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
장세아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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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 평점이 좋은 책을 하나 읽었단다. 장세아 님의 <런어웨이>라는 소설이야. 인터넷 서점에서 지은이 장세아 님으로 검색을 해 보면 이 책 한 권만 조회가 되어 신인작가인가 싶었는데, 회사원으로 웹소설도 쓰고 북리뷰 채널을 운영하는 등 내력이 꽤 되시는 분인 것 같더구나. <런어웨이>는 책이 두껍지만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것이 재미있구나. 다만 다른 소설에서 본 듯한 구성과 예상되는 결론이 다소 아쉬움이 있었단다. 그래도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단다.


1.

, 그럼 책 이야기를 해볼게. 동거 중인 폭력적인 남자친구 현욱의 폭행에 참지 못하고 반격을 가하다 돌발적인 사고로 치명상을 입고 남자친구를 두고 도망친 재영. 어쩌면 남자친구가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 무작정 그곳을 떠나려고 기차를 탔는데, 기차에서 갓난 아기를 데리고 탄 같은 나이 또래의 여자를 만났단다. 갑부집 아들과 도둑 결혼을 한 후 아이까지 낳았는데, 그 남자한테 배신을 당해서 아이만 시댁에 맡기려고 하는 길이라고 했어. 그 사람 또한 처지가 만만치 않구나. 그런데 잠시 아이를 재영에게 맡기고 화장실에 간 그 여자가 사라져 버렸단다. 아기 옆에는 쪽지가 있었는데, 재영에게 아기를 시댁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의 내용이었어. 얼떨결에 재영은 아이를 맡을 수밖에 없었어.

재영은 아이를 데리고 그 여자가 적어 놓은 주소를 찾아갔는데, 그 집은 그냥 갑부집이 아닌 것 같았어. 누가 봐도 으리으리한 저택이었어. 재영은 자신이 아이를 데리고 온 사연을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재영을 형수님, 며느리라고 생각들 하고 있었어. 재영은 지금 이 곳을 나가면 마땅히 갈 곳도 없고 해서, 하루 이틀 머물 생각에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그냥 두었어.

그 저택의 가족구성원을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그 저택의 주인과 관련된 사람은 두 사람인데 그 관계가 좀 복잡하단다. 집 나간 첫째 아들이 있는데, 그가 바로 재영이 데리고 온 아기의 아빠 되는 사람이란다. 첫째 아들이 집 나간 지 7년이 되었고, 한 번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연락도 안 된다고 했어. 그리고 재영이 데리고 온 아기의 할아버지 되는 최 회장님이 있는데, 최 회장님은 중풍에 걸려 말도 제대로 못하고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었어. 재영을 스스럼 없이 진짜 형수님처럼 대해준 이가 있는데 둘째 아들 수현이 있었어. 그런데 수현은 최 회장님의 혼외자였단다. 엄마와 밖에서 따로 살다가 엄마가 죽고 나서 열 살 때 이 집에 들어온 거야. 그때 이복형이 잘 보살펴주어 그를 잘 따랐고, 수현의 우상이 되었어. 그런 수현은 성격이 밝고 싹싹해서 재영을 진짜 형수님처럼 스스럼 없이 대했단다.

재영이 그곳에 며칠 머무르기로 결정한 것은 수현의 이런 접대 때문이었을 거야. 7년 전 형이 집을 나간 이유는 형의 어머니가 충격적인 일로 돌아가신 이후라고 했어. 형의 어머니는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먹고 돌아가셨어.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그 음식을 만든 것도 실수인데, 하필 그때 비상약이 보이지 않아서 응급처지를 못했던 거야. 그 일이 있고 형이 집을 나가고 아직 한번도 집에 오지 않았다고 했어. 그 외에 이 저택에서는 최회장님의 수발을 들어지는 주는 사람들, 집안 일과 부엌 일을 하는 분들이 계셨어. 재영은 며칠 동안 그 집에 머무르면서 상황을 봐서 그 집에서 나오려고 했단다. 마음 바뀐 아기의 엄마가 찾아올 수도 있고, 집 나간 첫째 아들이 들어오기라고 하면 큰일 나니까 말이야.


2.

