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사 - 하버드대 출신 한국학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마크 피터슨.신채용 지음, 홍석윤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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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물 밖 개구리

유튜브를 보다 보면 외국의 유명 대학의 교수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강의를 하는 영상이 가끔 올라와 보곤 했단다. 그 어떤 노교수의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셨어. 어떻게 우리나라에 대해서 잘 아실까? 검색을 해보니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국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하는구나. 그 분의 이름은 마크 피터슨이라는 분이었어.

그 분의 동영상을 보다 보니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 중에 마크 피터슨 교수님이 쓰신 책들이 보였고, 그 중에 하나가 오늘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줄 <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사>라는 책이란다. 마크 피터슨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름도 우물 밖의 개구리란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면, 한국 밖의 외부인 시각으로 한국 문화를 보겠다는 의미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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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처음에는 유튜브 시청자들이 불쾌해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나는 나 자신을 우물 밖의 개구리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지만 이 말은 상대적으로 당신들 모두는 어떤 문제를 넓은 시각으로 보디 못한다는 의미의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지칭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 바로 내가 하려는 말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 말이 오만하거나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유튜브 채널에는 비한국인으로서의 우물 밖의 개구리 관점을 설명한다는 내 생각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그들은 내 생각을 흔쾌히 받아들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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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마크 피터슨 교수는 다르게 생각하신다는 것이야.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란다. 이 책은 역사학자 신채용 님과 대담 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지은이는 공저로 되어 있단다.

우리나라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가 침략을 많이 받은 희생의 역사가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나라가 그 어느 나라보다 다른 나라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고들 알고 있단다. 아빠도 학창 시절에 그렇게 배웠으니 말이야. 하지만 마크 피터슨 교수는 한국은 한국의 역사는 침략 받은 희생의 역사가 아니고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해온 평화와 안정의 역사라고 주장하신단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평화의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들을 이 책에서 설명해 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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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

나는 한국 역사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는 평화와 안정이라는 점을 주장할 것이다. 이는 한국 역사를 흔히 희생의 역사라고 말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를 위해 나는 한국 역사를 일본 역사와 많이 비교해볼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장에서는 천 년 이상 동안 필기시험(과거제도)를 통해 정부 관료들을 채용해온 한국의 전동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를 일본의 사무라이 역사와 비교해보라. 그들은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가며 자리를 계승했고 그것이 실패하면 자결했다. 일본의 역사는 삶과 죽음, 살인과 권력 장악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일본에서 권력을 장악하는 자는 라이벌을 가장 성공적으로 죽인 사람이다.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한 다이묘가 마침내 천황까지 통제한다. 일본의 역사는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 투성이다. 바면 한국에서의 권력은 최고의 문장력 및 학식으로 과거 시험에서 장원 급제한 최고의 학생에게 돌아간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한국에서는 문자 그래도 펜이 칼보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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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터슨 교수가 우리나라가 침략을 받은 것이 적다고 하면서 몽골의 침략과 임진왜란과 일제 침략, 이 정도가 큰 침략이었고, 다른 침략들은 성격이 다르거나 규모가 작은 것들이라고 했어. 특히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반기를 든 조선 정부와 동맹을 맺기 위해 침략한 것으로 이 때 희생된 사람들도 많지 않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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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627년과 1636년에 일어난 만주족(후금, 청나라)의 두 차례 침략(정묘호란과 병자호란)도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침략으로 언급되지만 사망자 수는 수백만 명 정도가 아니라 수천 명에 그쳤습니다. 이 침략의 목적은 백성을 죽이고 약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에 새로 들어온 청왕조가 조선을 동맹국으로 삼기 위해 벌인 전쟁이었지요. 그 전쟁이 두 차례의 침략으로 이어진 이유는 조선이 동맹국이 되는데 동의했으면서도 비밀리에 명나라와 접촉해 청나라를 공격하는 방안을 모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선과 명나라의 밀약을 알게 된 만주족은 다시 조선을 침략해 왕(인조)의 굴욕적인 항복을 받아냈지만 이번에는 청 왕도에 대한 조선 왕의 충성을 담보하기 위해 왕의 세 아들을 인질로 잡고 조선에서 철수했지요. 그들은 조선에 군대를 남겨두거나, 총독을 임명해 조선 조정을 통제하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완전히 조선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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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들에 공감이 가더구나. 그런데 마크 피터슨 교수는 어떻게 이렇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그는 1965년 선교사로 처음 한국에 왔다가 한국에 매력에 푹 빠져서 한국에 대해 연구를 하였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국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까지 땄다고 하는구나. 1965년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이후로도 여러 차례 장기간 한국에 머물렀다고 하셨어. 그러니 한국 문화도 그렇게 잘 아시고 우리 말도 그렇게 잘 하시는 거구나.

 

1.

그렇다면 마크 피터슨 교수가 우리나라의 역사가 평화와 안정의 역사라고 생각하는 근거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해줄게. 먼저 특정 성씨들이 많다는 거야. 다른 나라들은 나라가 바뀌면 기존 왕의 성씨들은 멸문지화를 당하게 되어 왕의 성씨들이 줄어들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김씨, 이씨, 박씨 등 옛 나라의 왕의 성씨들이 오늘날까지 많다고 하면서 이것은 나라가 바뀔 때 평화적으로 바뀌고 복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하셨어.

아빠는 두 가지 의문이 들었어. 고려 시대의 왕의 성씨 왕() 씨의 인구는 적고, 조선 시대 초기 왕() 씨 성을 숨기기 위해 성을 전() 씨나 전()으로 바꾸었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실까. 그런 반문을 예상하셨는지, () 씨가 오늘날 적은 것에 대해서는 고려 시대에서 왕 씨가 많이 않았다고 하는구나. 지금의 숫자가 고려 시대의 왕 씨의 비율에 비해 그리 적은 것이 아니라고 했단다. 하지만 왕() 씨 성을 전() 씨나 전() 씨로 바뀐 것에 대한 언급은 없었단다. () 씨 성을 전() 씨나 전() 씨로 바꾼 것은 혹시 아빠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한 가지 김 씨, 이 씨, 박 씨가 많은 이유가 조선말기 신분제도가 해체되면서 족보를 가짜로 만들면서 김 씨, 이 씨, 박 씨 성으로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이 없어 아쉬웠단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가 평화의 역사를 가질 수 있는 요인은 압록강이라는 큰 강이 국경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어. 이민족들은 그 큰 강을 쉽사리 넘지 못하기 때문에 침략이 적었다는 거야. 신발을 벗은 온돌 문화도 평화의 역사의 근거로 들었어. 도망 갈 일이 없어 신발을 벗고 지냈다고 하는데, 이것은 근거가 조금 약해 보였단다. 도굴되지 않은 무덤들이 많다는 것도 왕을 높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봉건제도가 없는 것도 일찍이 왕 중심의 중앙집권체제의 안정된 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또 하나 문치에 의한 통치가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할 수 있던 힘이라고 이야기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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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나는 한국이 안정적으로 평화적인 문치의 역사를 유지해온 핵심적인 이유가 몇 가지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인이 아닌 선비에 의한 정부였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습니다. 모든 관리들은 과거 시험을 통해 등용되었으니까요. 정말이지 한국의 역사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진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과거 시험은 유교적 철학적 문제에 관한 것이었지요. 비록 그 제도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한국은 중국보다 그 제도를 훨씬 더 완벽하게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은 중국처럼 그렇게 많은 침략을 받지 않았습니다. 한국이 겪은 침략과 중국이 겪은 침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그 횟수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이야말로 한국보다 훨씬 더 큰 침략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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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밖에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를 해주셨단다. 우리나라는 한()의 민족이라는 말을 많이들 한단다. 한 맺힌 일들이 많아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단다. 하지만 마크 피터슨 교수가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일제 감정기 식민사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는구나. 약간 충격적이란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어.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한()의 민족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심지어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였으니까 말이야. 이것이 다 교묘한 식민사관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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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최근에는 ()’이라는 개념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신 박사님도 그것이 일본의 강제 점령에서 나온 식민지 역사관의 일부라고 말씀하셨는데, 맞습니다. 나는 식민사관에 의한 역사 해석이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어떤 맥락에서는 식민사관이 한국 역사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조선 시대 당파 논쟁도 자신들의 시각대로 극단적인 대립으로 해석했지요. 한국 역사를 식민지 과점으로 보는 시각이 분명히 있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옳은 지적입니다. 한국 역사의 왜곡은 일부는 식민사관을 가진 악의적인 일본 역사학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생긴 것이고, 일부는 유럽에서 들어온 시대에 뒤떨어진 이데올로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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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교를 기반으로 한 생활문화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시각으로 이야기하셨어.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한국식 유교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확 바뀌었다고 했어. 그건 널리 상식으로 알려져 있으니 새로운 것이 없었지. 그런데 그렇게 유교가 변하게 된 시점에 대해서는 시각 차이가 있단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의 영향으로

