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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하구나. 너희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고천천히 크라고 주문을 걸어도 무용지물. 이젠 동화책과도 이별을 고할 때가 다가오고그때가 되면 너희들에게 어떤 책들을 추천하면 좋을까. 물론 오랜 시간 동안 검증이 끝난 고전을 추천해주면 쉽겠지. 하지만 최근 출간된 책들도 추천하면 좋을 것 같아서, 아빠는 가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들을 들쳐 보곤 한단다. 아빠의 안목이 없다 보니 국내외 문학상 수상작들이 눈에 들어 오게 되는데, 그런 책 중에 최근에 읽은 구병모 님의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을 이야기해줄게.

우리 식구들 모두 빵을 좋아하잖아. 많이 먹으면 몸에 썩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함과 향기에 거부할 수 있는 매력이 있구나. 그런 빵을 만드는 빵집 이야기인가 싶었어. 앞에 마법사라는 뜻의 위저드가 붙어서 평범한 빵집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말이야. 지은이 구병모 님은 인터넷 서점 서핑을 하다가 많이 본 이름이라 이름은 익숙한 분이야. 그런데 아빠는 이번이 구병모 님의 작품은 처음이란다. 아빠의 선입견인데, 이름 때문에 당연히 남자 작가인줄 알았단다. 구병모 님께 죄송~~ 아빠가 비록 이번이 처음이지만, <위저드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파과>, <아가미> , <네 이웃의 식탁>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쓰셨단다. 나중에 이런 책들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읽어봐야겠구나.


1.

이 책에는 주인공은 열여섯 살 소년이란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되어 있어서 주인공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단다. 나왔는데, 아빠가 놓쳤을 수도 있고 말이야. 주인공은 여살 살 때 엄마에 의해 청량리역에 버려졌다가 일주일 만에 돌아온 아픈 기억이 있단다. 엄마가 정신적으로 아픈 병을 가지고 있었어. 결국 주인공 엄마는 자살을 하고 말았지. 주인공이 열 살 때 아버지는 재혼을 하셨어. 새엄마는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주인공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

주인공도 혼자 생각할 때는 새엄마에게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선생이라고 했어. 배선생은 두 살배기 딸 무희가 있었어. 시간이 지나도 배선생과 주인공 사이는 좋지 않았어. 그래서 중학생이 된 이후에는 밥도 집에서 잘 먹지 않았단다. 집에 오는 길에 집 앞에 있는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가지고 왔지. 그렇게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의 단골손님이 되었어.

위저드 베이커리는 빵집 이름답게 약간 신비스러움을 가지고 있단다. 말 수 적고 음침한 분위기마저 내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소녀. 빵집은 독특하게도 24시간 내내 운영한단다. 아르바이트생 소녀는 낮에만 일하고 밤에는 점장이 직접 카운터를 지킨단다. 사장은 낮에는 주로 빵을 구웠어. 그럼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 것인가.

시간은 흘러 주인공은 열여섯 살, 의붓동생 무희는 열 살. 무희가 어디선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은데, 겁먹은 무희가 주인공을 손가락으로 가르쳐서, 배 선생한테 엄청 맞고, 주인공은 도망쳐서 베이커리로 와서 숨겨달라고 했단다. 그렇게 주인공과 위저드 베이커리는 다시 엮이게 된단다. 그러면서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일들을 알게 되었단다.


2.

위저드 베이커리에서의 사장님은 진짜 마법사이고, 마법에 걸린 빵을 팔고 있었어. 그리고 낮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소녀는 밤이 되면 자신의 본 모습으로 변하는데, 소녀의 정체는 파랑새였단다. 빵집 진열대에는 평범한 빵을 팔지만, 마법 주문에 걸린 빵은 인터넷을 통해 몰래 팔고 있었단다. 미운 사람에게 주면 당황한 상황을 유발하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 시험이나 출장 등을 앞두고 부정타지 않게 하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주면 100퍼센트 화해하는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고백 받았을 주면 바로 떨어져 나가는 노 땡큐 사브레 쇼꼴라, 시간들 되돌리고 싶을 때 먹는 타임 리와인더 쿠키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인터넷 주문으로 팔고 있었단다.

사장님은 24시간 내내 잠을 자지 않고 있었고, 한 달에 한번 빵집을 쉬면서 24시간 내낸 자는 게 전부라고 했어. 그렇게 해서 사람이 살 수 있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는 사람이 아니고 마법사니까…. 사장님은 주인공을 처음에는 하룻밤만 숨겨주려고 했으나 계속 눌러 앉게 되었어. 베이커리 일도 도와주고 그랬단다. 사장님이 마법에 걸린 빵을 파는 것은 분명 불법이고, 사장님이 아주 너그러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자꾸 사장님과 위저드 베이커리가 주인공에게 위안을 주었어. 오랫동안 집에서 받은 상처를 아물게 해주었어.

이후 이야기는 빵집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된단다.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의 단점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거야. 마법 걸린 빵을 주문한 손님들이 실제 빵의 마법이 동작하자 불만을 가지고 빵집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고 어떨 때는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이 찾아오는 경우는 있단다. 그럴 경우는 미련 없이 그 동네를 떠나 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곤 했어.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도 그렇게 온 것이고, 또 떠날 때는 그렇게 아무 이야기 없이 갑자기 떠났단다. 주인공이 살던 그 동네에서도 그렇게 갑자기 떠나고 말았단다 .

주인공은 그 베이커리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간 주인공은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된단다. 의붓동생 무희를 성추행하고 있는 아버지를 보게 된 거야.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배 선생. 다시 지옥으로 돌아온 것을 깨달은 주인공. 빵집 점장님이 주신 시간 되돌리는 타임 리와인더 쿠키가 손에 있었단다.

..

이후 이야기는 주인공이 타임 리와인더를 먹은 경우와 먹지 못한 경우 두 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먼저 타임리와인더를 먹은 경우, 그러니까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 주인공. 주인공의 강력한 반대로 아버지는 재혼을 하지 못했단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아 성추행으로 구속되는 것은 똑같이 일어났고, 주인공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집의 소녀를 보고 왠지 모를 그리움을 느끼게 된단다.

그리고 타임리와인더를 먹지 못한 경우(난리통에 떨어진 타임리와인더를 배선생이 발로 밟음), 시간이 흘러 2몇 년 뒤 우연히 익숙한 빵봉지를 보게 되었어.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손님이 호의로 건넨 빵. 바로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봉지였어. 손님에게 그 빵을 산 곳을 물어 보았고,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뛰쳐나가 위저드 베이커리로 달려갔단다. 그가 몇 년 동안 찾던 위저드 베이커리의 간판이 저 멀리 보였어. 주인공을 힘차게 위저드 베이커리를 향해 달려가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판타지 소설이었구나. 괜찮았단다. 새로운 영역의 소설이지만, 지은이의 이런 시도도 좋았고, 이야기도 좋았어.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모습도 좋았고 말이야. 빵집 점장님이 비록 무뚝뚝한 마법사이긴 하지만, 인간적인 정도 있어 보였고 말이야. 몇 년 전에는 위저드 베이커리가 갑자기 이사가면서 헤어졌지만, 이제 다시 만나게 되면, 주인공도 위저드 베이커리 점장님의 수제자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청출어람의 마법사가 되어서, 더 신비하고 마법에 걸린 빵을 만드는 그런 이가 되었으면 하네그리고 점장님은 이 소설 속에 등장하기 이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척 궁금하구나. 어떻게 이런 빵집을 시작했는지, 태어나면서부터 마법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등등 말이야. 소설에서 풀지 않은 떡밥들이 많이 있어서 후속작이 나왔을 법한데, 이 책은 2009년 출간되었는데 십 년이 넘도록 조용한 것을 보니 후속작은 없는가 보구나. 아빠와 같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생각하는 수밖에,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중불로 달구어진 설탕 냄새가 난다.

책의 끝 문장: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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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7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맘이 참 아팠던 책, 아이들이 이 책 참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구병모작가님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좋았어요. 피그말리온 읽고 아이들이 로젠탈 등 용어도 찾아보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크는 건 뿌듯하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더 크지요.

bookholic 2021-11-17 08:30   좋아요 1 | URL
구병모 님의 <피그말리온 아이들>도 리스트에 올려 놓아야겠네요... 추천 감사~~^^
아이들이 금방금방 크는 게 정말 아쉬운데,
클수록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늘어서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이제 좀 더 크면 같이 안 놀아주겠죠???
 