특별한 직업이 없어 보이는 수현은 재영을 따라 다니면서 쇼핑도 도와주고, 브런치도 같이 먹고 그랬어. 재영은 태어나서 처음 누려보는 생활을 며칠 하다 보니 자꾸 이곳에 머물고 싶은 위험한 생각이 들었단다. 재영은 일단 자신의 옛흔적을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핸드폰 속 사진을 지우고 있었는데, 언제 왔는지 수현이 그걸 보고 있네재영은 당황하며 어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수현이 사진 속 재영의 남자친구를 보면서 형은 여전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야.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자신이 때려눕히고 온 남자친구인 현욱이 집 나간 이 집 큰 아들이라고? 재영은 잠시 당황하였지만, 침착하려고 노력했단다. 뭐야, 그 남친 새끼가 양다리였고, 아기까지 낳은 거야?

그러면서 누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것은 아닌가, 생각했단다. 재영의 핸드폰으로 잘 지내냐는 안부 메시지를 받고 이런 생각은 더 심해졌단다. 이런 문자를 보낼 사람은 남자친구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남자친구가 죽지 않은 건가? 그렇다면 최소한 자신은 살인자 혐의에서 벗어나게 되는 건가?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단다.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지? 근데 분명 피칠을 한 남자친구가 정신을 잃었는데재영은 떨리는 마음에 몰래 남자친구가 쓰러져 있던, 함께 동거하던 반지하집을 찾아가 보았단다. 뭐야.. 집이 아주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어. 남자친구도 사라지고 그 많던 피도 모두 깨끗하게

그런데 재영이 깜짝 놀랬단다. 수현이 그녀를 몰래 따라왔던 것이야. 재영은 깜짝 놀랐는데, 수현은 미안하다면서 재영을 따라 오면 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야기 안하고 따라온 것이라고 했어. 뭐야.. 점점 수현의 행동이 이상하잖아. 얼른 이 저택에서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또 새로운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단다. 최회장님의 수발을 들던 사람이 그만 두고 최효진이라는 사람이 새로 왔는데 바로 아기 엄마였단다. 이젠 앞뒤 보지 말고 무조건 이 집에서 도망가야 하는데, 이상한 것은 그 효진이라는 사람이 모르는 척 연기를 하는 거야. 자신이 아기 엄마라는 사실도 이야기하지 않고, 재영을 보고도 처음 뵙겠다고 하고이건 또 무슨 꿍꿍이 속?


3.

자 이제부터 사람들 관계는 더 꼬이고 꼬인단다. 효진은 사실 이 저택에 오래 전에 머무른 적이 있었어. 효진의 엄마가 이 곳에서 머물면서 일하셨거든. 그러니까 효진은 어린 시절부터 수현과 그의 형, 그러니까 재영의 남자친구였던 현욱과 아는 사이였던 거야. 무척 친했던 것 같아. 이런 인연으로 효진은 나중에 커서도 최회장님을 보살펴 드렸던 거란다. 이 정도 사이였는데, 효진은 왜 아기를 재영에게 두고 간 것인가. 효진은 왜 모른 척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효진은 재영을 알고 접근한 것은 아닌가. 이 모든 시나리오는 누가 짠 것인가? 소설을 읽어가다 보면 한 사람이 자꾸 의심이 된단다.

현욱이 집을 나간 이유, 현욱의 엄마가 알레르기 음식을 죽고 죽은 이유, 효진이 아이를 재영에게 맡긴 이유이 모든 일들은 결국 한 사람에 귀결이 되는데아빠가 이야기해준 이후 소설은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단다. 아빠가 보통 스포일러 무시하고 결론까지 다 이야기를 해주긴 하는데, 이 소설은 여기까지 하고 스포일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밖에 이유도 있지만 말이야. 아무튼 지은이께서 소설의 결말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신 것 같구나.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인생을 리셋할 수 있을까?”

책의 끝 문장: 어떤 인생은 새롭게 바뀌기도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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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6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번 독서편지 때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가 여행길에 읽으려고 가져간 책들 중에 두 권밖에 읽지 못했다고 했잖아. 그 중에 하나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스페셜 컬렉션 시리즈 중에 <사랑을 배운다>라는 책이란다. 애거사 크리스티 컬렉션 시리즈는 모두 6권으로, 아빠는 그 전에 세 권을 읽고, 이번이 네 번째란다. 애거사 크리스티 컬렉션 시리즈는 추리 소설 작가로 유명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또 다른 필명으로 쓴 비추리 소설들을 모은 시리즈란다.