유교가 변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마크 피터슨 교수는 그 때가 아니라고 하셨어. 임진왜란이 끝나고도 2~3세기가 더 흐른 다음에 변화가 생겼다고 했어. 그 때 중국식 유교가 유입되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한국식 유교가 폐쇄적인 유교가 변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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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이런 변화가 임진왜란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1592, 1627, 1636년의 전쟁 이후에 조선이 사회 경제적으로 크게 변화했다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전쟁 후에 한국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쟁 이전 상태의 사회와 정부를 복원하는 것이었지, 어떤 변화된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언급하는 조선의 사회적 경제적 이념적 변화는 그로부터 2~3세기 지난 뒤에 찾아왔는데, 이 점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조선의 이런 변화가 일본인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주장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지요. 백성들을 전쟁터에서 남겨 놓고 도망간 불명예스러운 왕, 한양을 떠날 때 백성들이 돌을 던졌던 그 왕이 돌아와 다시 왕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조정의 관리들과 정부도 이전과 같이 재건되었고, 농부들도 다시 그들의 농토로 돌아갔으며, 그리고 가장 놀랍게도 노비들도 다시 노비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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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피터슨 교수는 우리 옛 문학의 한 장르인 시조(時調)도 사랑하신다면서 정몽주의 단심가 등을 즉석에서 읊으실 수 있을 정도였어. 그러면서 우리나라 내에서 시조가 쇠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셨단다. 오히려 외국에서 시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시조에 관련된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고 했어. 이런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나라에서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지금 정부에는 기대하기 어려우니, 다음 정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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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국제사외는 이제 막 시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시조를 더 많이 쓰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한국 밖에서 시조 운동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으니 이제 국내에서도 시조를 한국 문화의 살아 있는 전통으로 부흥시키고, 교육 시스템 내에서뿐만 아니라 방과 후 생활 속에서도 시조를 쓰는 훈련을 계속함으로써 학생들이 더 창의적이 되기 위한 길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시조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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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대략적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 우물 안에서 틀에 고정된 역사 공부로 각인된 우리나라의 역사사관을 깨는 새로운 시각이 좋았단다. 그것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또 하나의 역사가의 역사관으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도 왜곡된 역사관으로부터 얻은 지식일 수도 있으니 말이야. 아직도 우리나라에 일본 식민 사관에 물든 역사학자들이 무척 많으니 말이야. 이번 정부에서 그런 친일 사관을 가진 자들이 국가 정부 요직에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구나. 도대체 이런 친일 정권이 어떻게 멀쩡할 수가 있는가? 3, 아니 3일도 너무 길다

 

PS,

책의 첫 문장: 처음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싶었다.

책의 끝 문장: 이 책은 한국의 역사가 놀랄 만큼 문민적이고, 안정적이며, 평화롭고, 독특하다는 증거를 많은 분야에서 제시하고 있다!

 



요즘 일부 한국인들은 미래를 걱정한다. 오랜 원한이 맺힌 일본이나 중국의 침략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 대한 내 대답은 ‘한국인은 한국어로 말한다’라는 것이다. 그 말의 의미는 한 나라의 모든 문화적 사안 중에서 언어가 단연 문화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수 세기 동안 한국을 속국으로 삼아왔으면서도 한국인의 언어를 파괴하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한국인의 언어를 파괴하고자 노력했고 마침내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이 전쟁에 패해 한국을 떠나자마자 한국인들은 곧바로 한국어를 사용했다. 그들은 일본어로 말하라고 강요받았을 때도 한국어를 썼다. 그들은 공적으로 일본어를 말하도록 강요받았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여전히 한국어를 사용했다. - P13

한국사에 대한 나의 가장 기본적 시각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한국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우 왜곡된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의 가난과 억압으로 왜곡되었고 외부의 영향, 특히 일본에 의해 때로는 고의적으로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왜곡되어온 것이다. 나는 한국을 희생자라고 보는 일반적 서술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전반 대부분 기간에 일본의 희생물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인식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고도 끝나지 않았다. 일본의 식민지 점령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한 한국의 분단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존재하는 피해의식의 요인이 되었다. 희생이 한국 역사에서 강력한 주제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한국 역사의 유일한 주제는 아니다. - P35

조선 왕실 사위들의 족보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신채용 박사는 <선원록>이라는 왕실의 족보를 통해 왕실 사람들과 주요 정치 세력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선원록>은 세계 어느 왕실의 왕족 족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말 웅장한 족보입니다. 조선의 왕실보다 족보를 더 소중하게 기록하고 보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왕실의 족보는 그 나라 족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지요. 더구나 한국의 모든 왕실은 어느 왕조에서나 자신들의 족보를 인쇄물로 남겼습니다. 족보는 왕실의 권위를 나타냈으니까요. - P230

물론 한국사 교육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적4어도 한국사의 핵심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방향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나는 그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한국 역사를 희생의 역사로 보는 관점이다. 물론 20세기만 보면 한국은 분명 희생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더 이상 20세기가 아니다. 그리고 20세를 너머 한국 역사를 보면 한국의 전 역사를 희생의 측면으로 보는 것도 사실이 아니거니와 비생산적이기도 하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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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9-26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피터슨 교수님 유명한 분이시죠. 유튜브도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bookholic 2024-09-27 09:1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피터슨 교수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힐 2024-09-2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크 피터슨 교수님을 통해서 갇혀 있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 bookholic님 자녀분들 덕분에 제가 덩달아 같이 공부 합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bookholic 2024-09-27 09: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마크 피터슨 교수님 같은 분들 분들에 또다른 관점을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마크 피터슨 교수님께서는 최근 친일인사들의 역사 단체 수장을 맡는 것을 어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와일드 시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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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작년에 옥타비아 버틀러의 대표작 <>을 재미있게 읽고 그의 다른 작품들을 두어 권 더 구매했단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주로 SF 소설을 썼는데, 이번에 읽은 <와일드 시드> SF 소설이란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흑인 여성 작가로 <>에서도 흑인과 여성이라는 주제가 책에 녹아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와일드 시드>도 그런 내용을 의식하고 읽게 되더구나. 그래서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들은 다른 SF 소설과 다른 영역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페미니스트, 흑인, 거대 도시에 사는 은둔자, 그리고 열 살 때의 꿈을 잊지 않고 여든 살이 되어서도 계속 글을 쓰고 있기를 꿈꾸는 작가이다.” 이 말은 옥타비아 버틀러가 한 말이란다. 그렇게 오랫동안 글을 쓰시면서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58세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지셨다고 하더구나.