시월의 말 3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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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시월의 말> 마지막 3권을 이야기해줄게. <시월의 말> 3권은 기원전 43 1월부터 기원전 12월까지의 이야기란다. 2권에서 카이사르가 죽었잖아. 그 이후 혼란스러운 로마의 이야기를 그렸고 말이야. <시월의 말> 3권도 그 연장선상에 있단다. 이번 3권에서의 주인공은 아무래도 옥타비아누스라고 봐야 할 것 같구나. 카이사르의 공식 후계자이니 말이야.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그 위험한 후계자 자리를 피하지 않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니, 카이사르가 사람 보는 눈도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로마뿐만 이탈리아 전체에 혼란이 이어졌단다. 아무래도 거대한 산이 무너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키케로는 입으로 계속 안토니우스를 비난하였단다. 그리고 안토니우스는 이제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한 것 같구나. 원래는 해방자들 편에 섰으나, 이제는 해방자들을 공격했어. 마치 과거는 모두 잊은 것처럼 말이야. 해방자 측에서는 데키무스 브루투스가 총독이 되었고, 안토니우스의 이 공격을 반란으로 규정했어.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옛 군단과 함께 하면서 사태를 지켜보았단다. 원로원 의원은 옥타비아누스에게 데키무스 브루투스의 아래로 들어와 함께 싸우라고 이야기했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그럴 생각이 없었어. 카이사르를 죽인 이들과 어찌 함께 하는가. 오히려 그들은 죽여야 할 원수 같은 존재인데 말이야. 데키무스 브루투스는 안토니우스와 전투에서 져서 갈리아로 도망쳤어.

그런데 데키무스 브루투스는 갈리아에서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된단다. 그는 갈리아 사람한테 잘 보이기 위해 자기 자랑을 했단다. 데키무스 브루투스 자신이 카이사르를 죽인 사람이라고오랫동안 카이사르와 싸운 갈리아인들이니 당연히 카이사르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고 한 이야기였어.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지. 갈리인들은 관용을 베푼 카이사르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거든. 오히려 갈리인들은 데키무스 브루투스를 가둬 두었고, 안토니우스에게 데키무스 브루투스를 어떻게 할지 물어보았단다. 안토니우스는 갈리아인들에게 돈까지 보내면서 죽이라고 했어. 그래서 데키무스 브루투스는 갈리인들에 의해 죽고 말았단다.

….


1.

옥바티아누스는 조금씩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일들을 했어. 옥타비아누스는 스무 살도 안된 나이에 수석 집정관이 되었단다. 옥타비아누스가 집정관이 되어 로마에 있던 이즈음 서방에는 총독 레피두스와 안토니우스가 자리 잡고 있었고, 동방에는 마르쿠스 브루투스 등 해방자들이 자리 잡고 있었어. 옥타비아누스는 집정관이 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카이사르를 죽인 23명에 대해 기소를 한 것이란다. 그리고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어. 스스로 해방자들이라 부른 이들은 이제 모두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된 것이란다.

옥타비아누스는 동방에 있는 그 범죄자들을 바로 공격하러 가기에는 서방에 있는 세력들도 만만하게 볼 세력이 아니었단다. 그래서 옥타비아누스는 결단을 내린단다. 서방으로 가서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와 협상을 하게 된단다. 안토니우스와 레피두스는 처음에는 적대적으로 대했지만, 옥타비아누스의 설득으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단다. 그의 제안은 셋이 함께 로마를 이끌어가자는 이른바 삼두정치이란다. 그 옛날 율리우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마르쿠스 크라수스가 함께 했던 것처럼 말이야. 역사는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의 삼두정치를 2차 삼두정치 또는 2차 삼두연합이라고도 한단다.

그들의 지위는 집정관보다 위라고 정의했어. 독재관을 셋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옥타비아누스는 집정관도 그만두고, 셋이 하는 독재관을 하기로 했단다. 그들에게 문제가 하나 있었어. 세금이 부족하다는 거야. 그들은 예전에 카토가 썼던 칼을 꺼내 들었단다. 그것은 바로 공권박탈. 공권박탈이란 죄를 지은 이들의 재산과 지위와 심한 경우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거야. 그 공권박탈의 1순위는 누구일까. 힌트는 안토니우스가 강력히 주장했어. 그래, 얼마 전까지 안토니우스를 맹비난했던 키케로였단다. 공권박탈이 법으로 제정되자마자 안토니우스는 사람을 보내 키케로를 죽였단다. 그냥 독약 같은 것으로 얌전히 죽인 것도 아니고, 참수하고 손목까지 자르는 등 잔인하게 죽였단다. 이것을 지켜본 옥타비아누스는 속으로 안토니우스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어. 현재 어쩔 수 없이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어. 옥타비아누스는 더 확실한 적과의 동침을 하기로 했단다. 안토니우스의 의붓딸 클라우디아와 정략결혼을 하는 것이야. 아무리 정략결혼이라고는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클라우디아와 잠자리를 한번도 하지 않았어.


2.

카이사르를 죽인 범죄자들이 모여 있는 동방 사정을 잠시 살펴보자꾸나. 마르쿠스 브루투스와 카시우스는 동방의 여러 속주들을 차지하면서 세력을 키워나갔어. 그러면서 로마로부터 들려오는 소문에 촉각을 세웠단다. 그리고 자신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어.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와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긴장했단다. 더 많은 군대와 군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속주들을 공격했어. 당연히 속주들의 민심은 잃은 것은 당연한 것. 내부적인 문제도 있었어.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의 의견차가 점점 심해져서 주먹다짐까지 한 적도 있어.

옥타비아누스가 동방으로 공격을 가려고 했는데, 또 하나 남은 찜찜함도 해결하고 갔단다. 그것은 시칠리아에서 정세를 살피고 있던 폼페이우스의 둘째 아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와 동맹을 맺은 거야. 이것도 지금의 안전을 위한 일시적인 동맹이라고 생각했어.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관계를 보면 함께 할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야.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나서 동방으로 살인자들을 치러 갔단다.

그리고 필리피에서 커다란 전투가 벌어졌어. 필리피 회전이라고도 해. 서로 승리와 패배가 이어지고 있었어. 그런데 이 전투는 허무하게 끝이 났단다. 카시우스는 승리를 거둔 자신의 기병들이 오는 것을 보고, 적군이 오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젠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결을 한 것이란다. 거참,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카시우스의 죽음 소식을 접한 브루투스…. 브루투스는 카시우스에 비해 군대를 이끌 능력이 부족했어. 그래서 카시우스 죽음 이후 브루투스 군대는 급격히 밀리게 된단다.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브루투스는 부하에게 죽여 달라고 부탁했단다. 브루투스를 끝으로 암살자들이 이끈 군대는 더 이상 없었단다. 완패.

카이사르를 죽이기 전에 이것저것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23명의 암살자들그들이 계산에 넣지 않았던 하나, 그것은 바로 옥타비아누스였단다. 그리고 그 옥타비아누스로 인해 그들은 모두 파멸과 죽음의 길을 가고 말았단다. 브루투스의 시신을 본 옥타비아누스. 그 시신을 처리하는 데 있어 안토니우스와 작은 말다툼이 있었단다. 안토니우스는 브루투스의 장례를 치러 주려고 했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가차없이 참수해 버렸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양아버지 카이사르만큼 영리하지만, 죄를 지은 자에 대한 처신은 달랐단다. 옥타비아누스가 생각하길 카이사르가 그렇게 죽은 이유도 다 관용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옥타비아누스의 사전에서 관용을 지어버렸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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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그것이 바로 내 아버지의 큰 실수였다. 아버지는 오래된 귀족들을 유지하고자 하셨고, 자신의 파벌을 오래된 귀족 가문 출신들의 이름으로 유지하고자 하셨다. 그의 독재는 표면상 민주적인 틀 안에서 제대로 확립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내 건강 상태와 취향은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고, 나는 내 아버지의 웅장함을 절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는 최고신관의 의복을 입고, 용기의 상징은 시민관을 머리에 쓰고, 천하무적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포룸 로마눔을 거닐고 다니셨다. 그를 쳐다보는 여자들은 활홀해했다. 그를 쳐다다보는 남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자신의 무능함을 떠올리며 괜스레 그를 증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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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이사르가 죽고 난 이후 이집트로 돌아온 클레오파트라. 자신의 후계구도에 대해 계속 고민했단다. 자신과 카이사르 사이에서 낳은 아들 카이사리온과 짝을 맺어줄 자신의 딸이 필요했단다. 당시 이집트는 기본적으로 근친간 결혼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상식이었단다. 옥타비아누스가 권력을 잡았다는 소식을 들은 클레오파트라는 옥타비아누스에게 편지를 보냈단다. 자신의 아이를 낳아달라고 말이야.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완벽한 거절 의사를 보냈단다. 정말 칼이구나, 옥타비아누스. 클레오파트라가 다시 아이를 낳지 못해서 그런지, 이집트는 다시 가뭄과 역병으로 어려움에 빠지고 말았단다. 여기까지가 <시월의 말> 3권의 이야기란다.

