었어. 둘은 말을 트는 사이가 되었고, 알고 보니 라오는 외계인이었고, 오래 전에 지구에 와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어. 알고 보니 라오가 찾고 있는 사람은 라현의 엄마였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란다.

<그림자 놀이>공감이라는 감정이 사회악으로 치부되어 시술을 통해 그 감정을 없애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의 이야기란다. 주인공 이라도 수술을 통해 공감이 없었는데, 20년 전에 우주비행사로 떠났던 소중한 친구인 도아가 다시 돌아왔단다. 우주에서 얻은 방사능으로 병이 생겨서 2주밖에 못 산다고 했어. 하지만 공감이 없어진 이라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르핀뿐... 아무리 공감을 없앴다고 하지만, 몸 어딘가에는 아직 남아 있지 않았을까.

<두하나>라는 소설은 동아시아 대륙 상공에 정착한 미확인 물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물체가 생긴 다음부터 남자들만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전염되었어. 좀비는 아니지만 그 움직임은 좀비와 비슷했어. 그 전염된 남자들로부터 대피하게 되었는데 영종도에 그 대피소가 있었어. 전염되지 않은 소수의 남자들도 있어서 대피소로 왔지만, 얼마 못가 전염이 되었고, 대피소에 있는 여자들 중에는 자신의 남자 가족 구성원들도 데리고 오려는 이들도 있었어. 그러면서 갈등을 빚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 두하나는 등장 인물 중에 한 명인데, 전염된 남자들의 소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일들의 이야기가 <두하나>라는 소설이란다.

<검은색의 가면을 쓴 새>는 멸종된 줄 알았던 저어새 수천마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란다. 그 저어새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해 보니 철원 근처 비무장 지대였는데, 그 곳은 수십 km 깊이의 싱크홀이 있었고, 그곳에서 저어새들이 온 곳이었어. 사람들은 수색대를 조직해서 조사해보았지만, 씽크홀로 들어간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어. 드론도 보내봤지만, 4000m 이하까지 내려갔다가 사라졌단다. 이 구멍에 대해 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허사였단다. 구멍에 들어갈 수색대원을 더 뽑게 되었는데, 주인공 은지도 지원했고 최종 4명에 뽑혀서 씽크홀을 탐험하게 되었어. 대기업 취업 보장에 큰 돈을 준다고 했거든그런 것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은지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은지는 그 전의 수색대원들과 다른 결과를 얻기 바랬지만

….

마지막 소설은 <마지막 드라이브>라는 소설이야. 안드로이드 더미와 델리의 이야기란다. 더미와 델리의 역할은 교통사고 시뮬레이션에서 운전석과 보조석에 앉아서 시험을 하는 거야.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어지게 되어 그 일도 하지 않아도 되었어. 하지만 운전사가 보조석에 있던 애인을 보호하려는 행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더미와 델리는 이 경우를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 다시 실험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150번이나 이 시험을 하게 되었고, 마지막 시뮬레이션을 앞두고 더미는 델리와 데이트를 하게 해달라고 하여 허락해주었단다. 인공지능 로봇의 학습 능력으로 사랑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이상으로 8편의 소설을 간단히 이야기했는데, 이 책도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구나. 짧게 적어둔 메모와 겨우 남은 기억으로 이야기를 해서, 책의 내용이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라고오늘은 이만 줄일게.


PS,

책의 첫 문장: 사막에 대해 글을 써보는 건 어떠니?

책의 끝 문장: 사랑하는 델리, 나와 드라이브를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우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구는 그 많은 행성들 중 어쩌다 생긴 하나에 불과했고,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행성이었으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별 상관 없는 행성이었다. 그리고 인간은 그 안에서 존재의 이유조차 알 수 없도록 우연히 생긴 생명체였다. 사랑과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은 인간이다. 이 땅을 외롭게 만든 것은 오롯이 인간의 짓이라는 걸 상기할 때마다 나는 그저 이 행성을 떠나야만 그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P18