….

 

1.

주인공의 이름은 도로. 보통명사 도로와 똑같아서 잠깐 딴 생각을 하고 책을 읽으면 보통명사 도로인줄 아는 경우도 있으니,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유의해야 함. 주인공 이름을 '도오로'로 번역해도 괜찮았을 텐데... 아무튼 도로는 초인이란다.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 소설의 시작 시점인 1690년 기준으로 도로는 삼천 년을 넘게 살아왔단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한 육체로 그렇게 살아온 것이 아니라, 다른 육체를 죽이고 그 육체에 자신의 혼이 들어가는 방식이란다. 마치 오래된 옷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 입는 것처럼 말이야.

도로는 세계 이곳 저곳에 자신과 비슷한 종족을 만들기 위해 부족을 키웠는데, 아프리카에 만들어 놓은 일족이 모두 사라지는 일이 일어났어. 1690년대 아프리카라면 한창 노예 사냥을 하던 시기였는데, 아마도 노예 상인들이 그들을 납치해 간 것 같았단다. 이곳 저곳 자신의 일족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도로는 아냥우라는 여자를 만났단다. 아냥우도 초인이었어. 아냥우도 300년 넘게 살았으며,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었단다. 사람뿐만 아니라 표범이나 돌고래 같은 동물로도 바꿀 수 있었어. 이 소설의 장르가 SF라는 점을 명심하자꾸나.

도로는 아냥우에게 함께 가자고 했어. 그리고 함께 강력한 동족을 만들자고 했어. 일종의 청혼 같은 거지... 아냥우는 고민을 하다가 도로가 싫지 않았는지 알겠다고 했단다. 도로와 아냥우는 또 다른 도로의 일족이 있는 곳을 갔단다. 도로에게는 아들 아이작이 있었고, 아냥우에게는 손자 오코예가 있어서 함께 길을 갔단다. 오코예는 노예로 팔릴뻔한 것을 도로가 구해주었단다. 그들은 배를 타고 다른 대륙으로 갔단다. 그 대륙은 얼마 전에 유럽인들에게 발견된 아메리카 대륙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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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그들은 도로의 일족들이 살고 있는 휠러라는 마을에 도착했단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왔기 때문에 아냥우도 그곳 사람들에 맞게 옷도 드레스로 바꿔 입었단다. 그리고 휠러 사람들의 풍습에 따르려고 했단다. 아냥우에게 있어 이해 가지 않는 것 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우유를 먹는 것이었단다. 짐승이 먹는 것을 왜 사람들이 먹냐면서 말이야. 생각해 보니, 그렇네.

...

한편, 휠러에 와서 도로가 아냥우에 대한 태도를 바꿨어. 사실 도로는 아냥우를 데리고 온 것은 그저 자신의 배필로 데리고 온 것이 아니었단다. 도로는 오직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이들을 낳는데 첫 번째 목적을 두고 있단다. 그렇게 데리고 온 외지인을 그들은 와일드 시드(wild seed)라고 불렀단다. 이 소설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될 때는 제목을 wild seed를 번역하여 <야생종>으로 출간한 적도 있었단다. 아무튼 도로의 목적으로 우수한 후속은 낳는 것이기 때문에 아냥우를 자신과 이미 잠자리를 가졌지만, 자신의 아들 아이작과 결혼시키려고 했단다. 도로를 남편으로 생각하고 왔던 아냥우는 도로의 그런 비도덕적인 행동에 결혼을 거부하려고 했단다.

 

2.

시간은 흘러 1741년이 되었어. 소설의 시작 시점으로부터 50년이 흘렀지. 도로와 아냥우는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이를 먹었어. 도로가 자신과 똑같은 초인의 능력을 가진 후손을 낳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다른 범상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많았지만 그처럼 영생하는 하는 이는 아직 없었어. 삼천 년 넘게 노력해서 없으면 없는 거지, ... 다른 범상한 능력은 가진 이들을 보면, 생각을 읽을 줄 아는 사람, 다른 사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 등이 있었단다. 50년 전에 아냥우가 아이작과 결혼을 거부했지만 결국 결혼하게 되었단다. 아이작은 도로와 달리 아냥우에게 잘 대해주었단다. 그래서 아냥우도 아이작을 믿고 사랑하게 되었어. 하지만 아이작은 점점 늙어갔지. 아지작은 아냥우를 도와주려다가 그만 죽고 말았단다. 아냥우는 더 이상 도로의 폭력성과 권위를 참지 못하고 도망가기로 했단다.

....

시간은 또 흘러 1841.. 백 년이 흘렀어. 1741년 때 이야기했던 이들은 모두 죽고 사라지고, 도로와 아냥우만 여전히 살고 있었어. 도로는 여전히 자신을 따르는 일족을 만들고 여러 우수한 야생종들을 데리고 와서 또 후손을 만들었어. 도로는 왜 자신의 후손을 만드는 일에 집착을 할까. 도로는 한편 도망간 아냥우를 추격하하게 되는데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어. 그들이 떨어져 있던 100년의 시간 동안 아냥우도 나름 자신의 일족을 만들어 평화롭게 살고 있었어. 하지만 도로가 다시 와서 갈등을 빚었지만, 도로도 아냥우를 대하는 것이 예전 같지 않았단다. 이해하려고 했고, 그런 변한 도로를 본 아냥우도 진정한 사랑의 감정이 싹텄어. 교배가 아닌 진정한 사랑 말이야. 그러나 아냥우는 사는 게 지쳤다고 자살하기로 했단다.

도로뿐만 아니라 아냥우의 일족들은 아냥우의 자살을 만류하게 되고, 아냥우는 도로에게 약속을 하나 하면 자살하지 않겠다고 했어. 도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행하는 폭력을 하지 않고 살인도 하지 않는다면 자살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결국 아냥우는 자살하지 않았어. 도로도 진정한 사랑을 얻은 다음 제대로 된 사람이 되는 모양이구나. 그런데 그 진정한 사랑을 얻는데 삼천 년이 넘게 걸린 거야? 그런데 그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할까? 그 사랑이 변하고 식는다면 예전의 도로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을까? 백 년도 못사는 사람들도 성격 변하기 쉽지 않은데 삼천 년 넘게 산 사람의 성격이 과연 변할까. 아빠는 부정적으로 본단다. 소설은 도로와 아냥우가 이해와 사랑으로 끝을 맺었지만, 그 이후의 삶에는 큰 기대가 안 가더구나.

....