지은이 콜린 매콜로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쓰면서 6부를 마지막으로 끝내려고 했단다. 공화정도 끝난 시점이고, 카이사르도 죽었으니 말이다. <시월의 말>을 쓰고 난 다음 쓴 작가의 말에도 그런 내용이 있더구나. 그런데 작가들의 성화에 힘입어 7부까지 쓰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나중에는 왼쪽 눈의 시력까지 잃어서 남편의 도움으로 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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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로마 공화정 시대에 끌린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다른 작가들에 의해 지겹도록 많이 다뤄지진 않았다. 둘째, 우리 사회의 사법, 정치, 상업 체계가 대부분 로마 공화정에 뿌리를 두고 있을 정도로 현대 서구문명과 연관이 깊다. 마지막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그토록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러 인물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 서로 알고 지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카이사르는 마리우스와 술라, 폼페이우스를 모두 알았고, 이들 모두 어떤 식으로 카이사르의 인생항로에 영향을 끼쳤다. 그 밖에 카토 우티켄시스나 키케로 같은 다른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월의 말> 끝자락에 이르면 카이사르를 포함해 그들 모두 세상을 떠난다. 남는 것은 그후로도 계속되는 후대에 그들이 남긴 유산이며, 그 주인공은 카이사르의 생질손으로 훗날 카이사르 임페라토르, 최종적으로 아우구스투스가 되는 가이우스 옥타비우스이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나는 절대 멈추지 못할 것이다!  - <작가의 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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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자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추가된 7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하나만 남았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가 나라를 구했고 그 잊지 못할 집정관 임기로부터 정확히 20년이 지난 뒤(그는 들을 준비가 된 모든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다), 그는 다시 한번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섰다.

책의 끝 문장: 그것은 디라키온과 앙코나 사이의 아드리아 바닥 어딘가에 영원히 놓이게 되었다.


아그리파는 질투나 야망의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옥타비아누스를 향한 그의 감정은 늘 순수한 애정, 온전한 존경, 부드러운 보호반응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비난하고 혐오하고 조롱할지 몰라도, 아그리파만큼은 옥타비아누스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으며 옥타비아누스의 성격에서 가장 극단적인 면마저 나쁘게 보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지성이 그를 점점 더 하늘 위로 끌어올렸다면, 옥타비아누스의 아주 다른 사고방식은 그를 땅속까지 내려갈 수 있게 해준다고 아그리파는 생각했다. 옥타비아누스는 인간의 결점을 놓치는 법이 없었고 약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의 무게를 꼼꼼히 따졌다. 그의 본능은 파충류를 닮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섣불리 움직이는 실수를 범할 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움직일 때는 너무 빨라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거나, 혹은 너무 느려서 가만히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 P49

"로마는 로마입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로마의 종복일 뿐 로마의 주인이 아닙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과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로마에 더 큰 영광을 가져다주고 로마의 국력을 키우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당신과 저, 마르쿠스 레피쿠스가 꼭 경쟁해야 한다면 로마의 더 큰 영광에 기여했다는 명성을 두고 경쟁해야 합니다. 오늘 이 전투에서 죽든, 아니면 이후 평화로운 시기에 죽든 간에 우리는 유한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로마는 영원하죠. 로마는 우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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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말 2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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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 제 6 <시월의 말> 2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시월의 말> 2권은 기원전 46 8월부터 기원전 44 12월까지의 로마 이야기가 담겨 있단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가장 극적인 장면이 담겨 있는 책이란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실질적인 주인공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마지막이 이번 책에 담겨 있거든.

카이사르의 죽음은 워낙 유명하단다. 이 책에서는 카이사르의 죽음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아주 자세히,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다시 한번 지은이 콜린 매컬로의 천재성과 노력에 경의를 표해 본단다. , 그럼 <시월의 말> 2권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꾸나.

1권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갈리아 전쟁과 내전으로 길고 긴 전쟁을 드디어 마쳤잖니. 이제는 로마를 재정비하여 안정을 되찾게 하는 일이 남았지. 그러면서 카이사르는 자신의 후계자에 대한 생각을 계속 했단다. 생질손인 옥타비우스를 고려하고 있어 그를 자주 만났어. 옥타비우스가 영리하긴 한데 한가지 단점이 있었단다. 어렸을 때부터 기관지가 좋지를 않아 천식이 있어 자주 가뿐 숨을 쉬기도 했고, 기관지 알레르기도 있고 그랬어. 그래서 고민을 더 하게 되었어. 그렇다고 망나니 같은 안토니우스에게 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안토니우스는 여전히 자신이 카이사르의 첫 번째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안토니우스는 자꾸 카이사르와 의견 충돌이 일어났지. 그래서 다른 사람을 시켜서 카이사르를 죽이려고 했어. 그러면 카이사르의 전 재산을 자신이 물려 받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 안토니우스가 그렇게 배신을 때리는구나. 그렇게 카이사르의 재산을 물려 받으면 풀비아와 결혼하는데도 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안토니우스는 풀비아와 결혼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거든. 풀비아 기억나니? 로마 최고의 여자 갑부로 이미 두 번 결혼했으나 남편들이 모두 일찍 죽었잖아. 하지만 안토니우스의 카이사르 암살 계획은 생각과 달리 경비원들이 많아서 실패하고 말았단다. 눈치 빠른 카이사르가 대비하고 있었던 거야.

안토니우스가 그런 음모를 벌였던 다음 날, 카이사르는 원로원 회의에서 아무 일 아닌 것처럼 안토니우스가 벌였던 일을 이야기했단다. 아주 사소한 일인 것처럼 지나가듯 이야기했고, 그에게 더 중요한 로마 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이야기했어. 안토니우스는 얼마나 당황하면서도 자존심 상했을까. 그래도 아직도 자신이 카이사르의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바보 같은 녀석.


1.

어느날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에 방문했단다. 그것도 얼마 전에 낳은 아들 카이사리온도 데리고 왔어. 카이사르는 어린 아들을 처음 만났지만,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그 아들을 자신의 후계자로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단다. 그래도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시간을 보냈단다. 불쌍한 카이사르의 아내, 칼푸르니아 .

개선식과 딸 율리아를 기리는 체육대회도 열었단다. 그리고 공을 세운 이들에게 전리품도 넉넉히 나눠주었었다. 전리품들을 넉넉히 나눠주었음에도, 바보들의 놀이인 비교를 하고 불만을 갖는 이들이 있었어. , 저 녀석보다 내가 적게 받냐는 불만들그런 이들 중에는 안토니우스, 데키무스 브루투스, 트레보니우스도 있었단다. 아빠가 그 동안 이야기한 브루투스는 세르빌리아아의 아들 브루투스였는데, 그 브루투스는 마르쿠스 브루투스이고, 여기서 이야기한 데키무스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와 전장을 누비던 옛 부하란다. 그러니까 예전에 함께 전쟁터에서 함께 싸우던 이들의 불만이 컸던 거야. 심지어 안토니우스, 데키무스 브루투스, 트레보니우스는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카이사르 암살에 대해 이야기도 했어.