엄마는 원장과 눈을 마주 보고 또랑또랑하게 말했다. 엄마가 자주 하는 우기기의 비법인데,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펼칠 때일수록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는 네모난데 왜 동그랗다고 하는 거예요? 라는 말을 내뱉은 학자처럼 말이다. 원장은 그럴 수도 있나? 하다가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고 엄마의 계략에 넘어갔다. 세상이 이렇게 얼렁뚱땅 생겼다는 걸 엄마를 통해 배웠다. 세상은 치밀해 보이지만 사실 대체로 엉성하고 얼렁뚱땅 넘어간다는 것을. - P93

이 사랑은 어떤 물질로 이루어진 사랑일까. 나를 꽉 끌어안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 미적지근한 온도의 사랑은. 엄마가 내게 마지막으로 알려준 것은 온도였다. 이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런 온도의 존재를 만나야 한다고. - P153

내가 가족들을 가능 늦게 만났잖아. 늦게 태어났으니까. 그 단단한 결속력, 나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 쌓았을 추억. 그런 걸 감내하고 버텨야 하는 자리라고, 막내가. 그런 의미로 애교란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단인 셈이지. 나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어필.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가 주인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애교를 부리듯이. 언니는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 언니가 태어났을 때는 언니 혼자였으니까.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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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노트르담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4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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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그럼 오늘은 <파리의 노트르담> 2권을 이야기해줄게. 1권에서 카지모도가 라 에스메달라를 납치해갈 때 구해주었던 사람이 있었잖아. 기억나니? 그 사람은 중대장 페뷔스라는 사람이야. 페뷔스는 약혼녀와 약혼녀의 친구들과 베란다에 있다가 라 에스메달다가 춤추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약혼녀와 약혼녀의 친구들은 페뷔스에게 그 춤추는 이집트 아가씨를 불러서 이쪽으로 오라고 부탁했어. 그녀들은 에스메랄다를 조롱하고 놀리고 싶었거든. 에스메랄다는 자신을 부르는 페뷔스를 보았단다. 자신을 구해주었던 사람이란 걸 알았어.

사실 에스메랄다는 페뷔스가 자신을 구해준 이후 페뷔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단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불렀으니, 얼마나 떨렸을까. 에스메랄다는 자신의 반려 동물인 염소 잘리를 데리고 페뷔스에게 갔단다. 며칠 전 밤에 구해주었을 때 에스메랄다의 얼굴을 제대로 못 봤던 페뷔스는 이제서야 에스메랄다를 제대로 보고 호감을 가졌단다. 하지만 집시인 에스메랄다를 진심으로 사랑할 생각은 없었단다. 그것도 모르는 에스메랄다는 페뷔스도 자신을 사랑하는 줄 착각하게 되었어. 그런데 에스메랄다가 광장에서 춤추고 있던 모습을 노트르담 성당 꼭대기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던 이가 있었어. 바로 클로드 부주교란다. 버려진 아이 카지모도를 데려고 와서 키워준 클로드 부주교. 그는 에스메랄다와 어떤 사이길래, 1권에서는 납치를 하려고 했고, 또 에스메랄다의 춤을 몰래 보고 있는 것일까.

클로드 부주교는 우연히 그랭구아르를 만나게 되었어.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거든. 그랭구아르는 거지 소굴인 기적궁에 잡혔다가 에스메랄다와 형식적이지만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지금은 거지들과 함께 지낸다면 최근 자신의 안부를 이야기를 했어. 그러자, 클로드 부주교는 격분을 했어. 어떤 부분이 클로드 부주교를 격분하게 했냐고? 바로 에스메랄다와 결혼했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야. 클로드 부주교는 에스메랄다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해지고 감정이 격해졌단다. 어느날 클로드의 망나니 동생 장이 돈을 빌려달라고 찾아왔단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 장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어 답답하지만, 그의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어. 돈을 주고 돌려보냈지. 그렇게 얻은 돈으로 장이 하는 것은 술집에 가서 술을 먹는 것.. 장은 페뷔스와 알고 지내고 있었어. 둘이 함께 만나 술도 먹었단다.


1.