이 소설은 남성 우월주의를 빗댄 소설처럼 보이기도 하는 소설이었어. 옥타비아 버틀러의 전작 <>을 재미있게 봐서 기대치가 높은 상태에서 <와일드 시드>를 봐서 그랬는지 아빠는 별로였단다. 도로가 왜 이렇게 자손 번식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그런데 도로와 같은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자꾸 다른 사람의 몸을 옮겨 타야 영생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쌓이는 죄책감으로 정신질환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냥 아냥우처럼 자신의 몸으로 영생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가끔씩 되고 싶은 동물이나 사람이 되어도 좋고.. 그러고 보니 아냥우의 능력이 더 뛰어난 것 같은데, 왜 도로를 제압하지 못했을까? 그렇게 도망다니지 말고 거대한 동물이나 포악한 동물이 되어 도로를 제거했으면 된 거 아닌가? .. 이래저래 기대에 조금 못 미친 소설이었어.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도로는 자신의 종자(seed) 마을 한 곳을 수습(收拾)하러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책의 끝 문장: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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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리미티드 에디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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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중독에 관한 책을 하나 소개해줄게. 얼마 전에 아빠가 <도둑 맞은 집중력>이란 책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 책과 관련된 책으로 많이 소개된 애나 렘키의 <도파민네이션>이라는 책이란다. 책 제목이 도파민네이션이라고 쭉 붙어 있어서 한 단어인줄 알았는데, 원제를 보니 “Dopamine Nation”으로 두 단어더구나. 도파민이라는 것은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을 이야기하는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쾌락에 중독된 이유를 도파민에서 찾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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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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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 애나 렘키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 중독치료 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의사라는구나. 자신도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고 의사가 된 후에도 에로티즘 소설에 중독된 적이 있다면서 자신의 사례들도 들면서 중독을 극복하는 것을 이야기해주었어. 20년간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도파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제란다.

 

1.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중독에 걸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빠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중독에 사례들이 있더구나. 그런 중독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이 나기도 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어. 그 정도로 한번 중독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았단다. 작은 고통도 참지 못하고 행복과 쾌락만 추구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쾌락 중독증에 걸린 사람이라고 할까. 이런 사람들은 작은 고통과 불안에도 신경안정제를 먹어야만 했어. 그러다 보니 신경안정제에 중독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구나.

쾌락과 고통. 지은이는 이것을 저울로 설명한단다. 우리 뇌에는 보이지 않는 저울이 있는데, 이것은 계속 균형을 이루려고 하는 저울이란다. 그런데 쾌락을 경험하게 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쪽으로 기울게 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울은 균형을 이루려 하기 때문에 고통이 생겨난단다. 또 쾌락이라는 것이 내성이 생겨서 이전에 나에게 쾌락을 주었다고 해서 같은 일이 나에게 똑 같은 크기의 쾌락을 주는 것이 아니야. 그것보다 더 큰 쾌락을 찾게 되고, 그걸 참지 못하는 이들이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이란다. 그리고 저울은 다시 균형을 찾으려고 하니 커진 쾌락만큼 더 커진 고통이 찾아오게 되는 거라고 설명했단다. 아빠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어떤 이들은 쾌락이 아닌 고통을 먼저 자청하여 경험하고 그 반대급부로 쾌락을 얻으려는 이들도 있어. 찬물 샤워나 러너스 하이가 그런 종류하고 하는구나.

….

 

2.

그렇다면 중독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지은이는 Dopamine의 알파벳 각각으로 시작하는 단어로 설명하였단다. 창의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춰 최선의 답이 아닌 다른 답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실 아빠는 이런 방법을 좋아하지는 않는단다. 그래도 지은이가 생각해낸 방법들이 소개를 해보면, DData. 너 자신을 알라는 내용으로 먼저 단순한 사실을 수집하라고 했어. O Objectives.  왜 중독에 빠졌는가를 생각해 보는 단계이다. P Problem. 중독의 악영향을 찾는 단계. A Abstinence. 그 중독으로부터 절제해 보기 단계로 지은이는 30일의 인내를 제안해 보았어. 알코올 중독인 사람이 30일간을 술을 끊어보라는 거지. 아빠는 술을 3달 넘게 안 먹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 술 중독은 아니었던 것으로… M Mindfulness. 마음 챙김으로 고통을 들여다 보는 단계를 거쳐 I Insight. 통찰의 단게로 진짜 나와 대면하는 단계이다. NNext Steps. 다음 단계로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는 단계란다. 마지막 E Experiment: 중독과 친구가 되는 단계란다. 이 정도 되면 중독 극복이 아니라 도인이 된 것 아닌가 싶구나.

….

점 더 실천적인 방안도 제시해주었는데, 물리적 장애를 만들어 중독 대상과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게 하는 것과 순차적 시간을 제한하여 중독 대상에 노출 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의 강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란다. 이런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중독에 빠지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한데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함으로 중독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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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234)

친밀함은 그 자체도 도파민의 원천이다. 타인과의 사랑, 엄마-자식 간의 유대감, 성적 파트너와 평생토록 갖는 유대감 등과 관련이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에 있는 수용기들을 옭아매고, 보상-회로관을 강화한다. 간단히 말해 옥시토신은 뇌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이는 린홍, 롭 말렌카 등 스탠퍼드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치근에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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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울의 교훈을 정리하면서 책은 마무리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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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저울의 교훈

1.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 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2.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3. 절제는 뇌의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4. 자기 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5.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6. 고통 쪽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7. 그러나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 있게 만든다.

9. 친사회적 수치심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시킨다.

10.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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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고 책을 읽어서인지 아빠에게는 이 책은 별로였단다. 여러 가지 중독에 대한 사례를 들어주긴 했는데, 한 가지 사례를 다 이야기하고 다음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사례를 섞어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지럽기도 했어. 그리고 중독 사례들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그보다 도파민 본질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어떤 사례들은 중독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 그것이 도파민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암튼, 기대에 좀 못 미친 그런 책이었단다. 책은 취향이니, 아빠의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이란다.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대기실에서 제이콥을 맞이했다.

책의 끝 문장: 저울의 교훈을 실천해서 자신이 지나온 길의 빛을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어린이가 심리적으로 연약하다고 여기는 것은 철저히 현대적인 사고방식이다. 고대에 어린이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축소형 성인으로 여겨졌다. 대부분의 서구 문명에서 어린이는 선천적으로 악하다고 간주되었다. 부모와 보호자와 할 일은 아이들이 사회화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엄격하게 훈육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체벌과 공포심을 쓰는 전략은 전적으로 용인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P52

그런데 오늘날은 도파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형적인 미국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앉아서 보내는데, 이는 50년에 비해 50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의 다른 부유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 P185

고통이 너무 심하거나 너무 강력한 형태를 띨 경우, 고통에 중독될 위험은 커진다. 나는 이를 치료 중에 여러 번 목격했다. 내가 맡은 어떤 환자는 너무 많이 달리다가 다리뼈가 골절됐는데, 그렇게 되고도 달리기를 계속했다. 또 어떤 환자는 쾌감을 느끼고 자기 마음속에 계속되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팔뚝과 허벅지 안쪽을 면도날을 벴다. 그녀는 심각한 흉터와 감염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베기를 멈추지 않았다. - P203

하지만 거짓말에 관한 한 인간에 비할 동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때문에 우리가 거짓말하는 경향을 띠고 거짓말도 매우 잘한다고 추측한다. 그 논리는 이렇게 연결된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는 거대한 사회 집단의 형성으로 막을 내렸다. 거대한 사회 집단은 의사소통 형태의 정교한 발달로 존재할 수 있었고, 그러한 발전은 상호 협동을 이끌었다. 그러나 협동에 쓰인 말들은 상대를 속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언어가 발전할수록 거짓말은 정교해진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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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욜로욜로 시리즈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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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박지리 님의 <번외>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이번 소설은 200페이지도 안 되는 무척 얇은 두께였어. 하지만, 지금까지 실망시키지 않은 박지리 님의 작품들이었기에 기대를 걸고 책을 펼쳤단다. 아빠 읽은 박지리 님의 소설들은 꼭 죽음이 관여되어 있었던 같은데, 이번 소설은 죽음 한 가운데 있었던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펼쳐진단다.