카이사르는 옥타비우스와 많은 시간을 보냈단다. 옥타비우스를 수습군관으로 임명했던, 천식 치료도 잘 하라고 했고, 행동 가짐도 잘 하라고 했어. 동성애자가 되지 말고, 그렇게 보이는 의심을 사는 행동도 하지 말라고 말이야. 그리고 함께 히스파니아 원정에도 같이 갔었어.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에 머물면서 친하게 지내는 이들 중에는 오지랖 넓은 세르빌리아도 있단다. 세르빌리아 알지? 옛날 카이사르와 바람 폈던 여자. 세르빌리아의 오지랖 정도면 클레오파트라와 친할 만 하지. 세르빌리아의 아들 브루투스는 나이를 먹으면서 엄마의 굴레에서 점점 벗어났어. 엄마 몰래 이혼을 하고, 예전부터 사랑했던 카토의 딸, 그러니까 자신의 사촌 되는 포르키아와 결혼을 했단다. 세르빌리아는 이 소식을 듣고 분노에 가득 차서 아들 집에 쳐들어가서 한바탕 했는데, 브루투스도 예전의 여드름 소년이 아니었어. 엄마한테 만만치 않게 대들었단다. 자신의 사랑을 놓지 않았어.

트레보니우스와 데키무스 브루투스는 실제로 카이사르 암살을 하기로 마음 먹었단다. 비밀리에 카이사르 살해 모임을 만들고, 입이 무겁고, 카이사르에 불만이 많고 싫어하는 원로원 의원들을 포섭하기 시작했어. 그렇게 모은 원로원 의원이 23명이나 되었어. 하지만 숫자만 많았지 멤버들을 보면 하나같이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 그래서 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포섭한 사람이 카시우스와 마르쿠스 브루투스란다.

마르쿠스 브루투스가 넘어온 이유는 아내 포르키아의 영향이 컸단다. 포르키아의 아빠 카토가 카이사르에 의해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브루투스는 처음에는 모른 척은 하겠다, 하지만 참여하지는 않겠다고 했어. 하지만, 포르키아는 협박 가까운 설득으로 결국 참여하기로 했어. 이제 그들은 카이사르를 죽여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해. 가장 좋은 것은 카이사르가 왕이 된다는 소문을 내는 것이었어. 공화제를 지지하는 백성의 반감을 사게 하는 소문이었지. 그리고 원로원은 카이사르를 불러서 신의 대접을 해주는 제도를 만들자고 했어. 그에게 왕에 가까운 권한을 갖도록 부추긴 것이지. 그래서 로마 시민들에게 미움을 사게 하고, 왕의 권한을 가진 그를 죽인다는 명분을 만들려고 말이야. 하지만, 카이사르는 절대 반대를 했단다. 자신은 공화제를 지지한다면서 말이야. 그러자 원로원은 이번에는 카이사르가 없을 때 카이사르를 종신독재관에 임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단다. 그들이 카이사르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를 죽이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

카이사르 살해 모임에 등 떠밀려 참여하기로 한 마르쿠스 브루투스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카이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했단다. 하지만, 카이사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아무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그에게 그런 일은 그냥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2.

트레보니우스는 계획을 하나하나 세웠어. 그리고 카이사르를 죽인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안토니우스에게 수습해 달라고 요청했단다. 당시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살해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어. 트레보니우스는 안토니우스에게 카이사르 사후 수습을 요청하면서, 카이사르 살해 모임에 참여했던 원로원 의원들은 절대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했어. 카이사르 살해 모임 회원 중에 몇몇은 안토니우스도 죽이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트레보니우스는 안토니우스를 통해서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 이젠 모든 것이 준비된 것 같구나.

카이사르는 파르티아에서 적군의 공격 소식을 듣고 출동 준비를 했어. 그리고 옥타비누스를 동방으로 유학을 보냈단다. 그리고 운명의 날이 밝았단다. 카이사르의 아내 칼푸르니아는 조짐이 이상하다면서, 카이사르에게 그날만은 원로원 회의를 참석하지 말라고 했어. 하지만, 카이사르는 자신의 할 일을 하려고 했지. 그날의 회의는 폼페이우스 회의소에서 진행을 했어. 그리고 회의장에 도착한 카이사르…. 원로원 의원 23명의 칼을 받고 죽고 말았단다.

이 책에서는 카이사르가 죽기 전에 이야기했다고 하는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은 없었어. 지은이가 고증을 잘 해서 쓰셨으니 그런 말은 야사에 있었던 것 같구나. 아무튼 그렇게 허무하게 카이사르는 죽고 말았단다. 범행을 벌인 이들의 명분은 로마의 압제자로부터 로마를 해방시킨 사건이라고 했어. 일은 벌어졌는데, 일을 저지른 이들도 모두 당황하고 어쩔 줄 몰랐어. 우르르 신전으로 몰려가기도 했어.

안토니우스는 사전 약속과 달리 그 자리를 피했어. 트레보니우스만이 진정을 하고, 먼저 키케로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어. 키케로는 상황을 정리해 보려고 했지만, 키케로도 잘 정리가 안됐어.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집으로 이 소식을 알렸고, 카이사르의 육촌인 루키우스 카이사르가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서 카이사르의 시신을 수습하고 사후 정리를 했어. 로마에 머물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에게도 소식을 전했어. 그리고 카이사르의 유서를 보고 제 1상속자로 지명된 아폴로니아에 머물고 있는 옥타비우스에게도 소식을 전했단다.


3.

옥타비우스는 카이사르의 사망소식과 자신이 카이사르의 제 1 상속자이자 양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러니까 공식적인 후계자가 되었다는 거야. 이제 고작 18살이었던 옥타비우스. 카이사르의 후계자 자리가 얼마나 위험한 자리인지 잘 알고 있던 옥타비우스의 양아버지 필리푸스는 곧바로 옥타비우스에게 편지를 썼단다. 카이사르의 상속을 포기하라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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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편지를 끝맺기 전에 꼭 말해두어야 할 게 있다. 네가 상속받은 유산 말이다. 옥타비우스, 제발 유산을 물려받지 마라! 재산을 똑같이 나눠서 8분의 1만 받겠다고 하고 입양되는 것은 거부하렴. 이대로 유산을 받는 것은 죽음을 부르는 짓이야. 너는 안토니우스와 해방자들과 돌라벨라의 등쌀에 올해를 넘기기 힘들 거야. 그들은 열여덟 살 어린애인 너를 박살대고 말 거라고. 안토니우스는 고작 어린애한테 밀려서 유산을 상속받지 못했다고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니야. 나는 그가 카이사르의 암살자들과 공모했다고까지 말하진 않겠다. 그랬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하지만 그자가 도덕이나 윤리 따윈 없는 인간이라는 건 분명해. 그러니 널 만났을 때 카이사르의 유산을 거부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듣길 기대하마. 오래오래, 늙은이가 될 때까지 살아라, 옥타비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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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옥타비우스는 자신 스스로 상속자라고 하고, 카이사르를 아버지라고 하였어. 그리고 자신의 호칭도 카이사르 집안의 뜻이 담긴 옥타비아누스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단다. 로마 갈 준비를 했단다. 아폴로니아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그리파, 마이케나스, 살비디에누스와 함께 길을 떠났단다. 곧바로 로마로 가지 않고, 이탈리아 반도의 남부 지역 브룬디시움에 머물며 향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을 했어. 옥타비아누스는 먼저 카이사르의 옛 병사들을 만났어. 카이사르의 옛 병사들은 옥타비아누스에게 그를 적극 지지하겠다고 했어.

한편 로마에서는 안토니우스와 돌라벨라가 집정관이 되어 사태 수습을 하면서 로마 전체의 혼란을 잠재우려고 노력했어. 카이사르 암살에 참여한 원로원들에게 아무런 죄도 묻지 않았어. 그들은 스스로 해방자라 부르고 다녔어. 그렇게 조심씩 일상을 되찾아 갔단다. 시민들과 카이사르의 옛 병사들은 옥타비아누스를 지지했어.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를 찾아가 카이사르 상속자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단다.