지금까지 읽은 세 권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사랑을 배운다>라는 책도 기대를 하고 책을 폈는데, 이전에 읽은 책들보다는 재미가 별로더구나. 여행 중에 짬짬이 읽다 보니 이야기가 자꾸 끊겨서 그럴 수도 있고여행 중에 이 책의 제목을 본 너희들이 아빠, 사랑을 배우려고? 이렇게 질문을 던졌잖니사랑을 배운다고 잘 할 수 있겠니? ㅎㅎ 그런데 책제목은 왜 사랑을 배운다고 했을까? 그래서 원제를 찾아보니 <The Burden>으로 되어 있더구나. Burden는 짐, 부담뭐 이런 뜻을 알고 있는데옮긴이께서 한국어 제목을 좀더 낭만적으로 뽑으신 것 같구나. 참고로 이 작품은 1956년에 출간된 되었다고 하니, 소설을 읽을 때 그 머릿속에 시대적 배경도 넣어두고 읽어보면 좋겠구나.


1.

아서 프랭클린과 안젤라 프랭클린 부부에게는 아픔이 있었단다. 첫 아들 찰스가 어렸을 때 병으로 죽고 말았어. 이 충격으로 아서와 안젤라는 요양을 갔고, 그들의 어린 딸 로라는 집에서 유모와 하인들과 함께 있었단다. 당시 로라 나이 일곱 살인데 아서와 안젤라 부부가 로라도 같이 데리고 가지당시 영국의 귀족들은 그런 문화가 아니었나? 싶구나.

로라는 이웃집 존 교수님에 들렀다가 존 교수와 친구가 되었는데, 이 인연으로 로라는 어려운 일이 있거나 조언이 필요할 때 존 교수님을 찾아갔단다. 아서와 안젤라 부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얼마 안 가서 로라의 동생 셜리가 태어났단다. 셜리가 태어났을 때 로라는 심한 질투심을 느꼈어. 동생이 태어나게 되면 모든 아이들이 느끼는 그런 질투심이지. 로라는 셜리가 빨리 천국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어느 날 로라의 바람대로 셜리가 천국에 갈 뻔했단다. 셜리를 보살피던 유모가 발작을 일으켰는데, 그 발작으로 집에 큰 화재가 일어났어이 때 로라가 불길에 뛰어들어 어린 셜리를 구해주었어. 그래서 셜리는 천국에 가지 않을 수 있었어. 이 일이 있고부터 로라는 셜리를 위한 삶을 살게 된단다. 로라도 어렸지만 셜리를 위해서 무엇이든 했단다.

몇 년이 지나고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그만 모두 돌아가셨단다. 그 때 로라 나이는 14, 셜리는 3살이었어. 이때부터 로라는 더욱 셜리를 보살피고 키우는 일에 전념했단다. 14살이면 무척 어린 나이인데, 로라는 셜리를 보살피고 집안 일도 도맡아 했단다. 유모의 도움이 있었지만, 셜리의 교육과 육아는 로라가 다 챙겼어.

시간이 흘러 로라가 결혼 적령기가 되어도 결혼도 안하고, 오직 셜리를 보호하는 일에서 신경을 썼어. 어느덧 셜리도 19살이 되었고, 사랑할 나이가 되었단다. 그런데 셜리는 첫눈에 반한 헨리라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어. 로라는 셜리의 섣부른 결정에 반대했단다. 사랑이야 그렇게 쉽게 불타오를 수 있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헨리라는 남자가 꼭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고영화 <겨울왕국>에서 안나가 첫눈에 반한 한스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그걸 반대하는 엘사가 생각나기도 했단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 돌아가시고 두 자매가 남은 것이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네. 다시 <사랑을 배운다>로 돌아 와서로라는 계속 반대를 했는데, 그 반대를 셜리를 불행하게 하고, 혹시 셜리에 대한 질투심은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 결국은 결혼을 허락하게 되었단다.


2.

역시나 헨리는 그리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어. 직장을 자주 바꾸고, 돈은 물쓰듯 하고 그로 인해 빚은 늘어만 갔어. 거기에 설상가상 바람까지 피워서 셜리는 무척 힘들어했단다. 그러던 중에 셜리는 리처드 와일딩이라는 유명한 여행가를 알게 되었는데, 리처드는 헨리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단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어. 셜리와 리처드는 서로 호감을 가졌단다.