에스메랄다는 페뷔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이후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어. 결혼을 하게 된다면 페뷔스와 하고 싶어했어. 페뷔스도 에스메랄다를 가끔 만났단다. 하지만 페뷔스는 그냥 즐기기 위해 만나는 것이었어. 집시 아가씨와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 에스메랄다는 이제 열여섯 살로 순진하고 사람 볼 줄도 모르고페뷔스와 에스메랄다가 데이트를 하다가 포옹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클로드 부주교가 나타나서 페뷔스의 등과 목을 찌르고 도망갔단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고, 놀란 에스메랄다는 정신을 잃었어.

경찰이 그 현장에 들이닥치고, 에스메랄다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에스메랄다는 살인자가 되어 있었어. 괴한이 침입을 했고, 자신이 괴한의 얼굴을 보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도 에스메랄다의 말을 믿지 않았어. 결국 에스메랄다는 페뷔스를 죽인 죄로 재판까지 받게 되었단다. 재판장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클로드 부주교였단다. 에스메랄다는 클로드 부주교를 알아보았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자신이 결백하다고 계속 이야기를 했지만, 고진 고문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에스메랄다는 자신이 페뷔스를 죽였다고 거짓 자백을 했단다. 거기에 에스메랄다는 마녀라고 판결받았단다.

유럽의 중세시대에는 마녀사냥이라고 해서, 기독교 교리와 어긋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특히 여자들을 마녀로 몰아 죽인 일이 있었어. 에스메랄다도 마녀로 지목되어 판결되었단다. 에스메랄다의 반려 동물인 염소 질다가 재주가 많은데, 그것이 마녀인 에스메랄다가 마법을 썼기 때문이라고 했어. 마녀로 판결을 받으면 교수형을 받아야 했단다. 그렇게 에스메랄다는 감옥에 갇히게 된단다.

….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를 찾아온 클로드 부주교. 지금까지 클로드 부주교가 에스메랄다에게 보였던 행동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스토킹 같은 짓들이었어. 클로드 부주교는 왜 그런 일들을 했을까. 클로드 부주교는 신학이 독실한 사람이었어. 평생 신부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지. 그런데 어느날 에스메랄다를 보고 자신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단다. 에스메랄다를 깊이 사랑하게 된 거지. 클로드 부주교도 괴로워했어. 평생 신학과 함께 살려고 했는데, 사랑이라니자신이 이런 모습에 정신이 혼미해졌어. 감옥에 갇혀 있는 에스메랄다를 찾아와 이런 이야기들을 했단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자신이 에스메랄다를 탈출시켜줄 수 있다면서 자신과 함께 살자고 했어. 클로드 부주교는 에스메랄다와 함께 한다면 신학도 버릴 수 있었던 거야.

하지만 에스메랄다는 클로드가 페뷔스를 죽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클로드와 함께 할 수 없었지. 그를 경멸했어. 클로드는 에스메랄다를 결국 구해주지 않았단다. 에스메랄다가 자신의 뜻에 동의했다면 신학을 버리고 살아가려고 했고, 만약 에스메랄다가 자신의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에스메랄다를 죽게 나둘 생각이었단다. 에스메랄다가 죽는 것은 마음 아프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시 신학에 몰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클로드 부주교는 완전 사이코패스 스토커였구나.


2.

에스메랄다가 교수형에 처하는 날이 되었어. 그레브 광장에서 진행되었단다. 클로드는 신부 자격으로 참가하였고, 에스메랄다에게 다시 한번 권유를 했단다. 자신을 사랑해준다면 살려줄 수 있다고 말이야. 그런데 그때 에스메랄다는 멀리 한 저택의 발코니에서 페뷔스를 보았단다. 죽은 줄 알았던 페뷔스가 그곳에 있었어. 사실 페뷔스는 살아 있었단다. 클로드에게 찔려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몇 달 치료를 받고 다시 회복을 한 거야. 에스메랄다는 당연히 페뷔스가 자신을 구출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페뷔스는 에스메랄다과 마주쳤던 눈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단다. 이에 에스메랄다는 배신감에 큰 충격을 받았단다. 이제서야 페뷔스의 거짓 사랑을 알게 된 거지.