당시 로마는 살얼음판이나 마찬가지였어. 옥타비아누스는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역으로 당할 수 있었고, 안토니우스도 옥타비아누스의 세력을 가볍게 볼 수 없었어. 그렇다 보니 카이사르를 죽인 이들과도 선 긋기를 하면서 또 다른 위치를 잡아갔단다. 그렇게 해방자들과 선을 긋는 안토니우스를 보고, 배신자로 울분을 토하는 이가 있었으니 키케로였단다. 카이사르에 비하면 키케로 캐릭터는 찌질남이긴 했지만, 키케로 또한 말빨 하나는 대단한 사람이잖니. 그는 논리 정연하게 안토니우스를 비난하는 연설을 여러 차례 하게 된단다. 그러면서 카이사르 죽음에도 안토니우스가 깊게 연루되어 있다고 했어. 안토니우스가 반론을 내세웠지만, 키케로는 더 반격을 해 댔어.

카이사르라는 최고 엘리트는 죽었지만, 그가 없는 로마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 것 같았단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복수를 하겠다고 하고, 안토니우스는 그런 옥타비아누스의 눈치를 보면서 원로원들과도 거리를 두고 있었어. 자칭 해방자라고 부르는 이들은 자신들의 방어막이 안토니우스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거리를 두려고 하니 겁이 나겠지여기까지가 <시월의 말> 2권의 이야기란다.

….

몇 년 전에 존 윌리엄스의 <아우구스투스>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단다. 카이사르 사후 이후 옥타비아누스가 황제의 자리까지 오르게 될 때까지를 이야기한 소설이란다. <시월의 말> 2권을 읽다 보니 그 책도 다시 생각나더구나. 그 책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말이야. ,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시월의 말> 3권도 곧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관저의 외관이 개선되었다.

책의 끝 문장: 그 끔찍한 3월 이두스의 해가 마친내 저물어갈 무렵,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답을 아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솔직히 말씀드리건대 나는 꽤 오래 살았습니다.햇수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말이죠. 하지만 나는 아직 인생에 그리 싫증이 나지 않았으며 살해당하는 것으로 삶을 끝낼 생각이 없습니다. 나를 제거해보십시오, 그러면 장담컨대 로마는 독재관 카이사르보다 훨씬 더 나쁜 병폐들을 겪게 될 겁니다. 로마의 현상황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독재관 직을 맡을 때와 다릅니다. 로마는 하나의 강력한 손이 필요하고, 그 손을 내게서 찾았습니다. 내 법들을 확립시키고 로마가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 나는 독재관 직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일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며, 그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경고하겠습니다. 내게 예전의 영광으로 ‘공화국을 되돌려 놓으라’는 부탁은 이제 그만하십시오. - P41

문제의 핵심은 어느 특정 단체에 있지 않았다. 카이사르가 실패한 지점은 바로 그가 이 모든 일을 사실상 혼자 했다는 사실이었다. 독재관으로서. 그런데 로마에는 자기도 카이사르와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카이사르가 독재관을 지내는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그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뾰족한 해결책은 없었다. 그는 여생 동안 독재관 직을 유지해야 할 터였고, 그가 죽은 후 로마가 부디 충분한 교훈을 깨달아 후퇴가 아닌 전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전진이란 말인가? 그것은 그도 몰랐다. 카이사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그가 도입한 변화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를 따르는 자들이 그 훌륭함에 충분히 감화되어 이 변화들을 지속해나가리라고 믿는 것뿐이었다. - P203

해방자들이 광기 어린 눈빛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브루투스는 손등에 흐르는 피를 멎게 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하지만 무언의 동의라도 한 듯 일제히 돌아서서 문을 향해 달렸다. 데카무스 역시 넋이 나가 있었다. 평의원들은 현장을 목격하자마자 이미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달아난 터였다. 그가 죽었다, 카이사르가 죽었다! 해방자들마저 정원으로 뛰쳐나오자 밖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공황상태에 빠졌다. 해방자들의 토가에는 선혈이 낭자했고 끈적끈적한 주먹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 P325

"원로원 의원 여러분, 나는 이 우스꽝스러운 아첨을 당장에 그만두라고 말하겠습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요구한 적도 바란 적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결코 받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나의 지시이며, 이 지시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합니다. 원로원에서 나를 로마의 왕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로마에서 왕정은 폐지되었고 그 대신 공화정이 탄생했습니다. 나는 왕정을 혐오합니다. 나는 결단코 로마의 왕이 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나는 합법적으로 임명된 로마의 독재관이며 이 독재관 직만이 내게 필요한 전부입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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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말 1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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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 제 6 <시월의 말>을 읽었단다. 오늘은 그 중 1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줄게. 늘 그렇듯이 흥미진진한 로마의 이야기. 6부의 제목 시월의 말은 고대 로마의 건국 기념일에 전차 대회의 우승한 말 중에 오른쪽 말을 일컬어 부르는 말인데, 그 말을 죽이는 의식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시월의 말의 죽음은 과거를 애도를 하고 미래를 전망한다는 의미가 있대. 6부의 제목을 시월의 말이라고 지은 이유를 알겠더구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음으로써, 과거의 로마와 미래의 로마로 나눠질 수 있으니까 말이야.

<시월의 말> 1권은 기원전 48 10월부터 기원전 46 7월까지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그럼, 시작해 볼게. 5부 마지막 부분에서 로마는 내전으로 치달았고,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반대파를 추격하고 있었잖아. 폼페이우스는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 생각했던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에 의해서 죽음을 당했고 말이야. 카이사르는 아직 폼페이우스가 죽은 줄 모르고, 폼페이우스를 추격했단다. 물과 식량이 떨어진 카이사르는 그것들을 얻기 위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했어. 당시 이집트 역시 내전 중이라서, 수도인 알렉산드리아에 왕과 여왕이 모두 없었어.

이집트의 파라오는 21살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였어. 클레오파트라에게는 이복 여동생 아르시노에가 있었고, 이복 남동생이자, 남편인 왕 프톨레마이오스가 있었어. 프톨레마이오스의 측근에 가정교사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란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프톨레마이오스를 부추겨 파라오 자리를 빼앗아야 한다며 내전이 시작된 거야. 그런데 원칙대로라면 이집트의 주인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야. 오래 전 카이사르가 이집트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파라오의 유언으로 이집트를 카이사르에게 맡긴다는 내용이 있었거든.

카이사르가 알렉산드리아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가 찾아왔어. 그것도 선물을 준비해서 말이야. 폼페이우스의 머리 말이야.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는 카이사르가 그 선물에 기뻐하고 자신들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카이사르는 격노하고 그들과 전투를 하겠다고 했어. 심지어 옛 파라오의 유언까지 이야기하면서 이집트는 자신의 땅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엄청 화를 냈어. 카이사르의 기본 정신 알지? 관용. 전쟁에서 승리를 해도 적군을 되도록 죽이지 않고 용서를 해서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 심지어 다른 나라의 적군도 그렇게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싸우는 자신의 로마 사람, 그것도 지금은 상대로 싸우고 있지만 옛 친구이자 사위였던 폼페이우스와는 다시 화해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던 카이사르였거든.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가 카이사르를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지결국 테오도토스와 포테이노스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고 말았단다. 오히려 자신들의 장군인 아킬리스 군대가 카이사르 군대와 맞설 준비를 해야 했어.

 

1.