그런데 헨리가 척수마비 병에 걸리고 말았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 불구의 몸으로 침대에서만 지내야 했어. 헨리 같은 성격에 평생 침대에 누워 지내는 것을 참을 수 있을까? 가뜩이나 성격이 좋지 않았는데 헨리는 더욱 괴팍해지고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했단다. 셜리는 아내로써 그런 헨리를 버릴 수 없었단다. 아내로써 헨리를 보호하는 것은 사랑을 떠나서 의무감이라고 생각했어. 착한 의무감이랄까.

헨리가 그냥 건강해서 계속 바람을 피우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되고 셜리도 다정다감한 리처드와 다시 사랑을 하게 되었다면 그나마 해피 엔딩이었을텐데헨리가 장애인이 되면서 의무감에 그를 보살피면서 지내야했어. 셜리가 도적적 의무를 버리지 않겠다고 하면 헨리가 늙어 죽을 때까지 말이야. 리처드도 그런 셜리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단다.

그런데 어느날 헨리는 실수로 약 과다 복용으로 그만 죽고 말았단다. 그 자리에 로라가 있었는데, 셜리를 위해 평생을 살아왔던 로라가 실수를 한 것이 맞을까? 아니라는 강한 의심이 들었지.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 헨리는 죽고 셜리는 혼자가 되었단다.


3.

10년이 지나고…. 루엘린이라는 유명한 전도사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전도사 일을 그만 두고 어떤 섬에 요양을 지내러 왔단다. 그 섬에 자주 가는 식당에 혼자 술을 먹으러 오는 어떤 여자를 알게 되어 합석을 하게 되고 셜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도 해주고 그랬어. 루엘린은 그 섬에 유명한 여행작가 리처드 와일딩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보게 되었는데, 루엘린이 식당에서 만났던 여자가 바로 리처드의 부인이었단다.

10년 전 헨리가 그렇게 죽고 나서, 셜리는 리처드와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 삶이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니었단다. 헨리를 의무감으로 보살피고 있었는데, 헨리가 죽고 말아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 삶 자체가 지옥이고 괴로움이었지. 리처드와 로라가 노력했겠지만 셜리는 회복하지 못했어. 10년이 지난 후에도 말이야. 어느 날 셜리는 취한 상태로 길을 가다가 그만 트럭에 치여 죽고 말았단다. 루엘린은 셜리의 유품을 로라에게 전달하는 일을 도와주었어. 루엘린은 로라를 찾아왔는데, 그만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사랑이란 아무도 모르게 어디선가 불쑥 찾아오지. 루엘린과 로라는 셜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로나는 헨리의 죽음의 비밀도 이야기했단다. 그건 실수가 아니었다고헨리가 이미 약을 먹을 알고 있었는데, 자신이 또 주었다고 말이야

셜리를 위해 한 행동이나 결과적으로 봤을 때 셜리를 한 행동이 아니었어. 헨리를 보살피는 것이 어찌되었든 셜리의 삶의 목표였으니 말이야. 그 이후 10여 년 삶은 포기한 듯 괴로워하다 결국 삶을 마감한 셜리로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로라는 셜리를 사랑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셜리를 행복하게만 했을까? 그건 의문점이 드는구나.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베풀 때 그것이 내 마음 편한 것만 생각하면 안되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한번쯤 생각해봐야겠구나.

그나저나 로라도 루엘린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그들의 사랑은 어떨까? 두 사람 모두 인생에서 이런 저런 경험을 겪고 사랑을 해봤을 테니 셜리와 헨리와 같은 어설픈 사랑은 아니겠지? 또 모르지.. 사랑이란 것에 정답도 없고, 나이고 없는데 갈피를 못 잡는 대명사인데


PS,

책의 첫 문장: 교회 안은 추웠다.