이제 에스메랄다는 죽을 일만 만났어. 그런데 교수형 직전에 카지모도가 나타나서 에스메랄다를 납치해서 도망갔어. 에스메랄다를 데리고 노트르담 성당으로 피신했단다. 당시 성당 안은 성역으로 죄수들이 성당 안에 있어도 잡아가지 못했어. 하느님의 보호하고 있는 곳이니까 말이야. 그래서 카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그곳을 데리고 온 거야.

1권에서 형벌을 받고 있는 카지모도를 모두 무시하고 조롱했는데, 에스메랄다만이 카지모도에게 물을 전해주었잖니. 카지모도는 아마 그때부터 에스메랄다를 진심으로 사랑했을 거야. 그래서 에스메랄다를 구출해서 노트르담 성당으로 피신할 생각까지 한 거지. 에스메랄다는 성당 안에 있었지만, 그 밖을 나갈 수는 없었어. 나가면 곧장 잡히니까 말이야. 어쩌면 성당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구나.

정신을 잃었던 에스메랄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카지모도를 보고 깜짝 놀라 다시 정신을 잃을 뻔 했어. 에스메랄다는 카지모도를 두려워했고, 시선을 피했어. 그러면서 자신을 죽게 놔두지, 왜 구해주었냐고 울면서 말했어. 카지모도는 자신도 예전에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했다고 했어. 사랑,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단다. 에스메랄다는 성당 안에 머물면서 안정을 찾아갔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카지모도는 에스메랄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단다. 할 말이 있을 때는 문 밖에서 이야기를 했어. 에스메랄다가 자고 있을 때만 와서 잠자고 있는 에스메랄다를 바라보았지.

에스메랄다는 페뷔스가 자신을 외면했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었어.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카지모도는 페뷔스를 찾아갔단다. 페뷔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에스메랄다를 만나러 가자고 했지만, 페뷔스는 거절했단다. 에스메랄다가 마음 아파할까 봐 카지모도는 페뷔스를 만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단다.

클로드 부주교도 에스메랄다가 노트르담 성당 안에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찾아왔단다. 더는 참지 못하고 에스메랄다를 겁탈하려고 했어. 에스메랄다는 카지모도가 준 호각을 힘껏 불었단다. 그 호각은 에스메랄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불라고 카지모도가 준 것이거든. 카지모도가 귀머거리이지만, 높은 호각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 카지모도는 호각소리를 듣고, 에스메랄다에게 달려왔는데, 에스메랄다를 겁탈하려는 사람이 있는거야. 그 사람을 공격하고 죽이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자신의 스승인 클로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카지모도는 잘못을 했다면서 사죄를 했단다. 카지모도에게 클로드는 절대적인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에스메랄다가 더 중요한 사람일지도 몰랐어. 심한 갈등을 하는 카지모도.


3.

클로드는 아직도 에스메랄다를 포기하지 않았어. 언제까지 에스메랄다가 성당 안에 있을 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어. 기적궁이라고 하는 거지 소굴에 있던 그랑구아르에게 이야기하여 노트르담 성당을 공격하게 했어. 그랭구아르는 기적궁의 리더인 클로팽에게 이야기하기를, 에스메랄다도 원래 기적궁 소속이었으니, 그녀를 구해주고 노트르담 성당에 보물도 훔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어.

이에 클로팽을 일당들을 데라고 노트트담 성당을 공격했단다. 이 공격에 클로드의 동생 장도 참여했단다. 카지모도는 노르트담 성당을 공격하는 기적궁 사람들이 적인 줄 알고 열심히 싸웠단다. 그 와중에 장은 죽고 말았어.

어수선한 틈에 그랭구아르와 클로드는 에스메랄다를 성당에서 빼갔단다. 클로드는 다시 한번 에스메랄다에게 자신을 사랑해 준다면 살려줄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죽음보다 싫다는 대답이었어. 클로드는 다시 그녀를 경찰에 넘기기로 한단다. 경찰을 불러오는 동안 클로드는 에스메랄다를 귀딜 수녀에게 잠시 맡겨주었어.