클레오파트라도 카이사르를 몰래 찾아왔단다. 그러면서 클레오파트라는 파라오로써 고충을 이야기했단다. 당시 이집트는 계속된 기근에 휩싸였어. 기근이 생긴 이유는 나일강의 수심이 낮았기 때문이야. 이집트는 나일강의 물이 적당히 범람을 해 주어야 땅이 비옥해지고 농사를 지내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거든. 그런데 나일강 수심이 낮아서 농사에 물이 부족해 흉작이 된 거야. 이렇게 된 이유를 이집트 사람들이나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어. 그것은 당시 이집트 사람들의 상식이었던 것이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할 남편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적군이 되었으니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낫질 못했지. 내전 전에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나이가 너무 어렸고 말이야.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사람으로 당시 신과 같은 존재로 소문이 난 카이사르라면 제격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찾아온 거야. 그리고 카이사르에게 잠자리를 요구했단다. 클레오파트라는 삐쩍 바르고 코는 크고 그리 예쁘지 않은 용모라 생각한 카이사르였어. 하지만 클레오파트라의 요구를 들어주었단다. 그렇게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란다. 얼마 후 클레오파트라는 그렇게 원하던 임신을 하였고,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나일강의 적정량이 범람을 하게 되었단다. 카이사르는 당분간 그곳에 계속 머물기로 했어.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카이사르도 위장병이 생기는 등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요양도 필요했거든

건강이 좋아진 이후 카이사르는 이집트 내전에 참석했어. 물론 클레오파트라 진영으로 참석한 거지. 그리고 이내 내전은 클레오파트라 진영의 승리로 끝이 났어. 그리고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이집트를 통치를 하였고, 클레오파트라에게 어떻게 나라를 통치해야 하는지 조언도 했어. 오늘날 정치인들이 새겨 들어도 좋을 법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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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04)

인색하게 굴지 마시오, 클레오파트라! 당신 돈을 써서 백성들을 먹이시오. 가난한 자들에게 비용을 떠넘기지 마시오! 로마가 무산자들과 별 갈등이 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전차 경주 입장료를 받지 말고, 아고라에 무료로 몇 가지 구경거리를 오릴 생각을 하시오. 그리스인 배우들로 이루어진 극단을 데려다가 아리스토파네스와 메난드로스같이 유쾌한 희극작가들의 작품을 공연하게 하시오. 일반 민중은 자기네 삶 자체가 비극에 가까워서 비극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들은 한나절 잠깐이라도 웃으면서 걱정근심을 잊어버리고 싶어한다오. 공공 분수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설치하고 공중목욕탕도 몇 개 만드시오. 로마에서는 목욕탕에서 한 번 마음껏 즐기는 데 4분의 1세스테르티우스 밖에 들지 않소. 그 돈이면 사람들은 몸도 깨끗해지고 기분도 좋아져서 나가는 거요. 여름 동안 저 망할 새들을 관리하시오! 남녀 몇 명을 고용해서 거리 청소를 하고, 오물을 내보내는 하수구가 있는 곳마다 제대로 된 공중변소를 설치하시오. 알렉산드리아와 이집트는 관료들로 꽉 차 있으니 귀족은 물론 다른 인구까지 포함하는 시민 명부를 마련하시오. 또 빈민들에게 매달 밀 1메담노스를 받을 자격을 주는 곡물 목록을 작성하고 맥주를 빚어 마실 수 있게 보리 배급도 포함하시오. 당신이 소득으로 받는 돈은 썩어 없어지게 처박아두지 말고 고루 분배해야 할 것이오. 그 돈을 쌓아두면 경제가 붕괴하는 거요. 알렉산드리아는 이제 길들었지만, 계속 그 상태로 있을지는 당신 하기에 달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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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나일강을 따라 관광을 하기도 했어.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아이를 낳기 얼마 전에 이집트를 떠나 로마로 향했단다.

 

2.

카아사르와 내전 중인 반대 진영의 상황을 한번 보자꾸나. 카토와 키케로 등 보니파는 아직 폼페이우스가 죽은 걸 모르고 있었어. 다만 폼페이우스가 전투에서 져서 어디론가 피신해 있다고만 알고 있었어. 그들은 서로 패전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어. 그러다가 폼페이우스의 사망 소식까지 전해지고, 동방에서 더 이상 어렵다고 생각하고 아프리카로 이동하자고 했어. 폼페이우스의 아들 나이우스가 먼저 아프리카로 이동했고, 카토가 부상병들까지 포함해서 사기 떨어진 군대를 데리고 아프리카로 갔단다. 그곳에서도 단합하지 못했고, 심지어 아프리카 속주인 비루스와도 갈등을 보였어. 우여곡절 끝에 군대를 정비해서 전투 준비를 했단다.

반대파들 중에 브루투스도 있었어. 브루투스 생각나지? 예전에 카이사르의 딸을 짝사랑했다가 퇴짜 받은 이후 카이사르의 반대 진영으로 가 버린 사람.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와 전투에서 지고 말았어. 하지만 카이사르는 그에게 관용을 베풀고 동방의 한 지역까지 관리하게 했어. 그러자 브루투스는 처남 카시우스 롱기누스에게도 카이사르에 항복하여 용서를 받고 카이사르 편에 서라고 조언을 했어. 지금은 그게 최선이라고 말이야. 브루투스가 카시우스에게 한 이야기를 보면, 카이사르는 패배자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알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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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브루투스는 솔직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카이사르는 내전의 승자로서 권리가 있어. 이봐, 카시우스, 이번 전쟁이 로마 최초의 내전도 아니잖나. 우린 가이우스 그라쿠스 이후 최소 여덟 번 내전을 치렀고, 승자들은 고난을 겪는 법이 없었어. 물론 패자들은 그 반대였고, 지금까지는 말이네. 그런데 이제 카이사르라는 사람이, 과거는 과거로 기꺼이 묻어두려는 승자가 나타났어. 이런 승자는 처음이네, 카시우스, 처음이라고! 사면을 받는 게 어때서 그래? 사면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말로 부르게. ‘과거는 과거로 묻기도 괜찮아. 카이사르는 자네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하지도 않을 거고, 자넬 벌레처럼 본다는 인상도 주지 않을 거야! 그는 내게 더할 수 없이 친절했네. 내가 잘못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조차 않는 것 같았다니까. 그가 나를 위해 사소한 무언가라도 해줄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뻐한다는 느낌을 받았어. 정말이지 카이사르는 그랬다네, 카시우스! 마치 폼페이우스의 편에 선 게 별일 아니라는 것처럼, 각자 서야 하는 편에 서는 것이 모두의 권리라는 것처럼 말이네. 카이사르는 지극히 예의 바른 사람이야. 그는 남들을 하찮게 보이게 하거나 그렇게 느끼게 해서 본인을 드높이겠다는 필요를 전혀, 조금도 느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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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카시우스도 카이사르를 찾아가 항복을 했단다. 카이사르는 브루투스의 조언으로 온 카시우스의 항복을 받고 관용을 베풀긴 했지만, 카시우스의 인간됨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여전히 믿지는 않았어.

로마에 도착한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이고 아이들을 더 낳자는 내용도 있었어. 하지만, 카이사르는 그럴 생각이 없었고, 클레오파트라와 사이에 낳은 아들, 카이사르의 유일한 아들이었지만 그 아들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지 않았어. 클레오파트라의 뒤를 이을 아이라고 보았지.

카이사르가 로마를 떠나 있는 동안 로마는 기병대방 안토니우스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완전 엉망이었단다. 권력을 휘두르며 재산을 축적하였어. 특히 반대 진영의 재산들을 몰수했는데, 폼페이우스의 재산도 몰수했어. 군인들과 늘 술 파티를 벌이는 등 완전 개판이었지. 원로원도 중단되어 집정관, 법무관도 없었어. 로마는 혼동 상태이고, 시민들은 불만이 최고조였어. 카이사르가 추구하던 방향과 정반대로 일을 벌인 거야. 카이사르가 안토니우스에게 얼마나 실망을 했겠니카이사르는 안토니우스를 불렀어. 안토니우스는 거만하게 행동하고 책임을 회피했어.

골치 아프군. 아들이 없던 카이사르는 사실 안토니우스를 자신의 후계자 후보군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야. 그러면서 그럼 누구를 후계자로 세워야 하는 건가? 한 사람이 떠오르긴 했어. 예전에 봤던 자신의 똑똑했던 그 생질손. 옥타비우스 카이사르는 옥타비우스를 다시 만나고 그에게 많이 기울었단다.

카이사르는 어떻게 하면 안토니우스의 권력을 무력화 시킬까 생각하다가 자신이 독재관을 그만 두면 된다는 해결책을 찾아냈어. 안토니우스가 맡고 있는 기병대장이라는 것은 독재관이라는 임시직 때문에 생겨난, 마찬가지로 임시직이었거든. 카이사르는 중단된 원로원을 다시 구성하고 집정관과 법무관도 선출했어. 그리고 이렇게 원로원이 다시 구성되었으니 로마는 그들에게 맡기고 카이사르는 독재관을 그만 두겠다고 했어. 일반 시민이 되겠다고 했어. 그와 동시에 안토니우스도 일개 시민이 되어 버렸단다.