책의 끝 문장: 로라는 처음으로 사랑의 무게를 느끼고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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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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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난 번에 너희들과 함께 했던 여행 동안 읽으려고 책 서너 권을 챙겼단다. 여행 중에는 재미있는 책을 가지고 가야 그나마 읽는다는 생각에 재미 있을 것 같은 책들로 챙겼단다. 그 중에 하나가 이혁진 님의 <사랑의 이해>라는 책이란다. <누운 배> <관리자들>이라는 책으로 팬이 된 이혁진 님의 또 다른 책이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랑의 이해>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더구나. 앞서 읽은 책들이 아빠의 취향이어서 <사랑의 이해>는 지은이 이름만 보고 샀단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에 관한 책이더구나. 두 쌍의 젊은이들이 나오면서 얽히서 설킨 사랑 이야기. 아빠 같은 아재가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 소재이긴 하지만, 아빠가 로맨스 소설도 좋아하는 편이니까 소재는 뭐 나쁘지 않았어. 다만 전체적인 재미가 이전에 읽은 이혁진 님의 소설들보다는 좀 부족했단다. 책이라는 것이 사람의 취향마다 다르니까, 이전의 책들보다 아빠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구나. 세대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약간은 공감하지 않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도 있고...

....


1.

, 그러면 <사랑의 이해>를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이야기는 은행에서 일어났단다. 주인공 하상수 계장은 계약직으로 텔러로 일하는 안수영을 좋아했어. 얼마 전에 하상수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면서 첫 데이트를 했고, 두 번째 약속을 정했단다. 그런데 두 번째 약속이 있던 날, 갑자기 바쁜 일이 생기고 그날 따라 핸드폰은 고장이고그래서 약속 장소에 늦게 나갔는데, 이미 수영은 자리를 떠난 이후였단다. ,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수영은 상수에게 냉담하게 굴었단다. 상수는 미안하다고 몇 번씩 이야기를 했지만 용서를 받지 못했어. 그런 와중에 수영은 은행경비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종현과 썸을 타게 된단다. 수영은 상수와 몇 번의 어긋남이 있고, 종현의 대시로 인해 종현과 정식으로 사귀게 되었어. 젊을 때이니 이런 사랑도 해보고 저런 사랑도 해보고 그래야겠지. 하지만 상수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봐 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런데 어느날 박미경이라는 사람이 은행으로 전배를 왔어. 미경은 상수의 대학 후배였고 상수를 대놓고 좋아했단다. 미경의 적극적인 대시에 몇 번 만난 상수. 미경도 여자 친구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러자, 미경의 배경도 보이기 시작했단다. 미경은 은행의 정직원이고, 부잣집 딸이었어상수가 미경과 사귀기로 결정한 데는 그런 배경이 없었다고는 말 못했을 거야.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뭐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지

종현은 은행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단다. 그런데 경찰 공무원 시험을 아쉬운 점수차로 떨어지고 말았어. 이에 수영은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했단다. 종현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도 은근히 수영을 멀리하려는 것 같았어.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막노동을 하다가 크게 다치셔서 경제활동을 못한다고 하셨어. 그래서 자신의 은행경비원으로 생계가 어려워, 지방의 호텔에서 일하기로 했다면서 시골로 내려간다고 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수영과 일부러 멀어지려는 의도 같았단다. 그러나 종현도 수영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인지 얼마 못 가 다시 은행 경비원으로 일했고, 둘은 돈도 아낄 겸 동거를 하기 시작했단다. 수영은 이번에는 종현이 경찰 공무원에 꼭 합격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열심히 했어.

한편 상수와 미경도 같이 살기 시작했단다. 미경은 상수를 사촌 오빠와 아버지에게 소개 시켜주는 등 적극적이었어. 상수는 미경의 아버지가 불편하면서도 잘 보여야겠다는 나름 예의를 차리면서 술자리도 함께 했는데, 미경의 아버지는 상수를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단다. 아무래도 사람 자체보다 배경이 더 크게 보이겠지. 상수도 그리 넉넉한 집안이 아니었거든.

….

1년이 또 지나고 종현은 또 경찰공무원 시험에 떨어졌단다. 수영과 종현의 사이는 급격히 안 좋아졌어. 사실 수영도 경찰공무원에 합격한 종현의 미래의 모습도 사귀게 된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 같거든남녀 간의 사랑, 특히 결혼을 전재로 하는 사랑에 사람 자체만을 사랑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구나. 상수는 미경과 사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알 수 없는 벽을 보는 듯했어. 살아온 배경이 너무 달라서 오는 그 차이가 계속 불편했어. 결국 수영과 종현, 상수와 미경은 모두 헤어져서 다들 혼자가 되었단다.