죽음 가득한 소설을 읽다 보니, 문득 박지리 님은 언제부터 그런 결정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지 궁금하더구나. 아빠가 몇 번 이야기했지만, 박지리 님의 결정은 뛰어난 작가를 잃은 독자들에게도 큰 상실감이었단다. , 그러면 바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 소설이 짧으니 편지도 짧게 하마.

 

1.

주인공 는 고등학생인데, 1년 전 다니던 학교에서 동료 학생의 총기난사사건이 있었어. 선생님 한 분과 학생 열일곱 명, 총 열여덟 명이 목숨을 잃었단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주인공 만 살아남았거든이런 상황에 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1년 전의 사건을 좀더 자세히 이야기할게. 학년 소풍을 가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열아홉 명이 소풍을 가지 않게 되었어. ‘는 어렸을 때 동물원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로 쓰러진 적이 있는데 소풍을 그곳으로 간다는 거야. 그래서 못 간다고 했단다. 소풍을 안 간 열아홉 명은 시청각실에서 모여서 영화 감상을 했단다. 그런데 중간에 한 명이 사라져서, 선생님은 에게 사라진 친구 K를 찾아보라고 했어. ‘가 사라진 K를 찾으러 간 사이 그 일이 벌어진 거야. 바로 K가 시청각실에서 총을 난사하여 그곳에 있던 열여덟 명을 죽인 거였어.

사실 K는 친구였단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알고 지내던 친구였어. 이 사건 이후 는 트라우마로 나는 왜 살아남았을까를 늘 생각하고 죽으려는 생각도 자주 했어. 그리고 이 흔치 않은 사건은 전국에 알려졌고, ‘의 신상도 다 털려서 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어. 그렇다 보니 는 대부분 열외였어. 숙제를 안 해와도 혼나지 않고, 몸이 안 좋아 조퇴를 한다고 해서 뭐라 안 하시고, 지각을 해도 혼나지 않는 등 특별대우를 받았어. 하지만 그런 것들이 과면 의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되었을가?

는 그 사건 이후 오랜 기간 병원에서 정신 치료를 받았어. 하지만 그 트라우마는 완전히 치유될  수 없었지. 일찍 조퇴하는 날 길거리를 가도 모두 를 알고보고 공사장 인부들이 안전모를 건네고, 어떤 이는 껌을 선물하고, 어떤 이는 마스크를 건네주었단다. 그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말이야. 그들은 에게 관심을 주면서 위로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는 그 사건들이 다시 떠올라 더 힘들었을 것 같구나. ‘는 익명의 다수의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단다.

아빠래도 그랬을 것 같구나. 한 동안 집을 나가지 못했을 같고, 나가더라도 모지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것 같구나. 이 소설은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란다. 뿐만 아니라 때론 죄책감에 시달리고, 삶에 대한 허무함에 무료해져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는

….

실제로도 소설 속 사건보다 더 무서운 사건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단다. 그 사건 사고에서 극복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그런 사람들이 잘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빠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런 트라우마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좋겠구나.

오늘은 이만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스피노자의 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이제 저렇게 훌륭한 인간은 다 죽어 버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끝 문장: 내 앞을 낮은 펜스가 가로막고 있고 공중에 신기루 같은 모래가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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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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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정희원 님의 강연을 봤다고 했잖아. 그리고 정희원 님이 쓰신 책도 한 권 읽고 이야기 해주었잖니정희원 님이 강연에서 책 몇 권을 추천해 주었는데, 그 중에 한 권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을 이야기해주려고 해.

인생의 약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고 있지만 왜 잠을 자야 하는지 아직도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아 계속 연구 중이라고 하는구나.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잠을 오랫동안 자지 않으면 건강에 치명적이고, 목숨까지 잃을 수가 있단다.

아빠도 잠을 건강하게 자는 편은 아니란다. 오늘날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고, 무엇보다 전기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24시간을 환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보니, 사람들의 수면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구나. 너희들도 나이를 먹더니 수면 시간이 점점 줄어들잖니, 아빠는 그게 참 걱정이란다. 아빠도 하루 6시간 이상은 자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 시간을 못 채울 경우도 많아. 그런데 6시간 조차도 부족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하루 8시간은 자야 한다고 하네. 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긴 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을 읽고는 모든 병의 근원은 수면 부족이고, 모든 병의 약은 적당한 수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얼마 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워렌 버핏이 그 나이가 되어도 아직 인스턴트 음식과 사탕을 좋아한다는데도 건강한 이유는 바로 하루 8시간씩 꼭 잔다고 했던 것을 본 적이 있단다. 잠이 정말 건강에 좋긴 좋은가 보구나.

그리고 책이 읽기 쉽게 잘 쓰여져 있었단다. 전문 용어들이 나와서 읽기 어려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가뜩이나 책도 엄청 두꺼운데 말이야.. 하지만 원작이 좋은 건지, 번역을 잘 한 건지 모르겠지만 쉽게 잘 읽혔단다. 지은이는 매슈 워커라는 사람으로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전문가로 소개되어 있더구나. 그는 오랫동안 수면에 대한 연구를 해 왔고, 그 결과를 잘 정리한 것이 이 책이란다.

 

1.

잠은 왜 잘까? 왜 그렇게 진화를 했을까? 하루를 주기로 수면과 각성을 반복하는데, 그 주기는 정확히 24시간일까? 이것을 직접 실험하기 위해 아무런 전기 장치 없는 어두운 동굴에서 6주를 생활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구나. 아니.. 아빠 같으면 미쳐버렸을 것 같은데, 그들은 연구를 위해 그 미친 짓을 하였고, 수면과 각성의 주기가 24시간보다 길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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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믿을만하게 되풀이되는 그들의 수면과 각성의 주기가 정확히 24시간이 아니라, 그보다 좀더 길다는 부정할 수 없이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 20대였던 리처드슨의 수면-각성 주기는 26~28시간이었다. 40대였던 클라이트먼의 주기는 24시간에 좀더 가까웠지만, 그래도 그보다는 길었다. 따라서 햇빛이라는 바깥의 영향을 제거했을 때, 개인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하루>는 정확히 24시간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실제) 하루가 지날 때마다, 클라이트먼과 리처드슨은 체내에서 생성된 더 긴 시계에 따라서 시간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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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가장 관련이 있는 호르몬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란다. 멜라토닌 호르몬은 오후 10시에 급격히 올라가서 새벽 3~4시라고 하는구나. 이 멜라토닌 호르몬 때문에 시차 적응이 발생하는 것이래. 외국여행 갔을 때 시차 적응이 쉽지 않은 이유가 이 호르몬 때문이란다.