그리고 카이사르는 반란을 일으키려고 하던 10군단과 12군단을 찾아가 설득했단다. 사실 그들도 안토니우스가 뒤에서 부추겨서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거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신과 함께한 시간이 있는데 배신을 하려고 했다니. 10군단과 12군단을 설득해서 반란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게 배신감이 들었어.

이렇게 로마를 어느 정도 정상화 시킨 카이사르. 이제 골치덩어리는 아프리카로 도망간 카토의 군대였단다. 이들만 처리하면 길고 길었던 내전도 끝. 카이사르는 아프리카로 군대를 이끌고 아프리카로 향했단다. 그의 목적은 늘 그렇듯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었어. 반대 진영의 우두머리인 카토도 살려주려고 했어. 아프리카에서 전투는 쉽지 않았지만 결국 카이사르가 승리를 하게 되었단다. 카토는 패전을 확실시 되던 시점에 자결을 선택했단다. 그렇게 로마의 내전을 끝이 났단다.

카이사르는 희생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 않았지. 많은 희생이 있었고, 로마의 많은 인재들이 죽은 것을 안타까워했단다. 갈리아 지방에서의 오랜 전쟁과 다시 로마로 돌아온 이후 오랜 내전드디어 모든 것이 끝났단다. 그 동안 미뤄두었던 개선식도 하고 이젠 안정된 로마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구나. 더 큰 배신들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야. , 여기까지가 <시월의 말> 1권의 이야기란다. 조만간 2권도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10월 이두스를 기하여 기나긴 전투가 끝났다.

책의 끝 문장: 승리의 아픔이란 전장의 유일한 생존자로 남는 것이다.

 


"적은 외국의 문화권에서 오는 것이지 나와 같은 민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오, 대시종장. 상대라는 말이 더 낫겠군. 일반적인 표현에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단어니까. 아니, 나는 폼페이우스 마그누스를 보복 대상으로 보지 않소." 카이사르는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으나, 그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차가운 응어리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관용을 방침으로 삼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관용의 입장을 고수할 거요. 내가 폼페이우스 마그누스를 직접 찾으러 온 까닭은 진실한 우정으로 그에게 손을 내밀고 싶어서요. 아첨꾼들만 우글거리는 원로원으로 들어가는 건 딱한 노릇일 테니까." - P64

"나는 군주가 아니오! 로마에는 집정관과 법무관과 다수의 정무관이 있소. 독재관은 임시방편일 뿐, 다른 의미는 없소. 독재관으로서 로마를 바로 세우는 일이 끝나는 즉시 그 자리에서 물러날 거요. 술라가 그랬듯이. 내게 법적으로 로마를 지배할 특권은 없소. 그런 게 있었다면 로마를 벗어나지 않았을 거요. 당신이 이집트를 떠나선 안 되는 것처럼 말이오." - P207

베니, 비디, 비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이 말을 모토로 삼을까 생각중이네. 이 말에 들어맞는 상황이 걸핏하면 생기는데다 간명한 표현이기까지하니 말이지.
- P383

아, 하지만 카이사르의 인생은 갈수록 고독해지고 있다. 카토, 비불루스, 아헤노바르부스, 렌툴루스 크루스, 렌툴루스 스펜테르, 아프라니우스, 페트레이우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쿠리오까지 다 죽었다. 로마는 과부들의 도시가 되었고 제대로 된 카이사르의 경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카이사르에게 동기부여가 될 반대 없이 그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 하지만 절대, 절대로, 그의 군대로부터 반대를 당해서는 안 된다. - P533

내 말이 무정하고 다소 경박하고 답답하게 들린다는 것 아네. 하지만 난 몰라볼 정도로 변했어, 마티우스. 한 사람이 반드시 필적할 자가 없을 만큼 높이 올라갈 필요는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내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네. 나와 치열하게 경쟁할 만한 사람들은 다 죽었어. 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 가이우스 쿠리오. 마르쿠스 크라수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파로스의 등대가 된 기분이야-자기의 반만큼 높은 것조차 전혀 없는 등대 말이지. 이런 걸 원했던 건 아닌데, 내겐 선택권이 없었어.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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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1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토의 자결,,,,
[승리의 아픔이란 전장의 유일한 생존자로 남는 것]

북홀릭님 시월의 말 2권 순!삭 열독! ^^

bookholic 2021-11-13 06:43   좋아요 0 | URL
마지막 문장은 별 생각없이 옮겨 적은 것인데,
scott님께서 다시 한번 적어주시니,
그 의미가 남다른 마지막 문장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인류 역사는 전쟁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데,
앞으로의 역사는 전쟁이 없는 역사이기를....^^
그래서 혼자 생존하지 말기를...
즐거운 주말 되시길...^^
 
삼국지 10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0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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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마지막 10권이구나. 9권은 제갈공명이 출사표를 쓴 것으로 끝이 났었잖아. 그래서 대군을 이끌고 위를 공격하는 것으로 10권은 시작한단다. 선봉장에 선 것은, 이제 노장이 된 조자룡 조운이었어. 그리고 그 뒤를 관우의 아들 관흥과 장비의 아들 장포가 받쳐 주었어. 등지와 함께 한 조운은 연전연승을 거두었어. 제갈공명의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지. 그런데 제갈공명의 계략을 알고 역습하는 이가 있었으니 위나라의 강유라는 사람이었어. 제갈공명은 한 수 위의 작전을 펼쳐 강유를 생포해 왔어. 제갈공명은 강유를 극진히 대하고 자신의 후계자로 삼겠다고 하였고, 강유는 촉에 투항을 했단다.

이 때 위나라의 군대를 이끌고 있던 이는 하후무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노신 왕랑을 보내 제갈공명과 설전을 하게 했어. 쉽게 이야기하면 토론 배틀이라고 할까. 왕랑은 위나라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촉나라가 황제를 두는 것은 부당하다가 주장했어. 그러자 제갈공명은 왕랑이 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왕랑을 기회주의자로 몰아갔어. 평생 배불리 먹으며 살았다고 비판하면서. 이에 욱한 왕랑은 홧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당시 왕랑의 나이 팔십대 노인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거든.

이후 촉과 위의 전쟁은 일진일퇴를 계속했어. 위의 전세가 밀리자 황제 조예는 은거하고 있던 사마의 중달을 재등용하였고, 사마의가 전면에 나서면서 촉과 위는 백중세를 보였어. 사마의는 촉의 군사적 요충지인 가정을 공격하였고, 이를 간파한 제갈공명은 마속과 왕평을 보내어 막으려고 했어. 보내기 전에 작전에 대해서도 잘 설명했어. 하지만 마속이 제갈공명의 말을 듣지 않고 누가 봐도 불리한 위치인 산 위에 진지를 구축했어. 마속의 잘못된 판단에 사마의의 공격에 대패를 당한 촉군은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단다. 제갈공명은 화가 잔뜩 나 있었어. 인재 부족인 상태에서 마속을 죽이는 것이 손해일 수도 있지만, 군율의 엄중함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제갈공명은 마속에게 책임을 묻고 목을 잘랐단다. 그러면서 슬피 울었어. 이때 생긴 한자성어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다. 이번 전쟁의 총 책임자였던 제갈공명은 자신도 패배의 책임이 있다면서, 승상 자리를 내려놓았단다.


1.

촉과 위가 한창 전쟁을 하고 있을 때는 당연히 후방이 약하게 되고, 그곳을 남은 한 나라인 오나라가 공격하는 것은 삼국의 법칙. 오나라가 위나라의 후방을 공격하였고, 위나라는 크게 졌어. 당시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맹관계였는데, 오나라의 승리 소식을 들은 촉나라의 분위기는 고무되었어. 하지만, 안 좋은 소식도 있었단다. 조자룡 조운이 노화로 죽었다는 소식이었어. 이제 정말 제갈공명 한 명 남은 것인가. 승상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제갈공명은 다시 출사표를 쓰고 위나라를 공격했단다. 어느덧 제갈공명의 나이 마흔여덟 살이었어. 제갈공명은 일진일퇴를 하고, 전쟁은 길어지게 되었어.