1권에서 귀딜 수녀 이야기했었는데, 기억나니? 본명은 파게트이고 자신의 어린 딸을 이집트 집시에게 빼앗긴 이후 이집트 집시들을 경멸하던 사람. 클로드의 부탁을 당연히 들어주었어. 에스메랄다는 이집트 집시 아가씨였으니 말이야. 그런데 에스메랄다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딸이었던 거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기 신발 한 짝의 다른 쪽을 에스메랄다를 가지고 있었단다. , 이런 운명이….

귀딜 수녀는 에스메랄다가 경찰에 잡힐 위험에 빠진 것을 알고 숨겨 주었어. 그리고 클로드와 헌병대가 도착했을 때, 에스메랄다가 도망을 갔다고 했단다. 아빠도 제발조마조마하면서 읽어났단다. 귀딜 수녀의 에스메랄다 숨기기는 거의 성공할 뻔했어. 헌병대에 함께 온 페뷔스의 목소리가 들려 오기 전까지는 말이야. 페뷔스의 목소리를 들은 에스메랄다는 반가운 마음에 뛰어나갔지만, 에스메랄다는 헌병에 붙잡히고 말았단다. 귀딜 수녀는 엄마의 마음으로, 에스메랄다를 구해보려고 헌병대에 매달리다가 내동댕이쳐져서 그만 뇌진탕으로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 결국 에스메랄다도 교수형에 처해져서 적었어. 에스메랄다를 지켜보며 기뻐하던 클로드 부주교. 그런 클로드를 보고 분노한 카지모도를 클로도를 종탑에서 밀어 떨어뜨렸단다. 그렇게 클로드도 죽고 말았단다. 그리고는 카지모도도 사라졌어.

….

세월이 흐르고 사형수들의 시체를 보관하는 납골당. 그 안에 꼭 껴안은 두 사람의 뼈가 발견되는데,

하나는 교수형을 당한 사람의 뼈이고, 나머지 하나는 등이 굽은 꼽추의 뼈였단다. 카지모도는 죽은 에스메랄다를 꼭 껴안고 자신도 죽은 것이란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아빠는 <파리의 노트르담>이런 줄거리의 소설인 줄 처음 알았단다. 예상 밖의 줄거리구나. 지은이 빅토르 위고의 또 다른 명작 <레 미제라블>의 뜻이 불쌍한 사람들인데, <파리의 노트르담>에도 불쌍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구나. 카지모도도 불쌍하고, 에스메랄다도 불쌍하고, 에스메랄다의 엄마인 파케트 귀딜 수녀도 참 불쌍한 사람이구나. 클로드 부주교의 빗나간 사랑만 아니었다면, 위 세 사람의 운명이 그렇게 비극적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소설을 읽다 보니, 지난 여행에서 본 파리의 노르트담 성당이 다시 생각났어. 몇 년 전에 정신 나간 방화범에 의해 많은 부분이 불타서, 여전히 복원작업 중이지만 말이야. 다행히 앞쪽의 석조건물은 피해를 입지 않아서 그 위상을 볼 수 있었잖니. 그렇게 아픈 역사를 갖게 된 노트르담 성당에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있더구나. 나중에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노트르담 성당이 다 복원이 되고 나면, 내부에도 한번 들어가 보고 싶더구나. 파리 여행 기념으로 읽었던 <파리의 노트르담> 많은 늦었지만, 그래도 여행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해서 좋았단다.


PS,

책의 첫 문장: 여러 주일이 흘러갔다.

책의 끝 문장: 그가 껴안고 있는 송장에서 그를 떼어내려고 하자, 그것은 먼지가 되어버렸다.