이 시점에 수영이 다시 상수와 만나 잘 되는 것도 이상하고, 지은이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소설은 몇 년 뒤 상수와 수영이 우연히 만나 안부를 묻고 헤어지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단다. 아빠가 이 책도 읽은 오래 되어 잘못된 기억으로 쓴 부분도 있을지 모르니 양해 바란다.


2.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혁진 님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아빠 취향이 아니었어. 그리고 또 하나 이질감을 느낀 것은 소설 속에 직원들 사이에 나눈 대화들이란다. 너무 서로 막말을 하는 듯했어. 성추행에 가까운 말들도 던지곤 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을 텐데 말이야. 그것이 좀 부자연스러웠단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있다고 했잖아.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읽지는 않아서 그 드라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유튜브 등에 한두 시간으로 간추린 영상이 있으면 1.5배속으로 봐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함 찾아봐야겠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것 하나. 여행 중에 책 욕심은 부리면 안되겠더구나. 우리 집에서 자주 타는 교통편에서 책 읽는 것은 집중이 잘 되는 편인데, 낯선 곳에서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곳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책에 눈을 두기가 쉽지 않더구나. 바깥 경치가 더 좋은 책이었어. 가지고 간 책이 4권인데, 2권을 겨우 읽었구나. ㅎ 

나머지 한 권도 곧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부지점장은 파란색 플러스 펜으로 상수의 셔츠 주머니 아래를 찔렀다.

책의 끝 문장: 가는 빗방울이 우산 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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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한창훈 지음, 한단하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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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소개해 줄 책은 한창훈 님의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라는 책이란다. 몇 년 전에 사 두었다가 이제서야 읽었단다. 이 책은 얇고 우화풍 소설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자투리로 읽을 시간이 생기면 읽으려고 사 두고도 한참 읽지 않은 것이야. 아무튼, 아빠가 자투리 시간이 생겨서 이 책을 후다닥 읽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읽은 것이란다.

지은이 한창훈 님의 작품은 처음 읽는 것인데, 지은이 소개를 보니 <홍합>이라는 유명한 작품이 있더구나. 이 책을 이 분이 쓴 거구나. 지은이 한창훈 님께서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를 쓰게 된 이유를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작가가 20대일 때 우연히 본 신문칼럼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도 좋아하는 <녹색평론> 김종철 님의 <단 하나의 법조문만 있는 나라>라는 글이라고 하더구나. 그 글이 좋아서 가위로 오려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계속 읽으셨대

남대서양 화산섬 트리스탄 다 쿠냐 섬의 이야기였대. 그 글을 읽은 지 20여 년이 지나고 우화풍 소설을 의뢰 받은 지은이는 그 글이 떠올라서 소설로 쓰신 것이 <그 나라로 간 사람들>이라는 단편이라고 하는구나. 아빠가 읽은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는 연작 소설집로 단편 소설이 5개가 실려있긴 한데, 하나의 장편 소설로 봐도 좋을 것 같았어. 연작 소설이라고 한 것처럼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이 서로 연결되어 있거든


1.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맞아 우연히 섬에 정착한 사람들.. 그곳에서 작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단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섬에 사람들이 더 모이고, 그들은 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의를 통해 단 하나의 법을 만들었단다. ‘어느 누구도 다른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다가 그 법이란다. 이 법대로 그 섬 사람들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다 보니 모두나 평등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어. 늘 행복하다 보니 행복이 일상이 되었고,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행복하겠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지. 그래서 행복이라는 말을 모르고, 책 제목처럼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가 되었어.

그런 섬이 화산 폭발 우려가 있어서 대피를 해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섬 사람들은 섬을 떠나 본토로 당분간 이주하게 되었지. 섬에서 살던 방식과 본토에서 살던 방식이 다르긴 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원칙을 지키면서 때론 본토 사람들의 방식을 따르면서 살아갔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준단다.

우화풍 소설을 의도적으로 쓴 것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너무 착한 사람들뿐인 것 같구나. 단 하나의 법 조항으로 사는 섬이 실제 있다고 하고 그를 모티브로 쓰긴 했지만, 사람 사는 사회에 갈등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또한 아빠가 이 속세에서 살다 보니 생긴 편견일 수도 있지만 말이야. 이 책은 우화풍이라서 교육적인 면도 있고 하지만, 약간은 뻔한 우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래서 적극 추천까지는 안 할 것 같아.