그 사이에 오나라 손권도 황제가 되기로 했단다. 이로써 한 하늘 아래 황제가 셋이나 되었단다. 그건 그거고 촉과 전쟁이 급한 제갈공명은 오나라에게 위의 후방을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어. 하지만 이번에서는 슬슬 눈치를 보는 오나라. 아무래도 촉과 위의 장기간 전쟁이 자신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도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것 같아. 당시 촉나라와 위나라가 기산이라는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촉의 제갈공명과 위의 사마의가 각각 군대를 이끌고 맞서 싸우고 있었어. 그 와중에 장비의 아들 장포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제갈공명은 이 소식에 크게 충격을 받고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하는구나.

다시 건강을 회복한 제갈공명은 사마의와 진법 대결을 했는데,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진법에 계속 지고 말았어. 사마의는 다른 수를 썼어. 촉나라에 헛소문을 했어. 제갈공명이 황제가 되려고 한다고 말이야. 이 말이 황제 유선의 귀까지 들어갔고, 한창 전장에서 싸우고 있던 제갈공명을 불러들여 제갈공명은 어쩔 수 없이 퇴각했단다. 유능하지 않은 황제라도 황제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말이야. 유선은 뒤늦게 자신이 헛소문에 속았다는 것을 알고 제갈공명은 다시 출동을 했단다.

그런데 이번에도 안 좋은 소식이 전해져서 다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단다. 위나라와 오나라가 비밀 동맹을 맺었다는 거야. 오나라가 이번에는 촉과 손을 놓고 위와 손을 잡은 거야. 그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이의 손을 잡을 수 있으니 그걸 두고 뭐라 할 수는 없었지. 하지만 이것도 병량을 담당하던 이엄이라는 자가 자신의 잘못을 제갈공명에게 떠넘기기 위한 거짓말로 밝혀졌어. 제갈공명은 연이어 한숨을 내쉬었을 것 같구나. 무능한 이들로 인해 몇 번이나 하지 말아야 할 퇴각을 했다가 다시 출동을 하고

이때 제갈공명은 또 하나 기발한 기계 장치를 하나 만든단다. 자동으로 군사물자를 나르는 목유유마라는 것을 만들었어. 이건 군수물자를 손쉽게 나를 수 있어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단다. 지은이 요시카와 에이지가 말하길 실제로 이런 장치를 만들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하더구나. 아무든 목유유마의 소식은 적국 사마의도 듣게 되었고, 목유유마 한 개를 몰래 훔쳐와서 그들도 목유유마를 만들었어. 그것도 수천 개나 만들었지. 그런데 제갈공명은 목유유마를 만들 때 목유유마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비밀장치를 설계해 두었어. 촉의 군인들을 시켜 위나라의 습격하여 위나라의 목유유마를 못 움직이게 그 비밀장치를 작동시켰어. 그래서 위나라의 수천 목유유마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고, 촉은 대대적인 공격으로 승리를 거두고 사마의는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단다.

이 또한 멀리 내다 본 제갈공명의 지략의 승리였어. 제갈공명의 지략으로 승리를 하곤 있지만, 촉나라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어. 싸움에 능한 인재가 없다는 거야. 조운이 죽고 난 이후 더욱 인재난에 시달렸어. 하기야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니 남아날 장수가 없지.


2.

제갈공명에게 계속 패배를 당한 사마의는 뒤로 물러나 조심하면서 공격을 자제하고 군대를 재정비하고 있었어. 그리고 다시 전투를 시작했는데, 하나 둘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자신감에 붙었어. 다시 총 출격. 촉나라의 병량 공급을 끊기 위해 호로곡이라는 곳을 공격했어. 하지만 이건 제갈공명의 미끼로 위나라는 호로곡에서 촉의 화공공격을 받고 대패했어. 사마의는 이번에도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살아났단다. 이젠 사마의는 제갈공명이라고 하면 치를 떨 것 같구나. 제대로 이겨 본 적이 없으니 말이야.

하지만 제갈공명도 전쟁이 길어지고 계속된 과로로 병이 생겼어. 그리고 천문을 보니 자신의 삶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어. 제갈공명이 병이 생긴 건 위나라에도 전해졌어. 제갈공명은 자신이 죽고 난 이후를 걱정하며 측근들에게 대책을 이야기해주었어. 강유에게는 자신의 비법을 적은 책 24권을 주었어. 장수 중에 위연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유능하지만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을 했어. 그래서 양의, 비의, 마대, 강유에게 위연의 반란을 대비하라고 했어. 실제로 나중에 위연이 반란을 일으켰고, 제갈공명이 지시한 대로 해서 위연의 반란은 실패로 끝이 났어.

마지막으로 제갈공명은 자신을 닮은 목상을 만들라고 했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전투에 자신의 목상을 데리고 가라고 했어. 제갈공명은 얼마 후에 죽고 말았고, 위나라의 사마의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다시 촉을 공격했단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제갈공명이 전투에 모습을 보였어. 당황한 사마의는 전의를 상실하였고, 다시 촉은 승리를 거두었단다. 물론 사마의가 본 것은 제갈공명이 아니고 제갈공명 목상이었던 것이야.

, 결국 제갈공명 마저 죽고 말았구나. 지은이 요시카와 에이지도 제갈공명가 죽고 난 이후의 이야기는 간단히 이야기하겠다고 하더구나. 나관중의 원작 삼국지에는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도 삼국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지만, 자신은 큰 의미 없다면서 간략하게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생각해보니 아빠가 예전에 읽은, 원작에 충실하게 번역했다고 한 <황석영 삼국지>는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도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구나. 그런데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제갈공명 사후는 간략히 이야기했단다. 하기야 읽는 이들도 제갈공명이 죽고 난 이후에는 재미가 크게 반감할 것 같구나. 얼른 결론이라 확인하자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말이야.


3.

제갈공명이 죽고 난 상황을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촉나라는 황제 유선이 환관들의 감언이설과 부정부패가 이어져 무너져갔어. 그 와중에 위나라가 침략하자 바로 항복했단다. 유비, 관우, 장비 그리고 제갈공명이 튼튼하게 만들었단 나라의 기둥이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다니. 촉나라는 그렇게 43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단다.

위나라의 황제 조예는 폭군이 되어 민심을 잃게 되었어. 사마의도 죽고 나서 그의 아들 사마소도 죽고 사마소의 아들 사마염.. 사마염은 진()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었어. 그리고 세력을 키워서 위의 황제까지 쫓아내고 자신이 진()나라의 황제 자리에 올랐단다. 그렇게 해서 위나라도 4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단다.

오나라의 경우는 손권이 죽고 아들 손호가 황제에 올랐는데, 나라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폭군이 되었어. 오나라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결국 진()나라에 의해 망하고 말았단다. 그렇게 오나라도 5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 그리고 중국 땅은 진()나라로 통일이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0권의 이야기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단다. 아빠가 오래 전에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를 읽은 적이 있다고 했잖아. 그러면 그 삼국지들과 비교해서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지만, 아빠의 기억력이 좋질 않아서 사실 이문열 삼국지와 황석영 삼국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그래서 그런 건 안 하는 걸로이번에 삼국지를 읽게 시작한 것이 우리 막둥이가 어린이 삼국지를 읽기 시작해서 함께 읽으려고 읽은 거잖아. , 우리 막둥이가 바쁘신지 아직도 읽고 계신 것 같구나…^^ 이젠 아빠가 먼저 스포일러를 조심해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촉의 대군이 면양(협서성 면현 한중의 서쪽)까지 진출했을 때, 위가 관서의 정예병을 이끌고 와 장안(협서성 서안)에 본진을 두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책의 끝 문장: 마침내 삼국은 진으로 통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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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7 23: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삼국지 완독 대장정 추카합니다 ^^

bookholic 2021-11-08 23:08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그런데 기억력이...ㅠㅠ
우리집 막둥이가 삼국지 문제를 냈는데.. 기억이.....

mini74 2021-11-08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축하드려요. 예전 역사시간에. 위진남북조~ 뭐 이렇게 외우면서 중국은 왜 이렇게 나라가 많은거야 하면서도 역사 선생님이 해주시던 삼국지 이야기 등은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

bookholic 2021-11-08 23:10   좋아요 1 | URL
그렇죠.. 나라가 어찌 그리 많은지...
지금도 중국 대륙이 한 개의 나라가 아니고,
여러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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