우리가 하룻밤을 깨지 않고 쭉 잠을 자지만 그 안에서도 주기가 있단다. 90분 예전에 다른 책들이나 영상을 통해서 알고 있단 사실인데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읽을 수 있었단다. 분명을 잠을 자지만 눈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시간이 있대. 그 시간대를 Rapid Eye Movement의 약자인 REM 수면이라고 한단다. 아빠는 렘수면의 REM이 그런 약자인 줄은 처음 알았네. 그리고 렘수면이 아닌 시간은 비렘 수면이라고 하고, 그 주기는 약 90분이라고 한단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간에 깨지 말고 90분 주기를 여러 번 자야 한단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모두 렘수면 시간대야. 그렇다면 왜 렘수면이 있는 것일까. 이 렘수면일 때는 뇌파가 깨어 있을 때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구나. 그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거지.. 아주 오랜 옛날 인류의 조상들은 짐승들의 공격으로 피하기 위해 나무 위에서 잠을 잤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땅으로 내려와 자면서 REM수면을 하기 시작했는데, REM수면을 통해 창의력이 키워졌다고 하는구나. 그러니까 REM수면을 자기 시작하면서 점점 고등 지능을 갖게 되었다는 거야. 특히 새벽의 REM수면이 중요하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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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그렇긴 해도, 렘수면이 제공하는 탁월한 정서 뇌 능력이 창의성에 영감을 불어넣는 두 번째 혜택보다 우리 인류의 성공을 결정하는 데 더 영향력을 끼쳤다고 봐야 한다. 창의성이 진화적으로 강력한 도구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대체로 개인에게 한정되어 있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해결책들이 렘수면이 함양하는 정서적으로 풍부하고 친사회적인 유대와 협력 관계를 통해 개인 사이에 공유될 수 없다면 말이다. 그런 상태에서 창의성은 대중에게 전파되기보다는 한 개인 내에 고정된 채 남아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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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렘수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리고 무엇인가 기억을 하는 것은 깨어 있을 때는 단기기억저장소인 해마에 저장이 된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잠을 잘 때 특히 비REM수면을 하고 있을 때 해마에 있는 기억들은 수면방추라는 것에 의해 장기저장소인 대뇌 피질로 이동을 한대. 그러니까 만약 밤새 공부를 하거나, 잠을 적게 자게 되면, 공부한 것들이 잠깐 해마에 머물다가 장기 저장소로 가질 못하게 되어 금방 까먹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 같은 학생들은 잠이 중요하단다. 그렇게 장기저장소인 피질로 이동한 기억들은 렘수면 시간에 잘 정리하게 된다는 구나.

….

렘수면 단계에서 우리는 꿈을 꾼단다. 그렇다면 왜 꿈을 꿀까? 굳이 꿈을 꾸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꿈은 창의성을 높여준다고 하는구나. 그런 사례들을 책에서 여럿 들어주었어. 멘델레예프는 꿈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로 원소들의 주기성을 갖는 주기율표를 착안해 냈고, 전설의 그룹 비틀즈의 대표곡인 "Yesterday"도 폴 메카트니가 꿈에서 들은 것을 작곡한 것이고,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도 꿈에서 본 것을 소설로 쓴 것으로 유명하단다. 아빠도 예전에 회사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며칠 동안 해결책이 찾지 못했었는데, 꿈에서 한 가지 방안이 떠오른 적이 있었단다. 꿈에서 깨어나서도 그 방법이 타당하다고 생각되어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해 보았는데, 안타깝게도 해결되지 않더구나. 그래도 꿈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신기했었단다. 이렇게 렘수면은 연상기억처리의 힘을 키워 창의성을 높여준다고 하는구나. 작가나 예술가 등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은 더욱 렘수면이 중요하겠구나.

 

2.

임산부들은 알콜 섭취를 줄이라고들 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수면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단다. 임산부들이 알콜을 섭취하게 되면, 태아의 렘수면을 약화시키게 되는데, 자폐와 관련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는구나. 아기가 태어나서 모유 수유를 할 때도 알콜 섭취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모유에 알콜 성분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어 렘수면이 줄어들기 때문이래.

유년기에는 짧은 잠을 여러 번 사는 다()상 수면 패턴을 보이다가 4~5살이 되면 하루 2번 잠을 자는 이()상 수면 패턴을 보인다고 하는구나.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인 것 같구나. 너희들도 그랬으니까... 4~5살 때 낮잠을 거의 매일 잤던 것 같구나. 그런데 낮잠 자는 패턴이 유년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성인이 되어도 낮잠과 밤잠 이렇게 두 번 자는 이()상 수면 패턴이었다고 하는구나. 낮잠은 주로 60~90분 정도를 잤대.. 산업혁명 이후에 노동으로 인해 낮잠이 강제적으로 사라진 것이래. 어쩐지 점심을 먹고 나면 왜 이리 졸린지... 그리스에서는 1980년대까지도 시에스터라고 해서 모두들 낮잠을 잤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20여 년 후에는 거의 다 사라졌다고 했어. 20여 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신경질환, 심장 질환 등 많은 병들이 출현을 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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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가 되면 비렘수면이 강화되어 사춘기 직전 정점을 찍는다는구나. .. 이것도 요즘 많이 공감이 되는 내용이구나. 아침에 너희들에 깨우는 것이 무척 어렵잖니.. 깨워야 하는 시간이 비렘수면 주기라면 정말 깨우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거구나. 뇌의 성장은 뒤쪽에서 앞쪽으로 진행해서, 청소년 기의 뇌는 앞쪽은 유년기의 뇌, 뒤쪽은 성인의 뇌를 갖게 된다는구나. 이 내용은 예전에 읽은 <10대의 뇌>에서 읽었던 내용 같구나.

그리고 청소년기가 되면 수면 리듬 패턴이 달라진단다. 청소년기에는 성인보다 늦게 멜라토닌이 올라왔다가 늦게 내려간단다. 그래서 밤 늦게까지 쌩쌩하고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게 된 거야. 이른 학교 등교는 청소년들의 두뇌 건강에 안 좋은 거지.. 그래서 수년 전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학교 등교 시간을 9시로 늦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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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안타깝게도 사회도 부모도 십대 청소년이 어른보다 잠을 더 잘 필요가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부모와 잠자는 시간대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안 되어 있다. 부모가 이 점에서 좌절을 느낀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모는 십대 자녀의 수면 패턴이 생물학적 명령이 아니라 의식적인 선택을 반영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패턴은 의지에 따른 것도, 타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생물학적으로 강하게 정해진 것이다. 부모라면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장려하고 찬미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자녀의 발달하는 뇌에 이상이 생기거나 자녀의 정신질환 위험이 높아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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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면 부족과 학습 능력의 관계는 앞서도 이야기했는데, 판단력에도 악영향을 준단다.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되면 판단력 저하로 교통사고 발생을 높아지는데, 4시간 이하를 자고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 발생이 11배 증가한다고 하는구나. 나라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잠을 충분히 자라고 하는 캠페인을 벌여야겠구나.