오늘은 책도 얇으니, 편지도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어제 완성한 망루가 오늘 아침 풍랑에 넘어졌습니다.

책의 끝 문장: 웃음소리가 바깥까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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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질의 사랑 - 천선란 소설집
천선란 지음 / 아작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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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소개해 줄 책은 천선란 님의 <어떤 물질의 사랑>으로, 단편모음집이란다. 모두 여덟 개의 단편집이 실려 있는데, 그 중에 한 작품이 <어떤 물질의 사랑>이고 그것을 책제목으로 뽑은 것이란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천선란 님의 소설은 아빠 취향이 꼭 맞는 것 같구나. 천선란 님의 책들은 모두 좋았어. 이 책은 아빠가 천선란 님을 알기 전에 출간한 책인데, 나중에 검색해 보고 알게 된 책이란다. 주로 SF를 쓰시는 천선란 님의 이 단편 모음집도 모두 SF 소설이란다.

SF 소설에는 <쿼런틴>같은 Hard SF 소설도 있지만, 천선란 님의 SF 소설은 Soft SF 소설이라고 해야겠구나. 천선란 님의 엄마가 적은 나이에 치매에 걸리셔서 고생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엄마를 연상케 하는 등장인물들도 있더구나. 엄마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어. 첫 번째 작품인 <사막으로>가 작가의 엄마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보였어.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구나.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돔 안에서만 살아야 하는 지구. 그 심각한 대기오염 속 어떤 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엄마는 신종 질병에 걸리셨는데, 그 증상이 치매와 비슷했단다. 마치 현실에서 작가의 엄마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치매에 걸리신 것처럼 말이야. 그런 엄마와 그런 엄마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면서 자식에게는 짐을 주지 않으려는 아빠의 이야기

….


1.

<너를 위해서>라는 소설은 정말 짧지만 임팩트가 강한 소설이었단다. 먼 미래, 아기를 낳는 조건을 나라에서 관리하는 세상이었어. 주인공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여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런데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성인이 되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이 엄청 높다고 했어. 그러면서 주인공의 심장을 보관해야 한다면서 주인공을 죽이려고 하는 이야기. 정말 짧은 소설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짧은지 아니? 네 페이지가 끝. 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소설.

<레시>라는 작품은 지구의 바다 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바다의 생물들을 데리고 토성의 위성으로 데리고 간 이야기란다. 그런데 그곳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야.

<어떤 물질의 사랑>은 심라현이라는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아무튼 지구의 사람과는 다른 존재란다. 겉모습은 사람과 비슷해. 그런데 알에서 태어나서 배꼽이 없고, 성별도 없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 맞게 성별이 바뀌었어.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 남자의 성징이 나타나고,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여자의 성징이 나타나는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엄마도 신비에 쌓인 분이었어. 심라현은 어느날 라오라는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아무튼 지구의 사람과 다른 존재를 알게 된단다. 라오는 몸에서 뭔가 떨어지는데, 라현이 자세히 보니 비늘이었어. 둘은 말을 트는 사이가 되었고, 알고 보니 라오는 외계인이었고, 오래 전에 지구에 와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어. 알고 보니 라오가 찾고 있는 사람은 라현의 엄마였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란다.

<그림자 놀이>공감이라는 감정이 사회악으로 치부되어 시술을 통해 그 감정을 없애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의 이야기란다. 주인공 이라도 수술을 통해 공감이 없었는데, 20년 전에 우주비행사로 떠났던 소중한 친구인 도아가 다시 돌아왔단다. 우주에서 얻은 방사능으로 병이 생겨서 2주밖에 못 산다고 했어. 하지만 공감이 없어진 이라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르핀뿐... 아무리 공감을 없앴다고 하지만, 몸 어딘가에는 아직 남아 있지 않았을까.