중세에는, 하나의 건물이 완전한 경우에는, 땅속에도 바깥과 거의 같은 정도의 건물이 있었다. 노트르담처럼 말뚝 위에 세워져 있지 않다면, 궁궐이나 요새나 성당은 으레 이중의 토대가 있게 마련이다. 대성당에는, 밤낮으로 파이프오르간과 종소리가 울리고 불빛으로 넘쳐흐르는 지상의 홀 아래에, 낮고 캄캄하고 신비롭고 빛 없고 소리 없는, 말하자면 또 하나의 지하 대성당이 있었다. 궁궐이나 성에는, 감옥이 있었고, 때로는 분묘가 있었으며, 또 때로는 그 두 가지가 다 있었단다. - P159

신부는 숨이 막혀 또 잠시 말을 끊었다. 그러고 나서 계속했다.
"벌써 반쯤 홀린 나는 무엇엔가 매달려서 추락을 막으려고 해봤어. 나는 사탄이 이미 내 앞에 파놓은 함정을 생각했어. 내 눈 아래 있던 여자는 하늘이 아니면 지옥에서밖에 올 수 없는 그런 초인적인 미인이었어. 거기에 있는 것은 약간의 우리 흙으로 만들어진, 그리고 내면에서 여자의 넋의 가물거리는 빛으로 희미하게 밝혀진 하잘것없는 처녀가 아니었어. 그것은 천사였어! 그러나 암흑의 천사, 불꽃의 천사였어. 광명의 천사는 아니었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당신 옆에서 염소 한 마리가, 마술사의 야연의 짐승 한 마리가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어. 한낮의 태양은 그 염소의 뿔을 새빨갛게 만들어주고 있었어. 그때 나는 악마의 함정을 보는 듯했고, 당신이 지옥에서 왔다는 것을, 당신이 지옥에서 온 것은 오직 내 영혼을 멸망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어. 나는 그렇게만 믿었어."
- P171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마음속을 파고 들어가면서, 자연이 거기에 얼마나 널따란 자리를 정열에게 준비해 놓았는지 보았을 때, 그는 한결 더 고통스럽게 비웃었다. 그는 자기 마음의 밑바닥에서 자신의 모든 증오를, 자신의 모든 악의를 휘저어 보고,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와 같은 냉철한 눈으로 그 증오는, 그 악의는 부패한 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간의 모든 미덕의 원천인 이 사랑은 신부의 가슴 곳에서는 끔찍한 것으로 변한다는 것을, 그리고 자기와 같이 생긴 인간은 신부가 됨으로써 악마가 된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리고 그는 소름 끼치게 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자신의 숙명적인 정열, 결국 한 여자에게는 교수대를, 한 남자에게는 지옥을 가져다주어 그 여자는 사형수가 되고 자기는 영벌 받는 사나이가 되는 결과밖에 초래하지 못한 그 부식적이고 유독하고 증오에 넘친, 빙탄 같은 사랑의 가장 끔찍한 면을 생각하고는 다시 창백해졌다. - P225

여러분은 저를 가엾게 여겨주실 거예요. 네, 나리들? 이집트 계집들이 제 딸을 훔쳐 갔어요. 그년들은 십오 년이나 그 애를 감추고 있었어요. 저는 그 애가 죽은 줄로만 믿고 있었어요. 상상을 좀 해보세요. 좋은 친구 양반들, 제가 그 애를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는 걸 말이에요. 저는 십오 년간을 여기서, 이 지하실에서, 겨울에 불도 없이 지냈어요. 그건 참 힘든 일이에요. 이 조그맣고 가련한 사랑스러운 신짝! 제가 하도 울부짖었더니 하느님께서 제 소원을 들어주셨어요. 오늘 밤, 하느님은 제 딸을 돌려주셨어요. 하느님의 기적이지요. 제 딸은 죽지 않았어요. 여러분은 어 재를 제게서 뺏어 가지 않겠지요. 저는 확신해요. 그것도 저라면, 아무 말 않겠어요. 하지만 제 딸은 열여섯 살짜리 어린애라고요! 햇빛 볼 시간을 그 아이에게 남겨주세요! 저 애가 여러분에게 무슨 짓을 했다는 거예요? 전혀 아무 짓도 한 게 없어요. - 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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