수면 부족이 아무래도 뇌운동과 관련이 있다 보니, 알츠하이머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알츠하이머 증상이 있으면 잠을 적게 자는 경향이 있어 수면 부족과 알츠하이머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야.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쥐에게 수면을 줄이는 실험을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가 늘어난대. 잠을 충분히 자면 아밀로이드가 줄어들게 되는데 잠을 자지 못하면 아밀로이드가 그래도 쌓이게 된다는 거지. 그 외에 수면 부족은 암, 고혈압, 심장 질환에도 영향을 주게 돼.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심장수축 속도가 빨라지고 그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 되고, 혈압이 올라가서 조직이 손상되고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게 되어 동맥경화증, 심장마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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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는 일광절약시간(day lights saving time)이라고 일명 서머타임 제도를 실시하곤 하는데, 한 시간 수면 시간이 움직이는 것인데, 수면 시간이 변경되는 시기에 심근경색환자가 늘어나고 교통사고도 늘어난다고 하는구나. 이것이 다 잠과 연관성이 있어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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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가 생기면 잠이 줄어들고 그러면 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당뇨가 생겨서 잠이 드는 건지, 아니면 잠이 부족해서 당뇨가 생기는 거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수면 부족이 당뇨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하는구나. 다이어트를 할 때도 수면이 부족해지면, 지방이 아닌 근육이 빠진다고 하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이를 명심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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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양쪽 집단 모두 체중이 감소했다. 그러나 체중이 줄어든 원인은 전혀 달랐다. 5.5시간만 잔 집단에서는 체중 감소의 70퍼센트 이상이 지방 외 체중에서 이루어졌다. 즉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매일 밤 8.5시간을 잔 집단에서는 훨씬 바람직한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소의 50퍼센트 이상이 근육이 아니라 지방에서 이루어졌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몸은 지방을 내놓기를 몹시 꺼린다. 지방을 간직하고, 대신에 근육을 버린다. 그러니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날씬하고 뽀얀 모습이 될 가능성이 적다. 수면 부족일 때 다이어트는 역효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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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수면이 부족하면 생식기에도 영향을 주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을 줄어들어 정자수가 줄어들게 되고, 여포자극 호르몬도 줄어든다는구나. 그야말로 영향을 안 미치는 곳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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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요한 잠을 잘 자면 좋겠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몽유병인데, 비렘수면과 꿈을 꾸지 않는 렘수면 단계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서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때 뇌파를 측정해보면 푹 잠이 들어 있는 뇌파를 보인다고 하는구나. 몽유병 환자가 사람을 죽인 살인사건도 있었다고 하니 무서운 병이로구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면증도 있어. 불면증은 수면부족과는 다른 말이란다. 불면증의 원인으로는 노화, 환경적인 측면, 담배, , 카페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대. 아빠도 가끔 무척 피곤해서 잠을 자도 싶은데 잠이 안 오거나 새벽에 잠이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적이 있던 적이 있는데, 그럴 때는 잠이 안 오는가 보다 하고 가만히 누워서 심호흡을 하곤 했단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다른 이유로 커피를 확 줄였더니... (매일 두 잔을 먹던 것을 일주일에 한두 잔으로 ...) 불면증 증상도 없어지고, 똑같은 시간을 자도 개운하게 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아빠는 카페인에 민감한 체질이었나 보구나.

발작수면이라는 수면장애도 있는데, 이것은 수면마비라고도 하는데, 자다가 발작을 일으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대. 안타까운 것은 뾰족한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것. 그리고 가장 무서운 수면장애는 치명적 가족적 불면증이라는 거야. 이것은 유전병의 하나로 잠을 몇 달째 못 자다가 결국 사망하는 병이라는구나. 치료법이 없어서 더욱 안타까운 병이래. 도대체 그 유전자는 왜 그런 짓을 하는 것인가. 이기적 유전자라고 하면서 왜 자신의 숙주를 죽이는 유전자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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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수면 환경을 방해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전기등이란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만든 이래로 수면 방해의 일등 공신인데, 전기등은 멜라토닌 호르몬을 억제한단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나오는 청색LED도 멜라토닌을 억제한다고 해. 왜 스마트폰에서는 청색 LED를 사용할까? 청색 LED는 에너지가 적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어서 그렇대. 하지만 우리 수면 환경에서는 치명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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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종이책에 비해 아이패드로 읽었을 때에는 밤에 멜라토닌 분비량이 50퍼센트 이상 억제되었다. 사실 종이책을 읽을 때는 멜라토닌 농도가 자연스럽게 증가했는데, 그에 비해 아이패드로 읽을 때에는 농도 증가가 세 시간까지도 지연되었다. 아이패드로 읽었을 때에는 멜라토닌 농도가 정점에 이르는, 즉 자라고 지시하는 시점이 자정 이전이 아니라 새벽 시간이었다. 인쇄본에 비해 아이패드로 읽은 뒤에 잠드는 데 더 오래 걸린 것도 놀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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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면을 방해하는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알콜이란다. 알콜은 렘수면을 억제하는데 방법은 오직 하나, 술을 끊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좋은 수면 환경은 무엇이 있을까? 온도는 선선해야 잘 잔다고 하는구나. 멜라토닌이 온도에 영향을 받는대. 그렇다고 너무 낮은 온도는 안되고 21~22℃가 최적 온도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낮구나. 잠 자기 전에 세수를 하게 되면 심부 온도가 낮아져서 잠이 잘 온다고 하더구나. 잠 깨려고 세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역효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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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람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는데 이렇게 억지로 깨우는 것은 말하나마나 건강에 안 좋단다. 특히 깜짝 놀라게 해서 심혈기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대. 잠을 잘 자기 위해서 수면제를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또한 당연히 안 좋다고 하는구나. 다른 부작용은 생각할 것도 없이 수면의 질이 오히려 안 좋아진대.

운동과 다이어트, 특히 녹초가 될 때까지 하는 운동은 좋은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구나. 왜냐하면 비렘수면이 깊어지는데, 젊은 사람들에게 도 효과적이래. 하지만 자기 직전에 하는 운동은 체온이 올라가게 되어 수면에 도움이 안 된대. 최소한 잠들기 2~3시간 전에 운동을 끝내야 한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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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414)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침실에서 화면 기기들을 치우고, 침실 온도를 내리라는 것 등은 명백한 부류에 속한 방법들이다. 또 환자는 (1) 주중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해야 하고, (2) 졸음이 올 때만 잠자러 가고 저녁 일찍 또는 중간에 소파에서 잠들지 않도록 하고, (3) 잠이 안 오는 데에도 잠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누워 있지 말고, 일어나서 긴장을 풀어주는 차분한 무언가를 하면서 졸음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4) 밤에 잠들기 어렵다면 낮잠을 피하고, (5)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움으로써 잠자기 전에 불안을 자극하는 생각과 걱정을 줄이고, (6) 밤에 시계를 보면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시계 글자판이 보이지 않게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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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요한 수면인데 국가적에 이 중요성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청소년 등 학생들에게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도 부족하다면서, 국가와 사회가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책을 맺었단다. 아참, 그렇게 수면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실천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는구나. 애트나라는 보험회사는 잠을 7시간 이상을 자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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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직원이 약 5만 명인 대형 보험사 애트나(Aetna)는 검증된 수면 추적기 자료를 토대로, 잠을 더 많이 자는 직원에게 보너스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애트나의 회장 겸 CEO인 마크 베르톨리니는 이렇게 설명했다. <직장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더 나음 판단을 내리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업의 토대와 직결됩니다. 졸고 있는 상태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요.> 밤잠을 일곱 시간씩 20일 이상 계속 잔 직원은 하루당 25달러, 최대 500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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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아빠도 이 책을 통해 잠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단다. 예전에는 잠을 적게 자도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 밤새 놀기도 하고, 밤새 드라마 보기도 하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할 일이 있어도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잘 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한단다. 너희들은 수면이 더욱 중요한 나이란다. 앞으로는 우리 모두 건강한 잠을 자자꾸나.