<두하나>라는 소설은 동아시아 대륙 상공에 정착한 미확인 물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물체가 생긴 다음부터 남자들만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전염되었어. 좀비는 아니지만 그 움직임은 좀비와 비슷했어. 그 전염된 남자들로부터 대피하게 되었는데 영종도에 그 대피소가 있었어. 전염되지 않은 소수의 남자들도 있어서 대피소로 왔지만, 얼마 못가 전염이 되었고, 대피소에 있는 여자들 중에는 자신의 남자 가족 구성원들도 데리고 오려는 이들도 있었어. 그러면서 갈등을 빚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 두하나는 등장 인물 중에 한 명인데, 전염된 남자들의 소리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단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일들의 이야기가 <두하나>라는 소설이란다.

<검은색의 가면을 쓴 새>는 멸종된 줄 알았던 저어새 수천마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란다. 그 저어새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해 보니 철원 근처 비무장 지대였는데, 그 곳은 수십 km 깊이의 싱크홀이 있었고, 그곳에서 저어새들이 온 곳이었어. 사람들은 수색대를 조직해서 조사해보았지만, 씽크홀로 들어간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어. 드론도 보내봤지만, 4000m 이하까지 내려갔다가 사라졌단다. 이 구멍에 대해 많은 노력들을 했지만 허사였단다. 구멍에 들어갈 수색대원을 더 뽑게 되었는데, 주인공 은지도 지원했고 최종 4명에 뽑혀서 씽크홀을 탐험하게 되었어. 대기업 취업 보장에 큰 돈을 준다고 했거든그런 것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은지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은지는 그 전의 수색대원들과 다른 결과를 얻기 바랬지만

….

마지막 소설은 <마지막 드라이브>라는 소설이야. 안드로이드 더미와 델리의 이야기란다. 더미와 델리의 역할은 교통사고 시뮬레이션에서 운전석과 보조석에 앉아서 시험을 하는 거야. 그런데 기술이 발달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어지게 되어 그 일도 하지 않아도 되었어. 하지만 운전사가 보조석에 있던 애인을 보호하려는 행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더미와 델리는 이 경우를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 다시 실험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150번이나 이 시험을 하게 되었고, 마지막 시뮬레이션을 앞두고 더미는 델리와 데이트를 하게 해달라고 하여 허락해주었단다. 인공지능 로봇의 학습 능력으로 사랑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이상으로 8편의 소설을 간단히 이야기했는데, 이 책도 읽은 지 오래되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구나. 짧게 적어둔 메모와 겨우 남은 기억으로 이야기를 해서, 책의 내용이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라고오늘은 이만 줄일게.


PS,

책의 첫 문장: 사막에 대해 글을 써보는 건 어떠니?

책의 끝 문장: 사랑하는 델리, 나와 드라이브를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우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구는 그 많은 행성들 중 어쩌다 생긴 하나에 불과했고,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행성이었으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별 상관 없는 행성이었다. 그리고 인간은 그 안에서 존재의 이유조차 알 수 없도록 우연히 생긴 생명체였다. 사랑과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은 인간이다. 이 땅을 외롭게 만든 것은 오롯이 인간의 짓이라는 걸 상기할 때마다 나는 그저 이 행성을 떠나야만 그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P18

엄마는 원장과 눈을 마주 보고 또랑또랑하게 말했다. 엄마가 자주 하는 우기기의 비법인데,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펼칠 때일수록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는 네모난데 왜 동그랗다고 하는 거예요? 라는 말을 내뱉은 학자처럼 말이다. 원장은 그럴 수도 있나? 하다가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고 엄마의 계략에 넘어갔다. 세상이 이렇게 얼렁뚱땅 생겼다는 걸 엄마를 통해 배웠다. 세상은 치밀해 보이지만 사실 대체로 엉성하고 얼렁뚱땅 넘어간다는 것을. - P93

이 사랑은 어떤 물질로 이루어진 사랑일까. 나를 꽉 끌어안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 미적지근한 온도의 사랑은. 엄마가 내게 마지막으로 알려준 것은 온도였다. 이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런 온도의 존재를 만나야 한다고. - P153

내가 가족들을 가능 늦게 만났잖아. 늦게 태어났으니까. 그 단단한 결속력, 나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 쌓았을 추억. 그런 걸 감내하고 버텨야 하는 자리라고, 막내가. 그런 의미로 애교란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단인 셈이지. 나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어필.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가 주인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애교를 부리듯이. 언니는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 언니가 태어났을 때는 언니 혼자였으니까.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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