, 오늘도 이제 그만 자러 가자

 

PS,

책의 첫 문장: 지난주에 충분이 잤다고 생각하는지.

책의 끝 문장: 그러고 나면, 가장 심오하면서 충실한 존재감과 더불어 낮에 진정으로 깨어 있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잠은 학습하고, 기억하고, 논리적 판단과 선택을 하는 능력 등 뇌의 다양한 기능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의 정신 건강에 유익한 기여를 함으로써, 잠은 우리 감정 뇌 회로를 재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날 냉철한 머리로 사회적 심리적 도전 과제들을 헤쳐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모든 의식 경험 가운데 가장 난제이면서 논쟁적인 것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꿈 말이다. 인간을 비롯하여 꿈을 꿀 수 있을 만큼 운이 좋은 종들은 모두 꿈꾸기를 통해서 독특한 혜택들을 얻는다. 편안하게 하는 신경 화학 물질에 뇌를 푹 담금으로써 고통스러운 기억을 누그러뜨리고,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뒤섞은 가상 현실 공간을 통해 창의성을 부추기는 것도 잠이 주는 선물 중 하나다. - P17

여기서 언급할 가치가 있는 시간 왜곡 현상이 하나 있다. 잠 자체를 넘어서, 꿈속에서 시간 확장이다. 시간은 꿈속에서는 그다지 들어맞지 않는다. 길게 늘어질 때가 아주 많다. 지난번에 꿈에서 깨어나, 자명종의 다시 알림 단추를 눌렀을 때를 생각해 보자. 관대하게도, 당신은 자신에게 5분 동안 달콤한 잠을 더 잘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당신은 곧바로 꿈으로 돌아간다. 5분을 더 기다린 뒤, 당신의 자명종은 믿음직하게 다시 울리지만, 당신에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시간인 그 5분 이상 동안, 당신은 1시간, 또는 그 이상 꿈을 꾸고 있었던 양 느낄 수도 있다. 꿈을 꾸지 않는 수면 단계, 즉 시간 관념을 모조리 잃는 단계와 달리, 꿈속에서 시간 감각을 계속 지니고 있다. 그저 그리 정확하지가 않을 뿐이다. 꿈꾸는 시간은 실제 시간에 비해 더 길게 오래 늘어날 때가 많다. - P65

파인버그는 깊은 수면 세기의 증감이 청소년기의 위태위태한 고지대를 거쳐서 성년기라는 안전한 통로로 들어서는 성숙을 향한 여행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그의 이론이 옳다고 뒷받침한다. 깊은 렘수면이 청소년기에 뇌의 마지막 마감 공사와 정밀 검사를 수행함에 따라, 인지 기능, 추론, 비판적 사고는 나아지기 시작하는데, 비렘수면의 변화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관계의 각 시기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운 점이 드러난다. 뇌 안에 인지적 및 발달적 이정표가 놓이기 몇 주 또는 몇 달 전에 반드시 깊은 렘수면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영향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뇌 성숙이 깊은 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깊은 잠이 뇌 성숙의 추진력일 수 있다는 것이다. - P135

네데르고르의 발견은 우리 발견에서 빠져 있던 답을 제공함으로써 지식의 고리를 완성시켰다. 부족한 잠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리는 상호작용하면서 악순환을 일으킨다. 잠이 부족하면 아밀로이드판이 뇌에, 특히 깊은 수면을 생성하는 영역에 쌓이면서, 그 영역을 공격하여 망가뜨린다. 이 공격으로 갚은 비렘수면이 줄어들면 밤에 뇌에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능력도 약해진다. 그러면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아밀로이드가 쌓일수록 깊은 수면은 줄어들고, 깊은 수면이 줄어들수록 아밀로이드가 더 쌓이는 과정이 계속 되풀이된다. - P235

잠을 못 잔 참가자들은 보통은 밤에 렘수면의 재조율 솜씨를 통해 제공되는 그런 예리한 감정 파악 능력이 사라지자, 두려움 쪽으로 치우쳐 있는 기본 설정 상태로 빠져들었다. 온화하거나 좀 다정해 보이는 얼굴조차도 위협적이라고 믿게 되었다. 뇌에 렘수면이 부족할 때, 바깥 세계는 더 위협적이고 피해야 할 곳이 되었다. 믿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잠을 못 잔 뇌의 <눈>에는 현실과 지각된 현실이 더 이상 같은 것이 아니었다. 참가자들의 렘수면을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말 그대로 자기 주변의 인간 사회를 읽는 총명한 능력을 제거했다. - P310

여기서 수면 상태를 착각하는 증상도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역설 불면증이라는 것이다. 이 환자들은 자신이 밤새도록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또는 아예 못 잔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전극 등 수면 양상을 정확히 기록하는 장치를 써서 객관적으로 지켜보면, 그렇지 않다. 수면 기록을 보면, 이들이 자신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잠을 자며, 너무나도 건강하게 푹 잔다는 것을 시사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역설 불면증 환자는 실제로는 잠을 잘 자면서 잠을 못 잔다고 착각, 즉 오인한다. 그래서 그런 환자는 건강 염려증 환자로 분류된다. 비록 그 용어가 경멸적이거나 그저 고상하게 표현했을 뿐인 양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수면 의학자들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런 진단을 받은 이들을 돕는 심리적 치료법들이 나와 있다. - P342

이 그럴싸한 조언은 제쳐두고, 잠과 알코올이라는 문제에서 타당한 조언은 무엇일까? 금욕주의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겠지만, 알코올이 수면에 해를 끼친다는 증거가 워낙 확실하므로, 술을 마시면 당신과 공부에 피해가 가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즐기며, 입맛을 돋우기 위해 미리 한잔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간과 콩팥이 그 알코올 분해하여 배출하는 데에는 여러 시간이 걸린다. 당신이 에탄올을 빨리 분해하는 효소를 지닌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밤술은 수면을 교란할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이자 가장 정직한 조언은 짜증날지 모르겠지만 술을 끊으라는 것이다. - P390

잠을 덜 잔 직원은 덜 생산적이고, 동기 부여가 덜 되고, 덜 창의적이고, 덜 행복하고, 더 게으른 뿐 아니라, 더 비윤리적이기까지 하다. 사업에서는 평판이 일을 성사시키느냐 파탄내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신의 회사에서 잠이 부족한 직원은 당신의 평판이 나빠질 위험을 더 높인다. 앞에서 자제력을 발휘하고 감정 충동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전두엽이 수면 부족으로 활성이 억제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뇌 영상 실험에서 나온 증거를 설명한 바 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더 감정에 휩싸여서 성급하게 선택을 하고 의사 결정을 내렸다. 직장에서 더 중대한 업무를 처리할 때도 같은 결과를 나오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 P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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